역사저널 그날 고려 편 2 - 강감찬에서 최충헌까지 역사저널 그날 고려 편 2
KBS 역사저널 그날 제작팀 지음, 이익주 감수 / 민음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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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저널 그날 고려 편 2권은 거란의 2차 침입부터 무신 정권의 지도자인 최충헌이 들어설 때까지를 다루고 있다. 책이 두껍지 않기 때문에 <무신 정변>을 깊이 다루어주지 못할거라 생각했는데 읽어보니 대중들이 사건의 배경과 전개 과정, 결과를 충분히 살펴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고려의 역사를 처음으로 배울 때 ‘무신 정변‘(과거에는 무신의 난이라고 하기도 했었던)이 흥미로운 사건이라 생각했음에도 지도자가 바뀌는 과정이 복잡하거나 어려워서 오히려 공부를 등한시했었다. 하지만 ‘무신 정변‘은 고려 시대의 전기와 후기의 분수령이 되는 사건이며 무려 100년간 이어진 이 시기에 몽골의 침입이 있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1. 우리는 거란의 침입에 대처한 고려의 인물로 보통 ‘서희‘는 알고 있어도 2차 침입 때 협상을 주도한 하공진과 후방 공격에서 활약한 양규는 잘 알지 못한다. 거란이 2번째로 침입하자 현종은 강감찬의 권유에 따라 나주로까지 피난길에 오르게 된다. 비슷한 것으로 조선 임진왜란 때 선조가 피난길에 행차한 게 떠오르지만 이 때 고려는 하공진을 사신으로 보내 협상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도 동시에 했다. 양규의 활약은 알고 있었으나 거란과 협상한 하공진은 훨씬 덜 알려져 있기에 안타깝다. 그는 그 때 인질로 잡혔는데 거란으로 귀부할 것을 종용받았으나 거절하면서 살해되고 말았다. 꼭 기억해두어야 할 분이 아닐 수 없다.

2. 현종이 거란의 침입으로 피난하던 중 공주절도사인 김은부를 만나 눈도장을 받게 되는 일이 있었다. 당시 외부인의 침입으로 민심이 흉흉했기 때문에 현종의 피난길은 아주 험악했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 김은부가 대접을 잘해주니 현종 입장에서는 없던 총애도 생길 수밖에 없다. 김은부의 세 딸이 왕실과 혼인하게 되면서 그는 문벌 귀족 세력의 하나(안산 김씨)로 올라서게 된다. 또 하나의 문벌 세력인 인주 이씨는 김은부의 처조카인 이자연(이자겸의 아버지)의 딸이 문종의 왕비가 되면서 성장하게 되는 세력이다. 김은부 딸이 왕실과 혼인하게 된 사건이 왜 중요하냐면 최초로 외부 세력이 왕실과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기존까지 고려 왕실의 결혼은 왕실 근친혼이었다).

3. 12세기에는 북쪽에서 힘을 키운 여진이 고려에 침입한다. 1차 침입 때 윤관의 활약(기만 전술)에도 불구하고 고려가 패배하였으나 3년 간 별무반을 만들어 열심히 기병을 보강한 뒤 2차 침입 때는 여진족이 점령하고 있었던 영토에 9성을 쌓아올리는(동북9성) 쾌거를 거둔다(동북9성의 위치는 일반적으로는 두만강 북쪽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확실하지 않아 학계적으로도 의견이 분분하다). 아쉽게도 2년 만에 동북9성을 다시 여진에 내어주게 되면서 윤관은 그 책임을 지고 관직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여진이었을 때도 힘이 만만치 않았지만 금나라는 차원이 다르게 막강했다. 금은 처음에 형제 관계로도 만족했으나 나중에는 군신 관계를 요구하였고 실리상 이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본다면 아쉽게 느껴지겠지만 그 때 사람이라 생각해보면 최선이 아니었나 싶다.

4. 이자겸은 딸을 예종에 보내고 그 아들인 인종이 왕위에 오른 후 다른 두 딸도 인종에 시집을 가면서 그는 외조부이자 장인으로 명실상부 최고의 권력자가 된다. 그 시기 인종의 역할은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인종은 이자겸의 권력이 강해지자 이를 견제하고 자신의 왕권을 유지하기 위해 이자겸을 공격한다. 또 이자겸이 오른팔인 척준경과 틈이 벌어지는 것을 알고 이 갈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이자겸이 오히려 조연이고 인종이 주인공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자겸이 워낙 유명한 문벌귀족세력의 대표 수장이어서 위세가 등등해서 인종의 행동이 뒤에 가려져 있을 뿐이다.

5. 묘청이 ‘서경천도운동‘(수도를 서경으로 옮기고 금나라를 정벌하며 왕을 황제로 칭하고 연호를 사용하자 주장) 사건을 일으킨다. 금나라를 정벌하자는 주장은 ‘국가의 자주권‘를 원하는 백성들에게 먹히는 점이 있었다. 서경천도운동을 김부식이 진압하면서 두 세력은 충돌했다. 묘청의 주장 자체는 그럴싸 했지만 결정적으로 신룡의 침(기름을 넣은 떡을 물에 던져 놓고 물에 떠오른 기름이 무지개처럼 나타난 효과를 보고 이는 상서로운 일이니 서경으로 천도해야 한다)으로 무리수를 두며 자멸의 빌미가 된다. 묘청의 서경천도운동은 신채호 선생님의 말인 ‘조선 역사상 일천년래 제일 대사건‘이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 문장만 보면 묘청의 서경천도운동이 위대한 혁명 운동처럼 비쳐지지만 그것은 분명한 오해다. 묘청이 자충수를 두면서 이후 진취적인 개혁이 더 이상 나오지 못하게 되었다는 안타까움을 담은 것이다. 백성들은 호응했지만 당시 금국 정벌이 현실적으로 가능했다고 보이지 않을 뿐더러 무리한 서경천도운동 주장으로 그 운동은 실패를 낳을 수밖에 없었다.

6. 무신정변은 하위 지배층인 무신들이 고위 지배층인 문신들을 누르고 집권 세력으로 올라선 사건이지만 그렇게 단순하게만 볼 수 없다. 왕인 의종의 정치적 무능과 고려 초기 이후 계속된 무신들의 지위 상승, 지배층의 분열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일어난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의종은 책에서 말하길 고려판 연산군이라고 패널들이 이야기하는데 에피소드를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게 한다. 정사는 돌보지 않고 향락과 유흥에 빠져 있었으며 대간들을 쫓아내고 환관과 내시를 주변에 두어 측근정치를 강행했으니 지금으로 보아도 언제 탄핵되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이의방이 의종을 폐위하고 문신 세력을 모두 몰아내면서 단독자로 올라선다. 이후 정중부(권력욕이 강했음)->경대승(복고를 표방)->이의민(행동대장 스타일)으로 집권자가 변화되지만 그들은 자신들끼리의 투쟁, 살육, 파괴를 이어가면서 백성들에게도 명분을 얻지 못했다. 경대승은 무신정변에 참여하지 않은 세력이었던데다가 그나마 도방을 세우고 문신 인사들을 등용하려고 노력했지만 안타깝게도 잘 되지는 않았다.
이후 최충헌이 집권하면서 무신정권의 최씨 집권기가 시작된다. 그는 백성의 눈을 두려워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권력을 독점하면서 사병을 강화하는 등 국가를 위한 힘이 아닌 사적인 힘을 키우는 데 골몰했다.

3권은 남은 무신집권의 시기와 몽골과의 투쟁기가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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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10-11 02: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역사를 배우기는 했지만, 하나도 생각나지 않네요 그래도 조선 시대는 여기저기에서 보기도 했는데... 고려는 잘 모르는군요 여러 사람 이름은 생각나기도 합니다 고려는 왕족이 친척끼리 결혼을 했군요 어쩐지 조선 시대에는 그걸 아주 안 좋게 여긴 듯도 합니다 옛날 드라마 보면 상사병으로 죽는 사람이 나오기도 했는데, 어떤 책을 보다 그건 친척을 좋아해서 그런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3-10-11 09:10   좋아요 1 | URL
고려 왕실은 기본적으로 자기들끼리만 인연을 맺는 근친혼이었는데 문벌귀족세력이 등장하면서 이때부터 외척 관계를 맺게 됩니다. 고려 역사는 조선에 비해서 사료나 유물이 부족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고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죠. 참 아쉽습니다. 저는 고려에서 특히 유연한 외교 철학은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지난주 금요일 휴가를 내고 1박2일 구례-하동 여행을 다녀왔다. 마음으로는 지리산 둘레길을 걸어보고 싶었으나 옆지기의 무릎이 안 좋은 관계로 많이 걷는 것은 자제하고 그냥 쉬엄쉬엄 돌아다녔다.



먼저 구례대나무숲길이라는 게 있다길래 가 보았다. 대나무가 연식이 오래된 것 같지는 않은데 그래도 대나무 모양이 일렬로 쭉 늘어서 있으니 길쭉길쭉하여 시원하게 느껴졌다. 아랫동네라 낮 즈음이 되니 약간 덥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곳에 들어오니 서늘했다. 


대나무숲에 들어가서 하늘을 보면 이런 모습이다. 숲 안은 마치 무협 영화의 배경인 것처럼 느껴진다. 칼 들고 싸워야 하나 읊조리고 있는 걸 보니 내가 참 무협영화에 많이도 빠져 있네 싶어 순간 웃음이 나왔다ㅋㅋㅋ



그리고 잠시 목을 축이러 찻집에 갔다. 

평소 녹차나 홍차를 잘 마시지는 않지만 하동하면 역시 차 아니겠는가. 한국 최초의 찻집이 있었던 곳이라는데 요즘 스타일에 맞춰 단장을 해 놓았다.

차주전자, 따라놓는 잔도, 마시는 잔도 정갈하고 예뻐서 보는 것만으로 눈이 즐거웠다. 기본 녹차를 시켰는데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세작이라고 한다. 역시 녹차는 세작이 맛있는 것 같다^^ 녹차 아이스크림도 서비스로 주셔서 먹었는데 전혀 달지 않고 쌉싸름한 맛이 개운하게 느껴졌다.




사실 본 목적지는 쌍계사였는데 찻집이 근처에 있어서 그 김에 갔던 것이었다. 쌍계사 올라가는길! 담장에 핀 꽃이 이제 지는 중이었지만 이 곳에서 보니 다르게 느껴졌다.



드디어 도착한 쌍계사 입구에는 '쌍계사'임을 알리는 비석이 떡 하니 있었다.


쌍계사는 삼신산쌍계사로 불린다. 쌍계사는 신라시대에 진감선사에 의해 창건된 사찰이며 '삼신산'은 금강산, 지리산, 한라산을 일컫는 말이다. 일주문 현판 글씨는 그 유명한 해강 김규진 선생님이 쓰신 글씨라고 한다. 얼마 전 기사로 일주문이 국가지정 보물 문화재로 승격되었다는 것을 알았는데 그래서인지 남다른 감회가 있었다.

9층석탑과 범종루의 범종, 대웅전을 차례로 둘러보았다. 쉬는 날이 아니어서 경내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어 편했다.








얼마 전 토지를 완독해서인지 '하동'하니 <토지>가 자동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이 곳에 박경리문학관이 있다는 소리를 듣기도 해서 가보기로 했다. 

근처에 토지 세트장이 있어서 함께 둘러볼 수 있을 뻔 했으나 아쉽게도 최참판댁은 내부를 들어가볼 수가 없었다(촬영중이라고...). 용이네, 임이네만 보았는데 임이네 건물은 세트장인 것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인물을 생각하니 괜히 미움이 드는 것이 참 사람 마음이란.



문학관 내부는 이렇게 토지 주요 인물들을 형상화하여 그린 인물화가 배치되어 있었다. 상상하던 모습과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한 모습인데 읽어보신 분들은 이 그림에 감정이입을 하실 수 있을것 같다.


여러 전시물이 있었으나 개인적으로 박경리 선생님이 책에 둘러싸여 있는 이 사진이 가장 좋았다. 역시 선생님은 책과 함께 있는 모습이 자연스럽구나 느끼게 된다. 

문학관 외부에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있는데(액자 모형이 세워져 있음) 전망도 좋고 기념도 되니 사람들이 모두 사진을 찍더라. 

산세도 멋지고 널찍하니 마을이 한 눈에 들어와서 전망이 굿!!!


최참판댁은 들어가보지 못하고 이곳에서 찍은 드라마나 영화들을 이렇게 나열해놓고 있다. 못 들어가서 아쉬운... 발걸음이 차마 안 떨어졌다.



펜션에 도착해보니 물줄기가 들리길래 어디지 돌아보다가 뒷 편에 이런 계곡이 있었다. 여름에는 특히나 인기가 많은 곳일 것 같다. 약간 날이 흐리고 늦은 오후 시간이라 후디만 입고 있기에는 살짝 추웠지만 그래도 잠시 멍타임을 가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먹자 타임!!!

이어지는 술-술-술 그리고 고기 파티. 청명주는 정말 부드럽고 깔끔한 것이 일품인 술이다. 살짝 비싸서 그렇지.


고기 냄새를 맡았는지 냥이가 등장했다. 고기 한 점을 던져줬는데 냅다 달려와 먹고는 도망갔는데 더는 주지 않으니 어디론가 가 버려서 보이지 않았다(아침에 일어나보니 식은 고기들을 다 해치우고 갔다). 


간만에 캠프파이어 하는 느낌으로다가... 불멍 타임 좋았다. 추웠는데 불피우니 따뜻해서 좋고 음악도 살짝 틀어놓고 오래도록 재미나게 놀았다.


이튿날 과음의 후폭풍으로 심신이 애매한 상태에서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 겨우 일어났다. 


해장 전 그래도 유명하다는 빵집에 가야지 해서 빵에 커피를 먹어주고...?



올갱이 맑은 해장국...이 날 살렸다!ㅎㅎ 해장국도 일품이었지만 반찬도 맛있었다. 아... 해장엔 올갱이!!!



1년 여만에 지방으로 놀러다녀온 거였는데 즐거웠다. 길게 놀고 즐겼으니 이제 일상을 사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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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10-10 14: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박경리 선생님 사진 보니, 나따위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책 더 사도 되겠습니다. 껄껄.

잘 다녀오셨다니 다행이에요. 우리 열심히 일하고 읽고 쓰고 조만간 또 여행 다녀옵시다!! 즐겁게 살도록 해요!

잠자냥 2023-10-10 16:52   좋아요 1 | URL
엥? 결론이.....????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10-10 17:1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왠지 다락방님은 그런 결론을 내실 줄 알았습니다!ㅎㅎ 책은 사고 사도 왜 살 것이 넘쳐나는지 모를일이에요ㅋㅋㅋ
2주 후에 집안에 행사가 있어서 놀러다녀올 것 같지만 이번 여행 같은 느낌은 아니겠죠!ㅎㅎ 간만에 산멍물멍 시간 좋았습니다^^

자성지 2023-10-10 14: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향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최참판댁까지 다녀오셨군요.
외가가 있어 구례는 어렸을 적 남매가 방학 때면 사나흘씩 다녀오곤 하였답니다.
최참판 댁에 드라마 촬영 중인 모양입니다.

거리의화가 2023-10-10 17:17   좋아요 0 | URL
외가가 그쪽이시군요^^ 자주 들락날락하셔서 친근한 곳이실 듯합니다. 저는 제대로 여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쌍계사도 처음이었어요. 단풍철에 갔으면 화려한 절을 구경했겠지만 사람이 너무 많았을 것 같아서 이번에 간 것으로 만족합니다.
최참판 댁이 촬영중이라 못 들어가본게 아쉬워요ㅠㅠ 언제 다시 가볼 기회가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3-10-10 15: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미나게 잘 놀다가셨군요^^
최참판 댁...아쉬웠겠습니다.
거기 대청마루에 올라서 평사리 들녘 바라보면 참 좋았을텐데요. 우린 애들 어릴 때 설 연휴 무렵 하동 최참판댁에 들렀었는데요. 한복 입은 어르신이 곰방대를 물고 안방에 앉아 계시더군요. 그러곤 애들한테 빨리 세배를 하라고 막 으름장을?! 애들이 눈치 보며 들어가서 세배를 드렸어요. 그랬더니 애들한테 각각 천 원씩 세뱃돈을 주시더군요.ㅋㅋㅋ
퍼포먼스였나 봅니다.^^
쌍계사도 다시 보니까 겨울비 맞으며 둘러봤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리고 목월빵집!!!
저흰 구례갔을 때 빵 다 팔려서 못사먹었어요. 그래서 집에 와서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먹었네요.ㅋㅋ
구례에 대나무숲길이 있었군요.
저흰 산수유 마을만 다녀왔던 것 같아요.
암튼 좋은 추억이 되셨겠어요.
좋은 술도 드시고 불멍도 보시고...
에너지 충전 잘 하시고 가신 듯해 제가 다 뿌듯합니다.^^

거리의화가 2023-10-10 17:21   좋아요 1 | URL
최참판댁은 두고 두고 아쉬워요. 애들에게는 좋은 추억이었을 것 같은데요?ㅎㅎ 세뱃돈 퍼포먼스라니 참판댁이라 가능한 것이었나봅니다!ㅋㅋ 못 가본 것은 아쉽지만 이번만이 기회가 아니다 생각하고 아껴두자 좋게 생각하려구요^^;
이제 막 들어선 가을의 쌍계사는 아직은 초록빛이 강했습니다. 늦가을 단풍철에 오면 또 다른 근사함일 것 같더군요.
목월빵집 안 그래도 일찍 안가면 줄서거나 빵 품절된다고 얘기하더군요. 저희는 일찍 도착해서 푸짐한 빵셔틀을 할 수 있었습니다!ㅎㅎ
충전 잘하고 왔어요. 너무 먹었더니 살만 쪘습니다! 잘 먹었으니 됐죠뭐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10-10 15: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휴를 알차게 보내셨군요... 나무님도 위에 쓰셨지만 보는 제가 뿌듯합니다 :)

거리의화가 2023-10-10 17:23   좋아요 0 | URL
평소에도 나름 잘 놀고 즐기면서 시간을 보내지만 아무래도 도심에 있을 때는 이런 풍경을 자주 마주하지는 못하니까 이런 기회를 통해 즐거움을 더 느끼는 듯합니다^^

페넬로페 2023-10-10 1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캬, 좋은 시간 보내고 오셨네요.
저는 재작년 봄에 쌍계사 다녀왔는데, 가을에 보는 쌍계사도 좋을 것 같습니다.
책 독후활동까지 하시고👍👍

거리의화가 2023-10-10 17:58   좋아요 1 | URL
금요일에는 책 한 줄 안 읽었어요. 놀러갈 때 책 들고 가봐야 안 읽더라구요.
몇몇 후기를 보니 늦가을에 쌍계사가 참 근사할 듯하더군요. 저는 특히 김규진 선생님 글씨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토요일까진 시체처럼 뻗어있다가 2틀은 쭈욱 읽었어요!^^

새파랑 2023-10-10 19: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번 연휴의 진정한 승자는 화가님이시군요~! 사진만 봐도 즐거워 보입니다~!!
인문학 투어를 하셨군요 ^^

거리의화가 2023-10-10 21:27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잘 놀고 쉰 것 같습니다. 인문학투어라고 하기에는 민망합니다만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네요?ㅎㅎ

희선 2023-10-11 0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쪽을 돌아보셨군요 구례 하동... 대나무숲 멋집니다 쌍계사에 가시고... 《토지》에 나오는 인물 그림도 있군요 가장 가운데가 서희일까 했는데, 맞았네요 다 돌아보지 못해서 아쉬웠겠지만 좋은 시간이었겠네요 즐겁고 편안한 시간 보내고 오셨군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3-10-11 09:07   좋아요 0 | URL
구례와 하동은 바로 붙어 있어서 얼마 안 멀거든요. 함께 여행하기 좋습니다^^ 쌍계사 한산해서 쉬엄쉬엄 둘러보기 적당했어요. 여행은 원하는 대로 모두 이루어지지는 않아서 그것이 또 묘미인 듯 싶습니다. 희선님께도 사진으로나마 힐링이 되셨길 바라요^^
 

거의 4천만 명의 여성이 전 세계적으로 성매매라는 구조 안에서 학대된다고 추정됨에도 불구하고 전체 인구에 비하면 여전히 적은 수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매매를 경험한 적이 없이 성매매에 대한이야기를 한다는 점입니다. 더군다나 성매매를 경험한 사람들은 수치심 때문에 이를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성매매를 벗어날 정도로 운이 좋았던 여성들 중 대부분은 그저 상처를 보듬으며 삶을 살아가고 그 경험에 대해 언급하기 꺼려하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경우는 더욱 드물니다. 이로 인해 성매매가 존속되고 비밀스런 상태가 유지되며, 정확하게는 바로 그 비밀스러움이 성매매를 정상적이고 그럴듯하게 채색합니다. 또한 성매매를 그렇게 보이도록 하는 이들은 주로 국제적인 성매매에 이권이 개입되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그들이 거짓말을 하게끔 두는 이유는 진실을 말하기가 두려워서입니다. 저는그 상황에 있는 여성들과 공감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진실을 말하기 두려웠지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제 자신의 두려움에 의해 조종되기를 거부했다는 점입니다. - P19

오늘날 다시 이 글을 쓴다면 사용하지 않을 단어들이 있습니다.
바로 ‘성매매 여성’과 ‘손님‘입니다. 성매매 여성이라는 용어는 사람이 실제로 자신에게 가해진 것을 체현—그들이바로 그 단어라는ㅡ했다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노예‘라는 단어와 비슷합니다. 저는 더 이상 노예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노예가 된 사람들‘이라고 지칭함으로써 다음 두 가지를 환기하고자 합니다. 첫째, 우리가 얘기하고 있는 대상은 사람들이며, 노예가 된 상태는 그들에게 가해진 상황이지 그들이 노예의 본질과 같지 않다는 사실임을 강조하려 함입니다. 같은 이유로 ‘성매매된 여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손님‘이라는 단어를 책에 썼다는사실에 대해서 진심으로 후회합니다. 손님이라는 말은 원래 합당한 상업적 교환을 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 P21

성매매를 미화하거나 선정적으로 다루는 것에 그 어떤경의나 동의도 표하지 않는다. 그건 성매매의 참된 묘사가아니며 캐리커처조차도 되지 못한다. 캐리커처는 과장된진실일 뿐이지만, 미화된 성매매는 진실과 닮은꼴이 없기때문이다. - P27

성매매 당사자였을 때에는 이상하게도 한 방향으로 친숙한 리듬이 있었다. 기존에 지니고 있던 사고방식 밖으로손을 뻗으려고 하지 않았다. 자라면서, 그리고 살아오는 동안 내 속에 지니고 있던 부정적인 자아상에도 도전하지 않았다. 물론 장기적으로 많은 고통을 야기했지만, 한편으로당시에는 나의 가능성을 인정하기가 매우 두려웠다. - P30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말은 단순히 ‘사람이 사는 방식‘을 뜻하고, 성매매는 간단히 집 문밖에 두고 들어올 수 없는 것이기에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 다른 업계의 - P31

노동자는 집에 와서 직업적 역할을 벗어버릴 수 있지만, 성매매 당사자는 복잡하게 얽힌 여러 요인들로 인해 그럴 수가 없다.
첫째로, 하는 일이 무엇인지 공개적으로 밝힐 수 없기때문에 비밀에 매여 ‘평범한‘ 사회 구성원들과 거리를 두게되고 매우 구별된다. - P32

성매매 당사자는 약물이나 술에 의존하게 되면서 감정적, 심리적 측면에서 ‘평범한‘ 사회와 더욱 분리된다. 중독은 강도가 심해질수록 오직 돈만이 채울 수 있는 허기가 되어 많은 경우에 약물 의존은 성매매 유입 기간을 장기화한다. 그 여파는 자명하다. - P33

수치심은 시간이 지난다고 서서히 사그라들지 않는다. 가끔한동안 얼굴을 숨기고 시야 밖으로 살금살금 움직이는 듯하다가, 그늘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처음 본 날처럼 현실적이고도 생생하게 다시 내 삶의 무대 중앙으로 걸어 돌아온다. - P40

나는 여기서 가면을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 - P40

어떤 면에선 내가 좋아하는 가면조차도 말이다. 가면을 벗는 것이 수치심을 대면하는 나의 방식이고, 수치심 또한 그렇게 하기를 도전한다. 이것이 바로 온 세상에 내 이름이레이첼 모랜이라고 말하기로 결심한 이유이다. - P41

세상과의 분리와 사회에서의 소외 사이의 이동이 쉬워서 혼동하기가 쉽다. 사실, 이동하지 않는다. 이 두 가지는 겹쳐진 채그야말로 서로 뒤섞인다. 가족의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내가 상상할 수 있는 한 가장 철두철미하고 철저하게 용의주도한 방법으로 사회 내 소외를 양산해내는데, 문제 가정에 아이들이 각각 태어나고 그 아이들이 세상과 전적으로분리되고 멀어진다는 사실을 인생의 매 순간들을 통해 이해하고 받아들이게끔 훈련시키기 때문이다. - P44

나의 환경에문제가 있는 상황이라는 사실을 알았고 그 생각은 옳았지만, 내가 그 그릇됨의 한 부분이었다고 믿은 것은 실수였다. - P48

돌아보면 내 어린 시절은 마치 살아 있는 척도와도 같았다. 불안정한 마음의 진행을 재는 불가사이하게 정확한측정 방법 말이다. - P53

평범한 어머니와 딸의 유대감이란 어떤 걸까 종종 궁 - P57

금했는데 내가 처했던 환경은 그 개념과 아주 멀어서 슬프기보다는 그저 추상적으로 애석해하는 기미가 섞인 단순한호기심이다. 성인 여성이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거나 웃거나 포옹하는 모습을 볼 때, 그들이 뭘 하는지 집중하며 보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얼굴 표정을 관찰하고 몸짓을해독하려고 애쓴다. 얼떨떨하면서도 호기심이 생긴다. 그들이 경험하는 감정이 무엇인지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전혀 알지 못하는 역동을 해독하려 한다. 관심이 가면서도 울적하게 하는 모습이다.
원만하게 무르익은 정서적 성숙도 측면에서 보자면 많은 면에서 내가 소녀였을 때 어머니도 나와 같은 소녀였고오늘날까지도 여전히 그렇다고 의심치 않는다.
책망으로 가득 찬 씁쓸한감정에서는 멀어졌다. 부모를 단순히 부모로 보지 않고 사람으로 보기 시작하게 되는 때가 온다고들 하는데, 자신에게 느꼈던 연민이 부모님에게 이동하는 때라고 생각한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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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10-10 0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시작하셨군요! 저도 지금 읽는 책만 다 읽으면 바로 따라가도록 하겠습니다!

거리의화가 2023-10-10 17:26   좋아요 0 | URL
병행하는 책들이 많지만 더 늦게 시작하면 밀릴 듯하여 읽기 시작했습니다. 머리가 힘든게 아니라 감정적으로 힘든 책이네요. 그렇지만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다락방님도 화이팅!

건수하 2023-10-10 15: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저도 첫 장 펴보긴 했는데.. 아악 글씨가.. 하며 다시 덮었습니다. 일단 시작을 해야겠어요 ^^

거리의화가 2023-10-10 17:27   좋아요 0 | URL
글자가 작아서 힘들기는 한데 그래도 각 챕터가 짧아서 다행입니다. 향후에 큰글자책으로 나와주면 좋겠어요ㅠㅠ 수하님도 화이팅!
 

B.C.67

법은 각박하게 시행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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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18: Life in Early Crete


Bull-Jumpers and Sailors

크레타섬에 아주 오래 전 미노아인들이 살았다. 이들은 체육특기생 아이들(Bull-Jumpers)을 훈련시켰는데 이들을 황소싸움에 투입시키고 그 등에 올라타게 하여 관중몰이를 했다. 아이들은 공중제비돌기, 균형을 잡는 운동, 덤블링 등을 배웠다고. 황소싸움은 미노아 신에게 영광을 돌리는 것이었기 때문에 신을 위한 제물이 필요했다. Bull-Jumpers는 왕족처럼 취급해 최고급 음식을 받고 멋진 곳에 살게 하고 온갖 선물을 줬다고 한다. 그럼 뭐하나. bull-jumping은 위험한 경기였기 때문에 이들의 수명은 20세를 넘는 경우가 드물었다고 한다.

당시 지중해에 해적이 많았기 때문에 바다를 건너 무역을 하는 일은 어려웠다. 미노아왕은 수공업자에게 대형 선박을 만들고 해군을 조직하여 해적을 쓰러뜨리면서 바다 너머 무역을 할 수 있게 되었다. 


King Minos and the Minotaur

미노스는 제우스신의 아들이였지만 그는 반만 인간이여서 다른 신과 함께 살지 못하고 크레타섬에 궁궐을 짓고 살았다. 궁전 아래 미로가 있는데 Minotaur라는 반인반수 괴물이 그곳에 들어가는 사람을 잡아먹었기 때문에 그곳을 살아서 나오지 못했다. 미노스왕은 Minotaur에게 바치기 위해 매해 아테네에서 미노스왕에게 7명의 소녀와 7명의 소년을 보내게 했다. 어느 해 아테네왕인 Aegeus의 아들 Theseus가 미로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는 구형으로 된 실을 문에 걸고 실을 굴려가며 들어가 Minotaur를 죽이고 다시 실을 감으면서 돌아와 미로를 빠져나온다. 그러나 아테네로 다시 돌아와보니 아버지는 자신을 기다리다 슬픔에 절벽에 몸을 이미 던진 후였다. 그는 왕이 되었고 Theseus는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아테네 주변의 물을 the Aegean Sea(에게해)로 부르게 했다.


the Mysterious End of the Minoans

미노아 문명은 어느날 갑자기 소멸해서 미스터리로 불린다. 확실히는 알 수 없지만 역사가들은 근처 섬인 Thera 섬에서 폭발한 화산 때문에 미노아인들이 떠난 것으로 추정한다. 화산 폭발 전조증상이 나타나자 Thera 사람들은 탈출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화산이 내부에서 용솟음치면서 거대한 구멍을 만들고 그곳에 바닷물이 유입하며 Thera 섬 전체가 바다 속으로 가라앉으며 영원히 사라지고 만다. 



Ch19: The Early Greeks


The Mycenaeans

미노아인들이 떠나고 한참 후 크레타 해변에 미케네에서 미케네인들이 들어온다. 미케네인들은 크레타가 약하다는 것을 알곤 공격하여 쉽게 그 땅의 주인이 되었다. 미케네인들은 colony를 건설하고 미테네 왕과 군대가 통치하도록 하면서 에게해 주변의 모든 곳에 colony가 생겨났다. 미케네인들은 갑옷, 청동무기, 전차를 앞세워 에게해를 제압하고 첫번째 그리스 문명을 탄생시킨다.


The Greek Dark Ages

바바리아인들(the Sea People)이 철기, 군함을 앞세워 미케네 그리스 문명을 무너지게 한다. 거기에 도리아인들(the Dorians)이 북쪽에서 내려와 그리스 도시를 불태우고 파괴하여 그리스군이 패배하면서 그리스인들은 그 땅을 두고 도망가게 된다. 그리스에 사는 사람들은 이제 외부인들이 되었다. 이 시대를 그리스인들은 the Greek Dark Ages(그리스 암흑기)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리스인들은 자신들은 문명을 가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외부인들은 모두 비문명으로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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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3-10-07 2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심히 공부중이신 화가님 덕분에 늘 감동,동기부여 됩니다~♡ 독감핑계로 쉬었는데 내일부터 다시 열심히 따라갈께요(원서 리뷰는 저는 주중1개로..^^)

거리의화가 2023-10-08 08:04   좋아요 1 | URL
미미님 별말씀을요. 같이 원서읽기 하자고 말씀해주셔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답니다. 혼자 읽으면 아무래도 계속 읽어나가기 힘들더라구요. 이런 모임을 빙자하니 어쨌든 읽게 됩니다!ㅎㅎ
제가 여행을 다녀오느라고 이웃분들 글을 하나도 못 읽었어요. 독감 환자 요즘 정말 많더군요. 따뜻한 거 잘 챙겨드시고 무리하지 마세요 미미님. 원서 읽기 너무 자주 올리는 것 같아서 약간 민망하긴 한데 어떨지 저도 고민해봐야겠어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