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자신이 느끼는 과도한 증오나 두려움에 대해 “미안하지만 사람들은 원래 그래요”라는 말로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자신에 대해 잘 알아야 하고 또 책임져야 한다. 온당한 사회라면 사회 제도를 설계해 집단적 증오를 최소화할 방법에 노력을 기울일 의무가 있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일반 교실에 편입시키는 간단한 정책만으로도 두려움과 공격성의 형태는 눈에띄게 변화한다. 다른 많은 이슈들에 대해서도 스스로 이해한 바를 바탕으로 증오와 혐오를 유발하는 정책 대신 희망, 사랑, 협력을 장려하는 정책을 선택해야 한다. 물론 증오를 숨긴 채 행동 양식만 바꾸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애 아동의 일반 교실 편입이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이 서로를 보고 느끼는 관점을 실질적으로 바꿀 수도 있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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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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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자려고 누웠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이 올라와 계속 몸을 뒤척였다. 좋은 책은 이렇게 많은 감정을 오가게 하는구나 싶다. 한편 정말 좋을 때는 오히려 정리하기가 힘든 것 같은데 이 책도 그렇다.

작년 말 출간된 솔닛의 책 <야만의 꿈들>을 읽어보고 싶어 사두고는 여전히 읽지 못했다. 그녀의 책을 한 권도 읽은 적이 없기 때문에 선뜻 도전할 수가 없어 그 책을 읽기 전 먼저 입문서 성격의 책을 읽어봐야겠다 생각했다. 이 책은 얇은데 솔닛의 대표작이기도 해서 선택했다.
이 책을 읽지 않았지만 ‘맨스플레인‘이라는 용어는 너무나 익숙하다. 그런데 정작 솔닛은 이 책에서 말하길 자신은 그 단어의 탄생과 관계가 없고 심지어 그 단어를 잘 쓰지 않는다고 한다(모든 남자에게 그런 타고난 결함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 같은 느낌 때문). 어쨌든 그녀가 의도하지 않았음에는 분명하지만 그 용어가 이제는 통용되고 있다.

페미니즘 책을 읽으면 내가 그동안 해왔던 생각과 행동들을 돌아보는 기회가 된다. 그러면서 좌절감이 이는데 자꾸 내 과거의 흑역사를 떠올리면서 자기고백이 되는 것이다. 왜 페미니즘 책은 자기고백 현장이 되는지... 결국 내가 여전히 지식의 깊이가 얕고 앎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남자들이 여자들의 말을 무시하거나 가로막는 태도에 대해서는 <워드 슬럿>이란 책에서 살펴본 바가 있었다.

[15] 남자들은 자꾸 나를, 그리고 다른 여자들을 가르치려 든다. 자기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든 모르든. 어떤 남자들은 그렇다.
여자들은 어느 분야에서든 종종 괴로움을 겪는다. 이런 현상 때문에 여자들은 나서서 말하기를 주저하고, 용감하게 나서서 말하더라도 경청되지 않는다. 이런 현상 때문에 여자들은 자기불신과 자기절제를 익히게 되는 데 비해 남자들은 근거 없는 과잉 확신을 키운다.

모든 남자들이 여자들을 가르치려 들지는 않을 것이다. 솔닛도 친절한 남자들이 존재하며 그들과의 대화는 즐겁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나부터 어릴 적 소극적인 태도에서 한치도 벗어날 수 없었던 기억을 떠올려본다. 나서는 것에 대하여 숱하게 들어왔던 험한 말들은 나를 열등감에서 빠져나오기 힘들게 만들었다. 이는 지나친 자기비하로 이어져 꽤 오랜동안 나를 괴롭혔던 것 같다.
남자들이 여자들을 가르치려 하는 것은 대부분 자기 과잉과 자기 확신에서 상대를 찍어누르려는 권력 지향의 발현이다. 이는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언어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45] 폭력은 내게 상대를 통제할 권리가 있다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폭력의 극단적인 형태는 강간을 넘어선 살인일 것이다. 그러나 일상적인 폭력이 더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예를 들면 데이트폭력 같은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이것은 요즘 이슈화된 것 같지만) 같은 것이다. 너무나 흔해서 문제시하지 않고 사적인 영역이라 생각하며 공동체와 국가가 가볍게 여기는 현장이다. 이 현장에서 많은 이들이 다치거나 죽는데 이를 왜 좌시하는지 모르겠다.

[63] 이 나라에서는 매년 87,000건이 넘는 강간이 벌어지지만, 모든 사건은 제각각 동떨어진 일화로만 묘사된다. 점들은 하도 바싹 붙어 있어서 하나의 얼룩으로 녹아들 지경이지만, 그 점들을 잇거나 그 얼룩에 이름을 붙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마침 이번 달 정희진의 오디오 매거진에서 ‘가정폭력‘에 대해서 다루어서 자연스레 내용이 연결될 수밖에 없었다.
폭력은 어쩌면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가정에서 얻은 폭력의 경험들이 사회로까지 나아가기 무척 쉽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한다. 나아가 이를 공동체에서 방치하면 안 된다는 사실도.

[98] 아내의 인생은 아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의 것이었다.
이제 그런 시대에는 단호히 문을 닫을 때가 되었다. 대신 다른 문을 열 때다. 모든 상황에 놓인 모든 사람을 위해서 서로 다른 젠더들 사이의 평등과 결혼한 파트너들 사이의 평등을 반갑게 맞아들일 문을. 평등결혼은 위협이다. 불평등에 대한 위협이다. 평등결혼은 평등을 소중히 여기고 평등으로 혜택을 입는 모든 사람에게 유익하다. 그것은 우리 모두를 위한 일이다.

울프와 손택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솔닛에 따르면 둘이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달라서 흥미로웠다.

[126~129] 세상에는 다른 울프도 많지만, 나의 울프는 내게 방랑하기, 길 잃기, 익명성, 몰입, 불확실성, 그리고 미지를 사용하는 방법을 안내해준 나의 베르길리우스였다.
손택은 우리에게 어둠을, 미지를, 불가지를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이미지에 현혹되어 다 이해한다고 믿어버리거나 스스로가 고통에 무감해지도록 내버려두지 말라고 말한다. 그녀는 앎이 감정을 일깨우기도 하지만 마비시키기도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녀는 우리가 그 모순을 해소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가지 손택이 말하지 않은 점은, 우리가 우리 눈에 전혀 보이지 않는 고통에 대해서는 반응할 수 없다는 점이다.

[148~149] 계량 가능한 것의 폭압은 우리의 언어와 담론이 좀더 복잡미묘하고 유동적인 현상을 묘사하는 데 실패한 탓이기도 하다. 그처럼 종잡을 수 없는 것들을 이해하고 아끼자는 의견을 형성하고 결정을 내리는 데 실패한 탓이기도 하다. 호명할 수 없거나 묘사할 수 없는 것을 아끼기란 어려운 일이다. 심지어 불가능할 때도 있다. 따라서 호명과 묘사는 현 상태의 자본주의와 소비주의에 대항하는 어떤 반란에서도 긴요한 작업이다. 반란은 상상력의 반란이다. 미묘한 것, 돈으로 살 수 없고 기업이 구사할 수 없는 즐거움, 의미의 소비자가 되기보다 생산자가 되는 것, 그리고 느린 것, 배회하는 것, 일탈하는 것, 캐묻는 것, 신비스러운 것, 불확실한 것을 선호하는 반란이다.

6번 챕터는 통째로 기억해두고 싶을 정도로 마음을 울리는 내용들이 많았다. ‘판단하지 않고 유보하기‘, ‘불확실한 것을 인정하기‘, ‘계량 가능한 것에 대해 저항하기‘ 등. 모두 다 내가 잘 실천되지 않는 것들이었다. 나는 보여야 들어오는 사람이며 계획이 우선시되는 사람이며 방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이 큰 사람이다. 울프는 밀림에서 길을 잃을 줄 알아야 창조성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산책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곳에 홀로 떨어서 산책을 한다거나 불확실한 상황에 내던졌을 때 두려움을 이길 용기가 있는지 모르겠다. 눈을 크게 뜨고 어둠 속으로 들어갈 힘은 책을 읽을 때도 적극적인 독자로서 필요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자세에서도 필요한 일이다. 이제 정말 울프와 손택의 책을 읽어야겠다 결심했다.


저자인 솔닛은 기본적으로 희망적인 미래를 그리는 것 같다.

[134] 내게 희망의 근거는 단순하다. 우리는 다음에 벌어질 일을 모른다는 것, 세상에는 있을 법하지 않은 일과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꽤 자주 벌어진다는 것. 비공식적인 세계사가 이미 보여주었듯이, 헌신하는 개인들과 대중운동들이 역사를 만들 수 있으며 만들고 있다는 것. 우리가 언제 어떻게 이길지, 얼마나 걸릴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말이다.
절망은 확실성의 한 형태다. 미래가 현재와 거의 같거나 현재보다 쇠락하리라고 믿는 확실성이다. 절망은 미래에 대한 확실한 기억이다. 절망과 낙관은 둘 다 행동하지 않을 근거로 작용한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그런 기억이 없다는 사실을 아는 것, 현실이 반드시 우리 계획과 일치하진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야말로 희망일 수 있다.

현재는 더 이상 나빠질 게 없을 정도로 암담하더라도 과거의 많은 선구자들이 있었기에 지금, 현재가 더 망가지지 않을 수 있었는지 모른다. 사실 나도 이 부분에는 어느 정도 동의한다. 내가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도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현재를 더 잘 알고 미래를 긍정적으로 준비하기 위함이다. 준비는 불가능하지만 우리의 노력으로 다음과 같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는 있다.

[213] 심오한 사회변화는-가령 페미니즘의 득세처럼-전혀 다른 형태를 띨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우리 현실에 혁명의 이상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우리 시대 혁명가들은 현대의 바스띠유 습격에 해당하는 사건을 일으킴으로써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고는 좀처럼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런 시점에는 우리가 이미 아는 역사로 되돌아가서 이렇게 물어보는 게 도움이 되는 법이다. 정말로 혁명은 우리가 생각한 그런 것이었을까?

[221] 나는 미래에는 더이상 페미니즘이라고 불리지 않을지도 모르는 이 논의가 앞으로 남성에 대한 더 깊은 탐구를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나 지금이나 페미니즘은 인간 세상 전체를 바꾸려는 노력이다. 벌써 많은 남자들이 이 사업에 가담했으나, 이 사업이 어떻게 남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현재의 상태가 어떻게 남자들에게도 피해를 입히는지에 대해서는 훨씬 더 많은 고민이 가능하다.

매일 신문을 읽는데 금요일마다 젠더살롱이라는 코너를 눈여겨본다. 거기에는 남녀 필진이 함께 있는데 남성 필진의 생각이 어떤지 궁금하여 세심히 챙겨본다. 나는 페미니즘이 여성에 대한 권리 주장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며 남성에 대한 탐구도 같이 이루어짐으로써 확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각의 혁명은 균열, 파열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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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3-11-03 14: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대다수의 남자들은 여자가 말하는 것 자체를 못참더라고요. 응, 그거 아니야^^ 라는 말을 이해를 못함. 지들끼리 경쟁에서 진게 억울해서 여자한테는 무조건 우쭈쭈, 존중 받아야 하는 계란 껍질처럼 유약한 자아… 나는 인간 대 인간으로 존중한 건데 남자여서 존중받는 게 당연함. 존중은 당연한 거 아니라고 하면 어딜감히ㅋㅋㅋㅋㅋ. 인간의 기준=남자

잠자냥 2023-11-03 15:07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ㅋㅋ 저한테도 여기서 첫 댓글로 맨스플레인 하던 분 있어서 그 후 결코 말 섞지 않음. 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11-03 16:05   좋아요 1 | URL
@공쟝쟝
마지막 문장이 핵심이네요ㅋㅋㅋ

@잠자냥
경험이 있으셨군요!ㅠㅠ

책읽는나무 2023-11-03 18: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책을 읽고 밤에 자려고 누우면 이리 뒤척 저리 뒤척이게 되는 경험.
저도 요즘따라 자주 경험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마도 여성주의 관련책들이 주로 그러한 것 같던데 화가 님의 첫 문장부터 와 닿네요.
솔닛의 예전에 알라디너님들이 몇 년 전 이 책 읽으시고 쓰신 리뷰들을 찬찬히 읽던 지난 기억들도 떠오릅니다.
그시절 페미니즘이란 용어도 아마 처음 접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마지막 문장, 생각의 혁명은 균열, 파열부터가 시작이다. 밑줄 긋고 담고 갑니다.

거리의화가 2023-11-04 16:27   좋아요 1 | URL
그런 경험이 많아진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작년에 솔닛 책이 번역되어 출간되면서 한참 리뷰가 올라왔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솔닛, 울프, 손택의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점점 독서할 목록이 늘어갑니다^^ㅋㅋㅋ 나무님 감사해요.

은오 2023-11-04 17: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즘 책 읽으면 흑역사 떠오르면서 괴로운거 저도 그래요...ㅠㅠ 하 정작 흑역사 현재진행형으로 산더미처럼 쌓고 있는 놈들은 페미니즘책 안 읽음.... 그 사람들도 좀 괴로웠으면 좋겠네요 우리만 괴롭기 억울하다!!

거리의화가 2023-11-05 06:50   좋아요 1 | URL
그렇죠? 문제임을 인식하는 것부터가 공부의 시작인데 문제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네요.
 


오, 중국과 호탄에서 얼마나 많은 나무 뿌리를 캐냈는가!
너 같은 미흐르기야(mihr-giya)>를 후라산으로 가져오기 위하여!
이 같은 전제에 따라, 믿을 만한 사람들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알란코아는 과부가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집 안에서 잠이 들었는데, 천막 틈새 (rawzan)로 한 줄기 빛이 들어와 그녀의 뱃속으로 들어갔다. 이에 놀라 두려워진 그녀는 그것을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얼마 뒤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출산할 때가 가까워지자 남편의 형제와 친족들이 모여 말하기를, "남편도 없는 부인이 어떻게은밀히 남자를 구해서 임신까지 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했다.
알란 코아는 이렇게 말했다. "남편이 없는 내가 아이를 가졌으니 당신들의 상상도 확실히 무리는 아니고 의심하는 것도 마땅하다. 그러나 분명코 ‘어떤 의심들은 죄악이로다. 내가 어떻게 창피를 당해야 마땅할그런 부정한 행동을 했겠는가? - P23

툼비나 칸은 칭기스칸의 4대조이며, 그것을 몽골어로는 ‘부다투‘
(Budata)"라고 부른다. 아홉 명의 총명하고 용감한 아들을 두었는데, 그각각에서 이름난 종족과 지파가 생겨 나왔다. 그래서 오늘날 그 종족민의 숫자는 2~3만 호이고, 남녀의 숫자를 헤아리면 10만 명에 이를 것이다. - P48

카불 칸은 칭기스칸의 증조부이며, 몽골인들은 증조부를 ‘엘린칙‘
(elinchik)이라고 부른다. 그에게서 수많은 부족과 지파가 생겨나 갈라졌으며, 그의 자식과 손자들을 ‘키야트‘ (Qiyat)라고 부른다. - P53

바하두르와 쿠툴라카안)이 도착하여 싸움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카단바하두르가 암말을 타고 그들을 쫓기 시작하여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을거꾸러뜨리고 그의 말을 끌고 왔다. 그들은 이 광경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이들이 바야트 코룰라스 종족 출신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 종족인데 이런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 부인들도 달려와 병사들과 맞서고,
양치기들도 머뭇거리지 않고 전투에 뛰어든다." 그는 사람들이 집합한뒤에 군대를 정비하라고 지시했다. 병사들을 추격하여 달려온 한 부인에
"이 사람들은 어떤 종족인가?" 하고 물어보자, "우리는 우글라트(Uglat) 종족이다"라고 대답했다. 그들은 놀라면서 "우글라트가 도대체어떤 종족이길래!"라고 말했다. - P59

"[이제] 우리가 취해야 할 방책은 이러하다. 우리의 말에게 그들의 신선한 목초를 먹이러내보내고,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그들의 고기를 먹이러 내보내자. 왜냐하면 만일 그들이 이곳으로 와서 전투가 벌어진다면, 너희들은 재산과가족을 걱정하여 주저하고 망설일 것이기 때문이다. 모두 다 알다시피나의 아버지 함바카이 카안은 너희들을 나에게 맡기고 다스리도록 했다. 따라서 내가 말을 타고 적을 향해 달려갈 때 너희들은 뒤에 떨어지거나 이의를 제기하지 말아야 한다. 만일 이의를 제기한다면 나 카단 타이시에게 얼마나 큰 화를 입히겠는가. 그것은 타이치우트 모든 종족에게미칠 화이기도 한다." - P65

카불 칸의 여섯 아들 가운데 쿠툴라 카안이 군주가 되어 얼마 동안 칸의 지위에 있었다. 비록 그의 형제들이 모두 용사들이었으나 힘과 용맹함에서 그가 그들보다 더 뛰어났다. 몽골의 시인들은 그를 칭송하는 시를 많이 지어, 그의 용기와 대담함을 묘사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그의 목소리가 어찌나 컸는지 그의 고함은 7개의 산을 넘어서 들릴 정도였고 산에서 울리는 메아리와 비슷했다고 한다. 그의 손은 마치 곰의 손과도 같아서, 아무리 크고 힘센 사람이라도 그가 두 손으로 움켜잡으면마치 나무로 만든 화살처럼 힘들이지도 않고 허리를 두 동강내곤 했다.
또한 겨울 밤에는 나무를 불에다 올려 놓고 그 옆에서 맨몸으로 잠이 들 - P67

곤 했는데, 활활 타는 불에서 불똥이 튀어 그의 몸에 떨어져 살을 태워도, 그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러다 잠에서 깨어나면 벼룩이 깨문 것정도로 생각하고, 살을 긁적거리고는 다시 잠에 빠져 들곤 했다. 그는 식사 때마다 세 살짜리 큰 양 한 마리와 큰 가죽 포대에 든 쿠미즈를 먹었지만, 여전히 포만감을 느끼지 못했다. - P68

쿠툴라 카안은 귀환하는 도중에 홀로 사냥(qúshlâmishi)을 하며 돌아왔는데, 두르벤 종족이 그가 혼자 있는 것을 보고 그 기회를 이용해 군대를 동원하여 그를 길에서 공격했다. 그의 병사와 누케르들은 흩어졌고,
그는 도망쳐서 거대한 진창이 있는 어떤 지점까지 왔다. 그가 그곳으로말을 달리자 말은 진창에 빠져버렸다. 그는 한 발을 안장 위에 올리고진창 옆으로 펄쩍 뛰었다. 그를 따르던 적들이 다가와 진창 건너편에 이르러서는 소리쳐 말하기를, "몽골 사람이 말에서 떨어져 무엇을 하겠단말이냐? 걱정하지 말고 돌아오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그 말에 개의치않고 그들에게 몇 발의 화살을 쏘아 쫓아 버렸다. 그는 다시 진창 옆으로와서 말의 갈기를 잡고는 어렵지 않게 (말을) 진창에서 끌어내어 바닥에던졌다. 그리고는 말에 올라타 달려갔다. 적들은 진창 건너편에 머물러있었다.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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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나친 자기불신 - 철저한 자기확신 사이의 중간 지대?
가해자를 두둔하는 정책에 대한 분노, 피해자가 왜 증거 확보를 해야 하는지.
“넌 말해줘도 몰라.”, “니가 뭘 알아?” 하는 폭력의 말들
열등감? “니 탓이야…”

2.
폭력은 내게 상대를 통제할 권리가 있다는 전제에서 시작되는 것

3.
계급 전쟁: 가난한 사람들은 굶고 부자들은 자기 변명을 할 수 있는 이유. 부자들은 퇴로를 준비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서가 아닐까.

4.
여자의 인생은 여자가. 아내의 인생은 아내가 가져야.

5.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확증 편향
눈을 크게 뜨고 어둠 속으로 들어갈 힘이 있는가. 그것은 결국 용기를 내는 일.
-> 독자들이 책을 대할 때의 자세. 나아가 내가 세상을 대할 때의 태도로 이어져야.
버지니아 울프와 수잔 손택이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흥미로워. 둘을 연구해보고 싶다.
무조건적인 분류, 지나친 단순화, 손쉬운 결론 -> 나의 문제. 내가 깨고 싶은 것들. 이를 저항하고자 했던 울프와 손택의 글을 읽어보자.
리베카 솔닛은 희망을 노래하는구나 하는 생각.
“소극적 능력”: 불확실성, 미스터리, 의문을 수용할 줄 아는 능력
걷기(산책) -> 창조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행위
경험>지식, 밀림에서 길을 잃어볼 것, 계획이 현실을 택하는 것 ->계획주의자이자 경험주의자인 내게 고난이도…
속박되지 않는 의식, 불확정성 원리에 대한 선언, 미스터리->아름다움
탐험하고 방랑하고 넘어서는 것으로부터 자유를 얻을 수 있는가
계량 가능한 것에 대한 저항. 자본주의/소비주의에서 온 폐해 -> 내가 깊이 생각해볼 문제들
느린 것/배회하는 것/일탈/신비스러운 것/불확실한 것 -> 모두 다 내가 싫어하고 힘들어하는 것들. 그렇지만 하나씩 깨보자.

6.
우리의 언어는 우리의 무기
가정폭력에 대한 생각

7.
생각의 혁명은 균열, 파열을 통한 창조
남성에 대한 탐구(페미니즘의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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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 SHG EP 코판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10월
평점 :
품절


포장 뜯자마자 원두알들이 튀어나갔다. 보관통이 필히 필요한데 이럴 거면 포장을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어쨌든 이 커피는 원두통이 반드시 필요함. 커피는 신선하고 향도 좋았고 맛도 기대 이상이라 좋았지만 저 망할 놈의 포장 때문에 다시는 안 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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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11-02 0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아 화가님도 불편하다고 하신다...!!!! 개선요망ㅜ

거리의화가 2023-11-02 10:02   좋아요 0 | URL
저 포장은 진짜 아닌 것 같습니다!ㅋㅋㅋ

잠자냥 2023-11-02 0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아침에 설마 알갱이들 줍느라!?

거리의화가 2023-11-02 10:06   좋아요 1 | URL
다행히 많이 튀어나가지는 않았습니다!ㅋㅋ 포장에 여유라도 좀 있던가 꽉 해놔서...ㅋㅋ 저와 같은 불상사 있으신 분들이 제법 있을 것 같습니다!ㅎㅎㅎ

서곡 2023-11-02 1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삼각 커피우유 같이 보입니다 ㅎㅎㅎ 요새 집에서 저는 캡슐로 온두라스 커피 마시는 중이라 온두라스 반갑습니다 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11-02 11:11   좋아요 1 | URL
삼각커피우유를 겨냥하고 저렇게 포장을 만들었다는데 막상 받아보니 약간 두툼한 종이 정도의 포장이어서 그 느낌은 안 납니다!ㅎㅎ

다락방 2023-11-02 1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바부팅이..

거리의화가 2023-11-02 11:11   좋아요 0 | URL
저 포장은 진짜 버려야될 듯요!

독서괭 2023-11-02 1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좀 만들고 자기들이 뜯어보지 ㅠㅠ

거리의화가 2023-11-02 11:12   좋아요 2 | URL
만들어보고 이게 아닌데 싶으면 개선을 했어야 하겠지만 그러기엔 배송 일정 때문에 그냥 go한 듯해요!

잠자냥 2023-11-02 11:19   좋아요 2 | URL
저라면 저 삼각형 맞물리는 부분을 지퍼 형태로 만들었을 거 같아요.
처음에 이 상품 봤을 때 지퍼가 없나? 설마 있겠지....했는데 없을 줄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아침에 알갱이 쏟아지고 울집 고양이들 자다가 자기 과자인 줄 알고 막 뛰쳐나왔다가 냄새 맡고 실망하는 얼굴 상상하니까 넘 웃겨요.

책읽는나무 2023-11-02 16: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요거 주문할까? 잠깐 고민하다가 포기했더랬어요.ㅋㅋㅋ
포장용기가 좀 이해가 안되어 선뜻 주문이 안되더군요. 후기를 좀 읽어보고 판단하려고 했는데...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11-02 17:26   좋아요 1 | URL
와... 나무님 선견지명이 있으십니다. 잘하셨어요^^

단발머리 2023-11-02 1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집중!!!!

거리의화가 2023-11-03 09:07   좋아요 0 | URL
알라딘 커피팀 개선들어갔을까요?ㅎㅎㅎ

taeyoony 2023-11-06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포장지는.꼭지점을.조금만 가위로 오려 쓰셔야 됩니다. 보관시 오린 부분을 집게로 집으세요 ㅎㅎㅎ. 출시.일정이 부족 해서인가요 새로운 원두 봉투라 포장지 사용밥에 대한 안내가 다소 부족 한듯 요

거리의화가 2023-11-07 09:42   좋아요 0 | URL
포장지를 조금 여유를 두고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