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존 - 코펜하겐 삼부작 제3권 암실문고
토베 디틀레우센 지음, 서제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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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내가 다른 사람들을 상대하는 법을 전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치 내가 온 세상을 통틀어 쳐다보고 있는 거라곤 나 자신인 것처럼요." - P88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홀로서기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대부분은 독립을 하면서이지만 큰 상실을 경험할 때도 그렇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찾아와도 죽을 때까지 누구에게 기대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토베는 그런 사람이였나. 그의 작품은 갈수록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의 마음은 불안에 흔들리고 끊임없이 갈피를 잡지 못한다. 방황이 그의 주위를 맴돌고 있다.

토베는 비고가 자신보다 배 이상 나이가 많은 남자인데 자신의 나이는 한창이라는 걸 결혼을 하고 나서야 깨닫는다. 비고가 출근하고 나면 그제서야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 든다. 매일이 똑같이 느껴지고 지루하게 느껴질 뿐 결혼 이전 자신의 존재가 아득하게 멀리 있다.
결혼 생활이 불만족스러운 토베는 그제서야 어머니의 심정을 이해하게 되었다. 자신과 두 살 밖에 차이 안나는 사위를 보고서 어머니도 난감했을 것 같다. 결혼 생활을 하고 나서야 어린 시절이 행복한 것이었나를 떠올리는 토베가 안쓰러웠다.

"가끔씩 당신은 아주 아득해져서 닿을 수 없게 느껴져요. 당신은 너무 매력적이고, 난 당신과 사랑에 빠진 것 같아요." 이어서 그는 묻는다. "내가 편지를 써도 될까요? 우편물이 그 사람이 집을 나가고 난 다음에 배달되나요? " 다음날 나는 피에트에게서 러브레터 한통을 받는다. '내 소중한 아기 고양이에게. 당신은 내가 결혼하고 싶다는 상상을 해 볼 수 있었던 유일한 여자예요.' 불안해진 나는 비고 F.에게 전화를 건다. "무슨 일이에요?" 나는 약간 퉁명스러운 그의 물음에 이렇게 대답한다. "모르겠어요. 그냥 좀 많이 외로워서요." "알았어요. 오늘밤에는 집에 있을게요. 됐죠?" - P30~31

비고에게 거짓말을 하고 집을 나온 토베는 피에트라는 남자를 만났다. 보자마자 사랑에 빠졌으나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 그는 순간 비고를 떠올린다. 불현듯 떠오르는 불안과 공포, 자신을 붙잡아 달라고 외치는 듯한 토베의 말이 귓가에 울려퍼진다. 그는 사람을 만나도 사랑을 해도 외롭다고 느낄 뿐이다.

"얼마 전에 어떤 젊은 여자를 만났는데, 굉장히 예쁘고 굉장히 돈이 많은 사람이에요. 우리는 곧바로 사랑에 빠졌는데, 이제 그 사람이 윌란으로 나를 초대했어요. 맨션으로요. 그 사람 가족이 소유한 집이래요. 내일 떠날 거예요. 그래도 당신이 힘들어하지 않기를 바라요."
현기증이 난다. 내 집세는, 내 미래는 어떡하라고?
"눈물 금지." 피에트가 단호하게 두 손을 펴 들며 말한다. "제발, 윗입술에 힘 딱 주고 버텨요. 우리 관계에는 어떤 의무도 없었어요. 그렇죠?" - P50

피에트는 이런 말을 던지고 토베를 떠난다. 욕지거리가 절로 나왔다. '아... 세상에는 역시 미친 놈들이 많아 하면서.' 새로운 삶을 꿈꾸었던 토베는 무너지고 만다. 저렇게 의무 운운하며 떠나버리면 그만인가 죄책감이란 없고 욕망대로 살고 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에베는 명확한 답이 없는 질문들을 사랑한다. 예를 들자면 그는 흑인들의 피부가 왜 검은지, 유대인들의 코는 왜 매부리코인지 같은 질문에 관한 자신만의 가설을 세워 놓았다. 한 번은 그가 한쪽 팔로 머리를 괸 채 옆으로 누워서는, 매우 도덕적인 고뇌를 담은 듯한 표정으로 나를 빤히 쳐다본 적이 있다. "나 지하 저항 조직에 합류할까 생각하고 있어요." 그는 엄숙하게 말했다. "프랑스가 함락된 뒤로 상황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아요." 그때 나는 그런 일은 신경 써야 할 아내와 아이가 없는 사람들에게 맡기면 되지 않느냐고 대답했다. 이제 그는 그 생각은 잊어버리기로 한 것 같다. - P71~72

피에트와 헤어지고 난 뒤 토베는 에베라는 남자를 만났다. 그를 만나고 나서야 자신이 아직 비고와 이혼하지 않았음을 깨닫고 토베는 비고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에베는 질문을 사랑하고 외부 세계에만 관심이 많은 듯한데 토베는 피에트와는 다른 그가 좋았던 걸까.

독주가 시작되기 전에 조용히 울리는 드럼 롤 같은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나는 임신과 어머니 되기, 그리고 아기 돌보기에 관한 책들을 읽으며 왜 에베는 이 모든 것에 나만큼 관심이 없는지 이해할 수 없어 한다. 그는 자기가 아버지가 된다는 사실을 거의 믿을 수가 없다고 한다. 그는 신문에 실린 내 이름을 볼 때도 믿을 수 없어 한다. 그는 자기가 유명한 사람과 결혼했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가 그 점을 좋아하는지 아닌지조차 알지 못한다. - P76

"아주 토실토실하네." 그의 말을 들은 나는 기분이 상해 투덜거린다. "할 말이 그게 다예요? 스물네 시간이나 걸려서 낳으면서, 난 아이는 다시는 안 낳겠다고 맹세했는데, 난 아파서 소리를 치고 비명을 질렀는데, 당신이 할 말이라곤 애가 토실토실하다는 것밖에 없어요?" 에베는 부끄러워하는 표정을 짓지만, 아이가 자라면 아마 더 예뻐질 거라고 말해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그러더니 내게 언제 집에 오느냐고, 보고 싶다고 말한다. 나는 요람 위로 몸을 굽히고 조그만 손가락들을 만지며 말한다. "이제 우리는 아버지고, 어머니고, 아이고, 그렇네요. 정상적인 보통 가족이 됐어요." 그러자 에베가 묻는다. "왜 정상적인 보통 사람이 되고 싶어해요? 당신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데." - P80~81

하지만 에베는 토베를 이해하려는 생각이 없다. 임신은 혼자 한 게 아닌데도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다. 고독하고 외로웠을 토베의 절박함이 느껴져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지금 이 순간 남자들은 내 세계에 속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들은 다른 행성에서 온 것처럼 이질적인 생명체들이다. 그들은 자기 자신의 몸과 연결되어 있지 않다. 종양처럼 달라붙은 점액 덩어리가 몸 주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살아가기 시작할 수도 있는 말랑하고 부드러운 장기 같은 건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 P113

또 다시 임신을 해버린 토베는 임신중절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아 헤맨다. 이미 딸이 하나 있는 자신이 또 아이를 갖게 된다면 앞으로의 작품 활동에 지장이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에베는 그냥 낳으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는데 무책임하게 느껴졌다.
하면 그만은 아니지 않나. 책임 의식이라고는 없는 그들에게 화가 난다.

"나 임신했어요. 그런데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는 아이를 낳고 싶지는 않아요." "알겠어요." 그는 그에게서 유일하게 호감 가는 부분인 진중한 회색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느긋하게 이야기한다. "그건 내가 도와줄 수 있어요. 내일 저녁에 오면 내가 소파술을 해 줄게요." 마치 그 일이 평소 일과라도 되는 둥 말하는 그는 세상 어떤 일에도 괴로움을 느끼지 않는 부류의 사람 같다. 안심한 나는 미소를 짓는다. "마취도 해 주실 수 있나요?" "내가 주사를 놓을 텐데, 그럼 당신은 아무것도 못 느낄 거예요." 그가 말한다. "주사요? 무슨 주사죠?" "모르핀 아니면 데메롤이에요." 그가 말한다. "데메롤이 제일 좋죠. 모르핀은 토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 P144~145

나는 임신을 하면 늘 잠자는 데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왜 그런 말이 나오는지 나 자신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카를은 턱을 문지르며 그 말에 대해 생각했다. "이렇게 해 보면 어떨까요." 그가 말했다. "내가 클로랄 수화물을 좀 줄게요. 좋은 진정제고 부작용도 거의 없거든요. 맛은 좀 끔찍하지만, 그냥 우유에 타서 마시면 돼요." - P173

"통증이 계속되면 수술을 해줄 다른 의사를 찾아보면 돼요." 아마도 의사와의 대화가 그에게 정말로 깊은 인상을 남겼는지, 우리가 집에 도착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메타돈이라는 알약 처방전을 써 줄게요. 강력한 진통제인데, 그게 있으면 내가 집에 있으나 없으나 크게 상관없을 거예요." 그는 내 타자 용지를 한 장 꺼내 처방전을 쓴 다음 가장자리를 조심스럽게 오렸다. 그러고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작품을 바라보았다. - P175

내가 에베를 만나러 가겠다고 말할 때마다 카를은 주사기를 꺼냈고 그 특유의 거칠고 무신경한 방식으로 나와 관계를 가졌다. "난 수동적인 여자가 좋아요." - P181~182

토베는 위험한 남자 카를을 만나 점점 약물에 빠진다. 그는 토베에게도 전혀 관심이 없고 자기 전공 말고는 관심도 없는 남자다. 게다가 알고 보니 카를은 정신병자였다. 토베가 이 남자에게서 탈출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생각할수록 소름이 끼친다.

진열장 속의 수은제 용기와 온갖 결정들을 담은 비커에서 부드러운 빛이 퍼져 나왔다. 나는 계속 거기 서 있었고, 그동안 내 안에서는 손만 뻗으면 닿을 곳에 있는 작은 흰색 알약들에 대한 갈망이 시커먼 액체처럼 솟아올랐다. 그렇게 나는 섬뜩한 사실을 깨달았다. 그 갈망은 나무줄기 속의 부패병처럼, 혹은 모체가 아무런 관계를 맺고 싶어 하지 않아도 자기 혼자 자라나는 태아처럼 내 안에 있었다. - P226

토베는 약물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병원에서 한동안 지낸다. 하지만 병원에서 빠져 나와도 수시로 찾아오는 약물의 충동에서 헤어나오질 못한다. 그런 그에게 빅토르가 찾아온다.

그의 전체적인 자태는 살짝 흐트러진 듯하면서도 어딘가 악마적인 생명력을 발산하면서 나를 완전히 매혹시켰다. (...) 나는 헬레에게 잠깐만 동생들을 봐 달라고 하고는 빅토르를 내 방으로 데리고 올라갔다. 그는 자리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를 바라보았다. 다른 의자에 앉은 내 심장은 세차게 뛰었다. 나는 행복과 공포가 뒤섞인 감정으로 가득 찼다. (...) 빅토르가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내 발목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당신을 사랑해요." 그가 말했다. "당신이 쓴 시들을 사랑해요. 오랫동안 당신을 만나 보고 싶었어요." 나는 그의 얼굴을 들어 올려 내 얼굴을 향하게 하고는 말했다. "첫눈에 반한다는 얘기들은 다 거짓말이라고 항상 생각했어요. 지금까지는요." 나는 그의 머리를 내 두 손으로 감싸고 그 아름다운 입술에 키스했다. - P238~239

"한 200년쯤 너무 늦게 태어난 것 같아요. 하지만 만약 그때 태어났더라면 당신을 만나지 못했겠죠." 그는 나를 품에 안았고, 우리의 욕망은 충족되자마자 또 다시 되살아났고, 아이들은 다시금 야베의 보살핌에 맡겨졌다. "사랑에 있어서 끔찍한 점이 있다면 그거예요." 내가 말했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없어진다는 거요." "맞아요." 그가 말했다. "그리고 결국에는 항상 엄청나게 고통스러워지죠." - P243

빅토르를 만나도 한동안 토베는 약물에 손을 댄다. 결국 특단의 조치로 도시를 떠나 약물을 쉽게 구할 수 없는 시골로 터전을 옮긴다. 토베는 그곳에서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고 수년간 빠져 있었던 약물 중독에서 서서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수시로 찾아오는 약물 충동은 여전히 그를 괴롭혔지만 그럴 때마다 빅토르와 아이들이 의지가 되었다.

이렇게 토베의 결혼 생활은 돌고 돌아 겨우 정착하게 되었다.

하지만, 누군가에 기대고 약물에 의존하는 것만이 토베를 구원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토베는 그 자신만으로 충분히 자신감을 갖고 살 수 있었다. 어릴 적부터 홀로서기를 꿈꾸었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삶을 사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았던가. 그 글을 펼치며 살 수는 없었던 것인가.
빅토르를 만나서 겨우 정착할 수는 있었다고 해도 찜찜함이 남았다.

'의존'이란 단어를 되뇌인다. 인간의 홀로서기는 그리도 어려운 것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작품 자체로는 별점 5이지만 스트레스를 주는 남자들 때문에 1을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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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0-20 17: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생의 어떤 결정적 순간이라는게 있는거 같아요. 옳고 그름이 있다걸 배워야 하는 시기, 내가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걸 자각하는 시기 이런거요.
저는 아직 이 책을 안 읽었지만 토베라는 분의 이야기를 보면 그 결정적인 순간에 사랑받지 못햇던 기억이 끊임없이 토베를 자신을 사랑해줄 누군가로 밀어가는 느낌이 들어요. 그건 글을 쓰고 자신의 일을 가지는 것만으로는 충족되지 못하는 어떤 근원적인 자존감의 부족 같기도 하구요.

거리의화가 2022-10-21 09:06   좋아요 2 | URL
어린 시절 부모님과 주변 환경의 영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나 자신이 소중하고 사랑받을만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 상황에서 커오지 않았나 싶어요ㅠㅠ
충족되지 못했다는 말씀이 적절하다 여겨집니다. 결핍에서 오는 불만이 끊임없는 갈망 추구로 나아가게 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독서괭 2022-10-20 18: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왜 3권 별 네개지? 했는데 스트레스 많이 받으셨군요^^;; 알 것 같습니다.
의존이라.. 결론이 좀 씁쓸하네요.

거리의화가 2022-10-21 09:11   좋아요 2 | URL
ㅎㅎㅎ 토베 자체에는 애정이 들지만 만나는 남자들이 다 쓰레기ㅋㅋㅋ
리뷰라는게 결국 사심이 들어갈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도 문장과 묘사는 아름답습니다~^^

미미 2022-10-20 20: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삼부작 클리어 하셨군요!! 저도 비슷한 이유로 별하나 뺐어요ㅎㅎ 토베에게는 애정이 가득~^^♡

거리의화가 2022-10-21 09:14   좋아요 2 | URL
ㅋㅋㅋ 역시 미미님 찌찌뽕입니다!ㅎㅎ 저도 작가에 대한 애정은 샘솟지만 만나는 남자들이 다 너무했어요ㅠ 토베 디틀레우센이라는 작가와 작품을 알게 되어서 여러 모로 좋은 읽기였어요^^ 까먹지 말고 얼른 소장 들어가야겠어요~ㅎㅎ

mini74 2022-10-20 21: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왜 나쁜 남자들만 ㅠㅠ 화가님 리뷰 읽는것만으로도 저도 씁쓸하네요. 화가님 별 하나 뺀 이유가 이해가 갑니다 ~

거리의화가 2022-10-21 09:15   좋아요 3 | URL
하~~~ 만나는 남자들마다 진짜 너무 찌질해서 아주 짜증이...ㅋㅋ 그 중 카를은 용서할 수가 없어요. 직업윤리 의식도 엉망이잖아요. 의료인이 이러면 되나-_-;;; 싶어서~ㅎㅎ

페넬로페 2022-10-20 23: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코펜하겐 삼부작 순식간에 다 읽으셨군요.
마지막의 거리의화가님 느낌을 이해할 수 있겠어요^^

거리의화가 2022-10-21 09:17   좋아요 4 | URL
네. 시리즈라 흐름이 끊기면 재미가 반감될 것 같아 단번에 읽었어요. 책도 얇고 스토리라 금방 읽힙니다^^ 마지막이 좀 허탈하더군요. 어쨌든 해피엔딩이 되긴 했으나~ 그동안 고생한걸 생각하면 어휴...ㅎㅎ

희선 2022-10-21 02: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약에 의존하고 사람에 의존하기... 그런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어쩌다가 그렇게 되는지, 어린 시절 때문일지... 시대가 그렇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고, 여러 가지 때문이었겠지요 더 나중에 태어났다면 좀 달랐을지도 모를 텐데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런 사람 많겠습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2-10-21 09:18   좋아요 3 | URL
말씀처럼 여러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단독자로서 실존의 문제가 얼마나 어려운지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어요. 희선님 감사합니다^^
 
청춘 - 코펜하겐 삼부작 제2권 암실문고
토베 디틀레우센 지음, 서제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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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린 시절에 내가 두려워했던 것을 하나 떠올린다. 착실한 숙련공. 나는 숙련공에 대해서는 아무런 거부감도 없지만, 미래의 모든 밝은 꿈을 가로막는 건 '착실한'이라는 단어다. 그 단어는 비 내리는 하늘처럼 온통 회색으로 물들어 있어서 스며 나오는 밝은 햇빛을 느낄 만한 부분은 어디에도 없다. - P22

토베는 착실함이란 단어에 거부감을 느꼈다. 지금도 그런 가르침을 받는지 모르겠지만 성인이 되기 전까지 어른들은 내게 '착실함'을 강요했다. 그것이 분명한 강요였는데도 나는 크게 거부하지 않았다. 만약 못견뎌내면 어떤 형태로든 본인을 망가뜨리게 되지 않을까. 토베의 청춘은 이렇게 시작부터 밝지 않다.

여기서 사는 한, 나는 외롭고 이름 없는 삶을 살아갈 운명에 처해 있다. 세계는 내 어떤 부분도 인정해 주지 않고, 내가 모서리 하나를 겨우 붙잡을 때마다 내 손아귀를 슬쩍 빠져나간다. 사람들은 죽고, 그들 머리 위의 건물들은 헐려 나간다. 세계는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지속되는 건 오직 내 어린 시절의 세계뿐이다. - P48

세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경제는 좋지 않았고 전쟁의 광풍이 불었다. 하지만 그런 외부적 상황은 당장 먹을 것이 없고, 죽을 것 같을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지금을 살아갈 수 없어서 토베는 과거를 떠올린다. 여전히 자신을 인정해주는 사람은 없고 자신을 둘러싼 세계는 낯설기만 하다.

나는 미칠 듯 화가 날 때면 늘 나중에 후회할 말을 한다. "책을 읽고 싶어요." 나는 말한다. "그리고 글도 쓰고요." 아버지는 내게 도대체 무슨 글을 쓰고 싶으냐고 묻는다. "시요!" 나는 소리 지른다. "시를 굉장히 많이 썼고요, 예전에 제 시들이 훌륭하다고 말해 준 편집자도 있었어요." "저것 보라지." 아버지는 커다란 손으로 자기 얼굴을 문지르며 말한다. "쟤도 제정신이 아닌거야. 쟤가 저런 거 하면서 노닥거리는 거 알고 있었어?" "아니." 어머니의 대답은 퉁명스럽다. "근데 그건 쟤가 알아서 할 일이잖아. 쟤가 글을 쓰고 싶어 한다면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는 건 분명해." (...)
"토베." 아버지의 목소리는 부드러워져 있다. "언제 네..... 그 ...... 시들 좀 나한테 보여줄 수 있겠니? 내가 그런 걸 좀 아니까 말이야." 내 분노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우리 아버지에게는 뉘우치고 참회하는 능력이 있다. 그리고 그건 우리 어머니에게는 없는 능력이다. - P103~104

어머니는 자신을 비웃고 이해하지 않았지만 최소한 아버지는 상처를 주고 미안하다는 말을 건넨다. 시를 쓰는 사람이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글을 쓸 공간을 가지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할텐데도 토베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부모가 원망스럽다. 이 당시 이렇게 자신의 능력을 포기하고 매몰된 여성들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당신이 내가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함께하는 여자일 거예요." 3년 동안 일자리가 없는 상태로 지낸 그는 덴마크에서 썩어 가느니 차라리 대의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싶다고 한다. 그는 생활 보조금으로 살아간다. 일을 했을 때는 택시 한 대를 가진 사람 밑에서 그 택시를 운전했는데, 운전 말고는 어떤 기술도 배운 적이 없다고 한다. (...) 니나와 나는 일자리가 없는 청년들은 피하자고 의견을 모았었지만, 실업자가 아닌 남자를 찾기는 어렵다. 10시가 되자 쿠르트는 나를 집까지 데려다준다. 달빛은 밝고, 마음은 조금 흔들린다. 나는 머지않아 영웅적인 죽음을 맞을 한 남자와 함께 거리를 걷고 있다. - P109~110
나는 그대로 서서 인적이 거의 없는 거리를 걸어가는 그를 지켜본다. 코트도 없는 그는 두 손을 재킷 주머니에 찔러 넣고 있다. 그는 곧 죽을 것이고, 나는 다시는 그를 볼 수 없을 것이다. - P111

토베는 크로그가 부자고 어마어마한 서재를 갖고 있어 책을 얼마든지 읽을 수 있고 자기 시를 이해해준다하여 헤어지고 나서도 끊임없이 그를 떠올린다. 하지만 나는 쿠르트와의 짧은 만남과 헤어짐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스페인 내전에 참전하기로 해서 토베는 만나자마자 그의 죽음을 생각하며 헤어진다. 당시 이런 죽음들이 너무 많았을 것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는 이 상황이 현실이다. 푸틴은 전쟁에 나갈 병사를 위해 강제 동원령을 내렸다. 총알받이가 되기 싫다며 일부는 탈출을 감행하고 그럼에도 동원당해 나간 병사들의 운명은 장담하기 어렵다. 과거는 왜 현실이 되어야 하는가.

나는 내 시들이 출판돼서 시에 대한 감각을 갖춘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그 바람이 왜 그토록 간절한지는 나 자신에게도 설명할 수가 없다. 어쨌든 나는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그것이 내가 어둡고 구불구불한 길들을 지나며 다가가고 있는 목표다. 그것이 내가 아침마다 일어나고, 인쇄소에 나가고, 룅렌 양 맞은편에 앉아 백 개의 눈을 가진 아르고스 같은 그의 시선을 여덟 시간 동안 버틸 수 있게 해 주는 힘이다. 그것이 내가 열여덟 살이 되는 바로 그날 집에서 이사를 나가고 싶어 하는 이유다. 빙 앤뱅이 밤새도록 시끄럽게 울부짖는다. 술 취한 사람들이 카페 뒷문에서 우리 건물 마당으로 쫓겨난다. 그곳에서 그들은 소리치고, 욕하고, 싸운다. 아침이 찾아올 때까지, 마당과 이 거리에 고요함은 찾아오지 않는다. - P115~116

나는 우리 가족이 너무 피곤하다. 내가 자유롭게 움직이고 싶어 할 때마다 그들과 부딪히는 것 같다. 어쩌면 나는 결혼해서 나 자신의 가족을 꾸린 뒤에야 그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P121

토베는 열여덟살이 되기만을 바라고 있다. 그 때가 되면 그는 자유를 찾는 것이다. 지금 집은 외부 환경이 좋지 않고 부모와도 사사건건 부딪치니 머릿속만 복잡해진다. 집을 나가기만 하면 앞으로 자신의 시 세계가 펼쳐질거라 믿는다. 과연 그의 믿음처럼 미래는 장미빛일까.

"우리, 반지를 빼야 할 것 같아요. 난 당신을 정말로 사랑해 본 적이 없어요." "나도 당신을 정말로 사랑한 적이 없어요." 내가 말한다. "없죠." 그는 주억거린다. "알아요." 완전히 당황한 그가 엄청나게 큰 걸음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바람에 나는 그를 따라잡으려고 거의 달려야 한다." "우리 어머니는 당신이 나한테 너무 과분하대요." 그가 설명한다. "당신은 돈도 많고 책도 좀 읽고, 뭐 그런 사람이랑 결혼해야 할 것 같아요." "네." 내가 말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우리 집 현관 앞에 도착한 그는 언제나처럼 내게 부드럽게 키스하더니 자기 손가락에서 반지를 비틀어 뺀다. 그가 그것을 주머니에 넣고, 내 것도 그리로 들어간다. - P139

토베는 악셀이라는 남자를 만났다. 그가 여자를 수시로 바꾸는 인물이라는 말도 들었지만 사랑에 빠졌을 때 그런 말이 들릴까. 무시하고 약혼을 했다. 학생이라 돈을 못 벌고 있는 자신과 비교해서 돈을 벌고 있고 시를 쓰는 것으로 돈을 벌 수도 있는 토베에게 열등감을 느낀 게 틀림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어머니 핑계를 대는 건 너무하지 않나. 여러 모로 치기어리다는 생각 뿐. 아니다 다를까 그와 파혼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부모는 잘했다고 칭찬한다.

"편집자님이랑 있으면 어떤 나쁜 일도 생기지 않을 것 같아요. 여기 있는 동안에는 세계 대전이 일어나지도 않을 것 같고요." 비고 F. 묄레르의 표정이 갑자기 심각해진다. 그는 다시 입을 연다. "다른 일들은 너무도 암울해 보여요. 난 어쩌면 당신을 위해서는 이런저런 일을 해 줄 수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세계대전이 일어나지 않게 할 수는 없어요." 내가 그런 말들을 하게 된 건 와인 때문이다. 어른들은 세계정세에 관해 생각하기 시작할 때면 모두들 내게서 뒤로 물러난다. 그에 비하면 내 시들과 나는 그저 바람이 아주 슬쩍만 불어도 날아가 버릴 먼지 알갱이들에 불과하다. "그럴 수는 없겠죠." 내가 말한다. "하지만 편집자님은 갑자기 돌아가시지 않을 거고, 이 건물도 무너져 내리지 않을 거잖아요." - P202~203

악셀과 헤어진 뒤 토베는 안정적인 남자를 찾았던 것일까. 그는 비고 F.뮐레르라는 남자를 만난다. 어쩌면 그의 직업이 가장 그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는지 모르겠다. 내부와 외부가 모두 불안한 상황에서 그의 눈에 자연스럽게 들어온 남자. 가벼운 마음에 묵직한 바위 같은 남자를 바랐고 그렇게 '비고'와 결혼한다.

나는 시를 쓴다는 점에서는 조금 색다른 사람이지만, 동시에 평범한 면도 많다. 다른 모든 젊은 여자들처럼 나도 결혼을 해서 아이를 갖고 나 자신의 가정을 꾸리고 싶다. 스스로 생계를 해결하는 젊은 여자로 살아가는 일에는 어딘가 고통스럽고 취약한 면이 있다. 그 길의 앞에는 어떤 빛도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나는 항상 내 시간을 팔아넘겨야 하는 의무에서 벗어나서 오직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너무도 간절히 바라고 있다. - P218

토베는 시를 쓰는 것 외에는 자신이 평범한 다른 여자들과 같다고 생각한다. '특이하다? 특별하다!'라는 말을 들어온 그가 원했던 것은 어쩌면 안정감이었을 것이다. 인생의 한때 모험을 감행하고 싶을수는 있으나 전부를 내내 모험에 걸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토베의 고민이 지금의 여성들의 현실적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고 느꼈다.

비고 F.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손톱만큼도 관심이 없다. 그는 오직 예술가들만 좋아하고, 예술가들하고만 시간을 보낸다. 나는 내게 존재하는 제법 평범한 점들은 뭐든 그에게 숨기려고 애쓴다. 나는 새로 산 원피스가 마음에 든다는 사실을 그에게 숨긴다. 나는 내가 립스틱과 볼연지를 쓰고,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볼 때면 내 옆모습이 어떤지 보려고 거의 삐끗하기 직전까지 목을 이리저리 돌려보는 걸 좋아한다는 사실을 숨긴다. 나는 나와 결혼할 수도 있는 그의 마음을 흔들 수도 있는 모든 것을 숨긴다. - P221~222

상대에게 온전한 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쉽지 않다. 하물며 내가 찜한 상대인데 그의 마음에 들길 원한다면 부족한 부분과 감추고자 하는 부분을 되도록 숨기려 할 것이다. 하지만 인생을 살아보니 이렇게 나를 숨기며 만난 관계는 결코 건강하지 못함을 우리는 안다. 토베는 그렇게 결혼이란 제도로 뛰어든다.

청춘은 어떤 색일까? 코펜하겐 삼부작 2권을 읽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적어도 초록빛은 아닌 듯하다. 청춘은 끊임없는 내면의 불안과 현실과의 싸움에서 오는 좌절과 고통의 기록이다. 지나가면 덧없음에도 그때만큼은 간절해서 연약하게 만드는 마음이다.

젊음 그 자체는 그저 덧없고 연약하며 잠시뿐인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통과해야 한다. 젊음에 그 밖의 의미는 아무것도 없다. - P179~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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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10-19 21: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어린시절이 누군가에겐 참 잔인하고 벗어나고 싶은 시절이라는게 슬퍼요. 아이땐 모두가 행복하면 좋을텐데말이지요 ㅠㅠ

거리의화가 2022-10-19 21:49   좋아요 3 | URL
청춘은 구속받길 원하지 않아서인걸까요. 자유를 갈망했던 그가 참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불안과 방황이 토베의 청춘이었던 것 같아요ㅠ

새파랑 2022-10-19 21: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그래도 아직 젊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ㅋ 겉모습은 그게 아니지만 😅

거리의화가 2022-10-19 21:51   좋아요 3 | URL
ㅎㅎㅎㅎㅎ 새파랑님 역시!!!👍👍👍 리뷰쓰다 우울했는데 단번에 날려주시네요^^ 저도 마음은 젊다 말하고 싶습니다ㅋㅋ

scott 2022-10-19 23: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토베의 청춘 넘 안타깝고
연이어 결혼한 남편놈들 ㅠ.ㅠ


화가님 청춘은 푸르른 초록!

그리고 현재는 핑크빛 ^ㅅ^



거리의화가 2022-10-20 08:56   좋아요 1 | URL
아... 3권 읽다가 폭발하는 줄 알았어요. 짐작은 했지만 너무한 놈들ㅠㅠ

ㅎㅎㅎ 핑크빛인지는 모르겠으나 매일이 새롭다는 느낌으로 살려 노력중입니다. 스콧님도 매일을 즐겁고 행복하게^^

희선 2022-10-20 02: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결혼 잘 모르고 결혼해도 자신을 다 보여주지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토베처럼 하면 피곤할 듯합니다 마음이 편해져야 하는데... 토베는 그런 걸 바랐지만 그렇게 되지 못한 듯하네요 시대가 그러기도 했고... 그나마 시와 글이 있어서 다행이다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2-10-20 09:00   좋아요 1 | URL
토베가 작품 외에는 흔들리는 면이 많았던 것 같아요. 결혼해도 자신을 다 보여주진 못하죠. 다 안 보여주는 게 오히려 서로에게 피곤함을 덜 주기도 하는 듯 싶구요^^;
시와 작품만이 그녀를 지탱해줄 수 있었던 듯 싶습니다.
 
토지 5 - 2부 1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5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은 터전을 잃고 모였던 마음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조각난 마음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망망대해를 떠돈다. 낯선 땅이지만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들은 부자와 빈자로 나뉜 불평등한 세계를 맞닥뜨리고 절망에 빠진다. 선택의 이유는 다르지만 최선일까 묻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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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0-19 12: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토지의 이야기는
현재 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화가님 토지 5권 완독
이제 겨우 작은 능선 하나 넘으쉼^^

거리의화가 2022-10-19 12:55   좋아요 3 | URL
ㅎㅎㅎ 그러니까요. 20권이 넘다보니 멀고도 험합니다~ㅋㅋㅋ 암튼 쭈욱 걸어가보겠습니다^^

하나의책장 2022-10-19 1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음먹고 완독해보고 싶은 토지네요! 전권 다 읽으려면 꽤 오래 걸릴 것 같아서 아직 엄두도 못 내고 있어요🤭

거리의화가 2022-10-19 20:10   좋아요 1 | URL
저도 시작한지 몇 개월되었는데 오디오북으로 듣다보니 시간이 더 걸리네요ㅎㅎ 어쨌든 그래도 꾸준히 듣고 있는데 들을수록 잘 만든 작품인 듯 싶습니다. 하나님도 도전해보시면 좋아하실 것 같아요.
 
포르노랜드 열다 페미니즘 총서 5
게일 다인스 지음, 신혜빈 옮김 / 열다북스 / 2020년 2월
평점 :
품절


포르노 산업은 더욱 교묘해지고 가혹해지고 있다. 포르노는 결코 섹스와 같지 않고 폭력이라 생각한다. 포르노가 판타지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놓치고 있는 지점을 각종 포르노의 유형과 실사이트, 이용객의 사례를 통해 들여다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포르노가 위계의 불평등을 가속화하는 장치라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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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2-10-17 08: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악 완독?! 😳

거리의화가 2022-10-17 08:52   좋아요 4 | URL
네 비타님 어제 완독했어요. 리뷰 안쓰려다가 그래도 써야할 것 같아서 100자평으로ㅎㅎㅎ 읽기 무척 힘든 책이었지만 역시 읽는 것이 도움되는 책!

다락방 2022-10-17 09: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악 이번달 일등은 거리의화가 님인가요? 완독하셨다니 축하드리고 부럽습니다. 그리고 읽느라 고생하셨어요.
특히나 젊은 여성이 아니라면, 현재의 포르노가 어느 지점에 와있는지 모르기 쉬운 것 같아요. 단순히 섹스하는 영화라고 생각하는게 전부일텐데, 이 책을 보고 나면 그게 한참 잘못된거라는 걸 알게 되죠. 그래서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저는 생각했어요. 이런 포르노가 존재하는 한 우리가 그리고 우리보다 젊은 여성이 포르노랜드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이니까요.

고생하셨습니다!!

거리의화가 2022-10-17 10:31   좋아요 3 | URL
난티나무님이 먼저 읽으셨을걸요^^ 저는 이 책 읽는데 속이 계속 울렁울렁~ 심지어 제가 청불 영화도 잘 안보는지라 더 가감없는 표현에 놀랐던 것 같아요ㅠㅠ
이 책에서 제시한 사례들이 10년 이상 된 거여서 그럼 지금은 더 심해졌으면 심해졌지 덜하진 않을걸 생각하니 한숨이ㅎㅎㅎ 젊은 여성들이 얼마나 이런 자극적인 현실에 노출되는지 들여다볼 수 있었어요. 포르노 산업의 문제는 남성들이 무뎌지게 하는 것도 있지만 위계와 불평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에도 있는 것 같아요. 이런걸 보는 남성들이 과연 여성들을 존중할까 헛웃음만 나옵니다;;;

미미 2022-10-17 10: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완벽한 100자평이네요!^^* 포르노에 나오는 행위들이 너무나 폭력적이고
갈수록 심각해지는데도 불구하고 ‘돈으로 합의?‘되었단
이유로 정당화되는 자본주의 현실이 참 무섭고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어요.


거리의화가 2022-10-17 11:02   좋아요 3 | URL
포르노 산업이 갈수록 교묘한 기술과 장치로 판타지스럽게 광고하면서 실상 내용은 더 가혹해지는 것이 소름끼칩니다. 돈을 버는데 혈안이 된거겠죠ㅡ,.ㅡ
책의 사례들이 폭력 이상을 보여주더군요. 정말 내가 다 아픈 느낌이었습니다ㅜㅜ

mini74 2022-10-17 15: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포르노가 이 정도일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끔찍하지만 읽어야 할 책이란 생각 들었습니다. 이제 남자애들의 통과의례 정도로 생각하는 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에요

거리의화가 2022-10-17 16:19   좋아요 2 | URL
너무 끔찍해서 읽는내내 괴로웠거든요. 정말 속도 안 좋아지더라구요-_-;
포르노를 보는게 당연하다 여기는 남자들이 꼭 봐야할 책 같아요.

바람돌이 2022-10-17 15: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근데 요즘 알라딘에서 여성주의 읽기 하는 책들 가끔 품절뜨네요. 얼마전에 저 여성주의 책읽기 책 한권 품절 뜨서 깜짝 놀라가지고 다른 서점에서 부랴 부랴 샀거든요. 못살까봐..... 근데 며칠 뒤에 알라딘에서 다시 수급을 했는지 다시 재판매 되긴 하더라구요. 어쨋든 진짜 좋은일 맞죠? 여성주의 책읽기 만세입니다. ^^

거리의화가 2022-10-17 16:21   좋아요 3 | URL
분명 며칠 전까지는 품절 아니었던 것 같은데 오늘 오전에 보니 품절이더라구요.
여성주의책이라 수요가 팍팍 늘었다는 것이 합리적 추론인 듯 싶습니다ㅎㅎㅎ
좋은 일이에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읽어야 할 책이라 생각합니다^^

독서괭 2022-10-18 15: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드립니다 화가님^^ 요점을 콕 짚은 백자평이네요! 전 일등으로 시작했으나 음.. 뭐 말일까지는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거리의화가 2022-10-18 17:16   좋아요 2 | URL
괭님 고맙습니다^^ 아직 이달 많이 남은걸요. 완독 응원드립니다!^^

얄라알라 2022-10-18 15: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거리의 화가님, 포르노랜드가 가속시키는 위계 불평등, 인간성 말살 폭력에 찬물을 끼얹는 100자평!!!! 다음에는 어떤 분께서 완독 빵빠레를 울려주시려나요?^^ 모두 화이팅!

거리의화가 2022-10-18 17:17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다음 완독하시는 분은 어떤 분일지 궁금합니다^^ㅎㅎ 알라님도 읽기 응원합니다!^^
 
조선총독부의 조선사 자료수집과 역사편찬 일제 식민사학 비판 총서 5
서영희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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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국책임론은 일제에 의한 문명화의 논리로 귀결되며, 그것이 근본적으로 식민지 근대화론 재등장의 배경에 깔린 서사 구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수많은 식민사학 비판이 있었지만 대부분 고대사부터 조선시대사에 집중되었고, 식민사학의 근대사 서술에 대한 비판은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이 책이 식민사학으로서 조선총독부의 조선사 자료수집과 역사편찬 중에서도 특히 고종시대사 인식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 P11


일제 식민사학의 논리는 정체성론과 타율성, 당파성론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 귀결은 망국책임론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일제 병합의 논리로 이용되었다(해방 후에도 역사계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정작 근대화 시기인 대한제국기와 병합 전후의 역사 서술에 대한 고찰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때문에 이 책은 일제 시기 조선총독부가 주도한 역사 서술 중 고종과 순종 시대에 주목한다.

개인적으로 고종과 순종 시대의 역사는 자료가 많이 남아 있으나 들여다보기가 꺼려진 것이 사실이다. 일본 관변학자들의 구미에 맞게 씌어졌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볼 가치가 있는가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정작 이 시대에 씌여진 역사 서술은 근현대 사학자들이 사료로 많이 활용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활용 수단이 없어서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거나 아니면 나처럼 아예 들여다보지 않거나 비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곱씹게 된다.


일제는 조선에 맞는 법제적 기초를 확립하고자 구관 조사를 실시하면서 엄청난 분량의 기초 자료들을 수집했다. 또 통감부 시기부터 궁내부 규장각 도서과로 취합된 '제실도서'들을 '조선총독부도서'로 목록화하고 해제 작성하였다. 대한제국 정부기록류와 황실제산 관계 문서를 포함한 규장각 자료는 총독부 취조국과 참사관 분실에서 일차적으로 정리를 마치고 학무국 학무과 분실로 이관(1922년)되었다가 경성제대로 이관(1924년)되었다.

일제는(데라우치 마사타케를 비롯) '내선동화(일선동조론)'를 위해 조선인의 심리와 민정, 역사 연구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가졌다. 병합 합리화를 위한 이론적 근거 마련을 위해 조선 반도사 편찬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조선반도사』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서술을 표방했으나 실제로는 조선의 역사서를 불신하고 일제가 보는 식민지 역사성을 구축하겠다는 목적을 가졌다.

편수체계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쳤다. 
먼저 조선인 조사 주임들이 3개월에 한 번 수집한 사료를 중추원 서기 관장에게 제출하면 서기관장이 사료를 편집 주임에게 교부하고 편집 주임이 1기 기초(起草)를 끝내고 다시 서기 관장에게 제출한다. 서기 관장이 제출 자료를 등사하여 심사위원에게 회부하고 의견을 수렴한 뒤 심사위원이 의견을 덧붙이면 서기관장이 편집주임과 심사위원의 협의회에 부의하여 채택 여부를 결정한다. 마지막으로 완성된 안을 의장 및 총독 결의에 거쳐 확정한다.

하지만 『조선반도사』 원고는 일부만 완성되는 등 집필이 순탄치 않았는데 집필진이 전출, 사망하는 등 개인적 이유와 조선인의 사료조사, 일본인의 집필로 이원화된 편수체계 시스템의 문제가 있었고 3.1운동으로 총독부 방침이 변화되면서 일선동조론이 조선인의 저항을 북돋을 위험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반도사』는 타율성과 대외의존성을 강조하며 병합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펼쳤다.


한편, 『조선반도사』가 사료집 편찬 방식으로 전환하자 대중성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 이 때 관변 단체인 조선사학회가 평이하고 간명한 서술로 대중들에게 어필하는 연구 결과물인  『조선사대계』를 편찬한다. 이는 총독부가 관변학회 이름을 빌려 보급한 최초의 식민지 통사였다.


3.1운동의 영향으로 일제가 문화 통치를 실시한 이후 중추원은 풍속 조사(조선의 의식주, 관혼상제, 연중행사 등)하고, 제도 조사(국제, 왕실, 구역, 관직, 관원, 내무, 외교, 군제, 재판, 재무, 지방 자치 등으로 나누고 광범위한 자료를 바탕으로 등사와 발췌 진행)를 실시한다.

일제의 관심이 조선사와 만주 대륙 간의 연관성을 규명하는 데로 이동하였고 일선동조론은 조선인의 반감 가능성을 높이므로 눈치를 보지 않을수 없었기에 자연스레 이들의 관점은 만선사관으로 이동하였다.
역사 편찬 사업을 위해 조선사편찬위원회를 설치하고 기획부터 진행 과정 전부를 구로이타 가쓰미가 주도하여 『조선사』 편찬이 이루어진다.

구로이타에게 문화통치란 박물관 전시를 통해 식민지 조선인들이 조선 문화가 열등하고 후진적임을 실물로 확인하고 그 결과 독립을 주장하지 않도록 하는데 있었다. 편찬 방식은 조선인의 반발을 초래하지 않도록 아카데미즘의 방패 아래 사료집 형식으로 진행하였다.

이나바 이와키치가 편찬에 참여하면서 조선 민족 주류를 북방계로 인식하는 그의 관점이 영향력을 끼친다. 다만 조선인 위원들은 일본인 위원들의 관점에 문제를 제기했으나 그들은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하지만 이마니시 류가 유학을 다녀온 후 1,2편의 주임을 맡으면서 고구려사로 대변되는 북방의 역사를 제외하고 한반도 남부 한(韓) 종족의 역사 위주로 인식하는 그의 상고 체계가 반영되었다.

조선사편찬위원회는 1923년 전국의 지방 관청과 민간이 보유한 고문서 등을 끌어모으기를 시도한다. 그러나 1924년이 되어서도 수집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고(조선인들의 반응이 시큰둥) 이에 조선총독부는 조선사편찬위원회를 조선사편수회로 격상하면서 사료 수집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조선사편수회는 구로이타가 사업을 총 지휘했고 이나바 이와키치가 소수의 수사관들과 실무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기에 실무 위원들의 영향력은 제한이 많았다.

『조선사』의 고대사는 이마니시 류가 주도하면서 이전 『조선반도사』와 큰 차이가 없었고 조선시대사 부분은 이나바 이와키치, 세노 우마쿠마가 담당하면서 내용이 대폭 확대되었다.


『조선사』의 시대 하한은 1894년까지였는데 일본이 경복궁을 침략하여 세운 개화파 정권인 갑오개혁으로 마지막을 장식하려는 의도였다고 볼 수 있다.
또 제6편 시작 시기는 순조 즉위년(1801년)으로 정리하면서 서양 제국과의 관계에서 시작하려는 의도를 관철시켰다.

『조선사』 제6편 제4권은 다보하시 기요시가 주도했으며 다른 편에 비해 훨씬 많은 편수를 담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역사 편찬을 담보해주지는 못한다. 다보하시 기요시는 대외 관계에 편중하여 서술한 측면이 크고 개화 정책도 일본, 청과의 관계에서만 파악함으로써 고종 시대사를 주체적으로 보지 않고 대외관계의 객체로 전락시킨 결과를 가져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병합 이후 대한제국의 황실이 일본 천황가의 일원으로 이왕가가 되었다. 『이태왕실록』은 왕족으로서 이전의 실록의 형태가 아닌 '실기'의 형태를 띠었다. 아사미 린타로가 편찬을 주도하였는데(서지학자이자 조선본 수집가로 이름이 나 있었음) 이는 일본 궁내성에서 비밀리에 진행하기 위해 조선왕실의궤를 기증 형식으로 반출하였다.
아사미 린타로가 편찬에 활용한 인용 자료들은 주로 왕실 계보와 궁궐 관련자료 등이 대부분이었고 근대 자료도 제시되었으나 체계적이지 못한 한계를 지닌다.


순종의 국장 이후 실록 편찬을 고려하면서 『고종순종실록』 편찬 사업이 추진되었다. 이는 오다 쇼고(식민 사학의 핵심)가 주도하고 실무는 시노다 지사쿠(조선사 편수회 참여, 조선사학회 고문)가 맡았다. 사료 모집 위원으로는 기쿠치 겐조가 핵심이었다. 그는 『이태왕실록』을 일부 등사하여 『황제양위 전수의 중요 일기』를 작성하여 실록 편찬의 참고 자료가 되게 하였다. 문제는 그가 을미사변에 직접 가담한 인물인데다 많은 대중적 저술을 통해 고종 시대상을 왜곡했다는 데 있다.

편찬 위원장 아래 사료모집 위원, 편집 위원, 감수 위원으로 나뉘어 작업이 이루어졌고 완성된 원고를 위원장이 이왕직 장관에게 제출, 결재하면 간행되는 절차였다.

조선인 편찬 위원들이 전통적 연대기 발췌 기록을 토대로 초고 작성을 하는 동안 사료 모집부에서는 개항 이후부터 대한제국기에 해당하는 근대 사료 수집을 맡으면서 사료 수집은 기쿠치 겐조의 절대적 영향 하에 이루어졌기에 식민사학의 관점이 반영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이들은 고종 시대 사료를 많이 수집하고 공포했으나(실증) 고종 시대의 근대적 모습을 담은 사료들이나 대한제국 공식 사료 등은 철저히 외면하면서 고종 시대의 실상은 축소되었다.

이렇게 『고종순종실록』 은 이왕직의 오다 쇼고가 주도하면서 대한제국기와 병합 전후사를 이전 왕조의 역사 형식을 빌리고 내용은 그들의 취사 선택하에 채워지는 결과를 낳았다.


마지막으로 이야기할 부분은 역사 편찬에 참여한 조선인들의 역할이다. 일본 학자 또는 관료들이 주도하였다고 하지만 조선인들의 역할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들은 대부분 친일 학자, 귀족, 유림 등으로 조선 자료에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웠을 것이고, 그들이 중간 다리를 해주지 않았다면 이런 결과물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을까.


이 책은 일제 식민사학 비판 총서 5권으로 1권 이후 가장 인상이 깊었다. 이들이 사용한 사료들이 입맞에 맞게 취사 선택되었음을 이해할 수 있었고 시대적 배경에 따라 그 흐름이 변화되었음을 정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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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10-16 2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용이 어려울거라 짐작되는데 화가님 이렇게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 한 정치인의 망국책임론 발언때문에 저도 궁금했어요. 어제 가스라이팅에관한 방송을 우연히 봤는데 피해자의 자기비하가 망국책임론과 닮았네요.

거리의화가 2022-10-17 08:36   좋아요 1 | URL
인용한 자료들이 많아서 따라가기 어렵기도 한데 오히려 그런 자료들을 제시함으로써 저자의 논리가 설득력을 갖는 면이 컸어요. 비판을 하려면 제대로 된 논거가 필요하니까요^^
ㅋㅋㅋ 망국책임론! 의도한 건 아닌데 이렇게 되었네요^^; 자국의 역사를 공부안하니 국민들은 창피함만 보게 되는~ 미미님 고맙습니다^^

희선 2022-10-17 0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사란 좋은 것뿐 아니라 안 좋은 것도 받아들여야 하지만, 일제시대 역사 연구는 일본에 좋게 했을 것 같네요 그것도 조선을 지배하려는 목적으로 한 거군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2-10-17 08:38   좋아요 2 | URL
일제는 식민지 조선을 철저히 연구했어요. 그래서 온갖 자료들을 수집하고 조사했죠. 그런 면이 소름끼치기도 합니다. 게다가 당시 친일 지식인들은 이에 협력하고 부응해 자국의 역사를 왜곡하는데 앞장섰다는게 씁쓸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