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 모 영화잡지의 한 기사를 읽다가 무언가 목에 걸려서 다시 앞으로 돌아가 그 문장을 읽었다.

--서강대에서는 청소부마저 영어 가능자를 쓰겠다는 판이고......

다시 읽어보아도 역시 목에 걸린다.  잔가시가 아니다.
내가 너무 까탈스러운 걸까?

'아무 생각 없이 열중하여 글을 쓰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뭘 그걸 가지고 페이퍼까지 쓰고 그러냐?
넌 얼마나 잘나서?'

일단 나에게 딴지를 걸어 보아도 목에 넘어가지 않는 건 마찬가지다!
평소 엄청나게 날카로운 필봉을 휘두르는 척하는 이 필자는  평소 나에게 미운 털이 박혔다.

조사 하나에 얼마나 큰 뜻이 숨어 있는데?

'청소부마저'에는 청소부를 폄하하는 필자의 평소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는 게 나의 생각이다.
'청소부도'라고 쓰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에스비에스의 한 여성  아나운서는 대종상인가 백상인가 영화제 시상식 진행 도중 안성기를 소개하면서
"참 보기좋게 늙어가시는 분!"이라고 소개하여 한동안 나의 의심(그의 소양, 혹은 양식)과 미움을 받았다.
나이 쉰도 안 된 사람 보고 '늙어간다'고 표현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나이가 몇 살이더라도......"참 보기좋게 나이 드시는 것 같다"고 표현해야 옳다.
(고백하자면 마흔을 앞두고 나이에 굉장히 민감할 때였다!ㅎㅎ)

그런데 최근에 이 아나운서가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작은 일에도 눈과 코가 벌겋게 변해(눈물을 참느라) 
어쩔 줄 모르며 방송하는 모습을 보고 그녀가 좋아져 버렸다.

'그렇게 큰 방송을 진행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 일이지, 뭐!'로 생각이 바뀐 것!

공인으로서의 글쓰기나 말하기는 정말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 나같은 꼴통 독자나 시청자를 만나 사소한 일에 욕을 덤테기로 얻어먹을지 어떻게
알 수 있겠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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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5-11-17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꼴통 기자 맞네요. 뭐!

로드무비 2005-11-17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분이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용기 백배!^^

라주미힌 2005-11-17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이란게 쓰다보면 그럴경우가 많더라구요.. 의도하지 않았어도, 뉘앙스가 개떡같은..
저건 진짜 개떡같네요 ...

로드무비님 마흔? 헉... 내 또래인줄 알았는데.. ㅋㅋㅋ

로드무비 2005-11-17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 그렇죠? 개떡같죠?
(입이 좀 험하시구려. 저 입 험한 거 좋아해요!)
나이 얘기는 못 들은 걸로......^^;;

라주미힌 2005-11-17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사실 따지고보면 계급의식은 모두다 갖고 있는거 같아요.. (저 또한..)
사는 지역, 교육 수준, 재산, 나이, 직업...
숨긴다고 고상한 것 같지는 않고, 드러나면 천박하고.. 어려워요..

로드무비 2005-11-17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요.
그런데 전 그 부분을 좀 민감하게 생각하는 편.
(허위의식이 아닌가? 스스로 찔리는 부분이 있어서인진 모르겠지만...)

숨은아이 2005-11-17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자요, 마자.

물만두 2005-11-17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억~~~~~~~

하루(春) 2005-11-17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 참 마음에 드네요.

mong 2005-11-17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아 다르고 어 다른데
저도 그런거에 가시 걸리면 넘어가기 힘들더라구요
로드무비님 저도 입 험한거 좋아해요! (어째 분위기가....)
마지막에 골똘....한 우디 알렌두 좋아요 ^^

진주 2005-11-17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마저'라고 했다면 괜찮은 문장이었는데....쯔쯔...

국경을넘어 2005-11-17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말씀이 '마저'요 '마저' ㅋㅋㅋ

가시장미 2005-11-17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폐인촌님 말씀이 '마저'요 '마저' 으흐흐흐

산사춘 2005-11-18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견으로 떡칠된 세상이라서 스스로 경계하고 살지 않으면 남에게 상처를 줄 수 밖에 없는 듯 해요. 검열은 이런 데 사용되어야... 무비님표 레이다 짱!

로드무비 2005-11-18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사춘님, 어라? 이미지 사진 바뀌었네요. 구경 가야겠다.
맞아요, 편견으로 떡칠된 세상!
그나저나 제 레이다 아찍 쓸만하죠?^^

가시장미님, 웃음소리가 심상치 않은 것이 폐인촌님 팬이신가 보다.
'마저'요?^^

폐인촌님, 제가 언제 틀린 말 하는 것 보셨나요오?(애교랍시고 + 잘난척!)^^

진주님, 도대체 그 사진 속 소녀 누굽니까?
너무 이쁘잖아요.
다음엔 '진주마저'라고 적을게요.^^

mong님, 입 험한 거 좋아하신다니 우린 같은 과?
우디 알렌 얼굴 이 페이퍼와 잘 어울리죠?^^




로드무비 2005-11-18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마지막 문장이 뭐였죠?
아아! 꼴통 독자요오!
님도 그런 거 좋아하시는구나.^^

물만두님, 크억~~ 음향이 심오합니다.^^

숨은아이님, 님이 맞다고 하시니 정말 제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으쓱=3

비로그인 2005-11-18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 댓글을 보다 생각난 건데요..
저도 제 자신을 변화시킨다는 것이 솔직히 좀 힘들더라구요. 비민주적이고 전근대적인 말과 행동이 튀어나올 땐, 좌절감 느끼죠. 갈 길이 바빠요, 도 닦아야 돼요, 도를..

로드무비 2005-11-18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이님, 사실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편견들도 꽤 가지고 있을 거예요.
그리고 자신이 입으로는 이렇게 저렇게 그럴싸하게 말하지만
무엇을 속이고 있는지 잘 안되는지 또 알 거고.
그래도 의지를 천명하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요?^^;;

릴케 현상 2005-11-18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마저 추천을 하고

로드무비 2005-11-18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산책님마저......
고마워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