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말도 안되는 원고를 한 달 동안 꼬박 주물러 그래도 기본 꼴을 갖춰 세상에 내보낸 적이 있다. 그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저술가이고 유명강사이다. 세상에 그렇게 횡설수설 말도 안되는 원고는 또 처음 보았는데 그래도 그 책은 저자의 명성과 편집자의 교통정리와 교열 아르바이트생의 노고에 기대어 가벼운 베스트셀러로 떠올랐다. 대한민국에서의 그의 입지는 더욱 확실해졌고......
일본에 있는 친구의 남편이 인생의 전기를 맞아 참고하기 위해그 책을 어렵사리 구해 읽었다는 말을 듣고 나는 깜짝 놀랐다. "비단은 나하고 편집자가 짜고 비단옷은 그 사람이 입고......" 하고 투덜댔더니 남편이 아서라 말아라 한다. 그게 그렇게도 원통하면 책을 직접 쓰라고......
나는 책을 낼 만큼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없다. 정리된 생각도 없다. 그런데 그에게는 그것이 있었던 것이다. 횡설수설 별것 아닌 걸 부풀려 말하는 재주도......아아, 지금 하고 있는 일도 그렇고, 허울 좋은 책들이 세상엔 너무 많다.
(조금 짜증스러운 내용의 글이라 제목으로 장난을 좀 쳐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