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세탁기를 연이어 두 번 돌렸다. 세탁기에게는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아삭거리는 여름 이불을 덮고 있으면서 이불솜을 벗겨야 하는 일이 귀찮아 빨지 않은 이불을 세탁해야 했다. 더 미루면 안 되었다. 장마가 시작되었다고 비가 올 거라 해도 세탁기는 돌아가야 했다. 이불 커버와 고정된 여러 매듭을 하나씩 풀고 이불솜을 먼저 세탁하고 뒤이어 이불 커버를 세탁했다. 이제 진짜로 그 계절을 정리하는 기분이었다.


건조대와 식탁 의자에 이불을 널고 더 글로리 때문에 가입하고 끊어내지 못한 넷플릭스 시리즈 가운데 <사냥개들>을 봤다. 내용 전개상 폭력성이 짙은 부분은 살짝살짝 빨리 넘겨 가면서 끝까지 봤다. 선의란 무엇일까. 그 무해한 선의를 이용한 유해한 사람들의 마음은 무엇일까.

그런 생각은 『소설보다: 여름 2023』 속 공현진의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가 생각났다. 맞다,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우리는 왜 이렇게 아둥바둥하는 걸까. 2023년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의 소설이 괜찮았다. 아니, 좋았다. 이 작가의 소설이 궁금해졌다. 아직 나머지 두 단편은 읽지 못했지만 공현진의 소설만으로도 기대는 충족되었다.





『소설보다: 여름 2023』과 함께 야금야금 산책은 레일라 슬리마니의 『한밤중의 꽃향기』와 장바구니를 정리할 때마다 살아(?) 남은 존 버거의 『결혼식 가는 길』이다. 레일라 슬리마니의 산문도 소설만큼 좋을 것 같다. 잠자냥 님의 오별이니까. “글을 쓴다는 것은 혼자가 되는 것이다.” 이 문장만으로도 말이다. 책장엔 존 버거의 책이 꽤 있다. 장바구니와 마찬가지로 책과 책장을 정리할 때 제외되는 작가다. 읽지 않은 책들이 있지만 그 목록에 한 권 올라가는 일은 즐겁다.


새벽 내내 내리던 비는 그쳤다. 장마가 아닌 것 같은 기분이다. 그러나 곧 다시 내릴 것이다. 장마는 시작되었으니까. 장마에 대한 걱정은 뒤로하고 수국을 생각한다. 어제 주문한 수국은 내일 도착한다. 올해는 분홍 수국을 주문했다. 수국을 기다리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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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3-06-26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탁기에게 미안하시다는 그 마음,
저는 그런 마음이 정말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어제 세탁기에 제대로 미안하게 일을 시켰어야 하는데 밤사이에 이미 장마가 시작되었네요^^:;;

저도 6월 30일 배송 받기로 하고 수국 3단을 주문했는데,
자목련님의 수목이 먼저 도착해서 페이퍼에 올라올 수도 있겠네요^^

자목련 2023-06-27 09:01   좋아요 1 | URL
장마가 온다는 소식에 건조 기능을 쓰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렀어요. ㅎㅎ
저는 한 송이만 주문했는데 얄라 님이 주문한 풍성한 수국은 얼마나 예쁠까요?

2023-06-27 1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28 1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일기는 시가 되고 시는 일기가 된다. 시를 쓰려고 한 게 아니지만 일기는 쓰다 보면 길을 잃고 차마 알아볼 수 없는 감정에 닿는다. 그런 것들이 모이고 하나하나 다듬으면 시가 될 수 있다. 하루를 마감하며 쓴 짧은 몇 줄 혹은 긴 장문의 글은 어느 날에 읽어보면 시로 변해있다. 울프의 일기와 황인찬의 시집을 두고 생각나는 대로 쓴 것이다.


일기와 시, 그 끝에 닿는 게 같은 감정일 것 같다. 버지니아 울프의 『울프 일기』는 오랫동안 장바구니에 있었다. 당장 읽겠다거나 사겠다는 의지와 상관없이 거기 그렇게 있었다. 이제 읽을 때가 된 건 아니고 사 버렸다. 그러니까 사 버린 것이다. 샀으니 됐다. 나는 뿌듯하다. 그래도 펼친다. 펼쳐서 나온 날의 일기는 이렇지 않고 짧은 일기를 찾았다.


예절 바른 편지를 보냈다. 아직 답장이 안 왔고, 또 올 리도 없다. 덕분에 나는 7월에 소설을 쓰다 말고 밖으로 나가, 머리에 모피 털이 달린 모자를 쓰지 않아도 된다. 지금은 전에 없이 멋진 봄이다. 부드럽고, 파랗고, 안개가 서려 있다. (3월 28일, 화요일)


편지를 썼던 날이 언제였던가. 그러니 답장 같은 게 올 리가 없다. 새벽 어스름에 온통 뿌연 기운이 가득했다. 안개가 나를 덮치는 것 같은 두려움이 몰려왔다. 서서히 안개는 사라지고 아무 일 없는 듯 하루가 열렸다. (6월 16일, 금요일, 울프를 따라 써보기)





황인찬 시에 대한 기억은 첫 시집의 느낌이 좋아서 꾸준하게 읽는 건 아니지만 시집이 나오면 관심이 가고 사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번 시집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엔 이런 시가 있다. 여름이라서, 장미라서, 눈에 들어왔는데 슬프구나.


장미가 화병에 꽂히기로 결심했으므로

화병에 장미 한 다발이 있을 것이다


일주일이 지나면 온 집안에 썩은 내가 가득할 것이다


나는 너에게 왜 꽃을 버리지 않느냐고 묻겠지

너는 대답하지 않을 것이다


한 달이 지나면 장미는 완전히 마르고

너는 이 집에 없을 것이다


꽃은 묘지에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도 있는 법인데


화병에 장미 한 다발이 있을 것이다

목이 꺾긴 채로 말라버리기로 되어 있는 장미들


나는 너에게 장미 한 다발을 준다

그것이 장미의 결이라고 믿으면서 (「장미는 눈도 없이」, 전문)


일기를 쓰고 시를 읽는 하루를 그려보면 근사하다. 하지만 일기를 쓰고 시를 읽는 하루를 사는 일은 근사하지 않을 것이다. 생각한 것과 다르게 흐르는 일상, 생각과 똑같은 일이 얼마나 될까. 그래도 시 읽고 일기 쓰는 마음은 간직해 보도록 하자. 시를 쓰는 것도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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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3-06-16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프일기 엄청 두껍네요 후덜덜
황인찬 시인 시 맘에 듭니다! 예전에 시 낭송 들었는데 목소리가 참 좋으시더라고요.

자목련 2023-06-19 09:27   좋아요 1 | URL
얇은 시집 옆에 있어서 더 두껍게 보이네요 ㅎ
황인찬 목소리, 급 궁금합니다!

거리의화가 2023-06-16 1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울프 일기는 저도 보관함에 두었는데 잊고 있었네요. 울프 소설들부터 읽어야할텐데...^^ 시를 읽고 일기를 쓰는 마음. 마음을 간직한다는 말이 그냥 좋습니다^^

자목련 2023-06-19 09:28   좋아요 1 | URL
살짝 넘겨봤는데 일기를 읽고 울프의소설을 읽으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같이 읽어도 좋을 것 같고요.
간직해야 할 마음이 너무 많아 걱정입니다 ㅎㅎ

페넬로페 2023-06-16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프 일기‘ 읽고 울프의 작품 이해하는데 도움 받았어요.
글 잘 쓴다는 느낌도 많이 받았고요^^

자목련 2023-06-19 09:29   좋아요 1 | URL
역시 페널로페 님은 이미 만나셨군요.
버지니아 울프는 정말 글을 잘 쓰는 것 같아요.

책읽는나무 2023-06-16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은 일찌감치 사다 놓긴 했습니다만^^;;;;

자목련 2023-06-19 09:29   좋아요 1 | URL
나무 님 책장에 없는 책은 궁금합니다. ㅎㅎ
 

테마소설은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시선으로 풀어내 생각지도 못한 즐거움을 안겨준다. 가족을 테마로 한 『끌어안는 소설』은 가족에 대한 보편적인 이미지와 고정된 틀을 깨고 색다른 가족의 모습을 안내한다. 『끌어안는 소설』는 짧게는 1년, 길게는 20여 년 전에 발표된 소설을 통해 가족의 형태와 사회적 통념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여준다. 정지아, 손보미, 황정은, 김유담, 윤성희, 김강, 김애란이 들려주는 가족을 만나는 동안 나에게 가족은 무엇인가 돌아보게 된다.


이 책을 읽은 일은 즐거웠다. 왜냐하면 좋아하는 작가의 단편을 다시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기존에 출판된 단편 가운데 가족에 대한 소설을 엮은 책으로 목록을 보며 특히 반가웠던 건 손보미, 황정은, 윤성희의 단편이었다. 손보미의 등단작 「담요」, 황정은의 첫 소설집에서 만난 「모자」, 슬픔을 유머로 승화하는 윤성희의 「유턴 지점에 보물 지도를 묻다」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하게 좋다.


이 단편들에 대해 먼저 말하자면 황정은의 「모자」는 아버지가 모자로 변하는 내용이다. 아버지는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에 모자로 변한다. 아버지가 원하거나 의도한 건 아니다. 그런 모자, 그러니까 아버지를 발견하는 자식들은 아버지가 처음 모자로 변했던 각자의 기억을 떠올리며 아버지를 이해하려 한다. 모자로 변하는 아버지랑 사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아버지라서, 가족이라서, 모자를 챙기고 모자를 살피지만 반대로 그 모자를 하찮게 여기며 방치하고 버릴 수도 있다. 내 아버지가 그렇다면, 내 가족이 그렇다면 나는 어떨까. 소설 속 모자는 다른 것으로 대입하면 휠씬 쉽다. 싫어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가족의 모습이나 태도, 고집 같은 것들. 이번에 「모자」를 다시 읽으면서 술에 취해 자전거를 타고 오다 넘어진 아버지, 아버지가 마루에 앉아 부르던 노래를 부르던 모습이 생각하니 그 시절이 그리워졌다.


손보미의 「담요」는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다. 경찰인 ‘장’의 아들은 좋아하는 록 밴드 콘서트에 갔다가 사고로 죽었다. ‘나’는 ‘한’에게 들은 이야기를 소설로 쓰고 유명해졌다. ‘한’은 그런 ‘나’를 비난하고 관계를 끊었다. ‘한’의 장례식상에서 ‘장’을 보았고 나중에 그와 만나 아들의 사고에 대해 듣는다. ‘장’은 콘서트 때 아들에게 건넸던 담요를 항상 몸에 지니고 살다 순찰을 하다 새벽 추위에 떠는 어린 부부에게 담요를 건넸다고 말한다. 어쩔 수 없는 사고였다는 걸 알면서도 ‘장’은 콘서트에 가지 않았더라면, 다른 자리를 예매했더라면 아들이 죽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아들의 죽음이 자신의 탓이라 여길 것이다. 순찰을 하며 만난 어린 부부에게 하는 “당신들도,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일 거야.” 말이 가슴에 콕 박힌다.


부모와 자식은 무엇이며 가족이란 무엇일까. 정지아의 「말의 온도」는 남편과 자식을 위해 평생을 희생한 어머니를 퇴직 후 그 곁에서 딸이 바라보는 어머니를 그린다. 어머니가 좋아하는 음식이 아닌 남편과 자식의 입맛에 맞춰 끼니를 챙기고 혹여라도 자식들에게 피해가 갈까 걱정하는 어머니. 여든이 넘은 어머니의 취향에 대해 예순이 넘어서야 하나씩 알아가는 딸. 엄마가 좋아하는 꽃, 엄마가 좋아하는 색, 엄마가 좋아하는 반찬을 단 번에 말할 수 있는 자식은 몇이나 될까?


가족의 형태, 정체성으로 돌아오면 단란한 가정의 표본은 어디에도 없다. 그만큼 가족의 형태는 다양해졌다. 윤성희의 「유턴 지점에 보물 지도를 묻다」는 혈연이 아닌 가족에 대해 말한다.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입양은 아니다. 각자의 사정으로 혼자가 된 네 명이 우연하게 만나 만화에나 등장할 법한 보물지도를 찾아 떠나는 여정.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고 의지하는 모습에서 가족의 의미를 발견한다.


미래를 배경으로 심각한 인구 감소와 출생률 저하를 위해 국가 정책으로 ‘우리 아빠‘와 ‘우리 엄마’를 통해 ‘우리 아이’를 생산하는 김강의 「우리 아빠」, 한 번도 엄마를 본 적 없어 그 존재에 대해 알지 못하는 조카에게 추락한 비행기의 블랙박스를 엄마라고 소개하는 삼촌의 엉뚱함과 그것을 믿고 주황색 블랙박스에 인사를 하고 이별을 하는 내용의 김애란의 「플라이데이터리코더」.


가족을 그린 소설을 생각하면 삼남매는 모두 실패한 인생들로 갈 곳 없어 노모의 집으로 모여 든 천명관의 『고령화 가족』과 100세 시대의 돌봄과 유산으로 얼룩진 우리네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유현재의 『가장 질긴 족쇄, 가장 지긋지긋한 족속, 가족』이 생각난다. 가족이 대체 무엇이길래, 이토록 삶을 힘들게 하는가. 가족과 연을 끊고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절로든다. 그러다 나도 언젠가 막연한 시간이 아니라 곧 그 삶을 살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화들짝 놀란다. 그러니 소설은 소실이 아니라 진짜 현실이 된다. 그런가 하면 25년 만에 생전 처음 만난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세오 마이코의 소설 『걸작은 아직』은 가족은 가족은 무엇인가 생각하게 만든다. 가족을 갖고 싶은 이, 제발 가족과 떨어져 살고 싶은 이, 사정은 다르지만 간절한 그 이름, 가족이다. 지지고 볶고 헤어졌다 다시 만나 만들어가는 이야기, 소설의 구절처럼 그게 삶이고 역사라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


초라하면 초라한 대로 지질하면 지질한 대로 내게 허용된 삶을 살아갈 것이다. 내게 남겨진 상처를 지우려고 애쓰거나 과거를 잊으려고 노력하지도 않을 것이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겠지만 그것이 곧 나의 삶이고 나의 역사이기 때문이다.(『고령화 가족』중에서)


책에서 만난 가족은 그들만의 사정이 그런 이유로 서로를 끌어안는다. 삶이 다양해진 만큼 가족도 그러하다. 현실에서는 더욱 다양한 모습의 가족이 존재할 것이다. 때로 부딪히며 때로 돌아섰다가 그리워하는 가족의 모습. 징글징글하다고 말하면서 떼어내지 못하는 우리네 가족을 떠올린다. 나와 가족 사이의 거리는 어떤지 그 관계는 괜찮은지. 가족을 힘껏 끌어안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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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는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사고 싶어서다. 일종의 소유욕이라 볼 수 있다. 바로 읽지도 않으면서 사는 일, 언제나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신간이 나오면 그 다짐은 멀리 달아난다. 좋아하는 작가의 새로운 글을 읽고 싶은 마음, 소설이 발표되는 공간인 계간지, 문학잡지를 읽는 마음도 같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계간지를 읽지 않으니까. 한때는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 리뷰를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물론 지금은 그런 욕심은 아예 없다. 우선은 사고 보겠다는 마음이 더 크다. 이건 좋지 않은 마음이라는 걸 안다.


어쨌거나 6월이 되었고 6월엔 6월의 문학이 있다. 그러니까 7월엔 7월의 책이 있고 문학이 있다. 이주혜의 책이 나온 걸 몰랐다. 이럴 수가. 나는 이주혜를 관심 작가로 등록하지 않았단 말인가. 트리플 시리즈 『누의 자리』, 단편과 에세이가 수록된 책이다. 이주혜는 최근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작가 중 하나다.




윌리엄 트리버의 단편집 『마지막 이야기들』, 제목처럼 왠지 쓸쓸할 것 같다. 언제부턴가 문학동네 세계문학은 양장본이 나오지 않는다. 양장본이 나올 때를 기다리다 구매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모두 옛일이다. 예전만큼 책을 사거나 책을 기다리는 마음이 아니라는 거다. 그 책들도 거의 없다. 수집이 아닌 정리를 우선으로 하려고 한다. 내 방의 내 책장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내 책들이 보호 받을 수 있다. 그래야 내 책들이 사랑 받을 수 있다. 내가 주는 보호, 내가 주는 사랑이지만 말이다.


22명의 작가들이 외로움에 대해 쓴 『 ALONE 』은 ‘줌파 라히리’와 앤‘서니 도어’, 두 작가의 이름만 눈에 들어온다. 그 두 작가의 에세이가 제일 궁금하다. 팬데믹의 시대를 견딘 작가들의 시간, 그 외로움과 고독을 어떻게 그려냈을지 기대가 된다. 다른 작가들은 잘 모르겠다. 읽어봐야 할 것이다. 소설은 소설대로 좋을 것 같고 에세이는 에세이대로 좋을 것 같다. 기대 이상이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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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6-07 1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의 자리> 빼곤 저도 두 권 다 찜한 책이에요.
<마지막 이야기들>은 지금 제게 오고 있습니다! ㅋ

자목련 2023-06-08 09:19   좋아요 2 | URL
잠자냥 님의 <마지막 이야기들> 리뷰를 기대합니다.
<alone>도 무척 좋을 것 같아요. 이제 읽어야 하는데, 좋은 건 천천히~~

새파랑 2023-06-07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에는 문학동네 양장이 안나오는거 같더라구요 ㅋ 트레버 저도 읽고 싶습니다 ㅜㅜ 그래도 단편은 트레버죠 ^^

자목련 2023-06-08 09:19   좋아요 0 | URL
단편은 트레버! 새파랑 님도 곧 읽으시겠지요?

독서괭 2023-06-07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사고보자, 하는 그 마음을 억누르기란 참 힘든 일입니다 흑흑 ㅠㅠ
<자두>의 이주혜 작가 얘긴 많이 들었는데 아직 만나보지 못했네요~ alone도 궁금합니다~ 어서 읽고 리뷰 써주시길요^^

자목련 2023-06-08 09:21   좋아요 2 | URL
기대평 적립금의 기쁨을 알아버려서 배보다 배꼽이 큰 구매로 이어져요 ㅋ
이주혜의 책, 독서괭 님도 좋아할 것 같아요. alone은 저도 기대가 커요^^

책먼지 2023-06-08 1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 저 완전 뼈맞았어요 ㅠㅠ 맞아요 사고 싶어 사는 거죠😭 다른 그럴듯한 이유로 포장해도 결국은 물욕, 소유욕!!! 이주혜 작가님 책 나왔군요!! 번역에 소설에 에세이까지 (살림도 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ㅠㅠ) 사람이 진짜 어떻게 이렇게까지 부지런할 수가 있죠??!! 일단 담아둡니다💕

자목련 2023-06-09 09:53   좋아요 1 | URL
사고 싶어 하는 즐거움, 살짝 누려봐요~~
이주혜 작가는 열심히 쓰는 것 같아요. 곧 번역 책도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담아두는 즐거움도!

은오 2023-06-09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유욕이야 다들 있겠지만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 리뷰를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욕심! 아 정말 이런 욕심도 있을 수 있겠어요. 지금은 없으시다지만 신기합니다 😆
저 기대평 적립금 알림 북플 와서야 알고 켰어요!!!!! 이제 기대평 알림 뜨면 자동반사적으로 눌러서 적립금 받아요ㅋㅋㅋㅋㅋ 자목련님도 늦게 아신 건가요? 이거 진짜 쏠쏠하던데 말입니다. 알림 귀찮아서 다 끄고 살았는데....ㅠㅠ

자목련 2023-06-09 09:55   좋아요 0 | URL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알리는 데 일조하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었어요. 그때는 젊어서 열정이 ㅎㅎ
기대평 적립금은 잠자쟝 님이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알게 되었어요. 저도 이벤트 알림을 받지 않았거든요.
 

읽지 않은 소설은 물음표로 남는다. 그건 읽다가 만 소설도 마찬가지다. 소설을 좋아하면서도 때로 피로감을 느낀다. 서점가에서 독자에게 인기 있는 주제나 테마가 생기면 너도나도 그 테마를 따라잡는다. 내가 느끼기엔 그렇다. 당연한 흐름일지도 모른다. 다 읽지 않았어도 비슷한 느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래도 새로운 소설은 좋다.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은 더욱 좋다. 여기 세 권의 소설이 주는 기쁨도 같다.


제목 그대로 짧은 소설, 그리고 긴 소설이다. 김혜진의 짧은 소설 모음인 『완벽한 케이크의 맛』, 이제는 마음산책의 대표 시리즈가 되었다. 짧은 이야기와 그림. 박혜진의 그림도 좋다. 김혜진의 단편, 장편을 만났기에 짧은 단편은 어떨까 궁금하다. 기존의 소설과 닮았을 것 같으면서도 약간은 다르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백수린의 첫 번째 장편 『눈부신 안부』는 백수린의 다정함이 곳곳에 묻어 있다. 『친애하고, 친애하는』이라는 경장편이 있지만 문학동네에 연재한 이 소설이 백수린에게는 첫 장편인 것 같다. 김혜진과 백수린, 둘 다 좋아하는 작가라서 읽기 전에, 읽으면서 물음표는 느낌표로 바뀐다.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 짧은 소설이자 가장 긴 소설인 클레어 키건의 『맡겨진 소녀』. 100쪽 정도의 얇은 책이 주는 울림이 대단한다. 뭐라 할 말이 많으면서도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고 할까. 어떻게 이런 슬픔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전할 수 있을까. 꼭 끌어안고 싶은 마음을 참아내며 가볍게 스치듯 포옹을 하는 마음이랄까. 아무튼 좋다. 이 소설은 영화 <말 없는 소녀>로 만들어졌다. 기회가 되면 영화도 보고 싶다. 검색해 보니 개봉일이 오늘이다.


읽기에 치진 마음이 있다면 이런 소설을 추천하고 싶다. 짧은 소설, 그리고 긴 소설. 세 명의 여성 작가가 보여주는 섬세한 아름다움, 여성 작가가 마주하는 사회의 모습,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 한 꼭지 짧은 소설을 읽고 잠시 멈춰도 좋고 장편은 나중에 천천히 읽어도 좋다. 어떻게 하든 좋은 소설은 우리와 만나게 되고 읽게 되니까. 그 좋음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어떤 좋음은 누구나 같으니까. 6월엔 그 좋음을 즐겁게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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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5-31 1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맡겨진 소녀 읽으셨군요~! 저도 읽었는데 너무 짧아서 아쉬웠습니다 ㅋ 더 많은 작품이 번역되길 바래봅니다~!!

자목련 2023-06-01 10:37   좋아요 1 | URL
맞아요, 짧아서 아쉬운데 그 아쉬움이 참 묘해요. 감 좋은 출판사가 진행하고 있지 않을까요 ㅎ

그레이스 2023-05-31 1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수린작가는 좋았는데 다른 분들은 모르겠네요.
추천 감사합니다

자목련 2023-06-01 10:37   좋아요 0 | URL
김혜진 작가도 좋습니다. 기회되면 만나보세요^^

독서괭 2023-05-31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부신 안부 좋으셨군요! 맡겨진 소녀가 저렇게 얇은 거 보니 혹하네요 ㅋㅋ

자목련 2023-06-01 10:38   좋아요 1 | URL
<눈부신 안부>, 곧 리뷰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맡겨진 소녀는 단숨에 읽을 수 있어요. 더 혹하시죠?

은오 2023-05-31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북플 피드 쭉 보는데 맡겨진소녀가 계속 언급되는중.... 자목련님도 호평하시니 보관함에 담습니다~!
그리고 저는 자목련님이 특히 좋아하시는 한국 작가들이 누군지 궁금해요!!

자목련 2023-06-01 10:42   좋아요 1 | URL
은오 님도 호평하시길~~
좋아하는 작가를 생각나는 대로 꼽자면 김연수, 권여선, 황정은, 김혜진, 김이설, 백수린, 조해진, 여성 작가가 많네요. 절필 선언한 윤이형이 소설을 써주면 좋겠어요. 한강은 초기 소설을 좋아하고요. 정용준도 좋아하고 최근엔 이주혜가 좋아요. 좋아하는 작가를 궁금해하는 은오 님도 좋고요!

은오 2023-06-01 18:19   좋아요 0 | URL
오오..!! 제가 번역을 거치지 않은 소설을 그러니까 한국 작가 소설을 읽어보고 싶은데 거의 안 읽어본 터라 고르기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자목련님께 여쭤봐야지 했어요 😀 추천해주신 작가들 작품 검색해 보고 맘이 가는 걸로 읽어보겠습니다~! 넘 감사해요!! 그리고 마지막 문장.... 자목련님이 먼저 저 꼬셨어요?! 맞죠?! ㅋㅋㅋㅋㅋ🫶 제가 더 좋아합니당!!!!!

자목련 2023-06-02 11:45   좋아요 1 | URL
어떤 작가의 글이 은오 님 마음에 닿을까요?
꼬셔서 넘어온 건가요? 아, 설레라~~

페넬로페 2023-05-31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 책 다 읽고 싶어집니다.
전에는 한국 작가의 소설 많이 읽었는데 다시 관심 가져봐야겠어요^^

자목련 2023-06-01 10:43   좋아요 1 | URL
페널로페 님도 즐겁게 만나시면 좋겠어요.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시면 한 번 떠올려주세요^^

coolcat329 2023-05-31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맡겨진 소녀 좀전에 새파랑님 글에서도 봤는데 여기서도 보이네요.
짧은데 울림이 대단하다니 저도 급 끌립니다.
저는 올해 두 권 세 권짜리 장편을 좀 읽자 했는데 중간에 살짝 넣어야 겠습니다.

자목련 2023-06-01 10:44   좋아요 0 | URL
급 끌림, 좋아요 ㅎ
호흡이 긴 장편, 어떤 장편일까 궁금해지네요^^

책읽는나무 2023-05-31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제가 좋아하는 김혜진 작가와 백수린 작가의 책이로군요?^^
<맡겨진 소녀>의 책표지의 뒷모습의 소녀는 혹시 앤은 아니겠죠? 돌아보면 왠지 앤일 것 같은??ㅋㅋㅋ
그런데 내용은 아름다우면서 슬픈 내용이라니...
괜스레 앤 이야기를 꺼낸 듯 합니다. 긁적긁적...

자목련 2023-06-01 10:45   좋아요 1 | URL
두 작가의 신작, 다 좋습니다. ㅎ
표지 보면 앤 생각하실 수 있어요. 초록 지붕의 앤.
나무 님의 긁적임을 제가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