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딸이다. 엄마와 딸이라고 쓰면서 엄마와 딸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나는 엄마랑 몇 가지나 했을까 기억을 더듬는다. 굳이 엄마와 딸이 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구분하지 않더라도 나는 엄마랑 함께 한 게 거의 없다. 어린 시절 목욕탕에도 큰언니랑 갔고 속옷을 사준 것도 여름용 샌들과 원피스를 사준 것도 큰언니로 기억한다. 우리 엄마는 왜 그랬을까. 마음의 여유가 없었을까. 먹고사는 일에 바빠서, 논으로 밭으로 갯벌로 일하러 다니느라 셋째 딸에게 필요한 게 뭔지 살필 수 없었을 것이다.


그제는 어버이날이었다. 어버이날이 아니더라도 엄마는 항상 그립다. 그래도 대놓고 그립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어버이날일 것이다. 여기저기 어버이날과 함께 자동으로 떠오르는 카네이션과 용돈, 감사편지 같은 글들이 있었다. 사랑이 가득 담긴 글이었다. 살짝 부럽기도 했고 살짝 우울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제 낮에는 낮술을 마셨다. 지금 생각하니 한 캔으로는 부족했다.


엄마와 딸이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다 엄마가 등장하는 소설, 5월에 읽으면 더 좋을 소설을 하나씩 꺼내본다. 백수린의 『친애하고, 친애하는』, 김혜진의 『딸에 대하여』, 강진아의 『오늘의 엄마』, 가장 최근에 만난 제시 버튼의 『컨페션』이 생각난다.


대부분의 일하는 엄마는 자신의 엄마에게 어쩔 수 없이 돌봄을 부탁한다. 돌봄은 끝이 없다. 백수린의 장편소설 『친애하고, 친애하는』에서 화자의 엄마가 유학을 하는 동안 화자는 할머니와 지낸다. 그 시간을 짐작하는 이는 그런 유년시절의 간직한 사람들이다. 여전히 육아는 어렵고 믿고 맡길 수 있는 돌봄의 기관은 적다. 할머니의 돌봄에서 자란 화자가 하는 말, 엄마가 되어서야 엄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엄마가 되고 엄마의 삶이 궁금하지만 곧 그 모든 것은 아이를 향한다.


엄마, 엄마도요. 내가 생겼을 때, 이런 마음이었어요? (『친애하고, 친애하는』 중에서)


어른이 되고 점차 엄마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순간과 마주하지만 엄마의 삶을 고단함을 알기엔 충분하지 않다. 엄마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도 없이 엄마는 떠났다. 엄마와의 이별을 순차적으로 기록한 강진아의 소설 『오늘의 엄마』는 그래서 더 오래 마음에 머문다. 이별을 예감하며 살아가는 일상은 자칫 무겁고 어두울 것 같지만 아니다. 사는 일은 벼나지 않기에 그저 아픔을 지켜보고 때로 웃고 때로 울면서 살아간다. 이 소설은 엄마보다는 암으로 떠난 큰언니가 더 겹쳐졌다.


엄마의 시간은 끝이 없는 것 같다. 대학을 졸업시키고 독립까지가 끝이라고 여겼지만 소설이나 현실에서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딸을 외면할 수 없다. 김혜진의 『딸에 대하여』를 보면 더욱 실감 난다. 스스로를 부양하는 일도 버거운데 딸이 일상을 침범하는 것 같다. 딸의 선택을 인정할 수 없고 지지할 수도 없다. 딸과 엄마 사이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물론 소설에서는 딸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에 대해 조금씩 다가가며 응원과 연대를 보내지만.


‘엄마’란 말에는 존재보다는 역할이 앞선다. 나의 존재의 근원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모든 걸 희생하도록 강요했던 시대가 지났지만 엄마를 독립적으로 바라보는 일에는 익숙하지 않다. 자신을 떠난 엄마를 찾는 과정을 다룬 제시 버튼의 『컨페션』을 읽다 보면 엄마가 아닌 한 사람의 삶에 대해 바라보게 된다.


엄마와 딸, 친구 같은 사이. 주변에서 그런 모녀를 볼 때면 마음이 환해진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엄마와 딸은 막역해지는 것 같다. 조카와 올케언니를 봐도 그렇다. 엄마를 생각하는 작은 배려들이 예쁘고 대견하다. 한 사람의 딸로 태어나 그 우주에서 유영하고 사라지는 일, 축복받은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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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5-10 17: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엄마가 나이가 많으셨어요. 그래서 초경이니 뭐니 다 언니들이 챙겨줬어요. 제게 엄마는 엄마와 할머니의 중간쯤 ㅎㅎ요즘 아이들은 정말 엄마랑 친구처럼 지내고 일상을 공유하더라고요. 부럽다가도 우리 엄마도 저렇게 예쁘고 젊게 입고 나랑 다니고 싶었을텐데하며 ㅠㅠ 엄마가 짠해지더라고요. 자목련님 옆에 계심 제가 찐하게 한 분 안아드리고 싶네요. 자목련님 축복받은 인생 저도 응원합니다

자목련 2021-05-11 09:07   좋아요 2 | URL
엄마의 마음을 조금 빨리 헤아렸더라면 싶어요. 고모와 사촌동생이 같이 영화도 보고 여행도 다니는 걸 보면 참 좋아보여요. 쇼핑몰에서 옷을 사고 조금 크다 싶으면 고모에게 안겨(?)주더라고요. 미니 님의 품에 쏙 안기는 아침,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화장한 화요일 보내세요!!

지유 2021-05-10 17: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엄마가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는 애어른이라 엄마와 딸을 소재로 한 글은 다 남 이야기 같지 않더라고요. 세상의 모녀 이야기가 다 제 이야기로 깊숙이 다가와요. 후기 잘 읽었습니다. 🙏

자목련 2021-05-11 09:02   좋아요 1 | URL
맞아요, 엄마와 딸의 이야기는 언제나 그렇지요.
지유 님, 어머님이랑 소소한 일상을 즐겁게 나누는 하루 이어가시길 바라요^^

붕붕툐툐 2021-05-10 21: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셋째딸! 저희 엄마는 지금도 딸이라면 벌벌 떠시는 딸바보. 그게 너무 감사하고 행복한데, 어떨 땐 내가 그 사랑에 전혀 못 미치는게 너무 죄스럽고 그렇습니다.

자목련 2021-05-11 09:00   좋아요 2 | URL
딸바보 어머님이 계시니 정말 부러워요.
붕붕툐툐 님도 어머님바보 같은 걸요. 어머님이랑 좋은 시간 많이 보내세요^^
 


사라지는 봄의 아쉬움을 붙잡아야 할 것 같은 연분홍의 표지, 벚꽃잎이 흩날린다. 말랑말랑한 연애, 사랑의 감정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벚꽃나무 아래』란 제목 옆 ‘시체가 묻혀 있다’는 문장은 섬뜩하다. 정말 벚꽃나무 아래에 우리는 알지 못하는 비밀이 있는 건 아닐까. 가지이 모토지로의 단편집 『벚꽃나무 아래』는 그런 호기심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모두 12편으로 제법 긴 중편, 단편, 아주 짧은 일기 같은 소설을 만날 수 있다.


소설 속 화자는 대부분은 병약한 존재다. 깊은 병을 앓고 있거나 그로 인해 요양을 위해 홀로 지내는 경우도 많다. 몸이 아프다는 건 우울한 일이고 그 시간이 지속되면 우울도 깊어진다. 그럼에도 소설 속 화자는 전혀 그런 분위기를 보여주지 않는다. 일부러 아닌 척하는 것 같기도 하고 모든 걸 다 포기한 마음 같기도 하다. 제목부터 기꺼이 병을 맞아주겠다는 태도의 「태평스러운 환자」속 요시다는 폐가 나쁘다. 도쿄에서 대학에 다니다 병으로 인해 시골에서 어머니와 함께 지낸다. 요시다는 밤마다 힘겨운 시간을 보내지만 도움을 받을 곳이 없다. 의사를 부르기도 그렇고 어머니가 걱정하실까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의 병을 아는 어머니가 좀 더 정성껏 돌봐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특별한 일 없는 일상, 그런 그에게 들려온 잡화점 딸의 죽음. 그녀 역시 폐병을 앓고 있었다. 그럼에도 죽음에 대해 태연함을 보이는 요시다의 태도는 가지이 모토지로의 그것일 것이다.


가지이 모토지로는 담담하면서도 섬세하게 인간의 내면을 묘사한다. 소설 곳곳에서 병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생활, 그 안에서 느끼는 고독과 외로움을 만나는데 어둡거나 무거운 신산함이 아니라 아름답고 신비롭다. 바다에 대한 이미지, 바다를 보고 느끼는 감정을 들려주는「바다」나 아픈 몸을 이끌고 산책을 하다 발견한 과일 가게 앞 레몬을 구매하는 이야기 「레몬」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한 편의 긴 편지를 읽는 기분이 드는 「바다」의 이런 부분은 내가 아는 바다가 아닌 처음 접하는 바다를 상상하게 만든다.


그것은 실로 밝고 쾌활하고 생기가 넘치는 바다다. 아직 피로나 근심과 걱정에 더럽혀진 적 없는 순수하게 밝은 바다다. 유람객이나 병자의 눈에 닳고 닳아 너무 달아져 버린 포트와인 같은 바다가 아니다. 시큼하고 떫고 거품이 생긴 와인같이 아주 깊고 야만적이 바다다. (「바다」, 77쪽)

어디 그뿐인가. 자신을 지배하는 모든 감정이 레몬 한 알로 인해 바뀔 수 있다는 「레몬」의 문장들. 폐결핵으로 신경쇠약까지 걸렸지만 전혀 곤란하지 않다는 화자는 하루 종일 우울해 거리를 떠돌아다닌다. 마음을 달래기 위한 방편이었다. 그리고 그가 발견한 레몬. 자유자재로 감정을 지배하는 가지이 모토지로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삶을 이끄는 병에 저항하고 대항한다고 느꼈다.

계속해서 내 마음을 짓누르던 불길한 덩어리가 레몬을 손에 쥔 순간부터 어느 정도 누그러진 것 같아서 나는 거리 위에서 굉장히 행복했다. 그렇게도 집요했던 우울함이 이런 과일 하나로 풀리다니. (「레몬」, 147쪽)

그러나 병세로 인해 세상과 단절하듯 지내는 화자의 쓸쓸함이 묻어나는 소설도 있다. 요양지였던 N 해안에서 우연히 만난 K에 대한 이야기「K의 죽음」가 그렇다. 화자는 바닷가에서 달빛에 비친 그림자를 쫓는 K와 이야기를 나눈다. 한 달 가까이 지냈지만 K의 죽음을 짐작할 수 없었다. 건강이 좋아져 그곳을 떠난 화자에게 들려온 K의 죽음. 밤을 가득 채우는 달, 그리고 바다. 몽환적인 아름다움을 떠올리기에 충분하지만 K는 그때 자신의 죽음을 직감했을까. 홀로 적막했을 K가 달로 갔을 거라는 화자의 바람이 맞았으면 싶은 마음이 든다.

세상과 단절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는 이들은 스스로를 견디고 위로할 방법을 갖기 마련이다. 말도 안 되는 상상 혼잣말의 시간, 그 모든 것들이 표제작 「벚꽃나무 아래」에서 느낄 수 있다. 독백처럼, 편지처럼 시작하는 이 단편에서 화자는 자신과는 다르게 생생한 아름다움이 불안할 뿐이다. 그러니 스스로를 달랠 공상이 필요했던 아닐까.

이 골짜기에서 나를 즐겁게 하는 건 아무것도 없어. 휘파람새와 박새도 하얀 햇빛을 새파랗게 물들이는 나무의 새싹도 단지 그것만으로는 몽롱한 이미지에 불과하지. 나에게는 슬프고도 잔인한 사건이 필요해. 그런 균형이 있어야 비로소 내 이미지가 명확해지거든. 내 마음은 악귀처럼 우울하게 메말라 있어. 내 마음속 우울함이 완성될 때만 내 마음은 온화해지지. (「벚꽃나무 아래」, 200쪽)


온통 우울하지만 우울하다고 말할 수 없는 단편집이다. 권태로운 아름다움, 쓸쓸한 위태로움이라고 할까. 아무렇지 않게 수북하게 쌓인 꽃잎을 밟고 지나가는 삶이라고 할까. 생의 절망 앞에서 한없이 간절한 기도가 들리는 듯하다. 31세의 나이로 영면한 작가의 작품집이라는 게 아쉽고도 아쉬울 뿐이다. 일본 작가들의 산문집 『슬픈 인간』 과 함께 읽으면 좋을 단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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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4-22 10: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리뷰 읽어보니 아름답고 우아한 우울이라는게 뭔지 느낌이 오네요. 정확하지는 않지만~ 재능있는 사람들이 요절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래서 안타까운 ~

자목련 2021-04-23 10:42   좋아요 3 | URL
슬프고 절망하는 상황인데 그렇지 않고, 화자가 그러했어요. 말씀처럼 일찍 세상을 뜨지 않았더라면 더 많은 소설을 만날 수 있었겠죠.

scott 2021-05-07 15: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 이달의 당선 축하 ~축하~
저도 이책 읽고 감동!!(온통 우울한 분위기였지만 ㅎㅎ)

오월에 건강하게~
오늘 황사 조심 하귀 ^ㅅ^

자목련 2021-05-09 16:20   좋아요 2 | URL
스콧 님, 감사해요. 그리고 저도 축하드려요.
5월인데 마냥 날씨가 좋지는 않네요. 춥기도 하고, 바람도 많이 불고요.
남은 오후 즐겁고 평온하게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1-05-07 17: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자목련 2021-05-09 16:20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 님, 감사합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5월 이어가세요^^

초딩 2021-05-08 18: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 이달의 당선작 페이퍼 축하드려요~~~

자목련 2021-05-09 16:23   좋아요 2 | URL
초딩 님, 축하해주셔서 감사드리며 저야말로 멋진 데미안의 글 축하드려요^^
편안한 오이 이어가세요!

그레이스 2021-05-08 1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 축하합니다

자목련 2021-05-09 16:23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 님, 감사합니다. 저도 한아름의 축하를 보네요^^
향기로운 5월 이어가세요^^*
 

지난 금요일에는 병원에 다녀왔다. 이제 귀는 약한 존재가 되었다. 귀가 가렵기만 해도 덜컥 겁이 난다. 평소와 다른 느낌이 들어 진료를 받았다. 의사가 이번에는 내 귀를 보여주지는 않았고 염증이 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하지 말고 푹 쉬라고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피식 웃음이 났다. 스트레스까지는 아니어도 신경이 쓰이는 일이 있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알기에 무심히 지내는데 내 몸은 그게 아니었을까. 처방받은 약을 잘 먹으면 된다. 그러면 될 것이다.

그제는 생일이었다. 가족들과 함께 하루 종일 미역국을 먹었다. 고기를 넣고 끓인 미역국은 먹을 때마다 더 진하고 좋은 맛이 났다. 사촌동생과 올케언니와 친구에게 용돈을 받았다. 어른이 된 이후로 용돈을 받는 일은 거의 없는데, 생일이라서 용돈을 받다니. 이상하면서도 신이 났다. 내가 태어난 날을 기억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좋았다. 나는 음력으로 생일을 챙겨서 내 생일을 기억한다는 건 더 관심을 기울여야 가능한 일이다.

내 생일 다음 날은 친구의 생일이다. 친구도 음력 생일이라 우리는 서로 생일을 축하한다. 나는 친구에게 책을 선물했다. 책을 선물할 수 있는 사이는 좋다. 친구는 내가 고른 책을 기쁘게 받아주었고 받자마다 읽은 부분에 대해 신성하다고 전했다. 내 곁에도 있는 책, 우리는 같은 책의 같은 부분에 멈출 수도 있다.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과 일상을 나눌 수 있는 시간, 참 소중하다. 선배 언니는 꽃을 보냈다. 내가 좋아하는 작약이 보였다. 작약을 보는 시간, 언니를 생각할 것이다. 언니의 생일은 3월이고 양력이다. 언니와 가까이 지내는 이들이 유독 봄에 생일이 많다고 했다. ‘가까이 지내는’, 이 말이 특별한 다정함으로 다가온다. 앞으로 내겐 좋아한다는 그 이상의 말로 남을 것이다.





나를 위한 선물로는 책을 택했다. 이주란, 이장욱의 산문을 읽고 싶어 고른 『술과 농담』, 조해진과 편혜영의 단편집. 앞의 책에서 두 작가의 산문이 있다. 김멜라를 더 읽고 싶다고 느낀 문지와 문학동네의 책. 젊은 작가를 만나는 일은 즐겁고도 어렵다. 김멜라를 발견할 수 있어 좋았다. 이미 단편집을 출간했지만 나는 알지 못했다.책을 읽고 꽃을 보며 가까이 지내는 이들을 생각하는 4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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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4-20 16: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 늦었지만 생일 축하 합니다.
봄철 환절기에 몸 곳곳에 오는 이상 신호!
병원에서 별탈 없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지인분들의 축하와 사랑
특별한 것 없어도 사랑과 우정이 가득한 소중한 분들이네요

저도 꽃중에 작약을 가장 사랑합니다.
항상 이시기에 상반기 회화전을 열였던 간송 미술관과 환기 미술관 정원에 활짝 핀 작약이 그립네요
[책을 읽고 꽃을 보며 가까이 지내는 이들을 생각하는 4월]
자목련님 생일 축 !!(🌼❛ ֊ ❛„)

자목련 2021-04-21 10:10   좋아요 3 | URL
축하해주셔서 감사해요.
특별할 것도 없는 보통의 사랑과 우정이 정말 귀하다는 걸 느껴요.
작약, 이름도 특별하고 저도 정말 좋아하는 꽃이에요.
이제 작약을 생각하면 스콧 님도 함께 떠오르겠네요!

mini74 2021-04-20 16: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생일축하드려요 자목련님 꽃도 참 예쁩니다 ~ 책을 읽고 꽃을 보며 행복하고 안온한 4월 보내세요 *^^* 좋은 계절에 태어나셨네요 ~~

자목련 2021-04-21 10:08   좋아요 4 | URL
미니 님, 감사합니다. 전에는 몰랐는데 4월이 참 좋은 날들이구나 싶어요.
건강하고 향기로운 하루 이어가세요^^

새파랑 2021-04-20 17: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생일축하드립니다~! 생일선물로 책받으면 정말 좋을거 같아요. ‘술과 농담‘ 저 시리즈 다 읽어보고 싶네요^^

자목련 2021-04-21 10:07   좋아요 3 | URL
새파랑 님, 감사해요. 최근 시간의 흐름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은 다 좋은 것 같아요.
화창한 하루 보내세요^^

coolcat329 2021-04-20 17: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생일이셨군요. 주변 지인분들과의 관계가 좋으신거같아 보기 좋네요. 책과 꽃선물 참 부럽습니다~~♡

자목련 2021-04-21 10:07   좋아요 4 | URL
고마운 분들이 많습니다. 이 공간에서도 그렇고요. 쿨캣 님을 비롯한 다정한 분들^^
책과 꽃은 언제나 반가보 기쁜 선물 같아요. ㅎㅎ

붕붕툐툐 2021-04-20 23: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 지났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꽃사진 참 예쁘네요!
‘가까이 지내는‘ 이 말 참 좋네요. 저희 가족, 친척에도 4월 생이 참 많거든요~ 왠지 자목련님과 더 친밀한 느낌이 듭니다~ 행복하세요~♡♡(아, 제가 젤 좋아하는 꽃이 목련입니다.ㅎㅎ)

자목련 2021-04-21 10:05   좋아요 3 | URL
네, 가까이 지내는 이 말이 저도 참 좋아요. 붕붕툐툐 님의 가까운 분들도 4월생이 많군요. 말씀처럼 저도 친해진 기분입니다. 어떤 빛의 목련이든 목련은 매력적인 꽃입니다. ㅎ 목련 같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1-04-21 02: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지났지만 자목련 님 태어난 날 축하합니다 친구분하고는 하루 차이라니 그것도 좋을 듯합니다 용돈을 받기도 하다니 좋았을 것 같네요 자목련 님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자목련 2021-04-21 10:03   좋아요 3 | URL
희선 님, 감사합니다. 생일이면 항상 떠오르는 친구가 있다는 게 좋습니다. 희선 님,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조성진의 피아노 연주를 듣는다. 좋아하는 선배 언니에게 선물 받은 것이다. 나는 음악에 대해 잘 모른다. 클래식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고 딱히 좋아하는 음악가의 리스트가 있지도 않다. 그래도 누군가 정성을 다해 곡을 연주하는 소리를 듣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알고 있다. 송은혜의 에세이 『음악의 언어』를 읽으면서 내게 음악을 선물하는 언니가 더욱 고맙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 책을 언니가 읽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자에 대해 아는 게 없다. ‘음악’과 ‘언어’ 두 단어의 조합이 나를 이끌었다. 음악을 잘 몰라도 어린 시절 겨우 두 달 정도 피아노를 배운 게 전부여도 괜찮았다. 어른이 된 후에 여전히 피아노를 갈망하지만 실천은 못하고 있다.


음악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묻고 또 물으며 오랜 세월을 보내고 조금씩 음악을 나의 삶으로 품을 수 있게 되었을 때, 그 의미는 나 자신이 주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나의 좌절과 슬픔이 배어 있는 음악, 우리의 아픔을 기록한 음악은 온실에서 나와 현실을 마주한 진짜 음악이다. 서로를 음악으로 위로하고 품어줄 때 비로소 음악은 우리 안에서 살아 움직인다. (12쪽)


음악을 거창하고 대단한 게 아니라 우리 삶의 일부이며 삶을 위로하는 존재라는 걸 알려주는 게 좋았다. 그러니까 이 책은 그런 책이었다. 음악을 전공하는 이들에게는 다른 의미로 접근할 수 있겠지만 나는 동네 음악선생이라 불리는 저자가 차근차근 다정하게 들려주는 음악의 언어, 음악의 기운, 음악의 숨결, 음악의 소리가 좋았다. 음악을 선택하고 그것을 향해 나가는 삶이 얼마나 처절하고 고단하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음악 안에서 거하며 음악과 하나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음악이 주는 기쁨과 감동을 전하는 일의 즐거움에 대해서는 알 것도 같다. 피아노를 배우고 곡을 해석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일, 작곡가가 원하는 연주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고민하고 결국엔 찾아냈을 때 느꼈을 희열을 조금은 상상할 수 있었다. 무대 위에서 온전히 음악과 하나가 되어 연주를 하는 일의 외로움, 그 안에 쌓이는 고독을 알지 못하지만 말이다.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수많은 감정을 끌어안는 음악의 추상성. 말도 그림도 우리의 마음을 담아낼 수 없다고 느낄 때, 한 소절의 선율로 우리를 위로하는 음악의 힘. (56쪽)


음악이 머리에서 몸으로 내려오는 동안 우리의 삶이 음표에 스밀 것이다. (80쪽)


책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작곡가와 연주가에 대해 나는 잘 모른다. 챕터마다, 하나의 꼭지마다 등장하는 음악가들, 그리고 그의 작품 목록을 소개하는 수고 덕분에 독자는 조금 더 음악에 빠져들 수 있다. 저자가 알려주는 연주의 방법, 혹은 작곡가의 의도를 생각하며 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그것이 무언인지 그 의도를 파악하거나 이해할 수 없더라도 조금 다른 느낌의 연주를 듣게 된다. 연주자와 작곡가가 원하는 건 완벽한 연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때로 완벽하지 않은 연주가 더 큰 감동을 준다. 오랜 연습으로 굳어진 손마디, 목 디스크, 긴장한 모습이 연주자가 지나온 순간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음악은 어떤 의미인가 생각하게 된다. 예술의 삶이 아니라 음악이 전하는 이야기, 음악을 통해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는 세상을 생각한다. 코로나19로 우울과 절망에 빠진 마음을 달래주었던 연주를 떠올린다. 어쩌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음악으로 연결된 하나의 웅장한 공연장인지도 모른다. 음악을 하는 이들, 악기를 연주하는 이들의 삶은 나와는 다르게 흐를 것이다. 연습으로 채워진 시간, 좀 더 완벽한 연주를 위해 매달리는 그들의 일상은 뭔가 특별할 것 같다. 그러나 그들이 음악을 선택했을 뿐 삶의 흐름은 다르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은 그만큼 어렵고 험난하겠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삶 자체도 그러하니까. 실수하고 탐색하고 발견하고 변화하는 일이 음악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는 말이다.


내가 원하는 음악, 나의 이야기가 담긴 음악을 연주하고 싶다면 계속해서 실수하면 탐색해야 한다. 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찢어질 듯한 큰 소리와 거친 소리를, 반대로 거의 들리지 않는 의미하게 스러지는 소리를 내보아야 한다. 음의 연결을 연습할 때도 소리가 완전히 겹치도록 연주하거나 극단적으로 짧은 스타카토로 끊어서 연주해보거나 공기의 울림을 이용해 두 음을 연결하는 등 표현의 스펙트럼을 넓혀봐야 한다. (101쪽)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을 알려주듯 독주가 아닌 합주, 앙상블에 대한 부분에서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는 말에 적극 공감한다. 다른 연주자와 친하면 좋은 연주가 나올 수 없다는 사실. 박자를 맞추고 빠르기를 섬세하고 조절하고 선율에 자신의 고유한 언어를 실어 전해야 하는 일, 몇 백 년 전의 예술가가 살아온 시간을 기억하고 닮으려고 애쓰는 마음. 그 마음을 내가 듣고 있다고 생각하니 연주를 듣는 자세와 태도를 바르게 고치게 된다. 나는 특정한 곳을 연주할 때 어떻게 연주해야 하는지 설명해도 알 수 없고, 음악적 용어, 기호에 대해 알려줘도 잘 모르지만 이 책을 통해 단순하게 듣기만 했던 음악이 전하는 소리, 그 고유한 언어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의 일상과 음악에 대한 담담한 사유가 아름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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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작가와 어떤 소설을 좋아하는 일을 잠깐 생각한다. 그러다 나는 ‘좋아서 좋아하는’ 말이 떠올랐고 이 포스팅의 제목으로 쓰고 싶었다. 좋아서 좋아하는 일, 좋아서 좋아하는 책, 좋아서 좋아하는 작가. 실은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소설에 대해 말하고 싶은 거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장편소설 『클라라와 태양』을 읽고 있는데 이 소설을 읽기 전 이 소설이 어떠냐고 물어온 이가 있었다. 읽기 전이니 정확한 대답을 하지 못했고 물어온 이는 자신은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이 어렵다고 말했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은 어려웠던가. 잘 모르겠다. 나는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을 얼마나 읽었던가. 손으로 헤아려 보니 두어 권 정도밖에 읽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현재 이 작가의 소설이 어떠냐고 하면 좋다고 말할 것이다. 무엇이 좋냐고 하면 좋아서 좋아한다고 답할 것이다.


2017년 노벨 문학상 발표가 나고 바로 그의 소설을 몇 권 구매했다. 읽었냐고 물으면 아니다. 쌓아두다가 정리했고 최근에는 정리한 책 가운데 한 권을 다시 샀다. 매번 이렇다. 아무튼 『클라라와 태양』은 좋고 그 좋음이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 후 작가는 다음 소설에 대해 부담감을 느꼈을까. 더 좋은 소설, 더 나은 소설을 써야 한다고 말이다. 하긴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작가의 고민은 항상 그렇겠지 싶다.




좋아서 좋아하는 두 번째 책은 마쓰이에 마사시의 『우리는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 마쓰이에 마시시와의 첫 만남이 좋았기에 더욱더 좋아하는 작가가 되었다. 이 작가의 소설은 제목이 모두 참 좋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에 이어 차례로 읽게 되는데 살짝 고백하면 처음 소설이 제일 좋았고, 두 번째 소설은 그보다 못했다. 그래서 이 번에 소설이 더 좋을 것 같다. 좋고, 덜 좋고, 그다음은 좋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니까. 그냥 내 짐작이다. 좋은 소설이면 좋겠다. 좋은 소설은 무엇일까. 읽고 나서 긴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다. 읽고 나서 가까운 이에게 말하고 싶은 소설이다. 읽고 나서 책장에 집을 마련해두는 소설이다. 그리고 소설을 좋아하는 이에게 권해줄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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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04-06 17: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제발트의 <아우스터리츠>를 세 권
이나 샀더라구요 세상에나.

좋아서 좋아합니다. 당연합니다. 좋아하
는데 딱히 이유가... 그냥 좋아합니다.

이시구로 샘의 책들은 모두 읽을 겁니다.

자목련 2021-04-07 10:19   좋아요 0 | URL
이시구로 작가의 소설들이 더 좋아질 것 같아요. 저는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이 많아요.
좋아서 좋은 하루 보내세요!!

새파랑 2021-04-06 17: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좋아서 좋아하는‘ 멋진 말 같아요. 정말 좋아하는건 이유를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ㅎㅎ우리는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는 장바구니로^^

자목련 2021-04-07 10:19   좋아요 1 | URL
마쓰이에 마사시의 소설,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새파랑 님께도 좋은 소설이면 좋겠어요.
파랗고 선명한 봄날 이어가세요!!

coolcat329 2021-04-06 19: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좋아서 좋다...아~~정답이네요~~

자목련 2021-04-07 10:20   좋아요 1 | URL
쿨캣 님의 좋아서 좋다란 댓글, 좋아서 좋아요^^
꽃처럼 환한 봄날 보내세요~

scott 2021-04-06 20: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쿨캣님 말씀에 동감!
좋아서 좋아 하는
이렇게 따끈 따끈한 신간들
쓰담 ,쓰담 하는 시간들
전부 소즁함 ^.^

자목련 2021-04-07 10:21   좋아요 1 | URL
전부 소중해요, 소중해서 미루고 있어요. ㅎ
우선은 이시구로 소설부터 읽는데 마쓰이에 마사시가 자꾸 궁금해요.

blanca 2021-04-07 09: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쓰이에 마사시 <우리는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 저도 아껴서 아직 시작 안 했어요. 좋을지 안 좋을지...<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는 정말 좋았는데 두번째 책은 다들 반응이 전작보다 못하다고 하더라고요. 자목력님은 벌써 시작하셨을지 궁금합니다.

자목련 2021-04-07 10:22   좋아요 1 | URL
마쓰이에 마사시의 신작은 읽기도 전에 좋을지로 기울고 있어요.
지금은 클라라와 태양을 읽고 있어요. 어떤 책은 그냥 봐도 좋은데, 마쓰이에 마사시의 책도 그런 것 같아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