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물고기>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4월의 물고기
권지예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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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전부인 두 사람의 남녀가 있다. 그들에게 서로는 운명일 수밖에 없다. 아주 오래 전부터 정해져 있는 운명의 실로 연결되어 있는 것만 같은 두 사람이다. 첫 만남부터 호감과 알 수 없는 이끌림을 느꼈던 서인과 선우의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고 서로의 아픈 상처를 다독이며 행복한 나날들을 이어가게 된다. 하지만 서인은 선우를 향한 사랑이 깊어질수록 선우의 과거와 사랑에 대해 의심하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하고 자신의 과거의 상처와도 화해를 해야 하는 자리에 서 있게 된다. 또한 선우는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지독한 욕망과 서인과의 얽히고 얽힌 과거사 때문에 괴로워하게 되고 그들의 사랑은 차츰 차츰 금이 가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끈질긴 인연의 강을 넘기 시작한다.

'4월의 물고기'는 평범하고 아름답게 시작했던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는 점차 진행이 될수록 미스터리한 부분으로 넘어가고 전반부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멜로에 스릴러적인 요소를 가미한 소설은 긴장감을 서서히 내포하고 있어 이야기를 다른 스타일로 만들고 있다. 하지만 멜로에서 스릴러적으로 넘어가는 부분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조금은 과장되고 억지스러운 두 사람의 과거가 현재로 이어지는 부분과 변화기 시작하는 심리묘사는 매끄럽지 못했던 것 같아 아쉬움이 더 했다. 하지만 권지예 작가의 시도는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되기 때문에 아쉬움은 남지만 기대 또한 크다. 그녀가 들려주는 연애, 추리, 심리묘사가 가득하고 풍부해진 작품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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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번째 집 두번째 대문>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아홉번째 집 두번째 대문 - 제1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임영태 지음 / 뿔(웅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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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의 일상이 그러하듯 하루하루가 그날이 그날 같은 평범한 일상이 매번 반복되는 삶을 살고 있다. 오히려 별 다른 풍파가 없는 것이 안도가 되고 마음의 평화가 찾아 온 것 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살고 있는 평범하기 그지 없는 삶 속에는 작고 작은 소소한 풍파부터 가슴에 맺힐 정도로 크나큰 충격을 주는 풍파도 있기 마련이고 그것을 겪는 사람들은 외면하거나 가슴 속 깊은 곳에 묻어 둔다.

'아홉 번째 집  두 번째 대문'은 일상을 덤덤히 살아가는 한 남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 더 애틋하게 느껴지는 소설이다. 주말에 우연히 나가 본 동네 거리처럼 한산하고 매번 화려하게 반짝이던 네온사인이 때 묻은 세월을 안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 왠지 가슴이 아릿해지면서 고개를 돌리고 싶어진다. 혹시라도 가슴 속에 묻어 두었던 작고 작은 사연들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한 순간에 풍선처럼 커져서 감당할 수 없는 슬픔과 회한을 갖고 올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평범하고 무료한 느낌을 주는 그냥 그런 한 남자가 있다. 다른 사람의 대필을 해주며 살아가는 대필 작가이며 몇 해 전에 아내를 잃은 남자이다. 그는 종종 동네 거리에서 죽은 자들의 모습을 보고 느끼며 죽은 자와 산 자의 사이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그에게 한 남자가 찾아와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써보라고 권하고 대필 작가인 그가 받아들이게 되면서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 현실과 환상, 산 자와 죽은 자 사이를 오가며 그의 일상을 따라 간다. 특히 그 남자의 마음 깊은 곳에 깊은 애정과 죄책감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죽은 아내에 대한 이야기는 가슴 뭉클하게 다가온다. 자신을 가장 이해하고 보듬어 주었던 아내에게 마음과는 달리 잘하지 못했고 옹졸하게 굴었던 일들을 회상하며 회한을 느끼는 그는 오늘도, 내일도 쓸쓸한 거리를 정처 없이 걷을 것이다. 그림자처럼 일상에 묻혀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처럼, 나의 모습처럼 말이다. 

너무 평범한 일상을 아무 꾸밈없이 그저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아홉 번째 집 두 번째 대문'은 그래서 더 애잔하게 느껴지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사실 우리의 일상은, 나의 일상은 임영태 작가가 보여주는 일상과 별반 다르지 않다. 드라마틱한 일도 드물고 하루, 일주일, 한 달, 일 년을 그렇게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거리를 걷어가는 그의 모습을, 그녀의 모습이 나인 것 만 같아 자꾸 뒤돌아보게 만든다. 그가 걷고 있는 쓸쓸한 거리를 나 역시 조금은 무료하고 쓸쓸한 마음과 외로움의 옷을 걸치고 걷고 있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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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초콜릿이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남자는 초콜릿이다 - 정박미경의 B급 연애 탈출기
정박미경 지음, 문홍진 그림 / 레드박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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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는 어른이 되면 당연히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동화와 꿈 같은 사랑이야기가 펼쳐질 줄 알았었다. 하지만 십대시절을 겪고 이십대를 넘어서면서부터 시작된 연애사들은 동화속 이야기 같지도 않았고 꿈꾸었던 낭만적인 장면들은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만 가능하구나 하는 것을 점차 깨닫게 된다. 아, 물론 예외인 분들도 있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사랑은 생각했던 것보다 달콤하지만은 않았고 누군가와 나를 맞춰가는 과정이 결코 쉽지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는 과정이다. 남들은 다 쉽게 하는 연애가 왜 이리 나만 힘들까, 혹은 왜 나만 이런 상대에게 끌리는 것일까 하는 자책감과 의문을 갖게 한다. 그만큼 연애도 사랑도 쉽지가 않다. 하지만 여기 '남자는 초콜릿이다'에서 몸소 체험한 30대의 결혼하지 않은 여성들의 사랑 실패담과 피하고 기억해야 할 B급 연애탈출 9계명들이 실려 있어 현실감을 확실히 일깨워주고 실수를 줄여 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 도움을 준다.

사랑이 시작되고 연애가 본격화되면서 겪게 되는 과정은 확실히 개인적인 일이고 비밀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사람 사는 게 비슷하다보니, 나의 경험이 또 다른 사람의 경험일수도 있다. 그렇기에 연애를 하면서 반복되는 실수들을 이 책을 통해 줄여보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나 자신을 먼저 사랑할 줄 알아야 상대방을 사랑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 뒤 사랑이 찾아와 연애를 시작하게 되면 좀 더 현명하게 연애를 할 수 있을 것이고 드디어 B급 연애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며 이 책을 읽고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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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주의보
엠마 마젠타 글.그림, 김경주 옮김 / 써네스트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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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주의보'는 사랑을 가슴에 품은 모든 사람들을 위한 사랑주의보이다. 처음 사랑을 느끼고 알아가면서 겪게 되는 마음의 동요나 혼란 등을 귀여운 그림과 글로 마음껏 표현해주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소녀는 한 번도 마음 속의 말을 내뱉어 보지 못한 벙어리이다. 하지만 그녀가 입밖으로 내뱉지 못한 채 곱게 간직하고 간직한 사랑의 언어들은 그녀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방울져 그녀를 살아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 주고 있다. 마냥 어린 소녀로만 있을 줄 알았던 소녀는 사랑의 감정을 알아가면서 그녀의 몸도 마음을 따라 한 걸음씩 성장해간다.  

어린 시절 마냥 '사랑'은 멋지고 달콤할 줄만 알았던 시기가 있었고 그 시기를 지나 사랑이 결코 달콤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는 시점이 진짜 사랑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소녀는 가슴 속에 스며드는 사랑을 막 시작을 했고 그 사랑 때문에 때론 고통스럽고 왜 시작했을까 하는 후회를 할지 모른다. 하지만 사랑 한 번 품어보지 못한 사람보다 그녀는 사랑의 마음을 알기에 더욱 더 성숙한 한 인간으로 성장할 것이며 소녀 또한 멋진 한 사람의 여성이 될것이라 기대해본다. 분홍주의보가 소녀를 포함해서 더 많은 사람들 가슴 속에 남아 살포시 수줍은 사랑전선이 되어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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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발견>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사소한 발견 - 사라져가는 모든 사물에 대한 미소
장현웅.장희엽 글.사진 / 나무수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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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소문없이 사라졌거나 혹은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추억들은 한 두개씩은 갖고 있을 것이다. 너무나 소소해서 사라졌는지, 혹은 잃어버렸는지도 모른 채, 한참을 지내다가 어느 날 불현듯 생각나는 물건들이 있다. 특히 샤프를 잘 잊어버렸는데, 분명 책상 서랍이나 필통에 넣어 둔 것 같은데 어느 날 사라져서는 영영 못 찾게 되는 물건들 중 하나였다. 반대로 너무 애착을 보이다가 심드렁해진 물건들도 있다. 그 중 너무나 갖고 싶어서 조르고 졸라서 구입했던 카세트 플레이어, 소형 녹음기, 카메라 등이 생각이 난다. 처음 구입해서 한 동안은 항상 두 손 근처에 있어야만 안심이 되었고 가방에서도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곤 했었다. 그러다 새로운 기종이 출시되고 왠지 촌스러워진 것 같은 느낌에 새로 구입한 물건들에 의해 밀려나고 책상 구석 자리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먼지는 쌓이고 주인의 관심은 사라진 채 말이다. 그런데 또, 그런 물건들은 싶게 누구를 주거나 처분하지도 못한다. 왠지 나의 추억이 잔뜩 담긴 물건을 함부로 처분한다는 것이 내키지 않아서 그냥 갖고 있게 된다. 그래서 아직도 중3 때 구입한 카세트 플레이어를 갖고 있다. 진짜 투박하고 진짜 비쌌던 기억이 난다. 어찌나 졸랐던지 지쳐서 부모님께서 사주셨던 것이다. 이렇듯 책상 주변만 자세히 들여다봐도 누구에게나 추억이 깃든 소중했던 물건들이 있을 것이고 그 물건들이 이제는 너무나 사소한 일상 속 그림처럼 변해버린 것을 알 수 있다. 

'사소한 발견은' 은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사물과의 인연과 주변인물들과의 추억을 조근 조근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살짝 저자의 일기장 혹은 앨범을 들여다 본 기분이 든다. 이렇듯 사물과의 소통은 개인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고 각자 개인의 추억이 담기게 된다. 어떤 사람은 한 장의 흑백사진에서 아련한 추억을 느낄 것이고 또 어떤 친구는 학창시절 선물로  받은 책, 샤프에서 지금은 잊고 지내던 한 친구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사소한 발견'을  읽은후 가장 가까이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물들을 유심히 보게 되었다. 지금의 나에게 가장 중요한 물건들일 것이고 삶을 차지하고 있는 것일 테니 말이다. 둘러싸고 있는 사물들에 걸맞는 삶을 살고 있는지는 살짝 의문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내가 소유한 사물들과 세월의 더께를 나누며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소소하고 사소해서 무심했던 나를 둘러싼 사물들을 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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