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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발견 - 사라져가는 모든 사물에 대한 미소
장현웅.장희엽 글.사진 / 나무수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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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소문없이 사라졌거나 혹은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추억들은 한 두개씩은 갖고 있을 것이다. 너무나 소소해서 사라졌는지, 혹은 잃어버렸는지도 모른 채, 한참을 지내다가 어느 날 불현듯 생각나는 물건들이 있다. 특히 샤프를 잘 잊어버렸는데, 분명 책상 서랍이나 필통에 넣어 둔 것 같은데 어느 날 사라져서는 영영 못 찾게 되는 물건들 중 하나였다. 반대로 너무 애착을 보이다가 심드렁해진 물건들도 있다. 그 중 너무나 갖고 싶어서 조르고 졸라서 구입했던 카세트 플레이어, 소형 녹음기, 카메라 등이 생각이 난다. 처음 구입해서 한 동안은 항상 두 손 근처에 있어야만 안심이 되었고 가방에서도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곤 했었다. 그러다 새로운 기종이 출시되고 왠지 촌스러워진 것 같은 느낌에 새로 구입한 물건들에 의해 밀려나고 책상 구석 자리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먼지는 쌓이고 주인의 관심은 사라진 채 말이다. 그런데 또, 그런 물건들은 싶게 누구를 주거나 처분하지도 못한다. 왠지 나의 추억이 잔뜩 담긴 물건을 함부로 처분한다는 것이 내키지 않아서 그냥 갖고 있게 된다. 그래서 아직도 중3 때 구입한 카세트 플레이어를 갖고 있다. 진짜 투박하고 진짜 비쌌던 기억이 난다. 어찌나 졸랐던지 지쳐서 부모님께서 사주셨던 것이다. 이렇듯 책상 주변만 자세히 들여다봐도 누구에게나 추억이 깃든 소중했던 물건들이 있을 것이고 그 물건들이 이제는 너무나 사소한 일상 속 그림처럼 변해버린 것을 알 수 있다.
'사소한 발견은' 은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사물과의 인연과 주변인물들과의 추억을 조근 조근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살짝 저자의 일기장 혹은 앨범을 들여다 본 기분이 든다. 이렇듯 사물과의 소통은 개인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고 각자 개인의 추억이 담기게 된다. 어떤 사람은 한 장의 흑백사진에서 아련한 추억을 느낄 것이고 또 어떤 친구는 학창시절 선물로 받은 책, 샤프에서 지금은 잊고 지내던 한 친구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사소한 발견'을 읽은후 가장 가까이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물들을 유심히 보게 되었다. 지금의 나에게 가장 중요한 물건들일 것이고 삶을 차지하고 있는 것일 테니 말이다. 둘러싸고 있는 사물들에 걸맞는 삶을 살고 있는지는 살짝 의문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내가 소유한 사물들과 세월의 더께를 나누며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소소하고 사소해서 무심했던 나를 둘러싼 사물들을 보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