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커다란 조개껍데기 아이과학
김동광 글, 김세진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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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습도 크기도 제각기 다르지만 우리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인 '집'의 필요성과 당연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온 부분들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과학그림책. 집(건축물)의 구조적인 특징을 동식물의 집과 구조와 대비시켜 설명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세력권'에 대한 설명과 함께 자기 구역을 지키며 살아가는 동물에 대해 이야기하며, 단단한 껍데기가 있어 집을 짓지 않아도 되는 거북과 산호를 예로 들고 있다.  



 사람에게는 왜 조개처럼 단단한 껍데기가 없을까? 따로 집을 짓지 않아도 되고, 아무 곳에서 잠을 잘 수 있는 조개처럼 사람도 등딱지를 메고 다니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연결된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세간들도 다 담아서 가지고 다니려야 한다면 우리 몸보다 몇 배나 더 껍데기를 들고 다녀야 할 터이니 움직임도 느리고 힘도 많이 들 것이다. 커다란 조개껍데기 안에 온갖 살림살이들이 빼곡히 차 있는 그림을 보며 우리 인간이 살아가면서 -지나칠 정도로- 참 많은 것들을 필요로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는 공룡을 예로 들어 집의 뼈대의 공통점을 비교해 놓았다. 공룡의 몸에 뼈가 있어 몸을 지탱하듯이 집에는 뼈 역할을 하는 기둥이 있는데, 이것이 튼튼해야 집이 무너지지 않고 거대한 공룡보다 더 크고 높은 건물을 세울 수도 있다. 땅 속에 굴을 파서 만드는 지하철길 역시 튼튼한 기둥과 뼈대가 필요함을 설명하며, 그림 한 쪽에 땅 속에 여러 갈래의 굴을 파서 집을 만드는 개미도 훌륭한 건축가임을 보여준다.



 우리가 집을 짓는 이유는 공간을 확보하고, 외부의 자극(비, 바람, 햇볕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이 책에서는 공룡과 집을 대비시켜 공간과 지붕, 그리고 벽의 필요성을 알려준다. 공룡의 입과 항문, 나뭇잎의 '기공'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사람의 몸에서도 문 역할을 하는 부분을 찾아보면서 문의 중요성과 창문의 장점도 일깨워준다. 공간에 사람이나 물건이 드나들 수 있는 통로의 역할을 하는 문은 크기나 모양은 제각각이지만 실과 바늘처럼 짝을 이루어 꼭 있어야 하는 것임을 새롭게 인식하고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을 짓는데 필요한 재료들이 모두 자연에서 얻고 있는데 반해, 살 곳과 집 지을 재료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동물들의 고통이 바로 우리 사람들로 인한 것임을 지적하고 있다. 모든 생물을 보호해주는 커다란 집인 자연이라는 공간 안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물들은 서로 돕고 살아야 함을, 서로에게 문을 여는 노력이 필요함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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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된 아빠 살림어린이 그림책 20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노경실 옮김 / 살림어린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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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태어날 때부터 지금과 같은 어른의 모습으로 세상에 나왔을 거라 생각하는 건지, 부모의 아기 때 사진을 보면 참 신기해한다. 엄마, 아빠에게도 기저귀에 똥오줌 싸고, 젖병을 빠는 등 자기처럼 어린 시절이 있다는 것에 대해 상상이 잘 가지 않는 모양이다. 젊음을 돌려준다는 음료를 마시고 아기로 변한 아빠의 모습을 보면 외모 전체가 어려진 것이 아니라 몸은 아기 몸인데 얼굴은 그대로인 모습이다. 살짝 징그럽기까지 한데, 아이들이 상상 속에서 한번쯤 그려보았을 법한 아빠의 모습이라고나 할까...  

 


 존의 아빠- 아이는 작품 전반에 걸쳐 모습을 확연하게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존'이라는 이름으로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청바지와 청재킷, 알록달록한 무늬가 들어간 화려한 옷 등, 젊은 사람들이 입는 옷도 많고, 머리 모양도 자주 바꾸는, 상당히 멋을 부리는 사람이다. 초반에 그려진 아빠 얼굴을 보면 늘 한 쪽 입 꼬리를 살짝 치켜 올린 미소(속된 말로 표현하자면 "썩소"? ^^;)를 띄고 있고 있는 표정이, 약간은 나 잘난 맛에 사는 듯한 자신만만한 모습이다. 


 아빠가 당구를 치고 있는 장면의 배경을 잘 살펴보면 선반 제일 위 칸에 얹혀 있는 TV는 -영원히 아이로 남아 있고 싶어했던 소년- 피터 팬으로 추측되는 소년의 모습이 나오고 있다. - 두 번째 칸에 있는 트로피 안에는 젖병이 담겨 있고, 세 번째 칸에 있는 박제된 물고기의 입에는 공갈 젖꼭지가 물려 있음 - 다른 칸에는 장난감병정의 모습도 보이는데, 어른들의 장난감들(총, 카메라, 컴퓨터, 오디오, 술, 골프채 등 ) 사이에 어려지고 싶은 아빠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소소한 물건들을 배치해 놓았다.

-  아빠가 테니스 라켓을 기타처럼 여기고 있는 장면을 보면 방에 기타리스트의 모습이 담긴 커다른 액자가 걸려 있다. 추측일 따름이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션 중에 "지미 헨드릭스"라는, 젊은 시절에 요절한 유명한 기타리스트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 [Woodstock]이라는 앨범 제킷 사진의 모습이랑 비슷한 느낌이 든다. 공연 때 화려한 의상도 즐겨 입었다고 하고... (참고로.. http://music.naver.com/album/index.nhn?albumId=70786
 자전거 타기 운동을 하는 장면도 눈길을 끄는데, 역기 옆에 '딸랑이'로 여겨지는 물건이 나란히 놓여 있는 것 외에, 창문 밖으로 보이는 건물의 모습이 집 안에 걸린 액자 속의 건물과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아빠가 조금이라도 아프면 자리보전을 하고 누워 법석을 피우는 것이 영락없는 아이처럼 군다. 존의 엄마는 "다 큰 아기"라고 부르는데 참으로 공감 가는 표현이 아닌가! 나 역시 가끔 농담삼아 남편을 아이 수에 포함해서 말하곤 한다는. 멋 부리는 것뿐만이 아니라 어지간히 자기 몸을 챙기는 아빠는 어느 날 "젊음을 돌려드립니다"라고 적힌 음료수를 사와서 마신다. 젊어지고 싶어 하던 소원을 이룬 셈이긴 하지만 그 얼굴 그대로, 몸만 작아져서는 기저귀도 채우고, 낡은 아기 의자에 앉아 이유식은 입이며 의자에 치적치적 칠을 하고, 쭉쭉이(공갈젖꼭지)를 입에 물고 있는 등 하는 아기가 하면 자연스러운 행동이지만 아빠의 모양새는 어른이 애 흉내를 내는 것처럼 우스꽝스럽게 여겨진다.

* 아빠가 신이 난 얼굴로 집에 돌아오는 장면을 보면 문 옆 쪽에 걸린 액자에 한 소년이 곰인형을 거꾸로 들고 계단을 올라가는 뒷모습이 담겨 있다. 그런데그 액자 아래에 곰인형이 아빠가 들어오는 모습을 지켜 보는 모양새로 놓여 있는 것을 보면, 소년이 이 집 아이인 '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아빠와 놀아주려고 블록으로 탑을 쌓아주지만 아빠는 그걸 무너뜨려 버린다. 아이들은 쌓는 것보다 무너뜨리는 걸 더 재미있어하니 아기가 된 아빠 입장에서는 당연한 행동이겠으나, 본문 글을 보면 '아빠가 늘 그랬듯이 아들과 노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고 표현하고 있다. 앤서니 브라운의 초기 작품들을 보면 화목하지 못한 가족의 일면을 담곤 했는데, 이 작품에서도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이 부분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울다 지쳐 잠들었다가 깬 아빠는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지만 늘 젊게 보이고자 했던 아빠의 머리에서 - 늙어감의 상징인- 흰 머리 한 가닥을 찾아낸다는 나름 슬픈(?) 결말로 끝을 맺고 있다. 


 (아빠 머리 위 쪽에 걸린 그림이 눈길을 끄는데- 명화를 패러디 한 것 같은데 무슨 그림인지는 아직 모르겠음- 아기가 된 아빠의 밑에 깔려 있는 여인은 아빠를 돌보느라 녹초가 되어 버린 엄마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우리나라의 많은 가정이 그렇지 않을까 싶은데, 우리 집 역시 애들 아빠가 평일에는 회사 일이며 음주 약속 등으로 늘 바빠 애들이 잠들고 난 후에 들어오기 일쑤이다. 그래서 주말이나마 아이들과 좀 놀아주었으면 싶은데 대게 피곤하다거나 쉬고 싶다는 이유로 아빠와 놀고 싶은 아이의 열망이 묵살될 때가 많다. 아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더 서운한 일이다. 도서에 얇은 워크북이 제공되는데 이왕이면 아이와 아빠가 함께 공간을 채워가며 서로의 바람과 사랑을 확인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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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백중 다다익선 고사성어 이야기로 쌓는 교양 6
햇살과나무꾼 지음, 전미화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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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로 쌓는 교양] 시리즈 6번째 도서로, 얽힌 이야기가 있는 고사성어를 다루었다. 옛이야기에서 유래한, 한자로 이루어진 고사성어는 오래 전에 생겼지만 현대에 이르러서도 실생활에 널리 쓰이고 있다. 말과 글의 의미를 풍부하게 만들어 주거나, 말하고자 하는 의도의 핵심을 잘 표현해주어 책, 신문 기사, 영상물, 타인과의 대화 등 다방면에서 두루 쓰이므로 아이들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우리 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고사성어가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지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꾸며 알려주고 있다. 예전에 (아마도 성인 대상의) 고사성어에 얽힌 일화를 담은 도서가 생겨서 아이에게도 읽어보라고 권했는데 문체도 건조한대다가, 글만 빼곡하게 실려 있다보니 손을 댈 생각을 하지 않아서 아쉬웠더랬다.

 그에 반해 이 책은 고사성어를 이루는 한자를 마치 그림처럼, 각각의 글자에 다양한 색감과 무늬를 넣기도 하여 한 번 더 글자에 눈이 가게 꾸민 점이 돋보인다. 딱딱하게 여겨지는 한자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한자의 뜻을 잘 살린 삽화도 곁들여 눈이 즐겁다. 본문 글 옆쪽에 고사성어를 이루는 한자의 음과 훈도 기재해 놓았다.



 고사성어 중에는 결초보은, 다다익선, 백발백중, 일망타진처럼 한자를 풀이하는 것만으로도 의미를 쉽게 알 수 있는 말도 있지만, 한자의 뜻만으로는 의미를 짐작하기 어려운 말도 있다. 이런 경우 고사성어에 얽힌 이야기를 알면 그 말에 담긴 숨은 뜻을 알 수 있다. 뜻을 짐작할 수 있는 단어 역시 얽힌 이야기를 통해 이해의 깊이를 더하게 된다. 차례에 나온 고사성어 외에도 관련되거나 비슷한 의미의 고사성어, 한자, 속담도 다루고 있으며, 본문글 옆쪽에 내용의 이해를 돕는 간략한 설명글도 실어 놓아 읽을거리가 풍부하다. 



 고사성어 사이에 한자와 관련된 [오양과 생각을 본뜬 한자], [비슷한 모양의 한자들], [고사 없는 네 글자 한자] 등을 담은 코너도 한자와 관련된 지식을 살찌우는데 도움을 준다. 차례에 표기해 놓지 않아 따로 찾아 볼 때 약간의 번거로움이 있다. 어린이 책을 전문적으로 기획하는 '햇살과 나무꾼'이 집필하였던데, 도서의 완성도도 대체로 만족스럽다. 차례만 봐도 각 고사성어의 의미를 알 수 있도록 해 놓은 구성도 좋았다.(사족: 다른 성어들도 있을 텐데 아이들이 보는 책에 "무자식상팔자"를 포함시킨 건 좀 그렇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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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톡톡톡 - 우리들의 솔직 담백 유쾌한 이야기
유현승 엮음 / 뜨인돌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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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사춘기로 접어들면 온갖 감정들이 이전보다 더 강렬하게 분출되는 것 같다. 기쁜 일이 생기면 깔깔거리며 넘어가도록 웃기도 하고, 슬플 때는 속절없이 흐르는 눈물이 그치질 않고, 속상한 일이 생기면 당장 죽을 것처럼 한없이 답답해지고... 가슴에 남는 이런 저런 일들을 그저 가슴으로 삭히기란 참 힘든 일이다. 그럴 때 자신의 이야기에 공감해주는 누군가와 이야기라도 나누면 조금이나 후련해질 텐데 그러기 힘들 경우에는 글로 가슴의 감정을 털어내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2010 청소년 저작발굴 및 출판 지원 사업> 당선작이 이 책에는 친구 사이에서 난감했던 일들, 부모나 형제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었던 일, 슬프거나 기뻤던 일들, 다양한 생각들을 담은 십대들의 글들이 실려 있다.  서두에는 기획자(유승현 선생님)가 이 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들려주고 있다. '독서 나눔' 과정의 2단계인 쓰기 과정에 참여한 아이들의 글이 이 책의 모태가 되었다고 하는데,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글로 적으며 자기 성찰의 계기를 가진 아이들뿐만 아니라 기획자 자신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고 한다. 


 톡톡 튀는 십대들의 생동감 있는 이야기 중에는 중학생인 우리 집 아이들의 이야기처럼 다가오는 것들이 많았다. 가량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던 일을 얘기할게]에 실린 글 중에 줄넘기 2단 뛰기에 관한 글(p. 44)은 체육 수행평가로 2단 뛰기를 연습하느라 힘들었던 큰 아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나름 연습했다고는 하지만 큰 아이는 수행평가 때 다섯 손가락을 겨우 채웠는데, 글을 쓴 아이는 열심히 연습해서 15개 모두 성공했다니 부러운 마음이 든다.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 실망한 아이가 있는 반면, 찍기로 문제를 푼 과목이 성적이 더 좋아 신기했다는 아이의 들도 눈에 띈다, 자기 때문에 삼촌이 돌아가신 것 같다는 글을  보니 아이가 커다란 마음의 짐을 지고 사는 것 같아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할머니께 잘해드리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실천을 못해 후회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말을 자주 하는 할머니로 인해 사람에 대한 믿음이 없다는 아이도 있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이야깃거리들이 눈길을 끈다. 동물원에 갔다가 뱀을 목에 걸고 다닌 경험, 성교육을 하는 창.재 시간에 아는 지식을 열심히 발표했다가 '변태'와 '창백'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사연, 초등 2하년 때 도전하기 어려운 심부름을 혼자 해낸 이야기 등등 십대들의 감성이 묻어나는 글 속에 이 시대의 중학생들이 살아가면서 겪거나 느낀 솔직담백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기획자와 마찬가지로) 십대들의 이야기가 이리 재미있으리라 예상치 못했는데 예전에 초등학생들의 일기 글을 실은 책을 읽으며 느꼈던 재미가 이어진 느낌이다.


 올 삼월에 중학교에 입학한 작은 아이. 이 책을 처음 내밀었을 때는 내키지 않는 기색으로 나중에 읽어보겠다고 하고는 그대로 놔두고 있었더랬다. 그러다 며칠 뒤에 내가 책을 읽다 아이가 언젠가 겪었던 일과 유사한 내용이 눈에 띄기에 "절대공감하며 읽을 이야기"라고 호언장담하며 책장을 펼쳐 건네주었다. (아이들이 책에 호기심을 가지게 만드는 방법 중 하나~ ) 그 이야기를 읽고 나더니 또 하나, 또 하나, 결국에 이 책에 빠져서는 다 읽느라 손에 들고 있던 다른 책은 뒷전으로 밀려버렸다. 

 글을 읽다 웃음이 절로 터지는지 아이 방에서 낄낄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 책을 들고 나와서는 그 부분을 엄마도 읽어보라고 권하는, 좀 전과는 반대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소설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실제로 겪은 일들이라는 점이 참신하게 다가오는 모양이다. 공감이 가는 고민거리도 있고, 부러운 이야기도 있었다며(오천 원을 잃어버리고 만 원짜리 문화상품권을 주운 일 등)  엄청 재미있게 읽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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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나무가 다시 살아났어요 아이과학
김동광 글, 정순임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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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적인 개념을 우리가 속한 사회나 주변 환경과 연계하여 쉽게 설명해 놓은 과학 그림책이다. - 참고로 STS 프로그램 '아이과학'시리즈(2001년)로 선보인 도서로 이번에 재출간됨.- 특정 생물에 대한 실물 사진과 정보를 담은 자연관찰책과 비교해 볼 때 차별화 되는 점이라면 통합적인 측면에서 과학 개념에 접근하고 있다. 초등 교과와 연계하여 볼 수 있도록 뒤표지에 초등 과학 교과서에서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는 단원을 표기해 놓았다.


 자연에서 난 것들은 죽어서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거름이나 먹이가 되어  다른 생명체가 자라는데 필요한 자양분으로 쓰이거나 보금자리로 이용되는 등 다양한 상호 작용이 이루어진다. 이 그림책은 벼락을 맞고 쓰러지면서 각기 다른 환경에 속한 두 그루의 나무가 어떤 방식으로 생태계의 순환을 이어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개울에 떨어진 나무는 물에 휩쓸려 내려가다가 바위틈에 끼여 멈춘다. 거기에 흙과 잔가지들이 걸려 물을 가두는 역할을 하는 둑이 형성된다. 수중 생활을 하는 생물들의 서식 환경을 보면 대게 유속이 느린 웅덩이나 물가 쪽에 자리를 잡고 사는 경우가 많다. 수중 식물 등이 자랄 수 있는 여건이 되면서 먹이도 풍부해지고, 알을 낳아 번식하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 죽은 나무가 만든 웅덩이 속에도 생물들이 보금자리를 차리고 살아간다. 


 숲에 쓰러진 나무는 곤충들의 먹이가 된다. 나무좀벌레가 단단한 겉껍질에 구멍을 뚫는 이유는 영양분이 풍부한 연한 속껍질을 먹기 위해서이다. 나무좀벌레가 길을 뚫어 놓은 덕분에 다른 곤충들도 드나들면서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게 되고, 곤충에 붙어 있던 미생물도 그 안에서 양분을 섭취하게 된다. 목재 건물에 큰 피해를 주어 해충이라 여겨지는 흰개미도 죽은 나무를 보금자리 삼아 먹기도 하고 많은 굴을 뚫어 다른 생물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죽은 나무는 곰팡이, 버섯, 세균 등에 의해 분해 작용이 일어나는 과정을 거친다. 죽은 나무에서 자란 버섯을 먹은 작은 동물은 포자를 퍼뜨리는 역할을 하거나 배설물로 식물들에게 영양분을 주는 등 그물망처럼 얽혀 돌아가는 자연의 체계는 상호작용이 끊임없이 이루어진다. 나무는 살아서도, 죽어서도 많은 곤충과 동식물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하며 생태계의 순환을 이어하는 역할을 하니 참으로 고마운 존재라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본문 뒤에 실린 정보 페이지에는  [사회 속의 과학 원리]를 들려주며 사람과 자연은 어떤 관계인지, 다양한 생물이 함께 살아가는 까닭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본문 그림은 부드러운 화풍으로 나무와 주변 환경의 변화를 그리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색감의 변화가 크지 않은 탓에 시대적인 측면에서 일러스트가 조금 뒤떨어진 느낌이 드는 것이 아쉽게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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