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와 공주의 사랑 - 삼국사기.삼국유사에서 가려 뽑은 이야기 다섯 편
강숙인 지음, 신세정 외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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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역사 동화를 발표하는 강숙인씨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서 가려 뽑은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 책이다. 어린 시절에 바보 온달에게 시집간 평강 공주의 이야기를 접했을 때는 누군가 지어낸 허구로만 알고 있었는데, 역사 속에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들인 것을 알게 되면서 놀라기도 하고, 더 진한 감동으로 다가오게 되었다.
 


 [바보와 공주의 사랑] 본문에도 나오는, 고구려가 잃어버린 땅을 되찾기 위해 신라를 공격하는 싸움에서 온달 장군이 전사하고, 공주가 관을 어루만지며 돌아가자고 말하고서야 움직였다는 일화도 <삼국사기>에 실려 있는 이야기라고 한다. 이 두 사람의 결혼은 신분을 뛰어 넘은 사랑의 대표적인 예로도 꼽히는데, 6세기 후반 고구려에 새로운 귀족 세력이 성장하던 시대적인 흐름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네 번째 이야기 [북소리 아 북소리]의 주인공은 역사에 등장하는 사랑 이야기 중 온달과 평강만큼이나 유명한 한 쌍이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부탁을 들어주고자 나라를 배신하고 자명고를 찢은 낙랑 공주도, 사랑하는 이를 죽음으로 내몬 호동 왕자도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린 비련의 주인공들이다. 이루어지지 못한 슬픈 사랑이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이 이야기 또한 옛날에 인형극으로 참 재미있게 시청했더랬는데, 삼국사기 고구려 대무신왕 편을 통해 역사로 전해오는 이야기다.
 


 [그리움은 바다 건너]는 왜국에 볼모로 잡혀간 눌지왕의 아우를 본국(신라)으로 보내기 위해 힘쓰고 죽음을 맞이한 충신 박제상의 이야기이다. 비교적 낯선 [청동 거울에 담은 마음]은 자신의 아비 대신에 군역을 살러간 이를 한 마음으로 기다린 설씨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이야긴 [마를 파는 소년의 사랑 노래]는 서동요의 이야기로 비현실적인 부분들이 많으며 실존 인물인지 확실치 않은 부분이 앞서 네 이야기와 다른 점이다. 책을 읽으며 다섯 이야기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중 어느 쪽에 실려 있는지 궁금했는데 본문 뒤에 실린 "작가의 말"을 보니 각 이야기의 출처를 밝혀 놓았다. 

- 사족으로 언급하고 싶은 부분으로, 삽화는 세 분(신세정/홍우리/정은희)이  담당하였는데 목차에 그린이의 이름이 실려 있지 않은 점이 개인적으로는 아쉽게 여겨진다. 그림을 보면 화풍에 차이가 나서 구분이 가긴 하나 그린 책을 일일이 찾아보아야 누구의 그림인지 알 수 있는지라 -이야기마다 그림을 그린 이가 다를 경우- 작게나마 이름을 표기해 놓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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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배우는 우리 역사 1 - 선사 시대부터 통일 신라와 발해까지 발로 배우는 우리 역사 1
씨앗들의 열린 나눔터 핵교 지음, 박동국.유남영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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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에 활동하던 모 독서 클럽에서 강화도 쪽으로 유적 답사를 간 적이 있는데 전문 강사가 동행하여 답사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더랬다. 강사가 가는 곳마다 유적에 관한 역사나 일화를 아이들에게 흥미진진하게 들려주었는데 미처 알지 못했던 역사 지식을 얻을 수 있어 어른인 나도 참 좋았던 기억이 남아 있다. 이 책을 쓴 '핵교'는 익히 명성을 들어 알고 있는 체험 학습 전문 단체로, 이 단체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아이와 참가해 보지 못한 것이 아쉽게 여겨졌는데 이렇게 책으로 만날 수 있어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초등학교 과정에 나오는 유적지를 수록한 이 시리즈를 다른 역사 체험 관련 도서와 비교해 보면 유적지를 각 지역별로 국한하여 살피는 방식이 아니라 각 지역의 유적지를 선사시대부터 시대 순으로 순차적으로 살펴보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 차별화 된 점이다. 1권은 선사시대부터 통일신라와 발해까지 다루고 있는데 차례를 살펴보니 전곡리 유적지, 암사동 주거지, 강화 부근리 고인돌, 풍납토성, 불국사, 석굴암 등 국사시간에 배웠던 낯익은 유적지 이름들이다. 

 

 


 구성 방식을 살펴보면 본격적인 유적지 소개에 앞서 도입부에 그 시대의 특징과 유물에 관한 핵심적인 내용을 컷 만화로 간략하게 알려주고, 옆 쪽 책장에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일들을 세로 연표로 정리하여 역사의 흐름을 짚어주고 있다. 이어서 시대별, 나라별로 역사적인 사건들과 더불어 유적지와 유물을 중심으로 당시 사람들의 생활양식이나 근간을 이룬 문화 등을 차근차른근 설명해 놓았다.  본문 곳곳에 작은 영토 지도와 유물 사진, 크고 작은 삽화를 곁들였으며, 자투리 공간에 소소한 역사 지식들을 알려주는 코너를 두어 내실을 다지고 있다.





 각 유적지마다 중요한 유물을 언급한 간략한 설명을 첨부하고, 일러스트로 꾸민 안내도와 [미리 알아 두세요] 코너에 유적지의 이용시간, 입장료, 문의 전화번호를 기재해 놓았다. 유물관에 전시된 각종 유물 사진을 싣고, 유물의 특징과 쓰임새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글은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이야기를 건네거나 들려주는 것 같아 친근하게 다가온다. 가장 좋은 체험이야 직접 가서 보고 해보는 것이겠지만 이처럼 상세한 설명을 접하니 유적지나 체험 장소에 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각 유적지나 박물관에 가서 볼 수 있는 유물들을 소개해 놓은 점도 눈길을 끈다. 이런 코너들이 현장에 직접 가서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주고 채워주는 것 같다. 시대별 유적지 유람 끝자락에는 [이곳에도 가 보세요!] 코너를 통해 그 시대의 유물을 접할 수 있는 박물관들을 홈페이지 주소와 더불어 간략하게 소개해 놓았다. 참고로 내지에 실린 일러두기를 보면 이 책에 수록된 체험 학습지에 대한 정보는 2011년 2월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체험 학습지의 사정에 따라 나중에 바뀔 수도 있다고 한다. 



 유적지를 방문했을 때 알찬 관람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체험 도서 시리즈로 앞으로 출간될 2권도 기대가 된다. 이야기를 듣는 느낌으로 술술 읽어나가다 보면 우리나라 역사의 흐름과 더불어 역사적인 사건들, 유물의 특징도 익힐 수 있어 참 좋은 것 같다. 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역사 지식을 접하기 전에 초등 저, 중학년 무렵부터 조금씩 알아두면 고학년으로 접어들면 배우게 되는 사회 교과목에도 많은 도움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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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길 그림책은 내 친구 28
도널드 크루스 글.그림, 이주희 옮김 / 논장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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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집 막내는 위로 (멀미를 일으키는 탓에 탈 것을 싫어하는) 두 아이와 달리 자동차, 버스, 기차 등의 탈 것에 호기심이 많고 타는 것도 참 좋아한다. 그렇다보니 탈 것이 등장하는 그림책과 스티커북을 자주 꺼내오는데, <화물 열차/도널드 크루스>를 꺼내 볼 때면 함께 보는 책으로 인식해서인지 이 책도 실과 바늘처럼 함께 가져온다. - 최근에 <트럭>도 구입했는데 (와우~ 책 크기라니!) 딱히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아도 좋아하는 장면을 오래 펼쳐 놓고 즐겨 감상한다. 특히 분홍색 트럭을 좋아한다는~ ^^;

 기찻길을 할머니 댁으로 가는 지름길로 이용하려던 아이들이 겪은 일을 담은 이번 작품은 <화물 열차>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화물 열차>는 하얀 여백을 배경으로 색색의 차량이 등장하여 전반적으로 밝고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는 반면, 이번 작품은 배경 자체가 어둠이 내린 저녁 무렵이고 중반부에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는 열차는 커다랗고 위협적인 느낌을 속도감 있게 방출하고 있다.
 



 이 작품의 시작은 본문이 아닌, 표지에서부터 시작된다. 아이들이 기찻길로 올라서 있는 앞표지 그림뿐만이 아니라, 양표지를 활짝 펼쳐 보면 뒤표지의 한 쪽면에 그려진, 전방을 비추고 있는 샛노란 불빛은 조만간 기차가 모습을 드러낼 것을 짐작케 하고 있다. 이 작품은 작가 자신의 경험을 담은 작품이라고 하는데, 헌사를 담은 내지에 보면 '끝이 좋으면 다 좋다.'라는 문구가 덧붙여져 있다. 위험한 순간을 겪긴 했지만 그 일을 소재로 이렇게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의미일까.




 
 책에 씌운 겉표지의 책날개에 보면 아이들이 왜 기찻길로 가기로 했는지를 알려주는 글이 담겨 있다.(원작에도 이런 형식을 취하고 있는지, 한글판에서 도입부에 대한 설명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실은 글인지 궁금하다.) 아이들이 여름이면 가는 시골 할머니네 집 옆에 있는 기찻길. 가까이 가지 말라는 주의를 들었음에도 날이 어둑어둑해지는 시간이 되어 얼른 할머니 댁에 도착하고 싶은 마음에 아이들은 금지령이 내려진 지름길을 택해서 걸어간다. 아이들이 웃고 소리치고 노래를 부르거나 몸싸움도 하며 계속 기찻길 위를 걸어가는 사이, 왼쪽 책장 상단을 보면 기차의 등장을 예고하듯 -작은 글자 크기로- "뚜우우"하고 기적소리가 작게 들려오기 시작한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점차 커지는 (글자 크기와) 기적 소리와 노란 불빛은 기차가 다가오고 있다는 등의 구구절절한 설명이 필요 없게 만든다. 다급하게 뒤돌아서서 달리기 시작한 아이들의 모습과 "달려!", "내려가!" 같은 단순한 외침 역시 긴박한 상황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아이들 뜀박질보다 더 빠른 기차가 언제 바로 뒤에 들이닥칠지 모르는 긴박한 순간!! 마침내 위용을 드러내는 커다란 화물 열차. 

 


 책장을 넘길 때마다 각기 다른 열차 칸을 보여주는 것으로 독자가 작품속의 아이가 되어 열차가 지나가고 있는 것을 지켜보는 듯한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하단에는 "칙칙 폭폭" 혹은 "칙폭" 같은 의성어 글자에 입체감을 주고, 크기에도 변화를 주어 소리의 강약을 실감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시커먼 어둠 속에서 샛노란 불빛을 사정없이 앞으로 비추며 달려오는 기차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무섭고 위협적으로 느껴졌는지를 참으로 잘 담아낸 수작이다. 

 어른들이 절대 다니지 말라고 못 박은 금지된 길로 가다가 겪은 그 두려운 일은 기차의 샛노란 불빛만큼이나 아이들의 기억 속에 선명하게 아로 새겨졌을 것이다. 그리고 이 은밀한 비밀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그 세월만큼 마음속 깊이 숨어 있었으리라. 할머니께도, 엄마한테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는 마지막 글이 아이에게도 인상에 남는지 본문을 들려주기도 전에 제가 먼저 앞서서 "아무 말 안 했죠~" 라고 말한다. 어린 시절에 부모에게 차마 말하지 못했던 비밀 하나 정도는 가슴에 묻어 둔 어른들에게도 공감대가 형성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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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4-30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 놀러왔답니다.

갑자기 '절대 잊지 못 할 첫 기억'이라는 문구가 생각나요. 심리적으로 무척 중요하다고 하더군요.
저는 시장에서 엄마를 잃어버리고 경찰서에서 울다가 빵 얻어먹었던게 첫 기억이예요.
다른 것들은 부모님이 말씀해주신 재생 기억 같고, 이것은 생생해요. 부모님이 모르는 부분이 생각나거든요.
기차도 그랬을거 같아요.

저는 그림책 올려주시는 페이퍼를 좋아해요. 제가 더이상 사서 보지 않아서이기도 하구요.
즐거운 주말되셔요. 어제 천둥 번개 무서웠어요. ^^
 
역사를 파헤치는 고고학 탐정 - 동굴 벽화에서 타이태닉호까지
사이먼 애덤스 지음, 장석봉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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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와 그 이면의 이야기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큰 아이가 제목 중에 '고고학'이라는 단어를 보더니 자기 관심 분야라며 반긴 책이다. 나 또한 고대 유적에 흥미를 느끼는 터라 아이와 번갈아 가며 관심이 가는 유적을 다룬 부분을 찾아보았다. 고고학은 사라진 문명을 찾아내고 역사 속의 증거물을 조사하여 과거의 모습과 그 시대의 생활양식 등을 연구하며 인간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학문이다. 
 
 전시관이나 박물관 같은 곳에 가서 접하는 유물들 중에는 정말 저런 것이 사람이 만들고 사용한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들도 있고, 이런 유물들을 어떻게 발굴해 냈을까 궁금해지는 것들도 있다. 일반인들이 보았다면 길에 굴러다니는 흔한 돌멩이 정도로 여겼을, 좀 날카로워 보이는 돌이 인공적으로 다듬어진 것임을 알아내고 그것들을 통해 과거에 어떤 문명이 존재했는지를 추측하고 밝혀내는 고고학이라는 분야 자체가 놀랍고 신기하게 여겨진다.
 

 


 이 책은 지난 200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고대 유적들의 비밀을 고고학자들이 어떻게 풀어왔는지에 관해 들려주고 있다. 고대 유적에 대한 설명, 유적과 관련된 또 다른 이야기들, 그리고 고고학자들이 어떤 방법으로 시간 속의 증거물을 추적하고 이를 재구성하여 과거의 문명에 대해 알아내는지를 알려준다. 고고학의 정의와 고고학자들이 하는 일 등을 간략하게 설명한데 이어, 기원전 12,000년경의 알타미라 유적에서부터 서기 1912년 타이태닉호에 이르기까지 15가지 유적을 다루고 있다. 몽라수아와 빅스, 오세느, 바사호 같이 조금 낯선 유적도 있으며, 크노소스 궁전 유적과 중국의 진시황릉의 병마용 등 아이들과 함께 가서 보고 싶은 곳도 있다.




 가끔 TV에서 유적이나 공룡 화석 등을 발굴하고 연구하는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는데, 고대 유적을 찾고 다각도로 조사하는 고고학에도 과학적인 기법이 도입되어 많은 성과를 얻고 있다고 한다. 이 책에도 X-선과 컴퓨터를 이용하는 방법,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 층서학 등의 과학적인 기법이 소개되어 있는데, 대상연령을 고려해서인지 간략하게 소개된 점이 조금 아쉽게 여겨진다. 그 외에 유물을 보존하는 법, 신전의 연대 측정 등도 알려준다. 
   



 


 차례를 살펴보던 아이가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유적은 크노소스 궁전이다. 미노스인의 공예품 중에 유명한 도자기 꽃병 사진을 보니 그 시대에 다양한 문양을 그려서 만들어구나 싶다. '또 다른 이야기'에 의하면 티라 섬의 도시 아크로티리는 화산 폭발(기원전 1626년)로 생긴 재에 묻혀 그대로 보존되었다고 한다. 크노소스 궁전을 발굴하기 위해 애쓴 아서 에번스 경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 외에도 각 유적별로 발굴지를 격자 형태로 파 들어가는 방법을 개발한 모티머 휠러 경, 로제타석의 암호를 해독한 장 프랑수아 샹폴리옹, 폼페이 발굴 책임자 주세페 피오넬리, 마추픽추를 발견한 하이럼 빙엄 등의 고고학자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에는 실리지 않았으나, 최근에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도망치는 닭을 쫓아 동굴로 들어간 한 농부에 의해 발견된 터키의 유적인 비밀도시(데린쿠유)에 관한 일화를 들려주어 흥미롭게 시청했다. (아이들이 이 일화를 <터키에서 살아남기>에서 본 적이 있다며 얼른 가져와서 보여주었다는~ ^^) 이처럼 고대 유적은 우연하게 발견되기도 하지만 집념어린 발굴 의지를 가진 사람에 의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하인리히 슐리만의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는데, 그는 자신이 매료된 호메로스의 이야기에 나오는 도시인 트로이가 실제로 존재했음을 증명하기 위해 고고학자가 된 인물이다. 슐리만이 발굴한 유적은 자신이 확신했던 트로이 전쟁에 해당하는 유적이 아니었지만 그의 발견은 고고학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하였다. 


 

 아즈텍의 유물이 있는 멕시코시티에서는 지하철을 건설하던 일꾼들이 신전의 여러 부분을 발견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개발이나 공사 과정에서 종종 유적이 발견되곤 하는데, 특히 경주처럼 역사적인 유적이 많은 지역은 허가 없이 함부로 개발을 하지 못하게 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 아메리카 원주민 마을 오세테 유적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장소 혹은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이 땅 밑 어딘 가에도 과거의 역사적인 유적이 잠자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세계 곳곳의 유명한 유적들 유럄하며 유적과 관련된 다양한 역사 지식을 얻을 수 있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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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비, 성균관에 들어가다 - 옛날 공부법으로 본 우리 역사 처음읽는 역사동화 2
세계로 지음, 이우창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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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역사를 알 수 있는 역사동화이면서 옛 사람들의 공부법도 알려주는구나 싶어, 아이의 공부법에 대한 조언을 할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요량을 더해 이 책을 보았다. 제사보다 젯밥에 더 관심이 많은 학부모의 앞선 마음이려나? ^^* 글쓴이가 '세계로'로 기재되어 있어 소개 글을 찾아보니 대치동 독서 토론 전문 학원 선생님들이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책을 썼다는데, 이야기를 쓴 이가 "손정혜"라는 작가라는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 집 아이들이 참 재미나게 읽고 또 읽은 <꿈꿈이의 자연 학교> 시리즈를 쓴 그 작가분이구나 싶어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전작인 <이선비, 한양에 가다>에서 소과 시험을 보기 위해 한양에 왔던 주인공 이세로(이선비)가 이번에는 조선 최고의 학교인 성균관에 들어가 생활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소과 시험에 합격하여 자신의 힘으로 성균관에 입학한 세로가 엄격한 규칙이 존재하는 성균관 생활에 적응해 가는 과정을 통해 학문을 대하는 자세와 공부를 하는 까닭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본문 글에 국비로 최고의 교육을 받는 성균관 유생들의 일상이 잘 드러나 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꽉 짜인 일정과 엄격한 규정에 따라 생활하는 모습은 기숙사 생활을 하며 공부에 매진하는 특목고 학생의 일상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균관 유생들에게도 (의복 세탁을 위해) 매월 두 번의 휴가가 주어지는데 이 때마저도 복습을 하고 유희를 즐겨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있었다 하니 참으로 쉽지 않은, 팍팍한 생활의 연속이었을 듯 하다. 
 



 세로는 소설책을 읽거나 노비와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유희를 즐겨서는 안 된다는 규칙을 어기는 등 자유분방한 면을 드러낸다. 이와 대조되는 인물인 맹윤호는 한양의 사부 학당 출신의 모범생으로, 소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원작)/성균관 스캔들(드라마)>에 나오는 가랑 이선준(박유천분)을 떠올리게 만드는 인물이다. 학문의 깊이가 남다르지 세로와는 출신지만큼이나 성격, 생각 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초반에는 세로가 시골 서당 출신이라며 낮추어 보는 편협함을 드러내기도 하는 등 생각의 차이로 대립하는 관계이지만 곧 세로와 우정을 나누는 친구가 된다. 중반에 오해로 인해 서먹한 사이가 되기도 하는데 상대가 어려움을 겪을 때 서로를 감싸는 모습을 보이며 임금님에게 감동을 안기기도 한다. 어렵고 힘든 공부를 해나갈 때 함께 그 길을 가며 진실한 우정을 나누는 친구는 가족만큼이나 참으로 소중한 존재이다.

 
 
 


이야기 중간 중간에 [옛날에는 어떻게 공부했을까요?]라는 제목 하에 정보 페이지를 두어 성균관에서 공부한 내용과 생활 규정, 학교 제도(서당, 향교, 사부학당), 선조들의 독서법과 공부법, 가정교육, 과거 제도를 살펴본다. 이이, 이황, 이덕무, 김득신 등 학문과 독서 분야의 본보기로 꼽는 인물(롤모델)들의 최고의 독서법은 현재의 우리 아이들에게도 최고의 독서법이 되어줄 것이다.

 과거에 우리 선조들이 공부한 것과 현재의 우리 아이들이 공부하는 내용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그러나 공부를 하는 목표- 학문에 대한 이해와 지식 습득, 출세 같은 세속적인 것을 포함하여-와 공부에 임하는 태도와 좋은 공부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반복해서 외우는 암송처럼 기본적인 공부법과 더불어 토론과 비판하는 과정도 거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부가 될 터. 새삼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 주를 이루고 있는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이 안타깝게 여겨진다.



 세로는 과거시험의 시제를 보고서야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많은 아이들이 세로처럼 공부는 당연히 해야 되는 것으로만 여기고,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으리라. 부모가, 선생님이 하라고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혹은 억지로 하는 공부는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이 책에서 "호학(好學)"이라는 단어로 집약되는, 배우는 것을 즐기고, 새로운 지식을 깨우치는 것에 대한 기쁨을 느낄 줄 아는 제대로 된 공부를 한다면 학창시절이 짧게만 느껴질 것이다.(시험을 대비해 벼락치기식 공부를 하곤 했던 학창시절을 뒤늦게 후회하는 이의 조언...^^*) 

 이야기는 맹윤호와 더불어 세로가 과거 시험에 합격한 후 고향으로 향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끝자락에 세로가 궁궐에 들어가서 일을 하게 될 것이라 언질을 주는 것을 보니 다음 이야기가 또 나올 모양이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세로가 꼭 해 줄 일을 생각해 놓았다는 임금님과 함께 세로의 활약을 기대해보련다. ^^ 본문 뒤에 "성균관 Go! Go!"에는 성균관의 실제 모습(명륜당, 동재와 서재, 신삼문 등)의 사진과 간략한 설명,  성균관에 갈 때 도움이 되는 정보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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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2 0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영엄마 2011-04-02 21:00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고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