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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교과서 한국사 4 : 조선 사회의 변동부터 대한 제국 - 사건과 연표로 보는 ㅣ 만화 교과서 한국사 시리즈 4
예영 글, 김정한 그림, 박신애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1월
평점 :
아이가 고학년으로 접어들어 사회 교과 시간에 한국사를 배우게 되면서, 특히 시험을 앞두고 아이와 사회 과목 요점 정리를 하다 보니 나도 역사에 관심이 가서 책을 좀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아직 막내 아이가 어려서 깊이 있는 역사 서적을 읽을만한 여건이 되질 않다 보니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만화를 포함한-책이 편하게 다가온다. 한국사를 만화로 다룬 책들이 많이 출간되어 있는데, 이 도서는 교과서를 근간으로 역사적인 사건 중심으로 내용을 구성하였고, 이를 연표로 정리하여 일목요연하게 다가오는 점이 장점이다.
"조선 사회의 변동부터 대한 제국"까지 다루고 있는 4권의 내용을 살펴보면,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의 시작을 알리는 면에 해당 시기를 가로 연표 식으로 나열하며 주요한 사건은 보라색 바탕의 글박스 형식으로 간략한 설명을 달았다. 1장에서는 붕당 정치, 탕평책, 정조의 개혁, 실학사상 등을 살피고 순조~철종 시기를 다룬 2장에서는 세도정치와 홍경래의 난, 천주교 전파와 더불어 동학에 대해 알아본다. 3장 "흥선 대원군과 개화의 바람"에서는 서원 철폐, 천주교 박해와 병인양요, 신미양요와 척화비, 운요호 사건과 강화도 조약 같은 개화기 시대의 굵직한 사건들 다루었다. 4장에는 거문도 사건, 방곡령, 동학 농민 운동과 갑오개혁을, 5장은 을미사변, 의미 의병과 독립협회, 대한 제국의 성립을 조명한다.
아이에 앞서 먼저 몇 장면을 보았는데 보는 재미, 읽는 재미가 솔솔 하다. 우선 만화 그림이나 대화 등에 웃음을 주는 요소를 넘치지 않게 적절히 담아 딱딱한 느낌을 덜어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 책을 보기 시작한 아이도 역사 이야기가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이며 5권도 나왔느냐고 물어왔다. 제목이 배치된 상단에 중심 사건과 관련 일들을 연도순으로 짧게 기재해 놓은 점이 눈에 띈다.
역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사건을 그린 만화 하단에는 관련 사건을 이해하기 위한 배경 지식을 만화가 있는 각 페이지마다 실어 이해를 돕고 있다. 예송 논쟁을 보며 상복을 입는 기간을 두고 다툼을 벌이다니, 별 것으로 다 다툰다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아래쪽에 실린 글을 읽어보니 단순히 기간 때문이 아니라 왕의 서열(장자)에 대한 의견 충돌로 인한 남인과 서인의 다툼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영조가 왜 사도 세자를 죽였는지, 정조가 서얼을 발탁한 이유, 성리학자의 직업관, 흥선 대원군이 천주교를 탄압한 이유와 적대 세력, 명성 황후의 최후를 목격한 인물 등의 관련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만화 한 편마다 사진 자료와 내용의 이해를 돕는 삽화를 곁들인 정보 페이지도 역사를 이해하는 기틀이 되어준다. 전해져 오는 역사의 기록을 보면 대게 서양 중심으로, 강자나 승리자의 입장에서 쓰이며 정당성을 부여하거나 자신들의 입장을 합리화해 놓아 역사의 본질이 왜곡된 경우도 종종 있어 왔다. 한국사에도 그러한 부분들이 없지 않아 있을 텐데 지은이가 역사 적인 사건을 객관적인 입장으로,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함께 고려하여 풀어나가려 노력한 점이 마음에 든다.
특별부록으로 제공되는 "세계사와 함께 보는 한국사 연표" 브로마이드를 보면 책에서 본문에서 살핀 역사적인 사건들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으며, 그 시기에 세계 역사에는 어떤 일들이 발생했는지도 연계해서 살필 수 있다. 초등학교에서는 한국사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을 접하고 중, 고등학교로 넘어가면서 앞서 배운 것들을 세분화해서 배웠는데 2010년부터는 각 단원을 좀 더 깊이 있게 배우는 모양이다. 이 시리즈는 만화로 구성되어 있긴 하나 중학교 입문서로 손색이 없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