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맛보다 - 제주사람들이 즐겨 찾는 제주의 대표 맛집 탐방기
강석균 지음 / 넥서스BOOKS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제주를 맛보다>는 여행전문가의 책이라 내용도 적당하고, 지역별로 잘 정리되어 있어, 제주 여행길에 들고 가기에 제격이다. 지역별 유명 혹은 전통있는 식당을 중심으로 제주음식 이야기를 풀어낸다.

 

요즘이야 제주의 음식들이 익숙하고, 서울에도 제주음식 전문식당들이 생겼지만, 2000년대 초반 제주에 갔을때만 해도 생전 처음 듣는 음식명칭들이 많았다.

 

몸국은 제주도에서 잔치 때 즐겨 먹었던 음식이다. 육지나 제주도나 잔치에서 돼지 한 마리는 잡아야 제대로 손님을 대접했다는 소리를 듣는다. 육지에서는 돼지사골을 끓인 육수에 푹 삶은 돼지 고기를 넣은 돼지국밥이나 돼지김치찌개가 대표적인 잔치음식이 라면 제주도에서는 몸국이나 고기국수가 대표적이다. (24-25)

화성 식당의 접짝뼈국 역시 제주도민의 삶이 녹아든 음식 중  하나이다. 제주도에서는 국물이 있는 음식에 대개 국을 붙인다. 갈치국, 성게국, 옥돔미역국, 각재기국, 고등어국 등이 그것이다. 화성식당의 인기 메뉴인 접짝뼈국은 생긴 모양새가 도가니탕과 비슷해 접짝뼈탕으로 이름을 붙일 수도 있겠으나 접짝뼈국에 머물고 있다. (32)

 

이외에도 보말, 각재기, 객주리, 어랭이 등 여러 제주에서 특별히 맛볼 수 있는 음식이 소개된다. 식당도 깔끔한 약도로 보여주고, 주변 관광지 소개도 잊지 않는다.

 

 

음식을 설명하면서 제주의 삶도 놓치고 있지 않다.

바닷가에 쪼그려 앉아 바위에 붙은 보말을 떼는 것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이렇게 떼 온 보말의 속살을 빼내야하는데 이것 역시 끝 없는 고역이다. 작은 소라를 하나씩 집어 꼬챙이 (옷핀 등)로 일일이 속살을 빼야 하니 말이다. 이런 수고를 생각하면 보말이 귀한 대접을 받는 것이 충분히 이해된다. 오히려 예전에 보말이 풍성했을 때 너무 소홀히 대접했던 것은 아닌가 싶다. 이렇게 보면 보말에는 제주 할망의 진득한 땀이 서려 있다고 할 수 있다. (188-189)

 

그렇지만 중간 중간 저자가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거나, 나와는 생각이 다른 부분도 찾을 수 있다. 최근에는 섭지코지를 가지 않고, 섭지코지도 가지 말라고 말리는 정도이다. 2000년대 방문했을 때 넓게 펼쳐진 들판 앞에 가슴 화안하게 드러낸 바다는 놓치고 싶지 않은 장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개발로 인해 번잡하기만 하다. 게다가 안도 타다오의 최악의 건축물이라 할 수 있는 글라스하우스는 시야를 막아버린다. 마치 스포츠경기장에서 중요한 장면에서 앞사람이 일어서 버려 시야가 막힌 느낌이랄까.

성산읍에서 남동쪽으로 보이는 나지막한 반도가 섭지코지 이다. 섭지는 재사(才士 )가 많이 배출되는 곳이란 뜻이고 코지는 제주도어로 '곶'을 말한다. 현재 섭지코지에는 휘닉스아일랜드라는 리조트가 들어서 있고 리조트 안에 세계적인 건축가 아미타 준이 설계한 지니어스로사이, 글라스하우스,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아고라 같은 멋진 건물이 있다. (138)

* 그리고 나중에 수정되었는지는 모르겟지만 심각한 오류가 있는데 지니어스로사이, 글라스하우스는 안도 타다오의 작품이다. 아미타 준이 설계한 건축물은 포도호텔, 방주교회 등이다.

 

부족한 부분이 있는 책이지만, 여행지에서 참고할만한 책으로는 제격이 아닌가 싶다.

 

(제주를 일곱~여덟차례 다녀왔다. 이태전부터 제주 가기전 주제로 책을 읽고 있다.

 첫번째는 유홍준의 문화유산답사기와 돌배게의 한려수도와 제주도 그리고 새로쓰는 택리지 제주도 편이었고,

 두번째는 제주역사기행, 주강현의 제주기행 등이었고,

 세번째는 제주이주민들의 삶을 다룬 책들이었고,

 이번에 네번째로 음식을 다룬 책들을 좀 들춰봤다. 태그는 제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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