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야당을 갖고싶다
금태섭 지음 / 푸른숲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논란의 여지가 가능한 책이다. 안철수의 창당과정과 민주당과의 합당과정에 앞장 섰던 금태섭의 책이기 때문이다. 정치에 관심이 있어, 안철수의 정치행보를 알고 싶다면 읽어볼만하고, 안철수의 아쉬움점 등도 읽어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그의 지적은 충분히 생각해 볼만하다.

정치판은 합리적인 토론이 통하지 않고 내부 비판이 금기시 되는 장이 되었다.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 중에서 새누리당의 부패와 편협성을 혐오하는 사람들은 지지할 정당을 찾기 어려워졌다. 그런 점들을 비판했다가는 싸늘한 눈길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진보 쪽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의 무능과 폐쇄성을 지적하면 가뜩이나 불리한데 우리 편끼리 싸우면 어떻게 하느냐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진다.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수 많은 '정치 고수'들에게 조중동에 이용당하는 걸 모르고 자기 진영에 총을 쏜다며 공격을 받기도 한다. 선거 때마다 있었던 야권 연대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선거 관련 부정을 저지른 정치인이라고 해도 연대의 대상이라는 이유로 관대하게 받아들이고 심지어 당연히 해야 할 사퇴를 놓고도 야권 지식인들은 일제히 위대한 결단이라며 칭송한다. 이런 모습이 '자기편'이 아닌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206쪽)

 

사실 그간 한국정치는 양당중에 하나만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본인의 정치적 의사와 맞는 정당을 찾기 힘든 구조였다. 옛날 민주당이 보수에서 진보까지 아울렀지만, 지역적 색채가 강했고, 지금의 야당은 지역색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지만, 정치적으로 많은 이들을 포용하기에 부족하다. 그런 점에서 다양한 선택이 필요한데, 현실적인 가능성은 의문이다.

 

저자가 이기는 야당을 위해서 가장 주목하는 바는 의제설정 능력이다. 그러나 지금의 야당은 의제설정능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 다른 정치전문가들도 지적하는 바다. 반대만 할 줄 알지 대안을 못 내놓는다는 것이다.

민주주의나 정의만을 내세우는 야당을 지지해달라고 하는 시대는 갔다.막연히 '민생문제'에 집중하는 것으로도 부족하다. 야당은 그 이상의 '똑똑하고 유능한 의제 설정 능력'을 보여주고 그것을 통해 신뢰를 얻어야 한다.(303쪽) 

 

또 하나의 중요한 지적은 바로 젊은 정치인의 등장이다. 사실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미 40대에 당을 대표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초선의원들의 나이가 50대를 넘어서고 있다. 전문정치인의 부재는 그만큼 아마추어 정치인들이 계속 정치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선진국에는 상당히 젊은 나이에 정부 수반에 오른 정치인들이 꽤 많다. 영국의 존 메이저는 47세에, 토니 블레어는 44세에 각각 수상이 됐고, 버락 오바마는 47세에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러나 그들이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20대 초반부터 지역사회 혹은 정당의 기초 조직에서 활동하면서 경력을 쌓아왔다. 존 메이저가 시장통에 설치된 연단 위에 올라가서 연설을 하기 시작한 것은 21세 때였다. 토니 블레어는 22세에 노동당에 가입해서 정치를 시작했고, 오바마도 대학 재학 중이던 20세에 첫 정치 연설을 했다.(307쪽)

 

그의 생각에 동의하듯 안하듯 인정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이기는 야당을 갚고 싶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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