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의 유혹 - 글로벌 식품의약기업의 두 얼굴
스탠 콕스 지음, 추선영 옮김 / 난장이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이제는 녹색이 대세다. 물론 환경문제를 이야기한 것이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2000년대 중반을 넘어서 녹색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화두이다. 2MB 정부가 녹색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런 세계적인 흐름에 맞추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이는데 환경에 대한 무지에서인지, 아니면 환경을 보는 순간 녹색이 또 하나의 돈벌이라는 감이 왔는지, 그냥 자신이 하고자했던 건설 경영에 녹색을 입혔다. 이와 관련한 우석훈과 배병삼교수의 시의적절한 2개의칼럼이 있다.

녹색이라는 말, 배병삼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333582.html
(녹색속의 핏빛, 배병삼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337169.html )
녹색성장이라는 사기극, 우석훈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336940.html

Sick Planet (병든 지구)이라는 원제를 가진,  녹색성장의 유혹은 의료산업, 식품가공산업, 농업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드러내어 녹색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산업들이 어떻게 환경을 맟이고 있는 보여준다.  


 의료산업은 현재 일차리 창출이 가능하고 성장가능성이 무한한 핵심산업으로 여겨지고 있다. 건강상식은 중요한 정보가 되었고,의료정보 역시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정보가 되고 있다. 예전에는 듣지 못했던 새로운 질병들이 넘쳐나고 의학의 발전 덕분에 그러한 질병들을 치료 혹은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가지 비밀이 있다. 불과 몇 십년전에 비해 증폭된 새로운 질병과 발병가능성을 보게 되면 그런 병들에 걸리지않은 자체가 신기할 정도이다. 바로 여기에 문제의 핵심이 숨겨져 있는데, 의료산업의 발전을 위해 각종 병들들이 의료산업에 의해 조장되고 있다. 제약회사의 이윤에 맞게 많은 질병들이 과장되고 의사들에 대한 지원등으로 인해 필요 이상 처방전이 발행된다. 의료산업의 발전의 또 하나의 토대는 바로 인도를 위시한 저개발 국가이다. 친환경산업 등으로 치장한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공장은 겉모습과는 다르게 유해한 화학물질을 배출해 저개발국가의 환경을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다. 
 
넘쳐나는 건강정보는 새로운 경제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저지방, 저탄수화물 식이요법은 특히 닭을 포함한 가금류 산업을 발전시켰다. 이미 산업화된 목축업에 이어 가금류 산업은 마트에 잘 포장되어 팔리는 상품의 이면을 가지고 있다. 극도로 낙후된 작업환경은 기존의 공장에서 보여주었던 문제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노동자들의 건강문제 뿐 아니라 환경문제는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들 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을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다. 웰빙과 더불어 불어닥친 차에 대한 열풍 역시 새로운 문제점을 낳고 있다. 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동남아사이의 많은 삼림들이 차 농장으로 바뀌는데 과거의 플랜테이션 농업을 떠올리게 한다. 플랜테이션 농업이 가지고 있던 노동자들에 대한 문제 뿐만 아니라 차 밭을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화학비료 및 농약으로 주변 환경이 멍들어가고 있다.  

"이제 우리의 경제체계 뒤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 살펴볼 때가 되었다. 우리의 경제체계는 산업에 쓰이는 낯선 화학물질을 방치한 채 남아내며, 천연식품을 사치품으로 취급하며,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발전하는 시대에 뒤떨어진 발전방식을 고수하며, 천연가스같이 생명에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원을 구매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제공하며, 사람과 토지를 동시에 남용하며, 소비로 인해 야기된 건강 문제를 '해결'한답시고 더 많은 소비를 조장하며, 사회경제적 사다리의 한쪽 끝에 위치한 사람들에게 의약품을 강매하며, 그 의약품을 생산하는 사람들에게는 질병을 가져다주며, 끝없이 유해한 성장을 하는, 그런 종류의 경제체계이다." (258쪽)

지은이는 발빠르게 진화하는 자본주의의 속성을 이야기한다. 즉 이윤이 된다면 기존의 산업에 녹색이라는 명칭을 붙여 새로운 이윤 창출의 기회로 삼는다는 것이다. 21세기에 들어서서 나타난 그린마케팅은 바로 그런 기업들의 이윤추구에서 나온 새로운 마케팅 전략의 하나일 뿐이다. 녹색의 주인공은 자연속에서의 삶을 추구했던 헨리 데이빗 소로, 스콧 니어링 그리고 녹색평론 등을 위시한 환경생태주의자들이 아니라 기업이 되어 버렸다. 성장의 한계에 마딱드린 자본주의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녹색을 찾았고, 기존의 모든 산업, 마케팅에 녹색을 입혔다. 지은이의 책은 바로 이런 인공 녹색이 허구의 녹색임을 밝혀낸다.

책의 결혼에서 지은이는 세권의 책을 소개한다. 모두 100여년전에 씌여진 마르크스의 '자본', 니콜라스 제오르제스쿠-뢰겐의 '엔트로피 법칙과 경제과정', 윌리엄 스탠리 제본스의'석탄문제' 이다. 녹색경제의 21세기에 지은이가 오래된 이 책을 제안하는 것은 녹색자본주의는 옷만 갈아입은 자본주의일뿐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그대로 가지고 있음을 말하고자 한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