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감할 수 있는 부분이 적지 않으나, 어디까지나 일본의 사례고 어디까지 한국의 경우인지 알기 어렵다. 기본 개념에 동감되며 명료한데,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현실감이 떨어지는 것도 그 때문일 것. 취할 부분만, 가능한만큼만 수용하자
그리 대단할 것이 없다. 일본의 소설.만화.애니메이션에서 익히 보았던 세계관 설정과 전개방식. 캐릭터는 어른과 아이의 짝으로 구성되었는데, 어른도 외모만 그러할 뿐 성격과 내면은 아이에 가깝다. 복잡하지도 본질적인 부분도 수용하지 못했다는 것
만화와 동화의 중간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황당한 상상력이 제시된 경우도 많지만, 공감되는 부분도 많음. 특히 <무덤 속 책장>과 <수중도서관> 편이 상상을 자극했다. 이 이야기에서부터 출발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것도 큰 즐거움
훨씬 쉽고 공감된다. 어렵게 꼬아놓은 SF보다 이런 식의 접근이 훨씬 유효하지 않겠는가.미래상도 구체적이고 적절하게 제시되었다. 안드로이드와 사이보그 개념의 구분도 명확하게 이루어졌다. 하지만 세부 설정에서 분명히 제시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 태오의 사이보그 형상 제시, 붉은사막섬에 대한 설정 등. 서사에 크게 어긋나지는 않지만
임성순의 <회랑을 배회하는 양 떼와 그 포식자들>이 가장 실험적이었다. 다른 작품들은 적어도 형식적으로는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았다. 그보다 소재에 집중했는데, 단순히 독특함을 추구하기보다 구성이나 인식에 연결된 정영수의 <더 인간적인 말>과 김세희의 <가만한 나날>이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