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장이 너무 많다 동서 미스터리 북스 24
렉스 스타우트 지음, 김우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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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와 탐정, 이 낯선 결합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엄격하게 말하면, ‘미식가 탐정‘미라는 편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네요. 이후 발표된 ‘식탐정‘류의 원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뚱뚱한 몸매, 기차 여행을 무서워하는 점 등도 흥미로운 특징이에요. 기존의 탐정소설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몇몇 부분에 진보적인 인식과 행동이 있습니다. 특히 흑인을 대하는 태도에서 분명히 확인되지요. 남부 사람과 북부 사람의 인식 차이를 보이면서, 북부 사람인 탐정의 우월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1930년대라는 시대 배경을 감안해도,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영 불편하군요. 이 시기 미국 대중문화에서 ‘히스테리 부리는 여성 캐릭터‘는 차라리 클리셰로 보아도 무방할 정도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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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 이미경의 구멍가게
이미경 지음 / 남해의봄날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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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가게. 요즘은 이 말을 거의 쓰지 않지요. 아니, 말은 고사하고, 구멍가게 자체를 본 적 없는 세대도 꽤 많을 겁니다. 편의점, 슈퍼, 마트를 더 많이 경험할 테니까요.

이렇게 시대는 흘러가고, 사회는 변합니다. 막는다고 막을 수 없는 일이지요. 새로 생긴 것들이 주는 설렘도 있습니다. 그런 감정에 휩싸였던 때도 있었고요.

하지만 사라지는 것들이 만드는 특별한 감정도 분명히 있습니다. 살아가는 일이 버겁게 느껴지면서, 변화 속도를 따라가는 일에 벅차게 느껴지면서, 이런 감정을 알게 되었지요.
바로 이런 아련함이 이 책,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 >을 감싸고 있습니다.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기에 더 특별하고 소중한 감정이지요.

작가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습니다. 그저 담담하게 말하고, 그림을 보여줄 뿐. 하지만 거기에서 대상에 대한 애정을 확인할 수 있어요. 이런 인식을 유지하면서 창작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이 빼어난 재능일 겁니다. 그저 부러울 따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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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보의 여행 - 나 홀로 249일, 유쾌한 18개국 62개 도시 정복기
이승아 지음 / 시드페이퍼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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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평범합니다.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낯선 지역을 돌아다닌 것도 아니고, 세계 여행을 떠나아만 하는 간절한 계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방문했던 지역을 맛깔나게 그려낸 것도 아니에요.

하지만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예쁘고, 부럽습니다.
청춘이란 그런 법이니까요. 그리해도 용납되는 시기니까. 충동적으로 떠나고, 일반적인 여행지에서도 쉽게 감동하고, 매끄럽지 않아도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이 책에 수록된 체험은 저자에게 분명히 큰 자산이 될 겁니다. 그리고 여기에 자극을 받아, 더 많은 청춘들이 자신만의 여행을 경험하기를, 기원하고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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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의 선물
김소연 옮김, 다니구치 지로 그림, 우쓰미 류이치로 글 / 샘터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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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만화는 아이들만 읽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착각이에요. 어른들을 위한 만화도 있습니다. 성인 만화라고 쓰고 성애 만화라고 읽는 그런 종류는 아니고요.

어른이 되어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그런 감정을 다루었다는 뜻입니다. 인생의 격랑을 지나며, 세상의 때도 묻고, 날카로움은 흐려지기 마련이지요. 하지만 그러면서 눈은 더 깊어졌고, 감정을 다스릴 줄 알게 되고,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사정을 고려할 줄 알게 되었지요. 많은 걸 잃었지만, 적지 않은 것들을 얻었습니다.


숙성된 삶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이런 작품들은, 만화 그 자체보다 소설 혹은 수필에 더 가깝습니다. 문학에 가까운 만화라고 하겠어요.

수록된 여덟 편의 단편이 모두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청년의 날카로움보다 노년의 원만한 포용력을 추구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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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 - 런치의 앗코짱 앗코짱 시리즈 1
유즈키 아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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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데, 이야기는 참 좋은데, 제목이 다 망쳤습니다.


원제목인 ‘런치의 앗코짱(ランチのアッコちゃん)‘도 책 전체를 아우르지는 못해요. 그래도 그 제목은 생각할 여지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번역된 제목은 여지 자체가 없어요. 그저 서술 그 자체로 끝날 뿐.


직장인의 이야기가 일본의 문화예술에서 큰 자산이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왜 그렇지 않겠어요? 인간이란 결국 일하는 동물인데.


물론 이 책의 이야기가 직장인들의 현실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판타지에 훨씬 가깝지요.

무엇보다 앗코짱 같은 상사를 만나는 일 자체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리 쉽게 해결되는 일이 또 어디 있겠어요?

하지만 이런 판타지야말로 세상을 살아가게 만드는 힘입니다.
현실 인식은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판타지는 힘겨운 세상을 견딜 수 있는 힘을 주지요.

그러니 가끔은 이런 꿈을 꾸어도 좋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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