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까마귀, Iron Crows.2009년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박봉남 감독의 영화를 만화로 만든 작품입니다. 원작은 KBS에서 방영된 <인간의 땅>이라는 5부작 다큐 시리즈 중에서 2부에 해당하는 내용이었다고 하네요.부끄럽지만 저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이런 곳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방글라데시 치타공 지역에 위치한 선박해체소. 전 세계에서 폐선(廢船)들을 들여와 해체하고 재활용하는 장소입니다. 여기서 일하는 노동자의 일당은 1달러. 하지만 그들은 죽음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어요.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가혹한 노동환경입니다.하지만 작가는 쉽게 선악의 프레임을 들이대지 않아요. 이것이 이 작품의 큰 장점입니다. 노동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가난한 이들에게는 이 가혹한 현장에서의 노동이 그나마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터전이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지요.같은 맥락에서 환경 오염을 지적하는 환경운동 단체에게도 질문을 던집니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 일자리가 사라지면, 이 노동자들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저 역시 쉽게 답할 수 없었습니다.삶은 참으로 상대적이면서도 복잡해요. 이해하기 쉽지 않은 텍스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다양한 세상, 나와 다른 삶의 방식을 만나야겠지요. 많은 생각을 이끌어준 독서였습니다.
아직 우리가 잘 모르는 역사가 많습니다. 특히 한반도 이외 지역에서 일어난 일들은 더 그렇지요. L.A 폭동 역시 마찬가지. 현지 교민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문제고 트라우마가 되기도 했는데, 우리의 관심은 많이 부족합니다.이 동화는 바로 그 L.A 폭동을 다루고 있어요. 우리가 자세히 알지 못하는 한민족의 역사라는 점에서 우선적으로 가치가 있습니다.인종 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화합을 강조한다는 사실이 두 번째로 가치 있는 부분입니다. 그 노력이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이 캐릭터 설정이에요. 타인의 생명을 구한다는 내용이 반복되는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런 노력은 다소 노골적이지만, 아주 과하지는 않네요.
책의 소개와 내용 전개 방식은 자못 심각합니다. 지나치게 무겁고 진지하다고 할까요? 정작 아이템과 이야기 진행 방향은 오히려 가볍고 경쾌한데 말입니다. 조금만 더 힘을 뺐다면 훨씬 재미있었을 것을.음식 이야기를 담은 문학작품이 대상입니다. 그 작품을 쓴 작가들과의 인터뷰가 포함되고요. 충실하게 내용이 구성되어 있습니다.사실 이런 포맷이야 이전에도 있었지요.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이 보다 충실합니다. 그 성실성이야 충분히 인정할 수 있어요.다만 여전히 음식을 소재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은 한계입니다. 이 또한 아쉬워요. 음식이 상징으로 활용되어 스토리텔링에 주요한 영향력을 발휘할 때,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 교육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임신 이후 출산까지 부모, 주로 엄마가 느끼는 감정과 신체 변화에 집중했어요. 공감되는 내용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대중적일지는 미지수.작가 난다 특유의 공감 능력은 이 작품에서도 힘을 발휘됩니다만, 충분하지 않아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야기 분량이 짧기 때문입니다. 공감은 단박에 이루어지기 어려워요. 차근차근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독자들과 소통하고 신뢰를 쌓아야 가능한 일입니다. 마무리하지 말고, 조금 더 이어갔으면 좋았을 것을, 아쉽습니다.
‘과학적 상상력‘의 발현이라는 측면에서는 매우 흥미롭습니다. 이것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하지만 단편이기 때문에 이야기가 충분히 전개되지 못한 측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수록된 작품은 총 여섯 편. 1) 아바타 학교2) 내 여자친구의 다리3) 뚜다의 첫 경험4) 이 멋진 자연5) 하늘, 구름, 떡볶이6) 똥 실명제이 중에서 1) 2) 3) 4)의 아이디어가 흥미로웠어요. 하지만 이야기가 충분히 제시된 것은 1)과 2)입니다. 그나마 1)은 지나치게 축약된 부분이 있어 파악이 어려운 부분도 있고요.고루 균형 잡힌 작품은 2) <내 여자친구의 다리>이나, 이 역시 감정을 너무 손쉽게 건너뛰고 있다는 건 한계입니다. 특히 화자보다 주인공의 감정이 더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