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크로즈 - 배들의 무덤, 치타공의 철까마귀
김예신 글.그림, 박봉남 원작 / 서해문집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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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까마귀, Iron Crows.
2009년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박봉남 감독의 영화를 만화로 만든 작품입니다. 원작은 KBS에서 방영된 <인간의 땅>이라는 5부작 다큐 시리즈 중에서 2부에 해당하는 내용이었다고 하네요.

부끄럽지만 저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이런 곳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방글라데시 치타공 지역에 위치한 선박해체소. 전 세계에서 폐선(廢船)들을 들여와 해체하고 재활용하는 장소입니다.
여기서 일하는 노동자의 일당은 1달러. 하지만 그들은 죽음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어요.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가혹한 노동환경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쉽게 선악의 프레임을 들이대지 않아요. 이것이 이 작품의 큰 장점입니다. 노동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가난한 이들에게는 이 가혹한 현장에서의 노동이 그나마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터전이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지요.
같은 맥락에서 환경 오염을 지적하는 환경운동 단체에게도 질문을 던집니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 일자리가 사라지면, 이 노동자들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저 역시 쉽게 답할 수 없었습니다.
삶은 참으로 상대적이면서도 복잡해요. 이해하기 쉽지 않은 텍스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다양한 세상, 나와 다른 삶의 방식을 만나야겠지요. 많은 생각을 이끌어준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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