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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가지 수수께끼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ㅣ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6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11월
평점 :
‘안락의자 탐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익숙할 거예요. 범죄현장을 탐문하거나, 용의자를 추적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전하는 말만 듣고서 척척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탐정을 뜻합니다.
이 안락의자 탐정을 대표하는 인물은 단연, ‘미스 마플‘이지요. ‘추리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가 창작한 바로 그 캐릭터. 평생 시골마을을 떠난 적이 없고, 생김새는 수수하지만, 빼어난 관찰력과 통찰력을 발휘하는 인물입니다. 그러면서도 사람을 배려하며 감싸주는 면모를 보이기도 해요.
이 책, <열세 가지 수수께끼>는 바로 그 미스 마플이 등장하는 첫 작품입니다. 여기에서 인기를 얻어, 시리즈가 이어지고, 지금은 수많은 추종자를 거느린 대표 캐릭터가 되었지요.
이 책은 ˝화요일의 추리 클럽˝이란 제목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지금은 그 이름도 아련해진 ‘싸이월드‘에도 같은 이름의 클럽이 있었지요. 저도 이 화.추.클을 들락거리며 추리 관련 작품을 많이 배웠습니다.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다소 낡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 부분은 독자가 이해해야 해요. 무려 1927년에 발간된 책이니까.
오히려 반대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만큼 여러 작품들이 미스 마플의 추리를 따라 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그야말로 안락의자 탐정의 원형입니다.
너무 복잡하고, 지나치게 기괴해진, 요즘의 추리소설이 버거운 분이라면 이 책을 권합니다. 또 추리에도 레트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 단순하지만 원조의 품격을 느끼고 싶은 분께도 미스 마플 시리즈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