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왕 이야기 - 깨어진 마음으로의 순례
진 에드워드 지음, 허령 옮김 / 예수전도단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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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세 왕은 사울, 다윗, 그리고 압살롬 이다. 세 명의 왕의 관계를 이야기 하고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사울과 다윗의 관계, 그리고 다윗과 압살롬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다.

우연한 기회에 묶여진 한팀의 팀원으로부터 생일 선물로 받은 이 책은 활자도 크고 그림도 간간이 있어 쉬웠다. 물론 분량도 적어 (더군다나 표지도 하드커버다) 한 번의 호흡으로 끝낼 수 있는 책이었다.

왕으로 첫번째 기름부은 자 사울은 다윗을 만나고 차츰 미쳐갔고 다윗의 대응은 하나님께 온전히 맡기는 것외엔 없었다는 것, 또 그의 아들 압살롬이 반역을 기도할 때 역시 다윗의 대응은 역시 하나님께 맡기는 것 외엔 없었다는 것에 조명을 맞추고 있다. 인간적인 관점으로만 본다면 이 대응은 밋밋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는데, 철저히 깨어짐으로 내 자신을 더욱 낮출 수 있고 그것으로 주님께 더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작가는 말하려고 한다.

기다림의 과정은 그리 쉽지 않다. 그 열매가 달다는 것을 안다고 하더라고 말이다. 하지만 열매가 달지 안달지 열매라는 것이 있을지 아니면 기다리다가만 끝날지 누가 확신 할 수 있겠는가. 많은 인간들이 지력에는 한계가 있어 절대자의 의지에 이해는 커녕 하다못해 잡신의 경지에 까지 오르기 힘들고, 더우기 알량한 경험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 앞으로 일어날 일을 낙관적으로 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한가지 기댈 수 있는 구석이 있다는 것, 그것이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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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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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의 단,장편집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을 읽었다. 부담이 가지 않는 크기에 하드커버에 깔끔한 디자인이 맘에 들었지만 내용은 별로 였다. 그렇다고 책이 별로 라던가 작가가 별로라는 말이 아니라, 나에게 별로 였다는 뜻이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찬사가 많더라. 상도 받았고, 일본 3대 여류작가라던가, 여성 하루끼라던가... 아마 감성에 수치가 높은 분들에겐 좋을 듯 싶다.
아홉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책은 각각의 편에 독특한 특징이 있었다. 노부부의 잔잔한 감동이라던가, 게이와 양성 여러사람과의 성 등 다양한 성을 다룬 소재라던가, 알지 못하는 사람의 상가집에 방문한다던가하는 설정이라던가, 일상을 달리보기 라던가.
머리 많이 쓰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수필같은 소설의 부류에 넣으면 좋을 듯 싶다.

돈주라면 절대 사지 않았을 책이다. 인터넷 서점에서 경품으로 걸렸는데(실은 어떻게 잘 생각나지 않음 - 아마 리브로 같고, 책을 많이 산다거나, 자주 방문한다거나 하면 주는 쿠폰을 잘 찍어서 걸린거 같다) 뜯어 보니 이 책이었다. 덕분에 에쿠니 가오리란 한 작가를 알게 되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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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장 쪽으로
편혜영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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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같이 일상의 쳇바퀴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소설을 읽는 목적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매일 일상의 보고서를 쓰고, 읽다가 쓰던 뇌에게 일종의 휴식을 주고, 다른 쪽의 뇌를 사용함으로 마음의 평안을 준다던지, 아니면 일상에서 구하지 못하는 즐거움을 얻는다던지 하는 것들이다. 그래서 일요일 저녁엔 머리 많이 안쓰는 코미디 프로나 비디오 한편 빌려다 '때리는'정도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 소설 <사육장쪽으로>는(엄밀히 따져 편혜영씨의 소설은) 쓰지 않던 다른 쪽의 뇌에게 색다른 고통을 주었다. 책에 나온 사진속의 작가의 곱상한 외모를 보고 책을 상상하거나 선택한다면 그것은 틀림없는 오산이다. 사진 속 웃고 있는 젊은 작가의 머릿 속에 이처럼 기괴한 것이 담겨져 있을 수 있던가. 그 안엔 피, 침, 끈적거림 같은 생활속에서 느낄 수 있는 하지만 애써 피해왔던 나쁜 기억들을 파내어 읽던 도중 갑자기 손끝이나 발끝에 그 불쾌한 기분을 생생히 느끼게 한다. 소설의 전체를 덮고 있는 짤막짤막한 문장 속에서 묘사되는 주변의 환경은 그 결코 유쾌하지 못할 기분을 더 악화시키며 더욱 구석으로 몰아 넣는다. 그 묘사는 항상 어둡고 습하며, 가끔은 피비릿내가 난다. 단편의 한편 한편 읽을 때마다 마치 악몽을 꾸고 난 듯한 느낌이다. 다시 잠들면 다시 악몽으로 빠져들 것을 뻔히 알면서도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그런 기분이다. 더우기 모든 단편이 결론없이 마쳐 진행형이어서 더 고통스럽다.

고통을 알면서도 타는 바이킹 처럼, 뭐 이런걸 돈주고 타나 입으론 불평하면서 줄서서 기다리는 우리네의 모습 처럼, 놀랄 것을 알면서(솔직히 기대하며) 찾는 공포영화관처럼 더 자극적인 것을 찾는 나 같은 건전하지 못한 독자에게만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소설이다. 이 책은 여러 편의 괴기담 전철이며 그 속에서 알지 못할 색다른 희열을 발견을 느낀다.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장르를 보았고, 아주 독특한 매력이 넘치는 소설이다. 물론 주변에 권하진 않겠다. 왠만하면 이 책을 잡지 말길 바란다. 처음 몇 페이지를 읽다가 그만두면 찝찝하고 혹시 다 읽으면 나을까 그래서 다시 읽기 시작하고, 몇 번을 반복한 후 책을 마침내 다 읽어 내지만 그렇다고 기분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아오이 가든>도 샀다. 분명 방향은 같지만 다른 이야기로 꾸며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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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보는 중동 이야기 - 세계 3대 종교 발상지 중동의 역사를 읽는다 지도로 보는 시리즈
고야마 시게키 지음, 박소영 옮김 / 이다미디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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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보는' ( <-- 이 부분이 아주 중요하다 ) 중동이야기

한 지역을 소개하는 여러가지 책이 있다. 하지만 관심이 멀어진 곳의 책은 그리 다양하지 못하다. 중동도 관심을 별로 받지 못하는 지역이다. 여행 서적으로 뒤져 보면 유럽이나 미국, 일본, 동남아는 그리 큰 수고가 없더라도 좋은 책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즉 다 좋은데 어떤 책이 더 좋으냐 하는 선별의 수고가 있긴 하다. 중동 지역은 비교적 관심에서 떨어져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고 그러기에 출판사에서 돈 안되는 책은 발행하기 꺼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소수의 중동지역의 책들 중 많은 책을 한양대 이희수 교수님께서 쓰셨고, 국보법으로 수감되었던 무하마드 깐수(정수일) 교수의 책도 좋았다.(개인적인 취향으론 정수일 교수의 글이 좋다) 그 외엔 (한국,부산)외국어대학의 학교 출판물들이 좋았다. 제3세계에 관한 책은 여행책자를 제외하곤 그리 많지 않지만, 외대의 출판물들이 없었더라면, 그 분야의 정보는 척박하거나 얇은 한꺼풀 정도의 정보였을 것이다. 별로 돈은 안되지만 꾸준히 후원해주고 책을 써주시는 분들은 분명 박수를 받아야 한다.

또 한 권의 이해를 돕는데 적합한 책이 나왔으니, 바로 이 책 <지도로 보는 중동이야기> 이다. 그리 우리의 뉴스엔 잘 나오지 않아 생소한 지명은 쉽게 찾을 수 없으니, 일일이 인터넷을 뒤지자니 많은 수고를 필요로 한다. 더군다나 현 지명이 아닌 역사의 지명이라면 더더욱이 많은 인내의 소모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힘써 찾았다고 해서 주위 도시와의 관계라던지 주변 세력의 역학관계를 따지고 보자면, 내가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는담 하는 귀찮은 생각이 따라온다. 즉 방바닥에 배 쭉깔고 읽을 만한 정보가 아닌 것이다. 학자가 아닌 주재원으로 장기간 거주했던 일본인 작가는 깊게 파고들면 머리 아파질 학설에 대해선 역사학자에게 과감하게 떠넘김으로서 작가 스스로가 피하고 있으니, 내 개인적으로 더욱 관심이 있다면 다른 책을 찾아볼 동기를 던져 주는 동시에, 금방 다른 흥미로운 소재와 인물로 옮겨가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지도에서 보여주는 시각적인 효과에 지명과 그 당시의 관계들을 머릿 속으로 그려가며 다가가면서 이웃집 아저씨의 구수한 입담을 듣는 기분이다. 종교를 떠나선 이해하기 힘든 중동을 알아가는데 이만한 책이 없을거 같다. 특히 평범할 수도 있는 책에 지도가 덧붙여서 최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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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오키프 그리고 스티글리츠 - 20세기 모더니즘 미술의 신화
헌터 드로호조스카필프 지음, 이화경 옮김 / 민음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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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에서 좋은 책이 나왔다. 화가 조지아 오키프와 그녀를 사진에 담은 스티글리츠의 책이다.

화가(Georgia O'keeffe)의 그림을 보자. 그녀의 그림은 주로 여성 성을 강조하였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또한 그녀의 다른 그림들을 보고 있자면, 그 안에서 공통적인 무엇인가를 볼 수 있다(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바로 여성의 근원인 성기가 상징으로 담겨 있는 것 같다.


Red Canna

겹쳐져 한겹 한겹 피어오르는 꽃잎 속에 감춰진 여성성이다. 그녀의 그림들 속에서 때로는 질감으로, 때로는 대비된 색상으로, 때로는 꼬부라진 모양으로 속에 감춰진 듯 보이게 형상화 되어 다가온다. 묘한 느낌 속에 묘사된 절대적 여성 상징이 절제되지 아니하지만, 그렇다고 천박하지 아니하다.

그녀는 훌륭하면서 좋은 화가다. 또한 한마디로 요새 잘 팔리는 작가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책에선 사진작가 스티클리츠와 만났다. 사진 속에 담겨 화가 한 사람이 그녀의 작품 세계와 인생 이야기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약간 부담되는 가격이지만, 소장 하기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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