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일요일들
은희경 지음 / 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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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요하고 적막하고 그래서 기분좋은 저녁입니다. 누군가를 만나러 나가고 싶지만 행여 내가 아는 누군가를 만나 마음에도 없는 이야기들을 하게 될까봐 두려워지는 밤이기도 하고요. 고독이 안성맞춤인 공간과 시간에서 선생님의 첫 산문집을 읽었습니다. 소설을 쓰기 위한 처절함이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아내의 상자'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하셨을 때 수상소감에서 '나는 아직 쓰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다'라고 호기롭게 말씀하셨던 기억이 나네요. 여전히 많은 이야기들을 간직하고 계신지요? 

일일 연속극을 쓰는 방송작가와 비슷한 심정으로 일일 연재를 해나가셨던 작가님의 고뇌가 그대로 느껴지는 글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작가의 말 중에  '소설을 쓰고 있는 동안에는 온 힘을 다해 나 자신을 믿을 수 밖에 없다'에 숨을 멈추고 서서 한참을 서성였습니다. 나를 믿기 위해 글을 쓸 수 도 있다는 말인 것 같아서요. 평생토록 증오하고, 학대하던 나 자신을 믿고 삶을 살아나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소설을 쓰는 일이라고 작가님께서 저에게 말씀해주시는 것 같아서요. 실제 내가 죽어버리면 어떨까...라고 여러번 진지하게 고민한 적도 있었습니다만 소설이란 것을 쓰기 시작하면서 내 안의 무엇인가가 치유되어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여쁜 소설쓰는 마라토너가 되시길 바랍니다. 좋은 글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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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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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가 되기를 원하면서도 절대 소설을 읽지 않는 특이한 사람 김주연은 요새 상당히 겸손해져서 소설을 미친듯이 읽어대고 있다. 이 소설은 북 트레일러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홍보를 하고 있으며, 읽고 있으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굉장히 생생한 느낌을 준다. 누군가 평을 해놓았지만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 그런 훌륭한 작품이다. 

정유정씨는 거꾸로 이름을 읽어도 정유정이다. 좋은 이름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라는 작품으로 1억을 받으면서 화려하게 등장한 정유정씨는 의외로 세상의 스포트라이트에서 한 발 떨어지려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수상작 이후 별다른 작품 활동이 없고 바로 이 장편소설을 세상에 내놓았기 때문이다. 문학상을 수상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 근질근질한 기분을...뭔가 쓰고 싶고, 말하고 싶고, 세상의 중심으로 마구 나아가고싶은 그런 욕망을...그것을 이겨낸 것만으로도 나는 단박 정유정씨가 좋아졌다. 

이중적인 치과의사 영제와 무의식 가운데 아버지를 죽인 최현수, 불우했던 은주 등 이 소설에는 왜이리 내가 이해하고도 남을만한 불행한 이들이 이토록 많은 것인가...마치 내 어린시절 이야기를 보고 듣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특히 최현수의 아들 최서원의 담담함은 내 마음을 미어지게 만들었다. 그 아이는 충분히 죽고 싶을테고, 설사 죽는다해도 아무도 이상하다고 여기지 않을텐데 왜 죽지않고 그의 삶을 견뎌내는 것인지 궁금했다. 운명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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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큰 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말... 맞는 말이겠지...희망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은 무결점 상태로 살아간다. 청결한 치아와 건강한 몸과 아름다운 미소는 내가 평생 지켜나가야할 그 무엇인가이다.
이미 저지른 일에 대한 후회는 접어두고 나를 믿고 신뢰하며 살아가자. 나는 내가 너무 좋다. 나는 뭐든지 잘 해낼 수 있다. 나는 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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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9월이라하면 가을이라하여 각종 백일장대회들이 수시로 열리곤 했습니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이 대학가기 유리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사람의 됨됨이를 말해주고 인격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받아들여지는 시대였습니다. 예부터 책을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다는 말이 전해내려왔지만 시대의 책벌레들은 전혀 개의치 않고 책을 제 몸 처럼 아끼고 사랑하였습니다. 진귀한 책을 얻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닌 것은 다반사요 가세가 기울만큼 거금을 들여 희귀서를 갖고자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긴 외국의 한 도서관에서는 수년간 책을 훔쳐온 이를 마침내 잡게 되었는데 그는 책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훔쳐서라도 갖고 싶은 책을 모아왔다고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선택한 책들을 보니 그의 안목이 상당히 탁월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는 점이지요.
오늘은 책을 위한 책들을 소개해볼까합니다.
먼저 장미의 이름1,2권입니다. 움베르토 에코는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입니다. 탁월한 인문학자이자 소설가인 그는 인문학적 소설의 진수를 그의 책 장미의 이름에서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유서깊은 수도원에서 계속되는 살인 사건과 교황과 황제간의 첨예한 갈등 상황 속에 펼쳐지는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희곡을 읽는 사제들은 모두 죽음을 당하는 이 이야기를 통해 시대를 뒤흔드는 한 권의 책의 존재와 위력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다음책은 책만보는 바보입니다. 이 책은 여러군데에서 소개된적이 있는지라 망설였습니다만 좋은 책은 좋은 책일 수 밖에 없는지라 간단하게라도 소개해드리고자합니다. 이덕무는 정조때 관직에 나아가 많은 일을 하였던 실존인물입니다. 연암 박지원과도 교분이 있었으며 원각사지 10층 석탑 주변에 모여사는 이들이 많아 백탑파로 불리던 모임의 일원이기도합니다. 백탑파는 북학파의 멤버와 상당히 많이 겹쳐지지요. 서자 출신에다가 물려받은 재산도 없어 가난하기 이를데 없던 이덕무는 책에 대한 지극한 애정이 있었습니다. 이불을 장만할만한 돈이 없었던 그는 책을 덮고자며 고마워하기도하고.,생활고에 시달려 맹자를 팔아야 했을 때는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마시며 신세를 탓하기도합니다. 다른일 때문이 아닌 바로 책을 팔아야하는 아픔을 겪게한 세상이 야속한 것이지요. 그는 기본예의범절과 관련된 방대한 분량의 책을 쓰기도하는데 지금과는 잘 맞지ㅇ않지만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짚어주는 자상함이 독보이는 책입니다. 마지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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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뭔지 모르겠는 날들이 수 년째 계속되고 있다. 거기서 거기인 자기계발서들에 빠져 '그래! 나도 멋지게 폼나게 살아보는거야!'라는 주문을 외우며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며 매일을 견뎌왔다.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다. 멈추기엔 내가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지나치게 달콤했다. 나는 남들보다 많은 생각을 했고, 고민을 했으며, 노력을 했다. 적법하지 않은 방법들을 써야하나 정도를 걸어야하나 고민을 하느라 팔자에도 없는 편두통이 생겨 지난고난 고생중이다. 지금도 오른쪽 뒷 머리가 쇠 못에 박히는 듯 20분 간격으로 고통이 있다. 오른쪽 얼굴에 마비 증상이 있어서 말할 때 조금 불편하다. 무엇보다 머리가 항상 흐리멍텅하다. 그럼에도 나는 늘 해야할 일이 있고, 고민해야 할 것이 있으며, 아이들을 돌봐야만 한다. 내가 선택한 일들이기에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오랜만에 김소진의 소설을 꺼내들었다.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이라는 큰 제목이 붙은 이 소설집은 그가 세상에 작가로 등장하게 만들어준 첫 소설 '쥐 잡기'가 나온다. 멋진 소설이다. 살아있었더라면 김 훈 작가 못지 않은 필력을 자랑했었을텐데 아쉽다. 팩으로된 소주를 주머니에 넣고서 이리저리 돌아다녔다는데 그 샌님같은 얼굴에 어찌 그런 행동이 어울렸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고, 내가 만약 그 분을 가까이서 뵈었다면 좋아라했을까 싶기도 하다. 나는 입으로는 문학이니 예술이니 진정한 삶이니 운운하면서 단돈 몇 만원을 위해 글을 쓰고, 그 돈으로 두 딸의 옷을 사거나 책을 사거나 그도 아니면 전기세나 우유값 계산할 궁리를 하고 있으니 이거 참 슬픈 일이다.  

김소진은 1995년 전업작가로 정식 데뷔하고 1997년에 세상을 등진다. 소설가 함정임과의 사이에 아들이 있다. 김제 출신의 소설가인 함정임은 당대 가장 서구적이며 세련된 소설을 쓰던 여인이었다. 그러나 김소진은 향토색 짙은 소설을 썼고, 더군다나 사상을 다룬 운동권 내용이 많이 들어가 있는 개념있는 소설을 주로 썼다. 어떻게 그 둘 사이에 애틋한 감정이 생겨났었는지....함정임씨는 지금 동아대학교 문예창작과 조교수로 재직중이라는데 그녀는 김제 출신이다. 1988년에 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한 인재였다. 멋지네...이화여대 불문과..서울대 영문학과...동아일보 신춘문예...경향일보 신춘문예...그녀의 일생이 부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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