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삶을 위한 철학수업 : 자유를 위한 작은 용기 - 자유를 위한 작은 용기 문학동네 우리 시대의 명강의 5
이진경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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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인간의 역사와 그 수명이 같다. 일상적인 철학은당연한 것이기에 대부분은 생각하거나 공부할 필요성을느끼지 못힌다. 철학을 공부하고 싶어하고 공부할 수 있는 이들은 당연한 권리를 박탈당한 불행한 이들인 동시에 삶을 능동적으로 향유하는 선민들이다. 그들의 축복을 애증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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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은 마이너스의 손이다. 닿기만 하면 손해가 난다. 하다못해 그 죽기 힘들다는 다육식물도 내 손길이 닿으면 시들시들 명을 다한다. 가끔은 이러는 내가 혹여 저주받은 운명인가하는 되도 않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왜 모든 식물은 내 손길에 저리 민감하게 반응하며 죽을까 싶은 것이다.

 

5월은 부모에게 참 힘겨운 달이다. 어서 지나가기만을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유난스런 유치원 학부모 틈에 끼여 그래도 명색 부모 노릇을 해보려하니 이래저래 체력도 바닥인데다가 신경써야 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닌 것이다.

-엄마, 이번주 토요일에 우리 유치원에서 행사있어. 어디 가지마. 알았지?

-응

유민이와 유현이가 7살, 5살로 같은 유치원에 다니게 된 이후로 나는 유치원 행사에 빠질 수가 없다. 미꾸라지 잡기, 달팽이 잡기, 화산 폭발 실험.....와우....이런 고난이도의 실험을 서너시간 안에 다 해야하다니....특히 미꾸라지 잡기가 압권이었다. 왜 엄마는 잡지도 못하느냐고 울고불고 하는 유현이를 간신히 달래놓고 아기 고무신을 두 손으로 꾹 힘주어 쥐고 미꾸라지들을 잡기 시작했다. 내가 그래도 유민이 유현이 엄마인데 이 정도는 할 수 있으리라 이를 악 물고 잡고 또 잡았다. 생명의 고귀함이고 뭐고 엄마들 사이에서는 무슨 경쟁심리가 불었는지 필요도 없는 미꾸라지들을 무지막지하게 잡아서 봉투에 넣기 시작했다. 나도 셀 수 없이 많은 미꾸라지를 잡아서 입가에 회심의 미소를 지어주고 엄마 노릇을 좀 했다. (이게 무슨 엄마 노릇이란 말인가....)

결국 그 중 2마리만 집으로 가져와서 지금까지도(무려 2개월이 지난 지금 이순간까지)잘 키우고 있다. 밥도 주고, 물도 거의 매일 갈아주고, 안부를 묻는다. 미꾸라지는 생명력이 정말 강한지 죽지 않는다. 죽지 않아서 고맙기도 한데 좀 이상하다. 내가 다루는 거의 모든 것들은 나를 만나 시들시들해지기 때문이다.

 달팽이 역시 마찬가지다. 달팽이는 유민이 달팽이(일명 나옴이, 하도 기어다니고 상자를 나오려고 해서 나옴이라고 지어주었음)와 유현이 달팽이 모두를 잘 키우고 있다. 아이들은 처음에만 관심있어 하다가 죽든지 말든지 아예 관심이 없다. 결국 내 차지다. 흙을 갈아주고, 물을 뿌려주고, 제때 싱싱한 상추를 넣어주며 푸르스름한 똥을 치워주는 것도 내 차지다. 이 달팽이들도 참 신기한 것이 죽지 않는다는 말이다. 잘 크고 있다.....라고 까지는 말할 수 없지만 어찌되었든 연명 수준의 삶을 지탱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사슴벌레....이 녀석의 이름은 '보리'다 임유민의 말로는 '한보리'라고 하는데 나는 임유민 동생이니까 '임보리'라고 부르자고 주장하고 있다. 왜 성을 바꾸는 걸까? 그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데...어찌되었든 한보리든 임보리든 보리라는 이름을 가진 사슴벌레는 우리집에서 가장 오랜시간 동안 살아숨쉰 인간 이외의 생명체다. 본래 장수풍뎅이를 구입하여 키우려고 했으니 홈플러스에 가서 직접 살펴본 장수풍뎅이는 결코 귀엽다거나 사랑스럽지 않은 큰 벌레였다. 그리고 좀 힘이 세보여서 유민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반면 사슴벌레인 보리는 아주 작은데다가 새끼손가락보다 덩치가 작아서 만만해보였는지 돌연 장수풍뎅이대신 사슴벌레가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아 보리가 우리 식구가 되었다. 보리 역시 불운의 주인공으로서 구입한 당일만 유민이와 유현이의 사랑을 받았을뿐 그 이후의 시간은 구중궁궐에 갇힌 인현왕후처럼 오로지 나의 손길만 기다리고 있다. 유민이는 보리의 존재를 거의 모르고 하루를 지내다가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나의 핀잔에 아주 잠깐 미안한 감정을 내비치곤 한다. 아....불쌍한 보리....꼭 나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워 더 자주 물을 뿌려주고 배 터질만큼 먹이를 주는 것 같다.

 

 마이너스의 손인 나는 요즘 이렇게 세 가지 종류의 각기 다른 생명을 돌보고 있다. 달팽이와 사슴벌레와 미꾸라지와 나.....동거가 거의 불가능한 우리 넷은 앞으로도 영원히 이렇게 살아나갈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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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메리 크리스마스
박남준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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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그가 지금 이 모습 이대로 언행일치하는 삶으로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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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철학
조경란 지음 / 창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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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세요...계속 쓰세요...계속 쓰세요...'

선생님은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저를 보고 이렇게 간절한 눈빛이 되어 말씀하셨지요. 선생님의 강의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떻게 잊을 수가 있을까요.

그래요 쓸게요...계속 쓸게요....계속 쓸게요...

이렇게 대답하고 싶었지만 저는 자신이 없어서 그냥 네....하고 힘없이 대답했었지요.

선생님처럼 스스로를 가두고 격리시키고 견딜 수 있는 용기와 힘이 저에겐 없어요.

누군가처럼 되고 싶은 마음은 이젠 없어요. 누군가처럼 되고 싶다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저는 저인걸요.

나는 나다운게 무엇인지 알고 싶고, 아직 나다운게 없다면 내가 원하는대로 만들어가고 싶기도 해요. 하지만 나답게 되었을 때 돌이킬 수 없는 무서운 일들이 일어날까봐 두려워서 그냥 해야하는 일들과 할 수 있는 일들만 찾아서 하고 있어요. 하고 싶은 일들을 하기 시작했을 때 내가 나를 멈추지 못할 것 같아서요. 그래요. 나라는 사람은 알 수 없이 무서운 존재랍니다.

일요일의 철학....소품들이어서 선생님을 느끼기엔 좀 부족했어요. 복어라는 장편 소설을 사두기만 하고 읽지 못했네요. 곧 읽을게요. 그리고 쓸게요 선생님. 언젠가는 제가 쓴 소설책을 들고 선생님을 찾아뵙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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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 정유정 장편소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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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셨어요. 작가님.....

실러의 논문에 빗대어 말하자면 저는 '순수한 시인'이 아니라 '성찰적인 시인'에 속하는 부류이므로 드문드문 아쉬움이 느껴져요.

한기준과 수진의 운명이 안타깝네요.

서재형은 주인공이었지만 글세요...기준의 이미지가 굉장히 강해서....

재형은 링고와의 캐릭터 싸움에서 패의 쓴 잔을 마신 듯....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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