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늦게 눈이 왔습니다. 올겨울 들어 가장 춥다는 내일을 앞두고 부는 찬바람에 길이 꽁꽁 얼었습니다. 창밖을 보며 몇 번이나 갈등한 끝에 결국 차를 두고 퇴근 하기로 했습니다. 빙판길에 버스도 쩔쩔 매고, 평소에 2분이나 4분 걸릴 거리를 2,3십 분은 걸려서 왔습니다. 2시간이 걸려 도착한 아파트의 텅빈 주차장에 어떤 가족이 나와 놀고 있었습니다. 외동이를 엄마, 아빠 사이에 두고 한 팔씩 붙잡아 미끄럼을 태워주고 있었습니다. 나는 나이 들었습니다. 나는 눈 오는 것이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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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미친다 - 조선 지식인의 내면읽기
정민 지음 / 푸른역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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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번 이하는 읽은 것으로 치지도 않고, 11만 3천 번이나 반복해서 읽으며 공부한 이야기는 한두 번 해보고 안 되면 포기하는 나를 무한히 부끄럽게 한다. 박제가가 지은 기행문을 해석한 글을 읽으면서 왜 그를 명문장가라고 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여러 사람의 문집 속에 남아있는 편지와 짧은 글들을 통해 옛 사람들의 행적과 생각을 짜 맞추어 가는 것이 어떤 추리소설보다 더욱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지금 우리는 기록을 잘 하지 않지만 우리의 선조들은 생활 속의 많은 사건과 생각들을 글로 남겼음을 알게 되었다. 중요한 일이 있으면 글을 지어 남기고, 그때나 지금이나 바쁜 일상 속에서도 삶을 풍성하게 하는 여유를 찾아 즐길 줄 알았던 우리의 선조들이 무척 자랑스럽다. 절묘하게 삽입된 사진들이 내용을 더욱 강화시켜주는 훌륭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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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부 담당 전도사님의 설교가 있었다. 유년부 교사로 헌신할 것을 요구하며 성도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그러다보니 자연 현재 상황의 모자란 점들이 부각 되었다. 교사 수 부족, 교육관이 없는 열악한 시설 등등.

설교 후 담임 목사님의 코멘트가 있었다. 지금 말씀 드린 것 처럼 열악한 상태는 아니라는 것이다. 교사도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열성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고 현재 시설도 그리 나쁘지 않으며 나름대로 잘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불만에 관심을 집중시키면 사람들은 헌신하여 개선하려고 하기보다 오히려 외면하려 한다는 것이다.  

언젠가 성경공부 시간에 훨씬 부드러운 말로 훨씬 큰 헌신을 하게 하는 다른 목사님을 부러워 하시며 예를 든적이 있다.  사람의 마음에 호소 하는 것, 그래서 그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참 어렵다. 나쁜 의도로 이용하려는 생각이 없어도 그렇다. 인간은 투박한 진실보다는 포장된 그 무엇을 원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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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가 경쟁자로 드러날 때가 있다. 씁쓸하다. 믿었던 사람에게서 그런 모습을 볼 때 더욱 그렇다. 업적주의가 사람을 망친다. 끝까지 동지로 남을사람, 키워주고 이끌어주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그런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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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번도 개인적인 전화를 하지 않았던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다. 하긴 누구나 처음이 있기 마련이기는 하다. 그러나 답답한 것은 30여분의 통화를 했지만 전화의 의도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얼마나 복잡한 감정의 동물인지... 자신의 의사를 솔직히 표현하지 못하고 모호하게 포장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무엇을 잃기 싫어하기 때문일까? 30여분 동안 우리는 무엇을 한 것일까? 내 의사가 무엇인지 상대가 알기를 원한 것인가? 아니면 모르기를 원한 것인가? 모르기를 원했다면 왜 전화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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