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번 이하는 읽은 것으로 치지도 않고, 11만 3천 번이나 반복해서 읽으며 공부한 이야기는 한두 번 해보고 안 되면 포기하는 나를 무한히 부끄럽게 한다. 박제가가 지은 기행문을 해석한 글을 읽으면서 왜 그를 명문장가라고 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여러 사람의 문집 속에 남아있는 편지와 짧은 글들을 통해 옛 사람들의 행적과 생각을 짜 맞추어 가는 것이 어떤 추리소설보다 더욱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지금 우리는 기록을 잘 하지 않지만 우리의 선조들은 생활 속의 많은 사건과 생각들을 글로 남겼음을 알게 되었다. 중요한 일이 있으면 글을 지어 남기고, 그때나 지금이나 바쁜 일상 속에서도 삶을 풍성하게 하는 여유를 찾아 즐길 줄 알았던 우리의 선조들이 무척 자랑스럽다. 절묘하게 삽입된 사진들이 내용을 더욱 강화시켜주는 훌륭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