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미래 - 인구학이 말하는 10년 후 한국 그리고 생존전략
조영태 지음 / 북스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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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생 63만,2002년생 49만.


갑자기 14만이 줄어든다.

2002년부터 대한민국은 합계출산율 1.3 이하가 되고 초저출산국이 되어 버린다.

그리고 이제 모든 문제가 시작되고 있다.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 들어가라고 하지만 그 때가 되면 이미 대학은 전국적으로는 1대1 수준이 된다고 한다. 서울과 수도권은 경쟁률이 있지만, 지방의 경우는 확실히 미달이다.


대학이 결국 문닫게 되는 건 뻔한 일이다 보니 인구학 전문가 답게 저자는 고민을 하게 된다

우선 대학원생 뽑는데도 매우 신중해진다. 기껏 공부시켜놓고 일자리 없는 예비 실업자 만들 수 없다고 한다.

심지어 아내가 최근 사립대에 임용되자 걱정부터 해두라고 암울한 예언을 해준다. 인구학 강의를 해주었다는데 과연 어떤 답이 돌아왔는지 궁금해진다


대학만이 문제가 아니다.

당연히 초중고 모두 문제가 되는데 선생님이 엄청난 숫자로 과잉이 된다.

요즘 초등교사 될래 아니면 삼성전자 갈래 하면 차라리 초등이요 한다는데 그 길은 과연 안정된 길인가 저자의 말을 듣고 보면 의심스러워진다.


저출산을 통해 더욱 심해지는 고령화는 일본 모습에서 많은 힌트를 얻게 된다.

정치는 극우가 늘어나느나 보수화, 참 이건 요즘 한국의 모 집회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더욱 심각한 건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는 점이다. 일본 주요 기업들이 한국에 뒤쳐지게 된 계기는 사실 고령화 요인이 무척 크다.

시마가 과장에서 부장,이사,회장 되어가는 과정을 따라가보면 의사결정들이 점점 늦어지고 주도성이 떨어지게 된다. 그렇게 일본 전자산업은 한국에 길을 넘겨주었다.

그런데 앞으로 한국은 과연 일본의 뒤를 따라가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안정된 고령직장이었던 조선산업의 몰락에 이런 인구구조는 영향이 없었을까? 


섬뜻한 경고는 책 여기저기 이어진다.

그리고 한국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한국의 성취는 모든 세계의 통계를 벗어나버리는 아웃라이어였다고 한다. 그러기에 한국을 제대로 이해하는 글로벌 전문가를 찾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고로 문제는 스스로 풀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인구학은 매우 예외적 학문이었기에 저자 또한 딱 하나의 인구학 교수 자리라고 한다. 반면 선진국은 인구학 전공자를 기업에서 적극채용한다고 한다. 이 대목에 이르러서는 역시 전공 세일즈인가 했다.

인문학 위기라고 하지만 인문학을 실제 써먹을 수 있는 예를 보여주고 정말 무시하면 돈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경고도 해주는 이코노미 오리엔트 프로페서라고나 불러줘야겠다.


저자의 탁견은 베트남 편에서 아주 잘 드러난다.

베트남을 인구학,사회학적으로 분석한 대목은 꽤 유용했다. 요즘 한국의 베트남 투자가 기업과 금융에서 모두 유행이다. 삼성만 예로 들어도 거의 20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대단하지 않은가?

그렇지만 저자의 베트남 분석은 보다 심층적이다.

그리고 하나 더 저자는 아이들의 사교육 투자에 인색하다. 기껏 말 잘듣는 아이 만들어서 결국 프리타 만들 꺼 있냐고 한다. 그러니 차라리 동남아 특히 뜨는 베트남으로 보내려고 하고 거기서 저자는 자신이 닦은 인맥을 통해 길을 마련해주겠다고 한다

매우 지능적인 전략이고 감탄스러웠다. 


인문사회과학 책도 이렇게 쉽게 읽히면서 깨달음도 주다니 대단하구나 하는 경영으로서도 감탄을 자아낸다.

결론 만족스러운 독서고 강추다.

특히 사교육비 고민하는 가장들에게 이 책 들고 해당 대목 줄그어 아내에게 이해시켜주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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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불균형 - 패권을 향한 미국과 중국의 미래 경제 전략
스티븐 로치 지음, 이은주 옮김 / 생각정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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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담당으로 오랜기간 중국에 대한 통찰력 있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은퇴 이후 이 책을 통해 미-중 관계의 미래에 대한 자신의 우려와 해법을 선보여준다.

책이 나온지는 3년이 넘었지만 다시 이 책을 보게 된 이유는 최근 트럼프의 등장 떄문이다.

다들 놀랐고 나도 놀랐지만 이 책을 찬찬히 다시 보면서 트럼프 현상과 그의 주장, 나아가 지금 당선인으로서의 행보가 결코 우발적이지 않다는 걸 새삼 꺠닫게 된다.

책의 초반에 나온 미국의회에서 나오는 논란들이 그렇다.

민주와 공화 양당 상원의원이 함께 제기하는 중국을 겨냥한 법안이 만들어지는데 더욱 중요한 건 이들이 하는 말들이다.

중국을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의원이 하는 말이 과거 일본에게 플라자합의를 강요했을 때도 굳이 일본을 가볼필요가 없었다고 한다.

이러한 흐름은 분명 역사의 반복을 보여준다. 일본에게 가해졌던 고환율의 고통은 아시아의 경제지도를 확 바꾸었다. 대표적으로 수혜를 입은 나라는 한국이었는데 3저 호황으로 전두환 정권의 정치적 수명을 연장시켜주었다.


저자는 이런식의 해법에 대해 쉽게 찬성하지 않는다.

두 나라가 오랜기간 상호의존적으로 경제를 키워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두 나라를 이끌었던 경제리더인 주룽지,원자바오와 미국의 그린스펀에 대해 꽤 자세히 서술한다.

그러면서 미국의 물건을 중국이 생각보다 많이 사고 있다는 점도 확인시켜준다. 애널리스트 답게 깊이 있는 분석들이 곳곳에서 그의 주장을 백업시켜준다.


그럼 앞으로 중미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이 바람직할까?

중국이 점차 미국의 서비스를 더 사주고 미국도 중국에 일방적인 압박만 가하지 않으면서 무역불균형을 줄여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


자 지금 미중 관계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아 보인다.

트럼프는 처음 대만과 연락하면서 중국의 기본인내선을 건드렸다. 중국은 미국 국채보유량을 상당량 줄였다. 그리고 중국의 외환보유고 또한 급속히 줄어든다. 

달러는 오르는가? 내리는가? 

누구도 쉽게 답은 못한다. 트럼프 당선까지 맞추었던 일부 여의도 투자가들이 막상 환에서는 대거 손실을 입었다고도 한다. 그의 정책을 보면 약달러지만 금리를 올려가는 옐런의 자신감에서는 강달러가 읽힌다. 정말 제대로 맞추어야 실력인데 그게 어디 쉽겠는가, 특히나 동방의 작은 변방에서 세계의 중심부의 격변을 알아보기는 정말 어려울 것이다.


거기다가 한층 더 문제를 어렵게 하는 건, 정치와 경제가 서로 묶여서 돌아가기 떄문이다. 한반도라면 남한에서는 탄핵과 대선, 북한에서는 김정은 정권의 생존 더해서 사드까지 참 복합적으로 돌아가는 고차원 방정식이 되어버린다.


로치 박사의 책은 미중의 경제적 해법에 대한 가능한 시나리오 하나를 제시해준다. 그리고 조건을 좀 더 바꾸면 다른 시나리오들도 유추 가능할 것이다.

미래학자 최윤식 교수는 프로파일링 기업이 유효하다고 하는데 로치의 책에서는 주요 주체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의사결정을 분석해간다. 한국도 로치와 같은 국제통들이 늘어가야 해외 흐름을 더 잘 이해할 터인데 하는 아쉬움이 남아가면서 책을 마무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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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2017 : 적당한 불편
김용섭 지음 / 부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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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관심을 두는 저자이고 연구자다.

강의도 꽤 흥미롭다.

최근에는 휴넷CEO에서 유쾌한 말투로 인사이트 있는 강의를 선보인다.


해마다 연말이면 내년이라는 화두로 트렌드 책을 본다.

김난도의 트렌드연구가 대학연구실을 넘어 기업화되어가고 있다. 덕분에 초기의 톡 튀는 것보다 아주 방대한 집약소라고 느껴져버린다. 그래서 대학에서 하는 트렌드연구라면 일본과 중국을 아울러 봐야 하는거 아니냐고 과제를 던지듯 한마디 해봤다.


반면 김용섭의 이 책은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작은 연구소 답게 순발력과 엣지를 담으려고 노력했다. 

가볍게 읽다보면 어 이거 내주변에서 보던건데 하는 아이템들이 많이 느껴진다.

최근에 친구들 만나면 오히려 당구장이 찾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피씨방은 준다. 피씨방은 어디로 갔을까 하면 핸드폰의 모바일게임으로 들어간다. 

아주 최근 이야기지만 넷마블의 리니지레볼루션이 히트를 쳤다. 리니지라는 아주 아주 무거운 온라인게임의 전설까지도 이제 핸드폰으로 올라가는거다. 

이렇게 세상은 기술의 혜택을 키워간다.


재밌는 이야기가 또 있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 중에 고양이 비중이 빨리 늘어간다고 한다. 개가 전통적으로 충성, 연대를 상징한다면 고양이는 고독이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행위 자체가 개인화인데 여기서 더 나아가 덜 귀찮게 하고 혼자 잘 노는 고양이로 관심이 간다고 한다.


"고양이는 좀 더 이기적이지만 합리적인 사교성을 상징한다. 우리가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건 그들의 이런 행태가 우리의 모습과 닯았기 때문일 수 있다."


경제에 대한 통찰도 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대박이다. 그런데 가만 보면 백화점 시대는 저물고 있다.

편의점 두 업체 BGF와 GS리테일의 시총을 합치면 현대백화점은 가볍게 제치고 있다고 한다. 

그 와중에 올라가는 백종원의 도시락.

더해서 일본 세븐일레븐의 초히트작 1000원 커피. (이게 머신가격은 엄청 비싸고 한국도 여기저기 가보니 잘하는 곳은 맛이 확실히 올라갔다)

체면 형식 사라지고 실속만 남은 일인소비. 

고양이와 묶어서 보면 과연 편한건지? 좋아해야 하는건지.. 의문이 들지만 하나의 트렌드임은 어쩔 수 없다.

얼마전 가 본 추억 담긴 분당 정자동 카페거리도 한잔에 9000원하는 고급진 핸드드립커피점 사이에 빽다방이 비집고 들어왔다. 인사동 전통거리 안에 스타벅스가 들어온 듯한 부조화와 함께 우리를 강타하는 디플레의 위력을 새삼 느끼게 했다.


변화 속에서 유통업은 진화라는 이름으로 생존을 해보려고 한다. 트렌드를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유통업체들이니 말이다.

책을 그렇게 묶어 보면 꽤 흥미롭다.

그렇지만 예측이 다 맞는 건 아니다. 몇년간 이야기된 아이템이 작은사치였는데 한국에 진출한 디저트 아이템이 생각보다 돈을 벌지는 못한다고 한다. 한국인이 서구식 단맛과는 거리가 있는 듯하다. 반면에 공차는 히트였다. 동남아에서 올라온 열대과일을 기초로 한 부드러운 단맛이 더 끌린다.


책의 장점 또 하나는 내가 가보지 않은 여러 곳들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현상에 대해 마치 가본듯 드러내 보여줌이다.

성수동 대림창고 등 핫플레이스들을 열거해주는데 그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근저의 힘에 대해서 분석해준다.


새것,변화,흐름 그리고 삶과 산업의 바뀜

트렌드 읽기로는 투자 대비 월등한 효과를 보여주는 책이다.

앞으로도 늘 함께 하며 독자들을 자극해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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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권력중독 - 의전 대통령의 재앙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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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교수는 늘 감탄스럽다.

이슈가 터지면 꼭 책이 있다. 예기치 못했던 트럼프 충격에도 그를 다룬 책이 바로 준비되었고(힐러리도 한권 내놓았다. 양면전략) 이번 최순실 농단 사태에도 이 책이 손에 잡혔다.

그의 속도에 놀란 지인이 던진 "책이 너무 빨리 나오는 거 아냐"라는 유쾌하지 않은 질문에 강교수는 이 책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답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여가 시간을 희생하가면서 2-3시간씩 자료 정리에 투자하는 저의 평소 습관 덕분입니다. 당신 술 마시고 놀 때 저는 그 일 했다니까요"


갑자기 찔린다.

하여간 책으로 가보자.


강교수가 박근혜를 설명하는 가장 큰 키워드는 <의전자본>이다.


의전은 조직에 일체감을 주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게 만드는 거대한 상징행위다. 고대의 제례에 비유할 수 있다.


박근혜는 특별한 존재였다. 쉬지 않고 박정희를 상기시켜주는 리보커(revoker)라고 강교수는 표현한다.

과거로의 복귀, 회고적 생각은 사회가 전성기를 지난 다음에 만들어지는 정서다. 박근혜는 다시 아버지가 그리워지는 시대의 정서를 활용해 자신을 상징물로만 만들어 존재하게 했다.


하지만 아버지와 딸은 달랐고 손가락에 피를 내서 만주육사에 합격하는 갈망과 수십년 군대와 국가의 운영을 해온 콘텐츠는 유전되지 않았다.


그걸 알기에 박근혜의 말은 짧았다. 


사실 거기에 뭔가 통찰이 있겠지 하고 사람들이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라고 강교수는 이야기한다. 초딩워딩. 초등생용 말이라고 한다. 

미국의 승자 트럼프의 화법은 철저히 교육수준이 낮은 대중들에 맞추어져 있다. 이를 언어학적으로 분석한 학자에 의하면 상대방 후보는 꽤 교육이 높은 고2 이상을 원한다면 트럼프는 거의 초딩 수준에도 같이 따라하고 웃기도록 말을 한다고 한다. 생각이 나는데 우리나라 방송작가들에게 요구되는 기준이 중2 수준의 아줌마가 편하게 웃도록이었다.

하여간 박근혜의 화법 뒤에 숨어 있는 무지에 대해 깨달은 이도 있고 아닌 이도 있었다. 대한민국의 심지어 지지자들 포함해서 다들 설마 이정도는 했으니 말이다.


박근혜는 초딩워딩의 논란을 알았다. 자신 스스로가 콘텐츠가 없다는 것도 알았다고 한다. 그 컴플렉스를 최대한 외형적인 양식의 화려함으로 극복하려고 했다. 옷 잘 입고 좋은 차 타고다니면 뭔가 있지 하는 외형 꾸미기였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영국의 대처 수상에 비유되면 싫어했다고 한다. 그보다는 엘리자베스 여왕을 모델로 원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의전은 더욱 형식화되고 강화되었다. 심지어 청와대의 회의들도 그냥 의전화되었다. 토의는 없고 말씀을 듣고 상납을 하는 행위가 반복된다. 이런 의전은 여기서만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보통 외국공관에서는 1년에도 50-100번의 방문이 있고 이걸 잘 해내지 못하면 제대로 된 주재원이 아니라고 한다. 갑자기 최근 떠오른 모 후보님 생각이 난다.

이걸 문제라고 지적하는 외국인의 시선을 이야기한다. LG전자의 최초 외국인 임원이었던 프랑스 현채인의 책도 인용한다.

그리고 따끔하게 한마디, 의전에만 몰두 하는 조직은 중세의 왕궁이고 관료는 일하지 않고 눈치만 보는 환관이 되어 버린다.


자 이렇게 해서 조직은 상징과 의전만 남게 되었다.

대기업은 관계만 남게 되고, 한국의 청와대는 조선시대 궁궐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건 거대한 파열음을 내며 침몰해가는 대한민국이라는 배다.


제목을 상기해보면 박근혜의 권력중독은 대단했다. 하지만 권력으로 무얼 이루어내는 성취지향이 아니라 왕관을 쓰기 위한 지위투쟁이었다. 그 투쟁의 관객이 되어 환호와 갈채를 보였던 이들에게 이제 냉정하게 청구서가 날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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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400억 원의 빚을 진 남자
유자와 쓰요시 지음, 정세영 옮김 / 한빛비즈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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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400억 빚을 떠안은 엘리트 회사원. 

뉴욕의 센트럴파크의 고급아파트(회사사택)에서 뮤지컬과 와인을 즐기며 여유 있게 누리던 회사생활은 갑자기 끝이 났다. (시마과장도 파나소닉에서 비슷하게 호사스러운 미국 주재원이었다)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면서 갑자기 날라온 결재문서에 도장을 찍다보니 어느새 사장이 되고 회사의 몰랐던 빚 400억을 송두리째 떠안게 된다. 

정말 진실을 알았다면 절대 시작하지 않았을 일이다. 하지만 일본의 승계는 주변의 인간관계에 대한 부채까지 고스란히 승계되는 구조다. 수많은 협력업체의 생존이라는 의무 앞에서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시작된 굴종의 시간.

부채의 연장을 위해서 은행지점장 앞에서 머리를 숙이고 또 숙여야 했다. 속에서 울컥 치밀어 오르는 분노는 <한자와 나오키>에 나오는 한 장면이 된다. (일드 한자와 나오키는 시청률 40%에 달하는 초히트작이고 눌린회사원들의 분노가 잘 담겨 있었다)


은행만이 아니라 세무조사국의 탑 불량 고객에 들어가 관리되고, 

직원들은 툭하면 파업을 하고, 고객들은 맛없다고 외면하고.

33개의 체인을 가진 사장님이라는 멋진 외형으로 남들은 알았다. 하지만 내용은 빚에 돌려가며 만들어낸 아버지 시대의 성장신화가 버블에 붕괴되면서 일거에 무너진 부실기업이었다.


이 상황에 놓이게 된 건 주인공의 특별한 부자관계였다.

사업가의 아들은 혜택은 다 누리지만 아버지의 후광에 눌리는 건 싫어하는 타입이었다. 집안의 돈으로 유학도 보내주고 편하게 사회생활을 하였다. (일본은 취업때 부모의 직업도 잘 본다, 가족의 결합이라는 봉건적 인간관이다)

하지만 아버지와의 대화는 매우 부족했다. 그래서 가업을 승계한다는 오랜 숙제를 의식은 하더라도 고민은 하지 않고 맞았다.


이후의 일은 대단한 고난이었다. 누구라도 고난 아니겠는가?

하지만 주인공은 남과 다른 온우주의 힘을 끌어내서 난관을 돌파해나간다.

지나간 일들을 하나 하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반추하며 경영자로서의 꺠달음을 이어가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경영의 핵심은 일점돌파,전면전개였다.

직접 고객을 관찰해서 만들어낸 차별화 포인트로 포지션을 만들고, 여기서의 성공을 전체로 확장시킨다.

말은 쉽다. 하기는 어렵다. 그게 경영이다.

쉬우면 경영대 교수들 회사 가서 경영을 잘 해야 하지만 절대 그렇지 못하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간으로서의 깨달음과 자기관리다.

주인공은 이 대목에서 자기를 관리하기 위해 

자기 심리상태를 잘 파악하고, 

자기에게서 원인을 찾는 태도를 취했다. (자세한 건 책에..)

쉽지 않지만 찬찬히 보면 꽤 의미 있게 들어오는 이야기들이다.


불황시대의 일본은 많은 기업들에 좌절을 주었다. 기업들도 바꿔가며 헤쳐나오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저자의 강한 마인드콘트롤과 현실과 버무려진 경영학은 인상적이다. 

2017년 주변이 다 어렵다고 한다.(반도체 빼고) 그 속에서 화두가 생존인데, 시대의 요구에 맞춰 일본책으로는 드물게 많이 꾸준히 팔리고 있다.


읽다 보니 주변에 비슷한 처지에 놓였던 여러분들이 떠올랐다.

어떤 분들은 성공해서 빚의 늪에서 빠져나오고, 어떤 분들은 그러지 못했다.

사업은 무거운 짐을 지고 계속 가야하는 업과 같다. 

그런 분들에게 약간이마나 도움이 되리라 믿고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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