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빈센트 - 행복한 책꽂이 03
박홍규 지음 / 소나무 / 199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고흐가 목사의 아들이라는 것과 전도사로서 탄광에서 헌신적으로 노력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남들의 고통을 같이 껴안으려고 하다가 자신의 가슴이 무너질 정도로 깊은 감수성을 가졌던 고흐. 하지만 그럴 수록 그와 세상과의 사이에는 벽이 생겨났다. 벽 안에 갖힌 그에게는 적어도 벽 안에서만은 자유롭게 행동하고 싶다는 욕구가 나올 것이다.

캔버스는 그의 세계였다. 속에 가득히 끓어오르는 생각과 욕망 주장을 모두 쏟아내기위해 매일매일 그림을 그렸다. 화사한 파리엣 다시 햇빛 따가운 남프랑스로 계속 이어지는 그의 그림작업은 생전에는 정말로 극소수의 사람에게만 이해되었다. (절반은 동정에서) 결국은 죽음으로 매듭지어졌지만 우리는 그를 선구자로서 나아가 인간애를 실천하려고 한 전도사로서 더 이해를 해야한다.

박홍규님의 책은 내가 보았던 여느 외국 번역서보다 훨씬 좋았다. 문장도 부드러웠지만 주체적인 이해를 시도했다는 점에 더 점수를 주어야 할 것 같다. 피카소의 이름에는 아는체를 하더라도 그가 실제 프랑스 열성 공산당원이었다는 점이나 한국에서의 미군의 학살을(지금 노근리를 생각해보자) 그려내었다는 점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아이들 머리를 좋게해주는 모짜르트 이펙트는 알아도 봉건사회 귀족들의 위선을 고발하며 평등사회를 꿈꾸었던 프리메이슨 열렬 회원 모짜르트를 알려고 하는 한국인은 몇이나 될까? 비뚤어지고 모자란 한국사회의 서양 인식에 보다 나은 사례를 주는 책으로 박홍규님의 고흐를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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