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2017 : 적당한 불편
김용섭 지음 / 부키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항상 관심을 두는 저자이고 연구자다.

강의도 꽤 흥미롭다.

최근에는 휴넷CEO에서 유쾌한 말투로 인사이트 있는 강의를 선보인다.


해마다 연말이면 내년이라는 화두로 트렌드 책을 본다.

김난도의 트렌드연구가 대학연구실을 넘어 기업화되어가고 있다. 덕분에 초기의 톡 튀는 것보다 아주 방대한 집약소라고 느껴져버린다. 그래서 대학에서 하는 트렌드연구라면 일본과 중국을 아울러 봐야 하는거 아니냐고 과제를 던지듯 한마디 해봤다.


반면 김용섭의 이 책은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작은 연구소 답게 순발력과 엣지를 담으려고 노력했다. 

가볍게 읽다보면 어 이거 내주변에서 보던건데 하는 아이템들이 많이 느껴진다.

최근에 친구들 만나면 오히려 당구장이 찾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피씨방은 준다. 피씨방은 어디로 갔을까 하면 핸드폰의 모바일게임으로 들어간다. 

아주 최근 이야기지만 넷마블의 리니지레볼루션이 히트를 쳤다. 리니지라는 아주 아주 무거운 온라인게임의 전설까지도 이제 핸드폰으로 올라가는거다. 

이렇게 세상은 기술의 혜택을 키워간다.


재밌는 이야기가 또 있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 중에 고양이 비중이 빨리 늘어간다고 한다. 개가 전통적으로 충성, 연대를 상징한다면 고양이는 고독이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행위 자체가 개인화인데 여기서 더 나아가 덜 귀찮게 하고 혼자 잘 노는 고양이로 관심이 간다고 한다.


"고양이는 좀 더 이기적이지만 합리적인 사교성을 상징한다. 우리가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건 그들의 이런 행태가 우리의 모습과 닯았기 때문일 수 있다."


경제에 대한 통찰도 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대박이다. 그런데 가만 보면 백화점 시대는 저물고 있다.

편의점 두 업체 BGF와 GS리테일의 시총을 합치면 현대백화점은 가볍게 제치고 있다고 한다. 

그 와중에 올라가는 백종원의 도시락.

더해서 일본 세븐일레븐의 초히트작 1000원 커피. (이게 머신가격은 엄청 비싸고 한국도 여기저기 가보니 잘하는 곳은 맛이 확실히 올라갔다)

체면 형식 사라지고 실속만 남은 일인소비. 

고양이와 묶어서 보면 과연 편한건지? 좋아해야 하는건지.. 의문이 들지만 하나의 트렌드임은 어쩔 수 없다.

얼마전 가 본 추억 담긴 분당 정자동 카페거리도 한잔에 9000원하는 고급진 핸드드립커피점 사이에 빽다방이 비집고 들어왔다. 인사동 전통거리 안에 스타벅스가 들어온 듯한 부조화와 함께 우리를 강타하는 디플레의 위력을 새삼 느끼게 했다.


변화 속에서 유통업은 진화라는 이름으로 생존을 해보려고 한다. 트렌드를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유통업체들이니 말이다.

책을 그렇게 묶어 보면 꽤 흥미롭다.

그렇지만 예측이 다 맞는 건 아니다. 몇년간 이야기된 아이템이 작은사치였는데 한국에 진출한 디저트 아이템이 생각보다 돈을 벌지는 못한다고 한다. 한국인이 서구식 단맛과는 거리가 있는 듯하다. 반면에 공차는 히트였다. 동남아에서 올라온 열대과일을 기초로 한 부드러운 단맛이 더 끌린다.


책의 장점 또 하나는 내가 가보지 않은 여러 곳들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현상에 대해 마치 가본듯 드러내 보여줌이다.

성수동 대림창고 등 핫플레이스들을 열거해주는데 그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근저의 힘에 대해서 분석해준다.


새것,변화,흐름 그리고 삶과 산업의 바뀜

트렌드 읽기로는 투자 대비 월등한 효과를 보여주는 책이다.

앞으로도 늘 함께 하며 독자들을 자극해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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