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다니는 옆집 형이 들려주는 흥미로운 글로벌 금융 탐방기
육민혁 지음 / 지식과감성#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경제 관심 많으면서 여행 가시는 분들께서 한번 참고할만한 책입니다.


배낭여행,자동차여행,출장 등 여행은 많습니다.


그런데 그 나라의 경제는 왜 그렇게 돌아가는지 관심을 두시나요?

저자는 임금,물가,환율,금리 등 지표를 하나 하나 관심 두고 여기 담아 둡니다.

그리고 왜 그런 일이 발생하는지 역사,사회적 배경을 설명해갑니다.


지난 몇년간 브라질채권이 난리를 쳤죠.

미래에셋 등 증권사가 초 고금리라고 홍보하더니 폭락을 했습니다.

하도 폭락하더니 작년말에는 저의 멘토 한 분은 거꾸로 들어가면 남는다고 하시더군요. 실제로 맞았습니다.

이 혼란을 옆에서 보면서 저 많은 돈이 들어가는데 왜 이 나라에서는 <브라질역사와 사회>에 대해서 스터디해서 책 내놓는 사람은 없나 하는 게 의문이었습니다.

조금 더 찾아보면 남미를 휩쓸었던 80년대 금융위기 그리고 그 배경에 미국의 볼커 FRB 의장의 인플레이션 파우팅이 있었다는 것 등.. 연관관계가 큰 일들이 줄줄이 나오는데요.


이 책은 하나의 디딤돌입니다.


저도 여기서 배운 것은 금리 중에서 달러예금 금리에 가산금리가 얼마나 붙는지 보라는 점입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임금은 낮지만 복지는 잘 되었고 (페론의 인민주의 전통), 그럼에도 사람들은 절대로 은행에 예금을 하지 않습니다. 달러로 1700억 달러 정도가 국민 손에 있지만 은행에는 안 들어옵니다.

덕분에 달러 예금에는 아주 높게 금리를 붙여도 사람들이 잘 예금하지 않습니다. 덕분에 나라는 계속 밖으로 손을 빌려아죠하죠.

한번 잃은 신뢰는 다시 복구하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화폐와 금융이 망가진 나라가 북한이죠.


하나 또 떠오르는 생각이 짐 로저스가 여행 할 때 공무원이 자국 돈으로 뇌물을 받지 않는 나라는 위험하다고 하더군요. 아마 아르헨티나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책에는 인도네시아,캄보디아 등 저자가 여행한 나라들의 금융과 사회,역사가 생동감 있게 묘사됩니다. 여행자로서 본 세상이라 완벽하지는 않지만 관심 포인트는 됩니다.


유학생이 많으면서도 세계 정세에는 무지하게 어두운 나라, 대한민국

금융강국으로 가려면 그 디딤돌로 이런 책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봅니다.


참 저자가 책 내는 과정에 겪어야 했던 고군분투를 하나 옮겨 놓고 마무리하겠습니다.


-----

"글 쓰는 재주가 아예 없으신 것 같으니 앞으로 책 쓰실 생각은 꿈도 꾸지 마시고 그냥 본업에 충실하세요"라고 피드백이 왔다.

"제가 책을 읽어도 수천 권을 읽었고 나라를 다녀도 수십 개국을 다녀왔는데 선생님께 이런 이야기를 들을 정도는 아닙니다"

그래서 책을 쓰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책의 내용이겠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돼지농장으로 출근한다 - 글로벌 금융전문가 이도헌의
이도헌 지음 / 스마트북스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의도 증권사에서 해외투자 담당하던 잘나가던 임원이 갑자기 돼지농장 출근한다.

신기하다.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저자는 2008년 위기 속에서 임원으로 부하를 구조조정 해야 하는 일에 질려버렸다. 공감간다.


그리고 2막을 위해 회사를 그만두면서 다음 세가지 원칙을 정했다.


정말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는다.

성과가 차곡차곡 쌓이는 일을 한다

평생 갈 일을 한다.


이것도 공감간다.


그래서 선택한 돼지농장 사업이지만 조금 지나 부도위기까지 몰린다.

여기서 도약하기 위해 <차별화>를 선택한다.

돼지를 더 맛나게 하려면 오래 키우고 이를 다른 도축장과 다른 유통망을 통해 고객에게 전달한다.

기업 용어로 말하면 제품차별화와 서플라이체인 전체 차별화가 같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처음에는 돼지만 잘 키우면 되는 줄 알았지만 사이즈가 다른 돼지를 잘 도축해줄 곳이 없었고 결과물을 식당까지 나르다가 망가져버려서 실패였다.

하지만 두 번째 도전에서 유학파 쉐프와의 협의를 통해 유럽식 특수부위 절단법을 도입해 최고의 맛을 내도록 전 공정을 개선했다.

결과는 대성공, 맛의 달인들의 호평, 쉐프의 격찬 그리고 홍보.


말은 쉽지만 위 과정은 대기업 임원 출신에게서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여기에 도달하니

농장은 견학처가 된다.

우선 맛난 돼지고기를 먹고(쉐프의 노하우 담긴), 돼지도 구경하고, 인생 2막 이야기도 듣고..

소위 6차산업(1차농,2차공,3차서비스)이 다 결합된 관광코스가 되는 셈이다.

이런 사례는 사실 일본에는 더 많았다. 사회도 빨리 숙성되고 농업이 워낙 강한 나라라. 하지만 국내에서도 이런 사례들은 점점 늘어날 수 있고 귀농자들에게도 훌륭한 대안으로 제시된다. 

솔직히 혼자 가서 농사지으라면 잘 될리가 절대 만무하고 농사 지어봤자 저소득이다. 그냥 전원생활이지, 하지만 회사 경험으로 조합이나 회사형으로 농장운영을 하면 이런 화려한 결과 까지 나올 수 있다. 


그리고 두 번째 과제는 바이오가스플랜트다.

이름은 신기하지만 지역 농민들의 입에서는 <똥 공장>이라는 직설적 표현이 나온다.

예전에 지방 경찰서장 하신 분과 이야기해보니 가축사료로 만들어지는 오염으로 시골이 더 더럽다고 한탄하셨다. 

이런 환경에서 저자는 괜찮은 대안을 만든 셈이다.

그리고 <공장>이 논의 되면서 저자의 고유한 경험인 기획,제안 등의 금융권 경력이 빛이 더 난다.


2막을 찾아가는 사람들은 많다.

대부분 제자리 맴돌다가 허무하게 끝난다.


어려울수록 가만 자신의 코어가 무엇인지 돌아볼 때다.

저자는 결국 자신 고유의 강점이 확장되어 

상품차별화,SCM 재구축으로 관점을 넓혔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앞으로 더 흥미롭게 보고 싶은 사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박원순과 도올, 국가를 말하다
도올 김용옥.박원순 지음, 지승호 기록 / 통나무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도울, 자유로운 다능인이다. 


최근에도 이 책 말고도 시진핑 책을 내고, 중국 집안(고구려 유적) 다녀온 다큐를 찎어서 개봉 준비하고 있다.

교수라는 안정된 지위, 박사라는 권위 다 내려놓으니 남들은 안타깝게 보았지만 대신 자유를 얻었다. 누구 눈치 볼 것 없이 독설을 퍼붓는다. 요즘 촛불에서도 나와 한대목 설을 푼다. 생계만 해결된다면 이렇게 산다는 건 꽤 멋진 한 생이다. 참 부인도 대학에서 강의하시니 말이 된다. 


다능인 도울이 요즘 집중하는 건 중국이다.

중국 연변대에서 강의하며 여행하며 쓴 일기를 책으로 5권 내고, 중국 지도자들의 역사 이야기 쓰고 그리고 시진핑을 말했다.

중국을 다녀온 사람들은 하나 같이 발전속도에서 놀란다. 과거에는 그냥 인구만 많다고 했는데 요즘에는 정말 그들이 내어놓는 고속철과 고층빌딩,벤처들에 감탄한다. 

이웃의 발전은 내게 잠시 좋지만 (관광이 늘어나서) 제대로 본다면 깨달아야 한다. 

장점은 배우고, 내 단점은 고치고, 경쟁할 포인트 찾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의 오늘 발전에 일본은 무수히 많은 기여를 해주었다. 더 발전한 나라 일본을 따라잡고 활용할 수 있었던 건 한국인이 더 머리 좋고 더 헝그리했기 때문이다.


그럼 중국은? 

평균머리는 한국이 낫지만 워낙 많으니 소수만 앞서가도 한국보다 낫다. 헝그리, 확실히 그들은 헝그리하다. 


이런 변화 속에서 도올은 한국이 앞으로 나아가려면 리더십이 바뀌어야 된다고 깨닫고 지도자 감을 찾는다. 그래서 이 대담이 만들어졌다.

꼭 박원순은 아니지만 최소한 박은 도올의 기준에 들어가는 사람이다.


도올이 전작 시진핑을 말하다에서 지도자의 요건으로 든 인물은 시진핑과 메르켈이다. 둘을 거명한 이유는 사회주의 혁명의 이상을 자본주의와 잘 접목했다는 점이었다. 한번 깊이 생각해볼 대목이다. 

한국의 현실, 최근의 순실, 근혜, 이대 사태의 핵심에는 이상 없는 권력 그리고 돈만이 절대 가치가 되었다는 문제가 있다.

사회주의는 같이 가자, 보둠고 가자, .. 물론 이런 이상이 쉽지는 않다.


박원순 시장은 사회운동가 출신으로 시장이 되어 나름 고군분투를 헀다.

대화 내용은 주로 도울이 하고 박시장은 조분조분 따라 가는 인상이다. 박시장의 성실하고 공정하고 열심했다. 하지만 딱 들어오는 업적이 있는지 애매하다. 

청년들과 만나고 사업기회도 만들고 하지만 <구의역 김군은?>이라는 질문에 당당히 답하기가 어렵다. 

소위 운동가로는 성과가 있었지만 시장으로서 국가의 비전에 참고할 치적이 있었는지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여기에 대해서 다른 의견이 있으실 수 있고 댓글로 논할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


어쨌든 이런 대화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그리고 국제적 시야를 키운 리더,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를 선도적으로 해결해낼 리더가 한국에 필요한 건 아주 자명하다.


이 대화는 끝이 아니고 시작이다. 앞으로 더 많아지고 진화해보기를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널드 트럼프 - 정치의 죽음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트럼프 충격이 워낙 컸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강준만 교수의 이 책이 있었다.

강교수는 개략적으로

트럼프의 삶과 성공스토리, 대선도전, 트럼프 현상을 만든 미국사회의 변화

이렇게 큰 줄기를 잡고 유려하게 읽어나가며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내가 트럼프에 대해 놀란 곳은 맨하튼 속 화려한 건물 트럼프타워에 대해 감탄하게 되었다. 

트럼프는 이렇게 특색있는 대형 건축을 만들어내는 사업자 소위 디벨로퍼였다. 2000년대 초반 한국에서 디벨로퍼 붐이 불었을 때도 성공 모델로 거명되었다. 

그의 또 다른 특색은 저술과 미디어 활용이었다. 

부자아빠의 기요사키와의 공저, 협상을 다룬 <거래의 기술> 등은 상당히 임팩트 있는 책들이었다. 

책이 생각 정리의 수단이라면 주요한 활약은 티비 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졌다. 그의 미인대회와 어프랜티스는 신문에 종종 나오는 빅 히트 프로그램이었다.


돈벌기,그리고 자랑하기 이는 흔한 행동이지만 트럼프는 이를 통해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내었다. 소위 이름의 상품화다. 이 책에서 트럼프가 처음 자신의 고급주상복합의 이름을 바로 옆 티파니로 하려고 친구에게 물었다가 거꾸로 "야 네 이름써" 라는 말에 통찰을 얻었다고 한다.


즉 미디어를 통한 성공의 무한한 확장, 꿈의 상품화가 트럼프의 전략이었다.


이쯤해서 왜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었을까를 곱씹어보았다.

교육이 많은 곳 하나는 보험회사다. 여기서 교육 할 때는 일반강사를 잘 안부른다. 수강생들은 직접 벌어본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 

트럼프는 직접 벌었고 떠벌리기 좋아한다. 이를 보면서 사람들은 자신도 따라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환상속으로 들어간다.


이를 약간 크게 보면 <어메리칸 드림>의 복원을 해내겠다는 말로 거창하게 포장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지지를 끌어내게 된다.

어프렌티스를 통해 트럼프 성공을 젊은이들에게 주입시켰다면, 더 나아가 미국인 중 소외된 백인으로 더 확장시켜 판을 벌려나가는 전략이다.


이 대목에서 역사를 살펴보자. 현대 세계를 공황과 이어진 불황, 그리고 히틀러의 등장이라는 20세기 전반의 역사와 포개볼 수 있다. 오바마와 힐러리는 바이마르 공화국의 샌님 같은 귀족 분위기고, 트럼프는 히틀러다.

단순한 메시지이지만 명확히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고 주장하고 국민들에게는 자존감을 준다.


어메리칸 드림, 사실 실체를 알면 성공사례는 극히 드문 골드러시인데 (대부분 금 못 찾고 캘리포니아에서 오렌지 농장 피고용인으로 살았다) 그 꿈이 가느다랗게라도 있는 것과 아예 닫힌 것과는 차이가 크다.

어메리칸 퍼스트는 트럼프의 간결한 핵심 메시지가 되고 수많은 약점을 커버할 초강력 무기가 된 셈이다.


중졸,무직,시끄러운 말,무식한 선동가.. 이게 바로 히틀러였다.

트럼프는? 

훨 나은 조건 아닌가?


그래서 저자는 트럼프 현상을 불러낸 미국 정치의 <죽음>을 이야기한다.


이 현상을 약간 확대하면, 필리핀의 <두테르테> 그리고 최근 한국의 경우 <이재명>의 인기와도 연결할 수 있다.


단순하게 이야기해도 좋으니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자존감을 달라.


좋은 싫든 우리는 그 시대를 살아가고 이겨내야 한다.

대선 전에 찬찬히 읽어 보고 진지하게 토론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 주변에 트럼프 현상을 예측한 사람이 두 명 있었는데 한 분은 평론가고 또 한 분은 미국에서 일하는 선배였다. 

그냥 뭉개버린 덕분에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반대로 강준만 교수의 정말 부단한 노력하는 자세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11-18 15: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18 16: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크릿파일 국정원 - 실패한 공작의 역사, 그리고 혁신
김당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6년 9월
평점 :
품절


정보는 통치와 전쟁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프랑스 혁명의 와중에서 경찰대신 푸쉐는 강력한 첩보조직을 만들어 쿠데타와 반혁명으로부터 공화국을 지켜냈다. 


세계대전이 벌어지는 와중에 영국은 전통적 교육으로, 미국은 후발주자지만 급조를 통해 정보기관을 만들었다. 007은 영국의 첩보원이고 미국에서는 미션임파서블의 톰크루주가 나온다. 아 킹스맨도 있던가?

이들에 더해서 첩보기관의 강국은 러시아와 이스라엘이 있다. 특히 이스라엘은 전세계 유태인들의 자발적 협조로 규모 이상의 역할을 해낸다.


한국은 2차대전이후 미국으로부터 배워 K-CIA를 만들었다. 지향점은 CIA였지만 현실은 어떠했을까? 저자는 KGB 꼴이라고 비판한다.

한국의 통치자에게 정보수집 대상은 먼저 북한,해외가 되어야겠지만 실제 박정희 정부는 국내의 반대파를 제압하는데 많은 노력을 들였다.

정보부를 만든이는 김종필이지만 주요 사건은 각종 간첩, 김대중 납치사건 그리고 1026이 된다.

즉 통치를 억지로 끌고 가기 위해 온 힘을 다 바치도록 정보요원들은 압박받아갔다. 


악역에 걸 맞게 반대급부 또한 컸다. 급여는 통상 공무원의 2배 이상이다. 저자에 의하면 5천명이 1조 정도 쓴다고 한다. 지금 기준으로도 상당하다.


이런 국정원도 전환점을 맞는다. 바로 민주화가 이루어져 국정원의 탄압대상이었던 김대중이 대통령이 된 것이다. 그리고 이어진 이종찬,임동원 등의 임명은 체질을 많이 변화시켰다.

대북 평화정책 추진으로 간첩잡기가 아니라 남북의 평화구축에 앞장서게 된 것이다. 이는 향후 노벨평화상까지 이어진다. 당시 임동원의 성취에 만족한 김대중은 유일무이하게 정보부장 공관을 방문해 부부동반 식사를 하면서 격려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의 시련이 이어진다. 바로 노무현의 대북송금 특검이다. 당시 문재인은 비서실장으로 여기에 큰 역할을 했지만 지금도 두루뭉수리 발뺌한다.


노무현 시대 국정원은 최초로 내부승진자를 수장으로 맞이한다. 바로 김만복이다. 그러나 이후 그는 새누리당 공천 신청이나 기밀누설회고록 발간 등 사고를 터트린다. 그리고 김당 저자가 여기서 주요하게 밝히는데 바로 노무현의 정상회담 추진시 국정원 기밀비 중 1000만불이 북에 전해졌다고 한다. 이는 후일 검찰 조사를 받게 된 노무현에게 제시되어 치욕감을 주었다고 한다.

데자뷰가 아닐까? 대북송금이 정몽헌 회장의 투신을 가져왔듯이 노무현도 검찰 조사 이후 투신하게 된다. 그렇지만 여전히 김만복은 책임을 부인한다. 

하지만 저자는 밝혀낸다. 김만복은 새로운 당선자 MB에게 임기말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정리해서 가져다 바친다. 

후일의 어느 평론가가 그렇게 탄식한다. 노무현과 문재인은 사람 보는 눈이 없었다고..


이렇게 시대의 변화와 역할이 바뀌어가는 과정을 역사의 주요 사건 속에서 저자는 풀어내려간다.

그러면서 횡적으로는 나라별 정보기관의 특징에 대해서도 비교해 보여준다.

처음 한국이 CIA를 지향했다고 하지만 내부반대세력 탄압에 치중하면서 KGB 모델이 되었는데 이를 김대중 정부는 이스라엘의 모사드를 모델삼아 국민의 사랑을 받고자 시도했다고 한다.

그래서 임동원 지휘하의 국정원은 선거개입에 나서지 않아서 당시 비판자였던 정형근에게서도 칭찬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상황은 다시 악화된다. MB가 임명한 원세훈은 댓글부대 사건을 일으킨다. 비록 박정부 들어 정치재판을 통해 축소되지만 수장이 불법행위로 교도소에 갖히는 치욕을 조직에 안겨준다. 


여기서 잠시 미국의 CIA의 변모를 살펴보자. 지금 정보기관의 최대 고민은 휴먼의 활약이 줄어든다는 점이라고 한다. 최근 갤럭시에 탑재되었던 홍채인식 기술에 의해 한번 눈이 등록되면 위장이 안된다고 한다. 그러니 007 이야기는 옛말이 되고 만다. 반면 기술을 흡수해 정보에 활용하는 일은 계속 된다. 미국의 경우 빈라덴 검거에 각종 사진과 암호해독, 도청 등 기술을 통한 거대한 첩보 빅데이터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번에 트펌프를 지지한 피터 틸이 운영하는 빅데이터 기업 팔란티어는(이 책에는 없는 내용이지만) 주 고객이 CIA다.

거기에 비하면 한국의 7급 공무원들이 댓글 달면서 느낀 자조감은 어떠했을까?


저자의 이 책에서 또 하나 비판적인 대목은 바로 탈북자 관리다. 처음 오면 기자회견 쇼 한번 하고 나서 곧 대성공사라는 특수시설에 수용되어 거의 간첩 취급 받는 고역을 치른다고 한다. 이렇게 안좋게 심어진 인식은 이후 재입북하는 사례도 만든다고 한다.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국정원의 미래는 어떠해야 하나?

CIA는 어려워도 KGB는 벗어나야 할 것이고, DJ가 이야기한 모사드를 향해 가기를 바랄 땀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적이 꼭 적이 아니고 친구가 꼭 친구도 아니니 말이다. 가장 큰 적이었던 북에 대해서도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북이 흔들거릴 때 해야 할 일은 역시 통일 대비아닐까 한다. 그런 대목도 앞으로 더 다루어졌으면 한다.

모사드는 이스라엘 한 나라, 한 정권에 대해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민족 전체의 사랑과 지지를 받으니 말이다.


참고로 저자는 한국에서 매우 귀한 국정원 바로 알기 전문 기자다. 여러 특종을 했고 심지어 북한에서도 인정해서 단독방북을 허용했다고 한다. 

그의 해박함과 집요한 취재정신, 그리고 이렇게 좋은 책을 만든 필력에 매우 감탄했다.


참 더 흥미가 생기신다면 김충식의 <남산의 부장>을 권해드린다. 김형욱회고록,김종필 회고록도 도움이 될 것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당 2016-12-12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저자로서 <시.파.국>을 충실하게 요약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사마천 2016-12-12 13:00   좋아요 0 | URL
대단한 걸작이십니다. 저도 보면서 너무너무 감탄했습니다.
목숨이 걸린 정보요원의 세계를 남북을 오가시면서 목숨(?) 걸고 현장감 있게 써주셨습니다.
해외 기관과의 비교, 정보기관과 권력의 얽힘 등 감탄의 연속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또 좋은 책 많이 내시리라 기대가 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