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된 시간(timw transfixed)

 

 

 르네 마그리트는 1967년 8월 15일 오후 2시무렵에 브뤼셀의 자신의 침대에서 숨졌다. 그는 익숙한 우리의 감각을 뒤집고 관습을 거부하며 실제의 세계를 시험하기 위하여 홀로 애쓰며 인생을 보냈다. 그는 매우 창의적인 자신의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무슨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을 항상 가정하며 지내려고 하였다. 그리고 보들레르(Charles Baudelaire)와 마찬가지로 결국 그 자신의 명석함을 남김없이 다 써버렸다.

  그는 고통과 모든 불행의 근본 원인인 '우울증'으로 대단히 괴로워하였다. 그는 지적 의도에서뿐만 아니라 그의 모든 행동, 인생과 작업에서 이 우울증을 형이상학적으로 활용하였다. 외화 작품에서 그는 거의 천부적인 싫증을 보여주었으며, 권태, 피로, 혐오감 사이에 존재하는 무언가를 꾸며냈다. 즉 '은퇴한 곡예사의 쇠약함'과 같은 것을 강하게 표현한 것이다. 그는 특히 미술가라는 이름을 거부하면서 자신은 '생각하는'  사람이며 다른 이들이 음악이나 글로 생각을 나누듯이 자신은 회화를 통하여 사고를 교류하는 사람이라고 이야기 하였다. 그에게 있어서 회화란 정신이 지닌 두세 가지 기본적인 문제들을 끊임없이 변화하는 빛으로 표현하는 효과적인 수단이었고, 특히 존재의 평범함에 대항하는 영원한 반란을 의미하였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04-11-21 1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레혼 2004-11-21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고마워요!
 

 



 

 

 

 

 

 

 

끝없는 정찰
(Reconnaissance Without End)

 

 



 

 

 

 

 

 

 

 

 

사적인 일기(private diary)


 


 

 

 

 

 

 

 

 

 

상류사회(high society)

 


 


 

 

 

 

 

 

 

전사술(decalcomania)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간에 나의 그림을 상징주의와 동일시하는 것은 작품의 진정한 본질을 무시하는 것이다.  ......  사람들이 물건을 사용할 때는 그 물건 속에서 상징적 의도를 찾지 않지만, 그림을 볼 때는 그 용도를 찾을 수 없고 회화를 접하면서(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의미를 찾게 된다  ....  사람들은 편안해지기 위하여 의지할 만한 것을 원한다. 안전하게 매달릴 만한 것을 원하고 그렇게 하여 공허함에서 자신을 구할 수 있다. 상징적 의미를 찾는 사람들은 본질적인 시적 요소와 이미지의 신비함을 간과하게 된다. 아마도 이러한  신비함을 감지하게 되더라도 그것을 떨쳐 버리고 싶어할 것이다. 그들은 두려워한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합니까?' 라고 물음으로써 모든 일을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만약 신비함을 거부하지 않는다면 완전히 다른 반응을  할 것이다. 다른 것을 묻게 될 것이다.

 

                                                                                                          - 르네 마그리트 -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로드무비 2004-11-21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안 보이네요.

플레져 2004-11-21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안보여요.

에레혼 2004-11-21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정했어요 ㅜㅜ;;
 

 

"나는 어렸을 때 들은 베시 스미스나 루이 암스트롱의 노래를 빼고는 그 이전이나 이후에도 어느 누구의 영향을 받은 적이 없다. 나는 단지 베시의 비음과 루이스의 필링을 원했다. 때때로 사람들이 내 스타일은 어디서 발전했냐고 묻는다.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까. 만일 여기 어떤 곡이 있어 그것을 부르고 싶다고 하자. 사람들은 어떻게 부를까에 신경 쓰겠지만 나는 단지 느끼려 할 뿐이다.  그 느낌을 그대로 솔직하게 노래하면 듣는 사람들도 뭔가를 느끼지 않겠는가? 생각, 편곡, 연습 따위는 필요 없었다. 오직 느낄 수 있는 곡만이 필요했다. 때로는 지나치게 감동한 나머지 노래로 부를 수조차 없는 곡도 있었다."

 

Billie Holiday - I Love You Porgy
(1984년에 제작된 BBC 다큐멘터리 'The Long Night of Lady Day' 중에서)

 

http://mediafile.paran.com/MEDIA_815115/BLOG/200411/1100437730_a.wmv

 


 

 

 

 

 

 

 

 

 

 

 

 

언젠가부터 소설이 읽히지 않았다.  글자들이, 문장들이 아무런 느낌을 불러일으키지 않아서 당혹스럽고, 그리고 좀 쓸쓸해졌다. 내 앞에 남아 있는 시간들을 무얼 하며 살아갈까.  또 무엇으로든 어떻게든 시간을 쓰면서 살아지기야 할 테지만, '책이 재미없어진 삶'이라니.... 일찌감치 보험금을 다 타 먹어 버린 사람마냥 막막하고 허랑해지는 느낌이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위안과 해답은 역시 얼마 전에 환멸과 무미건조함으로 다가왔던 책에서 찾아졌다. 머리에서 쥐어짜듯 만들어진 문장들이 아닌, 수학 공식처럼 잘 짜여진 글이 아닌, 장식도, 치장도 없이 조금 거칠고 무뚝뚝한  '다큐멘터리' 같은 글들이  내게 다시 어떤 의욕과 애정을 불러일으켜 주었다.

 

"그는 정물화 한 작품을 그리기 위해 100번의 작업을 해야 했으며, 초상화 한 작품을 그리기 위해 150번의 포즈를 요구했다. 우리가 그의 작품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 세잔느 자신에 있어서는 단순히 그림에의 한 시도요, 하나의 접근에 불과했다...... 그림은 그의 세계였으며, 그가 살아나가는 방식이었다." 

심심하고 허전했던 어느 날 들른 서점에서 우연히 빼어든 책의 첫 장에서 이 구절을 만나고는 그대로 이 책을 사들고 와버렸다. 그냥 그 구절 때문이었다. 우연히,라고 했지만, 이렇게 되고 나면 어떤 운명적 자력이 작용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 책은 메를로 뽕띠의 <의미와 무의미>이다.

다시 의미와 무의미가 징검다리처럼 놓여 있는 시간들 속으로 건너간다.

 다시 소설을 읽을 수 있게 돼서 다행이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로드무비 2004-11-20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인님, 자명한산책님 방으로 와요.

캡쳐 이벤트 중인데 두 명이 안 오네요. 빨리~~~~

로드무비 2004-11-20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미와 무의미를 묻지 않기로 했더니 사는 게 다소 편해지더군요.

라일락와인님, 반갑습니다.

며칠만이네요.^^
지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를 부르는 여인...참 예쁘네요.
그런데 이것도 나중에 로긴이 풀릴지......
아무튼 추천하고 퍼가요.^^

내가없는 이 안 2004-11-20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일락와인님, 잘 지내셨어요? 빌리 홀리데이는 밤에만 듣게 되던데 님의 서재에서 정오 전에 들었네요. 오늘내일 짬이 없을 스케줄에 뛰어들기 전에 느긋하게 잘 들었어요. 주말 잘 지내세요!

2004-11-20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걍 삽니다..^^ 반가워욥!

브리즈 2004-11-21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너가"야 할 때가 있는 거 같아요, 가끔은. 계기가 메를로-퐁티가 아니었더라도 말이죠.

멋진 사진과 어우러진 글이 맵시가 나네요. ^^.. 주말 잘 보내세요..

에레혼 2004-11-21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며칠간 뜸하다 만나니 한결 반갑지요?^^




이 안님, 그 동안 잘 지냈다고 할 수 있을지.... 몸이 한 차례 앓고 난 뒤에 찾아오는 어떤 결락감 같은 것......
빌리 할리데이는 성폭행, 인종차별, 3번의 결혼, 마약으로 인한 6번의 감옥행 등 인생의 숱한 곡절들을 겪다가 마흔 네 살의 나이에 세상을 떴다고 하네요. 저 무렵 그녀의 모습에는 석양이 지기 전의 아름다움 같은 게 담겨져 있는 듯 느껴져요. 겉멋이 아닌 실제 자기 삶에서 우러나온 사랑과 슬픔에 관해 노래하는 듯한......



참나님, 그냥, 그저.... 마음 비우고, 내려놓고 살기가 쉬운 경지가 아니지요, 님은 요즘 '즐거운' 모드인 것같이 느껴져 보기가 좋습니다^^



브리즈님, 그렇지요? '건너가는' 시기가 있는 듯해요, 그 다리 앞에서 잠시 망설이고 머뭇거리면서도 그 다리를 또 큰 회의 없이 건너가리라는 걸 알고 있어요, 큰 굴곡 없이 안온하게 살아 온 소심한 이들의 딜레마 같은 것..... 지금 그렇게 한 다리를 건너가고 있는 중입니다.



님들도 모두 좋은 주말, 휴일 보내시기를!
 

 

떠나는 내게


머무는 그대에게


가을 두 개



-- 마사오카 시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Rene Francois-Ghislain Magritte
(1898.11.21~1967.8.15) 
 

"내 그림은 아무런 의미도 감추고 있지 않은 가시적인 이미지이다. 그것은 신비를 불러일으킨다. 내 그림을 본 사람은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지?'라며 간단한 자문을 한다. 신비라는 것이 아무런 숨겨진 의미 없이 단지 불가해한 것과 마찬가지로 내 작품 또한 의미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즉흥적인 대답 (1933)

이 그림은 아파트 실내의 닫혀진 문 위에 뚫려 있는 모양이 갖추어지지 않은
구멍을 통하여 저녁을 나타낸다. 라고 작가 자신이 말하고 있다

 


마그리트는 벨기에의 레시느에서 태어났다.
1912년 샤틀레의 상브르에서 어머니는 투신 자살하였고,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영향은 20년대 후반 그림에서 나타난다.
어린 시절 마그리트는 납골당을 자주 갔는데 납골당 포플러 나무에 투영된 화가의 이미지는 막연하게나마 회화를 계시적인 힘을 가진 마술적 요소와 같다라는 생각을 떠오르게 했다.

마그리트는 1916년부터 브뤼셀의 왕립 미술학교에 다녔다. 졸업 후 벽지 공장의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광고를 위한 스케치를 그리게 되었고 1926년 브뤼셀의 한 화랑의 지원을 얻어 그림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 그가 초현실주의에 몰두하기 시작한 것은 그 직후였다. 얼마 동안 큐비즘(입체파)의 영향을 받은 다음, 26년부터 30년까지 파리에 체류하여, 시인 P.엘뤼아르 등과 친교를 맺고, 쉬르리얼리즘운동에 참가하였다. 그러나 A.브르통 등이 제창하는 오토마티슴이나 편집광적인 꿈의 세계 탐구에는 동조하지 않았으며, G.키리코 등의 형이상회화파와 일맥상통하는, 신변 물체의 결합과 병치(竝置), 변모 등으로 신선하고 시적(詩的)인 이미지를 창조하는 쪽을 좋아했다. 

마그리트는 대상의 외향을 아무 꾸밈없이 차갑게 재현하기 위해서 전통 회화기법과 색상의 대비를 미련없이 포기하였다.
원천적인 시적 효과로서 대상들 사이에 나타나는 관계는 앞으로 제작될 그의 작품에서 기본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는 1927년에 첫 개인전을 가졌는데, 당시의 비평가들에게는 그의 작품이 좋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같은 해 그는 아내와 함께 파리 근교로 이사했다. 그곳에서 그는 시인 앙드레 브르통, 폴 엘뤼아르를 포함한 초현실주의자들과 알게 되어 가까이 지냈으며 막스 에른스트의 콜라주도 접하게 되었다. 1930년 브뤼셀로 돌아온 후에는 여생의 대부분을 그곳에서 지냈다. 그는 1940년대에 인상주의적 요소를 부분적으로 사용하는 등 다양한 양식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 시기의 작품들은 그다지 만족하지 못했고 그는 차츰 이러한 실험을 그만두었다. 그 후로는 그만의 고유한 양식으로 비논리적이며 수수께끼 같은 이미지를 그리는 일에 몰두했다.

 

[출처 :http://namgane.cafe24.com

http://myhome.shinbiro.com/~jmjh/art-data-magritte.html]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