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과제론 - 근대적응과 근대극복의 이중과제 창비담론총서 1
이남주 엮음 / 창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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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백미는 백낙청과 김종철의 대결이다.  

 

  백낙청이 근대적응을 말하는데, 김종철은 '적응을 왜 해야 되냐?'고 묻는다.  

 

  하여 김종철은 근대극복도 관심이 없다.  

 

  김종철의 급진성이 백낙청의 중도주의와 부닥치는 장면인데, 이게 꽤나 재미있다.   

 

  나로선 김종철의 활약이 더 기대된다.  

 

  대학 시절, 생태주의가 가장 급진적일 수 있다는 한 교수님의 말이 이제야 이해가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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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0-03-04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평을 보니까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밀려오네요~

꼬맹이때 끼고 살던 드래곤볼에 정신과 수련의 방인가 쳐박혀서

하루를 보낸다면, 위의 책을 꼭 가지고 갈텐데 그건 만화에서나 가능한 일이고.. 에휴


파고세운닥나무 2010-03-04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낙청, 김종철 두 분 다 좋아하는데 두 사람의 생각이 점점 멀어지는 것 같네요.

대학 때 문학비평사 수업을 들었는데, 비평가 김종철의 이력을 알게 되었어요.

<문학과지성>의 편집위원으로 있다-첫 비평집이 문지에서 나오죠-창비로 옮기죠. 그리고 <녹색평론>을 창간하는데 이 사람의 움직임이 꽤나 의미있다 싶었어요.

대학 때 강의 와서 <녹색평론>을 나눠주며 강의 들어줘 고맙다고도 했는데, 깡마른 체구에 결기어린 모습이 참 좋았네요.

다이조부 2010-03-04 19:17   좋아요 0 | URL
백낙청 선생 이야기 하니까 고종석 이 쓴 책의 한 구절이 생각나네요~

백낙청 씨 애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나는 학생 시절 그의 지독한 독자였다. 지독했다는 것은 그의 말을 의심할 줄 몰랐다는 뜻이다. 나는 이 창비 엔지니어의 지적 도덕적 권위에 주눅들어 최소한의 합리적 의심마저 내던지고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던 것 같다. 그런 식의 독서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걸 깨달은 건 서른이 다 돼서였다. 어떤 공인된 전문가도,어떤 공인된 대가도 틀릴 수 있다.
술에 취해 한 말이라 그럴 수도 있고, 격정이나 편견이나 이해관계에 휘둘려 쓴 글이라 그럴 수도 있고, 그가 본디부터 이름에 미치지 못하는 헐렁이여서 그럴 수도 있다. 그것을 잊지 않는 것이 지적 독립의 첫걸음이다.

파고세운닥나무 2010-03-04 19:25   좋아요 0 | URL
위 책을 보면 백낙청이 변해온 궤적이 잡히죠.

백낙청이 변했듯 고종석도 변했구요.

일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한겨레>에서 머리에 띠를 두른 고종석도 있고, 에세이를 쓰는 지금의 고종석도 있으니까요.

다이조부 2010-03-04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고종석의 무조건적인 팬인지라 어지간하면 공감을 하는데, 조금 시간이 지난

시사인 칼럼에, 딴지일보가 정론지 라는 제목의 글은, 납득이 잘 안되더라구요~

고종석이 딴지일보를 좋아하는건 알겠는데, 정론지라고 주장 하는 근거가 빈약해 보여서요

이번 주 시사인에 기고한 국격에 관한 글도 딱 잡아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파고세운닥나무 2010-03-06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종석의 말처럼 '어떤 공인된 대가도 틀릴 수 있'죠.

백낙청도 틀리는 경우가 있구요.

작년 새해 첫 창비주간논평에서 백낙청이 올해도 2008년의 촛불집회 같은 저항이 있으리라 예견했는데 틀렸죠.

소위 거대담론을 말하는 지식인들은 예견 혹은 예측에 강박관념을 갖는 것 같아 조금 불만입니다.

맞으면 다행이지만요.

그런 면에서 고종석에겐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아 좋기도 하구요.

다이조부 2010-03-06 15:35   좋아요 0 | URL

아~ 백낙청이 그런 이야기를 했군요. 그런 발언이 어쩌면 자신의 바람이

투영된것처럼 보이네요.

아무리 이명박각하가 짜증스럽고, 꼴 보기 싫어도 이 정부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는데, 어째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네요

파고세운닥나무 2010-03-06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고 보니까 <리영희 프리즘>에서 리영희도 비슷한 얘기를 해요.

혁명이 곧 있을거라구요.

박원순도 '일패도지'를 말하던데 모르겠네요.

그게 저 시대 지식인들의 의무라 여겨지는지도 모르겠어요.
 
백신애 선집 한국문학의 재발견 작고문인선집
이중기 엮음 / 현대문학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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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신애(白信愛)의 <꺼래이>(1934) 와 <적빈>은 당대 민중의 가난한 삶을 그리고 있다. <꺼래이>가 혁명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은 기억해 둘만 하다. <赤貧>은 말 그대로 지독한 가난을 말한다. 매촌(梅村)댁은 억척어멈의 한 전형이 되지 않을까 한다.

  매촌댁의 삶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이다. 아들이 둘이나 제 구실을 하는 이가 없다. 첫째는 술독에 빠져있으며, 둘째는 노름에 빠져있다. 제 구실을 하는 이는 매촌댁과 두 며느리이다. 사내가 제 구실을 못 하니, 힘겨운 것은 여자들 뿐이다. 여자들이 하는 제 구실은 우선 경제 활동이다. 매촌댁은 품팔이 등 돈이 되는 일이라면 닥치는 대로 한다. 둘째 며느리는 옷감을 짠다. 소설에서 강조하는 여자들의 구실은 또한 생산 활동이다. 두 며느리는 모두 임신을 했다. 큰며느리인 벙어리는 아들을 낳는다. 여자들은 이처럼 제대로 사는데 남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나? 아무 일도 하지 못한다는 게 소설의 전언(傳言)이다.

  매촌댁은 무능한 아들을 원망하나 아들을 움직일만한 힘을 지니진 못하다. 이 것은 어쩌면 삼종지도(三從之道)의 굴레에 그녀가 얽매여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무능하나 두 아들을 섬기는 모습은 내게 이러한 방식으로 이해되었다. 두 아내 역시 삼종지도의 그늘을 벗어날 순 없다. 대책 없는 삶을 이어가는 두 남편을 아내들은 아무런 제재 없이 부양만 할 뿐이다. 아이의 탄생을 희망으로 이해하긴 힘들 것 같다. 이 상황이 나아진다는 기대를 걸기엔 지금 우리가 보는 이 가정은 너무 어둡기 때문이다.   

인물사진 

    백신애(1908-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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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2>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명의 2 : 심장에 남는 사람 명의 2
EBS 명의 제작팀 엮음 / 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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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달 전 수술을 받으며 내 몸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수술대에 올라가기 전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몸 관리 좀 잘 할 걸.' 후회되는 마음이 많았다. 신자이기도 하지만 수술실에서 기도해주시는 수녀님의 손이 왜 그리 반갑고 의지가 되는지 몸이 아프면 마음도 자연스레 약해지는가 보다. 이 책도 받고선 가장 먼저 펼쳐봤던 게 내가 수술 받은 부위의 명의 파트였다.   

  의사들에 대해 무어라 많이 말하지만 적어도 나와 친분이 있는 분들은 그렇지 않아 난 일종의 존경심을 갖는다. 내가 몸이 아플 때 다른 누구보다 그분들은 그 아픔에 공감해주고 도와주려 애써주신다. 책에도 잠깐 언급되지만 아픈 사람의 고통을 이해해주는 것만도 아픈 사람은 큰 위로가 되는데 세상엔 그런 의사가 적어 의사들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쌓여가는 거라 생각한다.  

  주로 수술을 집도하는 외과의사들의 이야기지만 그들과 호흡을 같이하는 다른 분야의 의사들도 다루어주면 좋지 않을까 싶다. 명의는 훌륭한 실력과 선한 마음도 지녀야 그리 불릴 수 있나보다. 좋은 수술이 최선이지만 최선만으로 모든 병이 낫는 건 아니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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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0-03-02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대에는 건강을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는데 40대가 되면 아저씨 아줌마들의 유일한(?)

관심은 오직 건강뿐 이라고 하네요. 그 말이 과장됬다고 해도, 일말의 진실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작년에 어머니가 수술 하는걸 지켜보면서 참 건강이 소중하구나 새삼 느낍니다.


파고세운닥나무 2010-03-02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헬스클럽을 가득 메운 중년들의 열기는 얼마나 대단한지요?

코가 깨져야 깨닫는 게 '늘 있음'의 소중함이니까요.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 - 우리 시에 비친 현대 철학의 풍경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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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책에서 소개한 김남주 시인의 묘소이다. 그의 시선집을 놓고 사진을 찍어봤다.  

  스무살 때는 소설이 문학의 전부인양 생각했다. 시 교육이 엉망인 중등교육체제 탓도 있겠지만-그렇다고 소설 교육이 훌륭한 것도 아니다-그저 시는 어렵고, 따분하다는 생각이 컸다. 대학에 들어와 처음 접한 문학론이 사르트르의 <문학이란 무엇인가>였는데, 다들 아듯 이 책에서 사르트르는 시를 철저히 무시한다. 그가 바라는 혁명에 시가 무용지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가의 의견이라 그의 말을 들었던 건 아니지만 같은 생각을 가진 지원군이라 생각했다.  

 근래 시에 가까이가고자 노력하는 게 나이 탓인지는 모르겠다. 문학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는지도 모르겠다. 묘하게 시를 안 좋아하는데도 집에 시집이 꽤 많은데 들춰보니 읽는 가운데 여러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이 책을 보면서도 철학에 대한 관심보다는 시에 대한 관심을 더 갖게 되었다. 우리 시인들이 현대 철학의 중요한 개념을 우리말로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는 게 놀랍고 신기했다. 철학자의 안내로 이러한 기회를 갖는 것도 고맙지만, 문학인들도 이러한 작업을 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현대 철학을 문학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철학 파트에 한 마디 거들자면 유일한 우리 철학자로 박동환을 들었는데, 윤노빈과 그의 제자인 김영민도 우리의 철학자로 손색이 없지 않을까 한다. 윤노빈은 기구한 삶 때문에 저서가 1권 뿐이지만, 그 책이 갖는 무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제자인 김영민도 우리 철학을 하기 위해 분투하는데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저자도 잠깐 언급하지만 '서로주체성'의 철학자 김상봉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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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0-03-01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남주의 묘소가 기억에는 광주 망월동에 있었던거 같은데~

군대 가기 전에 들른 광주 5.18묘지에서 봤던 무덤이 생각나네요.

죽음 이후의 세상이 있다면 김남주가 그곳에서 편안하길....

파고세운닥나무 2010-03-01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망월동 구묘역에 있죠.

휘황찬란한 신묘역보다는 구묘역에 가면 더 느끼는 바가 많아요.

김남주를 좋아하게 된 건 최근입니다.

이상스레 이 사람의 시가 한동안은 다가오질 않아서요.

근래 시선집을 대하며 여러 생각을 했습니다.


다이조부 2010-03-01 18:10   좋아요 0 | URL

김지하를 10년 전쯤에 성탄절 전날에 친구랑 실제로 본 적이 있어요.

그렇게 유명한 사람을 본적이 처음이라서 긴장되더라구요~

김지하가 헛발질을 한 시간들이 상당히 흘렀네요. 김남주의 때 이른 죽음이

어쩌면, 그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은것은 아닌가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파고세운닥나무 2010-03-02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사람을 연결시켜 생각해 볼수도 있겠군요.

모르겠어요.

저는 앞으로도 김지하의 충실한 독자로 지낼 것 같아서요.

다이조부 2010-03-02 14:23   좋아요 0 | URL


집에 김남주 시집이 3권 있네요.

창비에서 나온 <사상의 거처>랑 실천문학사에서 나온 <나의 칼 나의 피>

<조국은 하나다>

창비에서 나온건 엄마가 선물해준거랑 좀 거시기하고, 실천문학사에서

나온 책이 혹시 궁금하다면, 부쳐 드릴께요~ 소포로 ㅋ

예전에도 이야기 한 적 있지만, 젊은 시절에 김영하는 어떤 점에

김남주시인에게 필 받았는지 궁금하네요~

파고세운닥나무 2010-03-02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영하와 김남주에 관해선 저번에도 말씀하셨는데, 저도 좀 의아했어요.

시선집 <꽃 속에 피가 흐른다>에 말씀하신 실천문학사 시집의 시들도 실려 있거든요^^

저는 묘하게 이 시선을 그람시의 옥중서간과 함께 읽었는데, 징징대는 그람시에 비할 때 김남주가 얼마나 훌륭히 생각되었는지요.

둘 다 옥중에서 쓴 글들인데요.

하늘지기 2010-03-02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무살 무렵, 저는 시가 문학의 정수라고 생각했더랬습니다.^^

파고세운닥나무 2010-03-02 17:36   좋아요 0 | URL
그러셨군요.

다른 갈래를 나름 숙고하다 알게 된 시의 가치라 요사인 참 값지다는 생각을 합니다.
 
인간 실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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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년>에 실린 단편들이 제목과는 달리 그저 다자이의 글재주만을 보여준다면 이 소설엔 작가의 전 존재가 실려 있다.  

 

  자전이라서가 아니다.  

 

  <사양>도 자전이나 그 안엔 여유가 있다.  

 

  <인간 실격>의 어느 구석에도 숨 쉴 곳이 없다.  

 

  헐레벌떡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한 인간만이 보인다.  

 

  죽음을 막다른 골목이라 말해도 좋겠다.  

 

         太宰治(1909-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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