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엔진, 전쟁과 시장
김동춘 지음 / 창비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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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직후 군정과 곧 이은 한국 전쟁을 거치고 나서부터 미국은 우리나라에 절대적인 존재가 되었다.
언제나 우리를 도와주는 힘센 친구, 구세주 같은 동맹국, 우리의 든든한 빽이었던 미국에 대해 민중들이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한 것은 80년 광주 항쟁 이후 부터이다.

대학가에서는 "양키 고홈"이라는 구호가 필수요소가 되었고, "미제국주의"라는 북한에서나 쓰던 단어가 휴전선 이남에서도 운동권을 중심으로 통용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저항 사건이라 할 수 있는 미 문화원 방화 사건과 점거 사건 등이 차례로 터지면서 남한 내 진보 진영의 반미 감정을 표출하게 된다. 이제 미국은 더이상 "우리의 구세주"가 아니었다.

90년대 이후 대표적인 한국의 진보적 사회학자 중 한사람인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가 연구년을 맞이하여 미국에 체류하며 나름대로 미국에 대한 참여 관찰의 결과를 책으로 엮어낸 <미국의 엔진, 전쟁과 시장>은 이라크 전쟁을 치르고 있는 '전시체제'하의 미국에 대한 제 3 세계(그것도 미국의 입장에서는 아주 독특한 의미의 나라인 한국) 학자의 관찰과 분석이다.

김동춘 교수는 거대한 소비의 나라 미국을 움직이는 자본과 시장, 그리고 그러한 체제의 재생산을 가능케 하는 전쟁이 바로 이 21세기 초강대국을 움직이는 엔진이라고 말한다. 항상 입으로는 평화를 외치면서 그 이면에서는 언제나 피를 흘리며 전쟁을 일삼는 그들의 이중성과 정치권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 군산복합체, 그리고 보수 이데올로기를 민중에게 유포하는 역할을 맡는 기독교 세력 등이 어우러져 현재의 미국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라크 전쟁은 역대 공화당 대통령 중 가장 우익적인 부시의 등장과 공화당의 의회 장악 뿐 아니라 전쟁에 대한 민주당의 지지가 더해짐으로 가능해 졌다고 말한다. 결국 이는 한반도의 긴장과 북핵 문제를 풀어가는 당사자인 우리들이 부시 행정부와 네오콘이 정권에서 물러나면 한반도의 전쟁 위기가 감소할 것이라는 순진하고도 낙천적인 환상을 품어서는 안된다는 경고를 담고 있는 것이다. 9.11 테러 이후 미국이 걸어가는 고립주의, 시민들의 무분별한 애국주의, 거대 이익집단에 조종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미 의회 등으로 인해 미국은 한반도 평화, 나아가서는 세계 평화의 커다란 장애물로 변해가고 있다.

한국 사회과학에 대한 연구와 저서에 천착해 온 김동춘 교수가 미국이나 국제 문제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책 한권 분량을 채우는 것이 약간 버겁게 느껴졌으며, 시장과 전쟁이야말로 미국을 존립하게 해주는 두 엔진이라고 진단하는 저자의 주장이 그다지 새로워 보이지 않는 단점들이 있지만, 이 책은 현재 가장 굵직한 국제적 문제인 북한 핵문제와 이라크 전쟁 모두에 발을 담그고 있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미국의 참된 모습을 일깨워 주는 갚진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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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만 가지 죽는 방법 밀리언셀러 클럽 13
로렌스 블록 지음, 김미옥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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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대도시 뉴욕에는 800만 가지 죽는 방법이 있다.

알콜 중독자 무면허 사립 탐정 매튜 스커더(매트)가 등장하는 <800만 가지 죽는 방법>은 그 특이한 제목 만큼이나 색다른 재미를 주는 소설이다.

알콜 중독에 의한 발작으로 입원했다가 갓 퇴원한 매트는 친구의 소개로 만나게 된 어느 금발의 창녀로부터 의뢰를 받는다. 포주에게 자신을 풀어달라고 대신 부탁해 주라는 것이다. 필립 말로나 루 아처에 비하면 훨씬 현실적인 매트는 자신의 궁핍한 상황과 적지 않은 의뢰비 때문에 내키지 않는 요청을 받아 들이는데...

1992년 에드거 상을 받은 <백정들의 미사>에 등장하는 -완전히 금주에 성공하고 있으며 여자친구인 일레인과 서로 많은 부분을 의지하며 지내는- 매트 스커더에 비하면 1982년에 발표된 당 작품에서의 매트는 훨씬 불안정한 상태이다. 술 때문에 병원신세를 졌다가 나온 이후 8일간 금주 하지만 다시 술에 손을 대고 재차 병원 신세를 지기도 하는 등 술의 유혹이 끊이지 않고 그를 괴롭힌다. 사건 해결을 위한 고민보다 술에 대한 생각이 그의 머리를 차지하고 있는 시간이 더 많다는 것도 이 작품의 독특함이라고 할 수 있을까. (책을 보고 있으면 마치 "사립탐정 매트 스커더의 금주 도전기"를 읽고 있는 듯도 하다.)

매트 스커더는 기존의 하드보일드 탐정들과는 상당히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자아는 끝없이 흔들리며 도시의 추악한 현실과 갖가지 비참한 죽음들은 그를 괴롭힌다. 그는 외로운 사람이지만 또 그는 전 인류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길에서 주은 텔레비전이 폭발해서 죽고, 어느 구경꾼의 주머니에서 떨어진 총이 발사되어 죽고, 개 때문에 싸움이 나서 이웃에 의해 죽고, 죽고, 죽고, 대도시의 사람들은 끊임없이 갖가지 사연으로 죽어가고 그 죽음 하나 하나에 매트는 괴로워 한다.

모든 사람의 죽음이 나를 우울하게 한다. 나는 전 인류와 연결되어 있기에. 어떤 남자의 죽음이건 어떤 여자의 죽음이건 그 사이에 있는 죽음이건, 그것이 나를 우울하게 하는가? 그들이 정말로 나와 연결되어 있는 것일까? (p.409)

말로나 아처 역시 고독한 도시의 사냥꾼이지만 그들은 결코 외로워 하거나 하진 않는다. 그들도 때로는 지치거나 힘들어 할 때가 있지만 근본적인 내면은 강철같은 인간이지 않는가. 그러나 매트는 외로움과 과거에 대한 회한, 자책으로 말미암아 알콜 중독증에 걸린 연약한 사람이다.

너무 배고프거나 화나거나 외롭거나 피곤하도록 자신을 내버려 두지 말라고들 말한다. 넷 중 어느 것이든 균형을 깨뜨려서 술을 입에 대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내 경우 네 가지 조건이 모두 해당되는 것 같았다. (p.401)

그렇기에 온갖 범죄와 죽음이 난무하는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소설 속에 등장하는 매트의 주변 인물들은 따뜻한 사람들이다. 경찰들도 진심으로 그에게 힘을 보태주고, 금주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 뒷골목의 창녀나 포주들도 그에게는 소중하고 훌륭한 이웃이다.

2002년에 조사된 20세기의 하드보일드 Top 100 List에서 이 책의 주인공 매튜 스커더는 당당 5위를 차지하고 있다. 필립 말로, 샘 스페이드, 콘티넨탈 옵, 루 아처, 그리고 그 다음 자리에 매트 스커더가 있다.(트래비스 맥기가 7위, 마이크 해머가 12위에 랭크해 있는 걸로 미루어 그의 높은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그가 등장하는 장편을 기껏해야 두 편 읽은 것이 전부이지만 개인적으로 5위라는 고(高)순위가 충분히 수긍할 만한 위치라고 생각될 만큼 그는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800만 가지 죽는 방법>은 매튜 스커더 시리즈의 초기 작에 해당한다(시리즈의 다섯번 째 작품이며, 올해 16편째의 작품이 출간되었다). <백정들의 미사>(시리즈 아홉번 째 작품)에서 매트의 훌륭한 반려자(?)로의 역할을 하는 여자친구 일레인은 잠깐 등장할 뿐이다. 단지 매트의 경찰 시절 도움을 주고 받았던 매춘부로, 아직은 단순한 친구관계에 지나지 않는 사이이다.(결국 둘은 결혼하게 된다고 한다. 이들의 로맨스는 로렌스 샌더스의 <앤더슨의 테이프>를 문득 떠올리게 한다)  또한 친밀한 관계의 경찰인 북부서의 더킨 형사를 처음 만나는 장면도 이 작품에서 볼 수 있다.

로렌스 블록은 80년 대 이후 미국 미스터리계의 최고 작가라 불리울 만한 수상 경력과 인기를 가진 작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 소개된 그의 장편이 단 두 편 뿐이라는 것이 너무나 아쉬울 따름이다. 뒤이은 다른 작품들의 출간을 손꼽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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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5-05-12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런 책이 다 있습니까? 저도 꼭 읽어보겠습니다. 글구.. 제목 보고 제 얘긴 줄 알았다는...&&
[너무 배고프거나 화나거나 외롭거나 피곤하도록 자신을 내버려 두지 말라고들 말한다. 넷 중 어느 것이든 균형을 깨뜨려서 술을 입에 대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란 구절은 저랑 안맞어요. 전 언제나 계획을 세워 술을 마시거든요....

하이드 2005-05-12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정들의 미사에 대해 별 기억이 남아있지 않지만, 이 작품은 기대되네요. 사 놓은지가 어언;;; 꽤나 두꺼워서 즐겁지만 선뜻 손이 가지는 앟는 책이에요. 시리즈로 쭈욱 나와주기만 한다면 열심히 볼텐데 말입니다!

oldhand 2005-05-12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 님 / 읽으셔도 후회없는 작품이라 감히 추천합니다. 특히 술에 대한, 음주 욕구에 대한 지은이의 묘사는 정말 실감납니다. 분명 저자도 술을 좋아하거나 좋아했던 사람일 거라는 생각이...
미스 하이드 님 / 백정들의 미사도 저는 아주 좋았었는데요. 이게 시리즈의 초기작이다 보니 아무래도 더 주인공의 내면에 대한 깊은 묘사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페이지 수는 많지만 경쾌한 대화체로 이루어져 있어서, 그리고 보기 보다는 편집이 듬성 듬성이라 분량이 아주 많은것 같지는 않네요. 금방 읽혀요.

로드무비 2005-05-12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목 보고 달려왔어요.
한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물씬물씬...^^

물만두 2005-05-12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글 잘 써주서 감사합니다. 님의 글 덕분에 이 책이 많이 읽혀져서 더 많은 매트 스커더가 등장하는 작품을 만나고 싶어요^^

oldhand 2005-05-12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 님 / 앗. 알라딘 애주가 클럽 회원님이신 로드무비님이 아니십니까? ^_^ 추리 소설적인 요소가 그다지 강하지 않아서 추리 소설 독자가 아니라도 읽기에 충분한 재미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물만두 님 / 만두님의 매튜 스커더에 대한 애정을 익히 알고 있는 저로서는... 만두님의 리뷰가 주저리 주저리 장황한 저의 리뷰보다 훨씬 좋은 리뷰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시리즈가 더 나와준다면 쌍수를 들어 반길 일이긴 하지요?

panda78 2005-05-12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와- 정말 멋진 리뷰입니다. 저도 이 책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매트 스커더의 금주 도전기! ^ㅁ^)b
그런데요, 콘티넨탈 옵은 누군가요? 다른 사람은 다 알겠는데 이 사람은 모르겠어요. 콘티넨탈 옵이란 탐정이 나오는 소설, 우리나라에 출간되었나요? 궁금해요. *ㅁ*

oldhand 2005-05-12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 님 콘티넨탈 옵(The Continental Op.)은 콘티넨탈 탐정사의 무명씨 탐정, 즉 최초의 하드보일드 미스터리인 더실 해밋의 <피의 수확>의 '그 탐정'을 말합니다. 책 속에서 이름이 끝내 밝혀지지 않은 사람이라 그냥 콘티넨탈 탐정사의 탐정이라는 의미로 '콘티넨탈 옵'이라고 부르지요. 그건 그렇고 정말 재밌는 작품이지요?

panda78 2005-05-12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피의 수확이요. 안 읽었어요. ^^;;
녜- 백정들의 미사보다도 저는 이게 더 재밌었어요. ^^ 얼른 얼른 앞의 것부터 다 나왔음 좋겠어요------
앗, 근데 이미지가 너무 귀여우십니다요- 눈이 빤짝빤짝! ^^ 아구구-

oldhand 2005-05-12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용도 소재도 잔혹하고, 피냄새도 많이 나는 <백정들의 미사>에 비하면 <800만 가지..>는 가슴이 훈훈해 지는 미담(미담은 좀 오바일지도..-_-a)같은 이야기로 더 많은 독자들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것 같네요. 눈 빤짝빤짝 코코군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 ^_^

oldhand 2005-05-12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elly 님도 즐거운 일독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

파란여우 2005-05-12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술이라니요? 음...보관함에..^^
건 그렇고 이번엔 콩주대신에 강쥐요?
아하, 콩주의 강쥐면 나의 강쥐이기도 한...흠흠-.-

oldhand 2005-05-13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우님도 역시 "술"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보이시는 군요. 아핫. ^_^
저 강쥐 사진은 콩주 땜에 관심을 못 받아 요새 조금 우울 모드인 코코군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올린 것이랍니다. ^^

하루(春) 2005-05-20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렌스 블록의 소설에 매트 스커더가 매번 등장하나요? 제가 이쪽에는 거의 문외한이라서... 이 책이 요즘 알라디너들 사이에 많이 회자되는 군요.

oldhand 2005-05-20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렌스 블록의 작품은 여러 시리즈가 있습니다. 그중 매트 스커더 시리즈가 하나 있는 거구요. 로렌스 블록의 시리즈 중 가장 유명한 시리즈 인것 같습니다. 그 이외의 다른 작품들도 꽤 많은 것 같습니다. 더 자세한건 로렌스 블록의 공식 사이트에 가 보시면 알 수 있을것 같네요. 주소는 http://www.lawrenceblock.com/index_flash.htm 입니다.
로렌스 블록은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왕성한 작가라고 합니다. 메일 보내면 성실하게 답장도 보내주고 그런다네요.
앗. 그리고 하루님 반갑습니다. 다른 곳에서 여러번 뵈었었는데 먼저 인사드리지 못했네요.

하루(春) 2005-05-21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이트 구경 아주 잘했습니다. 재밌고, 친절하게 이것저것 설명이 잘 돼있어서 메일 안 보내도 될 것 같아요. 팬이신가 보군요. 사이트까지 알고 계시고... 고맙습니다. 로랜스 블럭이 이렇게 많은 책을 썼는데 우리나라엔 겨우 2권 그나마도 1권은 절판된 거군요. 이렇게 안타까워하는 제가 마치, 팬인 것 같군요. ^^; 아무튼, 리뷰와 사이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합니다.

poirot 2005-05-24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을 잘 하지도 못하는 저조차 술 한잔 하고 싶은 욕구가 용솟음치는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oldhand 2005-05-24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 님 로렌스 블록의 열렬한 팬은 사실 물만두님이시랍니다. 저는 그냥 어쩌다가 사이트를 알게 되었을 뿐, 팬이라고 하기엔 부끄러운 수준이에요.
포와로 님 잘 읽으셨다니 감사합니다. 여행은 다녀오신건가요?
 

** 콩주 : 지호의 아명(兒名). 콩주가 태어났을 때 축하차 할아버지가 주신 금일봉의 봉투에 "공주의 탄생을 축하한다"라는 붓펜으로 씌여진 문구가 번져서 "콩주의 탄생을 축하한다"로 변형된 것에 유래.

5월 2일부터 집사람이 3개월간의 출산 휴가를 마치고 출근을 하게 됨으로써 콩주와 우리는 졸지에 이산 가족이 되고 말았다. 부모님이 계시는 용인 수지에 당분간 머물고 있는 콩주는 이제 곧 멀리 강원도의 외가집으로 옮겨 갈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처럼 일주일에 한 번 보는 것도 벅차질 것 같은데.

어리디 어린 아이를 집 밖으로 내돌려야 하는 신세라니. 이 부모들은 어찌 육아 하나 제대로 해결할 능력이 못 되면서 너를 낳았단 말이냐. 자식을 향한 애틋함이 가슴에 채워지는 것이 이제 나도 영락없이 부모가 되는 것 같구나. 나 아직 벌어놓은 것도 없고(-_-;) 전망도 그다지 좋지 않지만(-_-;;;) 콩주야, 너무 걱정 말아라. 어찌 되었든 너에게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도록 노력하련다. 몸 건강히 무럭 무럭 자라렴.

너무나 작은 몸으로 세상에 나왔지만, 큰 탈없이 오늘 까지 잘 자라 주어서 정말 고맙구나. 축하한다. 넌 잘 모르겠지만, 오늘은 네게 참 의미 깊은 날이란다. 진심으로 축하한다. 너의 백일(百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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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5-11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일 축하해요^^


날개 2005-05-11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마나~! 벌써 백일이 되었군요.. 오동통통 귀엽기도 해라! +.+

백일 축하드려요~~!



oldhand 2005-05-11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날개님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멋진 선물까지 주시다니요. ^O^

oldhand 2005-05-11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elly 님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날마다 자라는 아이를 매일 옆에서 지켜봐 주지 못해 좀 안타깝네요.

로드무비 2005-05-11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콩주의 백일을 축하합니다. 건강하고 예쁘게 자라기를 기도할게요.^^

파란여우 2005-05-12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콩주가 백일이 되었군요.
콩주야~~~ 이 언냐(??!!!!)가 진심으로 너의 백일을 축하 해.
똘망똘망한 네 눈동자로 맑고 건강하게 자라렴~~~^^

oldhand 2005-05-12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너무 이쁜 케잌이네요. 감사합니다. ^o^
여우님이 콩주의 언니라면 저는 여우님의 삼촌??? (어허허~)

panda78 2005-05-12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백일 축하드립니다-
눈이 정말 크네요. 예뻐라- *ㅂ*
이렇게 이쁜 딸, 하루 종일 안고 있으셔도 모자랄 판에 떼 놓으셔서 얼마나 가슴 아프십니까요,옛손님. 아유, 이뻐라----


oldhand 2005-05-12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이 좀 아픕니다. 100일인데도 얼굴도 못봤으니...^^ 이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2005-05-12 2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제8지옥 동서 미스터리 북스 74
스탠리 엘린 지음, 김영수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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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지옥>은 개인적으로 20세기 최고의 걸작 미스터리 단편집들을 꼽는다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믿는 <특별요리>의 작가 스탠리 엘린이 1958년 발표한 장편 소설이다.

"음산한 제8지옥의 인간군상! 폭력적 도박, 썩어빠진 경관, 성에 얽힌 스캔들. 음산하고 혼탁한 제8지옥의 군상. 향기로운 필체로 그려낸 스탠리 엘린 최고 걸작!" 이라는 다소 선정적이고 과장된 띠지의 광고 문구가 눈에 띈다.

책을 읽기 시작하는 순간 다소 이색적인 책의 목차가 또 한 번 눈에 띈다.
제1부 콘미 (p11), 제2부 콘미와 커크 (p29), 제3부 커크 (p301), 해설 (p376).
페이지 수를 보건데 1, 2, 3부로 이루어진 3부작 이라기 보다는 1부는 프롤로그의 성격, 3부는 마무리와 에필로그의 성격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저 기괴한 소제목은 무슨 의미일까? 등장 인물을 살펴보면, 콘미는 사립 탐정사의 전임 사장이고 커크는 사립 탐정사의 현재 사장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콘미는 이미 죽은 사람으로 회상 장면 이외에는 등장하지도 않는다. 달랑 세 개의 목차에 붙은 이 독특한 소제목들은 이야기의 결말부에 가서야 비로소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커크는 뉴욕의 한 잘나가는 사립 탐정사의 현직 사장이다. 그가 "경영"하는 탐정사는 네로 울프의 가내 수공업에 가까운 단란한 탐정사무실이나 말로나 아처의 "도꼬다이"식 나홀로 탐정사무실이 아닌 큰 조직과 지사까지 갖춘 기업형 사무실이다. 해미트의 소설에 등장하는 콘티넨탈 탐정사와 비견할 수 있을까. 커크는 이러한 대형 탐정사의 사장답게 탐정이라기 보다는 경영인에 가까운 인물이며 여느 하드보일드 추리 소설에서 묘사하는 탐정과는 사뭇 다른점이 많다. 그는 항상 이익에 따라 행동하고, 적당한 불의와도 언제든지 타협할 자세를 취하고 있다. 추리력이나 직관력 보다는 경영 철학과 용인술 등이 더 중요한 사람이다. 사건의 해결 보다는 사건 의뢰인인 피고의 애인에게 비상한 관심을 보이며 이를 위해 오히려 피고가 유죄 판결을 받기를 바라기도 한다.

뉴욕 경찰의 오직 사건에 휘말린 말단 경관 랜딩의 결백을 증명해 달라는 의뢰를 받은 커크는 처음부터 회의적인 자세로 사건을 바라보지만 수사를 할 수록 사건의 이면에 감추어진 사실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제8지옥'은 단테의 <신곡> 지옥편 중 제8장을 가리킨다. <신곡>을 읽지 않아 잘 모르지만, 이 곳은 단테가 그려낸 지옥 가운데서도 가장 크고 음산하며, 세속적인 악이 모두 모인곳이라고 한다. 엘린은 타락한 대도시의 인간군상을 '제8지옥'으로 묘사하고 있다.

뉴욕이라는 거대 도시의 그늘지고 혼탁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일견 이 소설은 로렌스 블록의 작품들인 <800만 가지 죽는 방법>이나 <백정들의 미사>와 비견될 수 있겠다. 그러나 이 소설의 주인공인 맬리 커크는 블록의 매튜 스커더 만큼 심각하지도, 암울한 현실에 번민하며 고뇌하지도 않는다. 커크는 낙관적인 인물이다. 물론 이는 2~30년이라는 시간적 간격을 갖는 두 주인공의 시대적 배경과 그 시간만큼 더 타락하고 흉폭해진 도시의 현실 탓이기도 하다.

<제8지옥>은 미스터리 소설이라기 보다는 단지 사립 탐정사의 사장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일반 소설에 가까워 보인다. 소설의 중심은 사건이 아니다.
"그의 작품에는 트릭도 기교도 없다. 엘린의 작품에는 '꾸밈'이 없다. 그 자신의 고백처럼 그는 흔히 말하는 '사회적 통념'에서 출발한다"는 엘러리 퀸의 엘린에 대한 평가는 아주 적절해 보인다.

단편 소설만큼 스탠리 엘린의 고도로 정제된 문장들과 허를 찌르는 반전 등이 빛을 발하지는 않지만, 모던하면서도 간결한 문체, 수미 쌍관적인 구조를 취하는 소설의 첫 부분과 마지막 부분의 장면 등은 장편 소설에서 보여 줄 수 있는 엘린의 또 다른 매력을 잘 보여준다.

p.s. 언제고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쓰리라는 마음을 먹고는 있었는데, 로렌스 블록의 <800만 가지 죽는 방법>을 읽고 있으려니 문득 생각이 나서 읽은지 근 1년이 되어가는 책의 리뷰를 쓴다. 그런 이유로 내용이 좀 어색하고 싱싱하지 못한 듯 하다. 역시 책을 읽은 직 후 쓰는 생생한 리뷰가 쓰는 사람들에게나 읽는 사람들에게 건강한 글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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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5-10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리뷰를 이리 잘 쓰시다니 대단하십니다...

oldhand 2005-05-10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 말씀하시니 부끄럽사와요. 만두님. 과찬이십니다.

야클 2005-05-10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이네요. 바쁘셨나봐요. ^^ 잘 읽고 갑니다.

panda78 2005-05-10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표지가 저래서.. 전쟁 소설인가.. 하고 안 읽었는데.
음. 끌리네요.

비츠로 2005-05-10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은지 1년이 된 책 리뷰를 쓰시다니.... 대단하십니다.^_^

파란여우 2005-05-10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암울한 현실에 번뇌하지 않는다는 것에 저와 다르군요.
그리고 옛손님도 거짓말을 하십니다 그려.
건강하지 않은 리뷰라니요. 이보다 더 건강하면 제 리뷰는 간판 내립니다.

oldhand 2005-05-11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 님/ 요샌 전혀 안 바쁘답니다. ^^ 야클님은 요새 술 많이 드시는것 같던데.. 건강하세요. 화추클 번개라도 한 번 오시면 저랑 일잔을.. ^_^
panda78 님/ 책 표지 땜에 저도 무슨 전쟁 스릴러 물인줄 알았습니다. 스탠리 엘린이라는 작가만 보고 그냥 읽은 것이지요. DMB의 표지는 정말 생뚱맞아요.
비츠로 님/ 너무 오래전에 읽은 책이라 제가 책의 중심 줄기를 엉뚱하게 기억하고 쓴게 아닌가 우려스럽습니다.
파란여우 님/ 아니 알라딘 리뷰의 3대 천왕님인 여우님께서 그런 소리를 하시다니요. 언제나 암울한 현실에 번뇌하시는 여우님이 주인공보다 더 멋지십니다. ^^ 저는 제 지갑의 암울한 현실에만 번뇌한다지요. -_-;

oldhand 2005-05-12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Kelly님의 리뷰를 감명깊게 읽었는데 줄거리가 기억이 나지 않으시단 말씀이십니까? 으하핫. 그래도 별은 깎지 마세요. 막 읽었을 때는 저도 별 다섯개를 주었을 듯 합니다.
 

IT 분야에서 일을 하다 보면 흔히들 하는 일이 있습니다.
"프로젝트", "파견근무", "SI(System Integration)" 등등.
그냥 쉬운 말로 "앵벌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2004년 4월부터 시작된 1년간의 앵벌이 생활이 지난 4월 11일 부로 쫑이 났습니다.
9월 이후로는 그야말로 하루 하루의 일정을 예상치 못하는 근시안의 삶을 살았었지요.
덕분에 서재는 폐허가 되고 말았습니다. (절대로 게을러서 그런게 아니라고는... 으음.. -_-a)

이런 저런 개인 사정도 있고 해서 앵벌이 종료일 부터 5월 1일까지 기나긴 휴가(The Long Good-bye가 아닌 The Long Vacation 이었지요. 핫핫)를 얻었습니다. 출산 휴가의 막바지 기간이었던 아내와 짤막한 여행도 다녀오고, 아내의 출근과 함께 졸지에 이산가족이 될 운명에 놓인 아기와도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어제서야 본사로의 첫 출근.
그리고 오늘에서야 서재에 도장 찍기.
당분간은 지난 1년 보다 조금 한가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듯 한데, 서재에 열심히 글을 올릴 수 있을는지는 당사자인 저도 귀추가 주목되는 바입니다. -_-;
뭐 재밌는 이야기라도 좀 하고 그래야 될텐데 말이죠.

어찌 되었든 이렇게라도 슬금 슬금 소식을 전합니다. 핫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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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5-03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워요^^

날개 2005-05-03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1777 오셨군요..!!!^^

아기 많이 컸죠? 사진 좀 올려주세요~


oldhand 2005-05-03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반가워요 만두님 ^^
벌써 백일이 다 되어 간답니다. 조만간 한번 올려 보지요. 날개님. ^^

panda78 2005-05-03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반갑습니다,옛손 님! ^^

미완성 2005-05-03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 얼마만이예요 옛손님!!
잘 돌아오셨슴다. 에에이 슬금슬금 오지마시고, 정정당당- 아, 이건 좀 아닌가요;;
헤헤. 너무너무 반가워요~~~

oldhand 2005-05-03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 반겨주시니 감사해요. 반갑습니다. 저도. ^_^
사과님 아니 그사이에 이름도 바꾸셨네요. 은근슬쩍, 두리뭉실이 원래 저의 특기랍니다. >_<

마태우스 2005-05-03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꼭 재미있어야 하나요? 그냥 사는 얘기 쓰면 되는 거죠 뭐. 기대하겠습니다 올드핸드님.

비츠로 2005-05-03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좋은 글 부탁드려요. 제 서재는 임시휴업중입니다. ^_^

oldhand 2005-05-04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마태우스님, 비츠로님 모두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읽었을때 후회는 안되는 글이어야 할텐데 말이죠. 비츠로님은 요새 바쁘신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