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하는 힘 - 2024년 일본 신서대상 2위 선정
아즈마 히로키 지음, 안천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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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정정하는 힘 _아즈마 히로키 / 메디치미디어

 

 

정정(訂正) : 사전적 풀이로는 글자나 글 따위의 잘못을 고쳐서 바로잡음으로 되어있지만, 이 책에선 생각이나 마음의 방향을 고쳐서 바로잡음으로 이해한다. 무엇을 어떻게 정정한다는 것인가? 이 책의 저자 아즈마 히로키는 일본의 사상가이자 비평가로 소개된다. 서브컬처에 관심 많은 대중문화 연구자이자 소설가이기도 하다. 논문, 소설, 인문서 등 여러 저서를 발표했다. 20년 동안 일본을 대표하는 철학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들어가는 글에서 저자는 일본에 필요한 것은 정정하는 힘이다라고 적었다. 정정하는 힘이 일본에만 필요한 것일까? 한국에도 필요하다. 일본의 정치, 사회적 현실이 한국이나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아니 지금은 한국의 상황이 더 안 좋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책제목으로 쓴 정정하는 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서두에선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 현재와 과거를 잇는 힘이라고 설명한다. 단적인 예로 나이 듦정정을 대입시켰다. 나이 든다는 것은 젊었을 때와 같은 를 유지하면서 예전의 과오를 조금씩 정정해간다는 것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변해가는 것이고, 정정해가는 것을 뜻한다.”

 

 

또한 정정하는 힘은 기억하는 힘이라고도 한다. 정정하려면 과거를 제대로 기억해야한다는 것이다. 정의를 내세워 큰 소동을 일으킨 다음 잊어버리는 것은 정정과는 반대되는 행위라는 점에 공감한다. ‘정정과 유사한 개념으로 수정(修正)’이라는 말이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수정이라는 개념은 채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역사수정주의라는 부적절한 용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저자에게 이념의 균형감이 느껴진다. 일본의 극우집단은 일본군 위안부는 존재하지 않았다” “난징대학살은 사실이 아니다” “관동군 731부대는 없었다등으로 역사 날조를 주장하고 있다. “역사수정주의는 과거를 망각하기 때문에 정정도 하지 않고, 사죄도 하지 않는다.” 역사수정주의라는 용어부터 수정해야 한다. 역사수정이 아니라 역사부정(不正)이다.

 

 

4장으로 편집된 책에서 1장은 일본의 정치, 사회, 문화적 측면에서 정정의 힘이 부족한 점을 고발한다. 일본, 일본인을 이해하고 들여다보는 단초를 제공한다. 2장에선 바흐찐, 크립키, 비트겐슈타인, 포퍼 등의 사상가를 참조하면서 정정하는 힘의 철학적인 측면을 살펴보고 있다. 정정하는 힘의 핵심은 사실 ~였다는 발견의 감각에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새 정보를 얻었을 때 현재의 인식을 새로이 할 뿐만 아니라 사실 ~였다며 과거의 정의로 되돌아가 개념의 역사를 머릿속에서 고쳐 쓸 수 있다정정하는 힘은 곧 생각하는 힘이라는 저자의 언급은 자연스럽게 인문학의 역할을 생각하게 한다. 3장과 4장은 각기 실존편과 응용편으로 구성되었다.

 

 

책 제목인 정정하는 힘정정할 수 있는 용기로 바꿔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정하려면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무언가 내 안에서 정정하고 싶은 마음(물론 방향이 제대로 잡혀야 하겠지만)이 일어나더라도 그것을 실행할 의욕이 안 생기면 소용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주변에는 희한하게 정정(이 아닌 변질이지만)된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띤다. 심히 거북하다. 이 책을 통해 내 마음 상태도 점검해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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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하는 힘 - 2024년 일본 신서대상 2위 선정
아즈마 히로키 지음, 안천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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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인 『정정하는 힘』을 ‘정정할 수 있는 용기’로 바꿔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정하려면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무언가 내 안에서 정정하고 싶은 마음(물론 방향이 제대로 잡혀야 하겠지만)이 일어나더라도 그것을 실행할 의욕이 안 생기면 소용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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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Book

 

 

직관의 폭발 _이와다테 야스오 / 웅진지식하우스

 

 

언어에 의한 기억, 특히 고유명사 등은 맥락성이 부족한 개별적인 기억이므로 잊기 쉬운 반면, 이해한 것의 기억은 다른 기억과 연결되어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때문에 쉽게 잊히지 않는다. 직관을 만들어내는 무의식의 방대한 기억 네트워크란 바로 이 의미 기억을 뜻한다. 의미 기억의 일부를 언어화하여 표현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 실체는 무의식에 자리하며 무의식중에 작동한다.” (p.28)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 놓이게 된다. 요즘은 TMI 때문에 선택이 더 어렵다. 어쨌든 그 순간에 효자노릇을 하는 것은 직관이다. 직관이란 개인이 경험을 통해 무의식중에 축적하는 기억이 광범위한 네트워크로 연결될 때 스파크처럼 발생하는 창조적 사고를 말한다.

 

 

뇌신경학자인 저자는 직관이 비과학적이고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속설을 거부한다. 뇌의 최신연구를 기반으로 우리 뇌에서 직관이 얼마나 과학적인 원리로 작동되는지, 어떤 환경에서 직관을 최대치로 발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과정을 상세하게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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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Book〉



『잉여향유』 _ 슬라보예 지젝 / 북스힐



“민주주의에서는 권력의 자리가 원칙적으로 비어 있고, 선출된 공직자가 일시적으로만 그 자리를 점유할 수 있다.” (P. 229~230)



오랜만에 만나는 지젝의 책이다. 지젝은 그의 이론적 기반인 헤겔과 정신분석의 문제의식을 최근 서구 학계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여러 논의들에 적용한다. ‘잉여향유’라는 역설이 어떻게 현시대를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있는지를 다양한 분야에서 사례를 찾아낸다.



아울러 ‘잉여향유’ 개념을 통해 현대 정치학의 새로운 지형을 모색한다. 현시대에 닥칠지도 모를 여러 가지 재앙(전쟁, 지구 온난화, 사회적 갈등과 긴장 등)에 대한 추상적 해결책은 없으며, 전 세계적 관점에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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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만 원 부동산 투자
제승욱 지음 / 원앤원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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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은 일차적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도 영향을 받지만 근본적인 오르내림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는 말에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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