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기슭에서, 나 홀로
우에노 지즈코 지음, 박제이 옮김, 야마구치 하루미 일러스트 / 청미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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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낮과 밤과 시골의 낮과 밤은 그 결이 다르다. 저자는 이 책에 그동안 도시에서 못 보고, 관심을 못 가졌던 자연에 가까워지는 일상이 되면서 느끼는 단상들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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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 시대와 스트롱맨들 - 트럼프·푸틴·시진핑·모디·에르도안의 시대
이채윤 지음 / 창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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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도 문제지만, 트럼프 주위에 있는 인물들도 심상치 않다. 트럼프의 상징인 카리스마와 결단력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약화, 훼손시키고 국제협력을 저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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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배 - 미야자와 컬렉션 5 날개달린 그림책방 63
미야자와 겐지 지음, 오승민 그림, 박종진 옮김 / 여유당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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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돌배 - 미야자와 컬렉션 5 | 날개달린 그림책방 63

_미야자와 겐지 (지은이), 오승민 (그림), 박종진 (옮긴이)

여유당 2025-03-10 원제 : やまなし

 

 

우리의 삶에서 불행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그러나 반대로 행운 역시 불현 듯 다가온다. 바라지 않던 불행, 꿈도 꾸지 않았던 행운이 교차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땅을 떠나는 시간이 왔을 때, 대부분 인생견적을 내볼 것이다. “참 괜찮게 살아온 인생길이었다.” 아니면 이번 생은 망쳤다. 죽도록 고생만 하다 간다.”

 

 

아기 게 두 마리가 푸르스름한 계곡 바닥에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마치 처음으로 부모하고 떨어져서 형제들만 둘이 손 붙잡고 바깥나들이를 나온 듯하다. 때는 오월이었다. 느닷없이 어린 게 형제들의 입에서 나오는 클램본이 웃었어.” “클램본이 카푸카푸 웃었어.”클램본이 누구지? 카푸카푸라는 표현도 재미있다.

 

 

그렇게 놀고 있던 중 제법 큰 물고기 한 마리가 계곡의 위아래를 오르내리며 먹이를 찾아다니다 변을 당했다. 계곡 천장에 하얀 거품이 일면서 파랗고 번쩍번쩍 빛나는 총알 같은 것이 느닷없이 뛰어들어 물고기를 잡아채간 것이다. 물고기에게 불행은 그렇게 불현 듯 찾아왔다. 그것을 바라 본 아기 게들은 아무 소리도 못 내고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마침 아빠 게가 나와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게 형제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묻자, 그 상황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아빠 게가 답했다. “그놈은 물총새야. 그리고 그놈은 우리는 안 건드려. 걱정마라.”

 

 

십이월이 되었다. 아기 게들도 제법 많이 자랐다. 바닥 풍경도 여름과 가을을 지나며 완전히 달라졌다. 그러던 어느 날, 황금 테두리가 빛나는 어떤 물체가 계곡에 떨어졌다. 물총새에 놀란 게 형제가 목을 움츠리자 아빠 게가 답했다. “아니다. 저건 돌배야. 저기 흘러간다. 따라가 보자. , 냄새 좋다결국 아빠 게와 형제 게는 돌배가 있는 곳까지 왔다. 형제들이 돌배를 먹어보고 싶어 하자 아빠 게는 안 돼. 기다려. 하루 이틀 지나면 아래로 내려올 거다. 그리고 저절로 맛있는 술이 될 거란다.” 아마 도 지금쯤 형제 게들은 부드러운 돌배의 속살을 야금야금 파먹고 있을 테고, 아빠 게는 돌배 바닥에 고여 있는 달콤한 술을 홀짝이며 이렇게 말 할 것이다. “행복이 별건가. 불행하지 않으면 행복이지.”

 

 

이 그림책 돌배엔 독특한 사연이 담겨있다. 우선 이 그림책의 텍스트가 되는 동화의 저자 일본의 미야자와 겐지는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시인이자 동화작가이다. 이 동화는 무려 100년 전에 쓰인 작품이다. 그리고 그림을 그린 오승민 작가는 열두 살쯤 돌배를 읽었다고 한다. ‘화가가 되면 이 이야기를 꼭 그려야지하고 다짐했다고 하다. 40년 만에 그 꿈을 이뤘다. 그림이 퍽 정겹고 따뜻하다. 특히 자작나무 꽃잎이 계곡 천장을 가득 메우며 햇살과 함께 쏟아지는 장면은 환상적이다. 어른아이를 위한 동화 그림책이기도 하다.

 

 

#돌배 #미야자와겐지컬렉선5

#오승민 #박종진

#여유당 #쎄인트의책이야기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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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배 - 미야자와 컬렉션 5 날개달린 그림책방 63
미야자와 겐지 지음, 오승민 그림, 박종진 옮김 / 여유당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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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퍽 정겹고 따뜻하다. 특히 자작나무 꽃잎이 계곡 천장을 가득 메우며 햇살과 함께 쏟아지는 장면은 환상적이다. 어른아이를 위한 동화 그림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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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의 연구 암실문고
앨 앨버레즈 지음, 최승자 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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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의 연구 | 암실문고

_앨 앨버레즈 (지은이), 최승자, 황은주 (옮긴이) / 을유문화사

2025-03-05 원제 : The Savage God: A Study of Suicide

 

 

죽음이 감히 우리에게 찾아오기 전에, 우리가 먼저 그 비밀스러운 죽음의 집으로 달려 들어간다면, 그것은 죄일까?” _윌리엄 셰익스피어

 

 

최근 국내 통계에 의하면, 자살 사망자 수가 2011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하다. 팬데믹 이후 대형 사고가 반복되는데다가 경제적 침체가 장기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지만, 자살의 동기와 원인을 간단히 평가할 일은 아니다. 보다 세밀한 개인적인 사정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매일 평균 약 4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공화국이라는 부끄러운 타이틀이 어서 내려지길 바랄 뿐이다.

 

 

인터넷서점 검색창에 자살을 입력하면 4백 수십 건이 뜬다. 문학작품이나 원서와 번역서가 중복된 것을 감안하더라도 결코 적은 양이 아니다. 지구상의 인구가 많아진 만큼 자살인구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 책자살의 연구는 작가 겸 비평가인 앨프리드 앨버레즈가 1971년에 초판을 낸 후 출판사를 달리해서 2002년에도 출판했다. 국내 번역본은 최승희 시인에 의해 1995년에 출간된 후, 이번 개정판에선 해당 판본에 누락돼있던 부분을 황은주 번역가가 보완했다.

 

 

책의 1장은 지은이가 자살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서 결국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된 문학적 동료인 시인 실비아 플라스의 자살 후, 그녀를 회상하면서 그녀의 시와 삶과 죽음의 연관성을 찾아보는 작업을 담았다. 2장은 자살의 역사적 배경을 정리했다. 3자살, 그 폐쇄된 세계는 지은이의 사념이 많이 담긴 챕터라서 더욱 주의 깊게 읽게 된다. 4장은 자살과 문학을 주제로 했다(지은이는 이 챕터를 다음 문장으로 시작했다. “내 주제는 자살과 문학이지, 문학에서의 자살이 아니다.” 마지막 5장은 에필로그로 해방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지은이는 자살을 주제로 상당히 광범위한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했다. 이 책을 통해 어떤 결론을 내리려는 욕심은 내려놓은 듯하다. 그간 자살에 대한 사회적, 학문적 통념을 비판하고 바로잡으려 애쓰고 있다. 자살이라는 주체 자체를 비현실적인 것으로 만들어버린 프랑스의 사회학자이자 교육자인 에밀 뒤르켐(1858.41917.11)이 지은이의 레이더에 걸렸다. 뒤르켐은 사회학자답게 자살은 엄연히 사회 현상이며 자살의 원인 역시 사회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살이 사회적 현상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가지 통계 자료를 조사했다. 자살을 원인별로 이기적 자살 이타적 자살 아노미적 자살 숙명적 자살로 구분했다. 앨버레즈는 뒤르켐의 이론에 반기를 든다. 자살이 실업처럼 사회적 수단으로 치료될 수 있는 사회적 질병에 해당한다는 인식을 강하게 주었다는 것이다.

 

 

앨버레즈는 자살이란 결국 하나의 선택의 결과라고 한다. 누구든 자신의 목숨을 끊기로 결단을 내릴 때, 그 순간의 결정이 아무리 충동적이고 그 동기가 아무리 착잡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는 일시적이나마 어떤 명징성을 획득한다는 것이다. “자살은 어쩌면 실패로 점철된 생애의 역사에 내리는 파산 선고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누군들 성공으로만 이어지는 삶을 살아왔겠는가? 그런 사람이라고 자살의 유혹을 받지 않았겠는가?).

 

 

에필로그에서 지은이는 자신이 자살 실패자라고 고백한다. “자살이 내 인생 불변의 초점이 되면서 다른 모든 일은 우스꽝스러운 심심풀이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어디선가 본 글이 생각난다. 누군가 자신이 엄청 아끼던 물품을 선뜻 누군가에게 주겠다고 나서면 자살을 의심해보라고. 이 책은 자살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방을 내려놓고 인문학적으로 성찰해보는 시간을 준다. 자살이 성공하면 그 사람은 떠날 수 있을지 몰라도, 남은 사람들은 어쩌라고? “내 곁에는 아무도 없어요.”하고 떠난 사람일지라도 그 사람이 떠난 후 깊은 한숨을 쉬며 눈물 짓는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자살을 뒤집으면 살자가 되는데 그 뒤집을 힘이 없어서 떠나는 이들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자살의연구 #앨앨버레즈 #암실문고

#쎄인트의책이야기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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