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로 읽는 세상
김일선 지음 / 김영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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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로 읽는 세상

_김일선 (지은이) | 김영사 | 2017-10-30

 

 

1983723, 61명의 승객을 싣고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에드먼턴을 향해 비행하던 에어캐나다 항공사의 보잉 767 여객기에 문제가 발생했다.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일어난 일이다. 연료부족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비상상황을 맞이하게 된 여객기는 가까운 공항에 비상착륙을 했다. 비행하기 전에 연료체크를 안했다는 이야긴가? 아니다. 분명히 확인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찌 그런 일이? 공항직원들은 연료의 양을 킬로그램 단위로 쓰고, 연료 공급업체는 리터로 표시한다. 문제는 또 있었다. 무게 단위로 킬로그램이 아니라 파운드를 쓰는 데 익숙한 기장은 연료 점검봉에 찍힌 숫자를 보고 실제 연료보다 2배 넘게 들어있다고 착각한 것이다. 파운드를 킬로그램이라고 생각한 사소한 실수가 하마터면 수십 명의 목숨을 앗아갈 뻔했다. 다행히 기장의 뛰어난 조종 덕택에 10명만 가벼운 부상을 입은 정도로 그쳤다.

 

 

단위와 관련된 사고는 지구 바깥에서도 일어났다. 19999, 나사(NASA, 미국 항공 우주국)에서 쏘아올린 화성 기후 궤도선이 화성 근처까지 잘 갔는데, 화성에 진입하다가 추락했다. 무려 12,500만 달러의 예산이 든 프로젝트였다. 286일 동안 우주 공간을 날아 비로소 화성 궤도에 진입하려던 탐사선이 순식간에 불타버렸다. 사고 원인은 나사에선 미터법 단위를 사용했는데, 탐사선을 제작한 록히드 마틴사의 개발 팀 중 한 곳에서 야드파운드법 단위를 사용했기 때문에 일어난 대형 사고였다.

 

 

부인할 여지없이 인간이란 끊임없이 무엇인가 측정한다. 숫자나 크기로 이야기하는 것이 일상화되어있다. 아파트 평수, 자동차 배기량, 연봉, 부동산 규모 등등. 이런 스토리하고 무관하게 사는 사람들도 눈을 뜨면 몇 시지? 오늘은 몇 도까지 내려간다고 했지? 시간, 온도, 습도, 압력. 무게, 부피, 열량, 전력량, 속도, 가속도, 거리, 밝기 등 일상에서 감지하는 물리량이 상당하다.

 

 

사람들이 함께 지내려면 필연적으로 여러 가지 규칙이 있어야 한다. 규칙은 처음엔 귀찮고 번거롭지만, 익숙해지면 그 규칙 덕분에 삶이 더욱 편해지고 간소해진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충돌이 줄어든다. 단위 역시 그 규칙 중 하나다. 단위란 무엇일까? 사전적 정의는 길이, 무게, 수효, 시간 단위의 수량을 수치로 나타낼 때 기초가 되는 일정한 기준이다. 핵심은 무엇인가를 수치로 나타내고자 할 때 사용되는 기준이다 좁은 의미로 단위는 자연계의 특정 물리량을 수치로 표현 할 때 쓰이는 기준이다.

 

 

이 책의 저자 김일선은 공학을 전공하고, 세계적인 기업에서 개발 및 기획 일을 하다가 현재는 IT 분야의 컨설팅과 전문 번역 및 저작 활동을 하고 있다고 소개된다. 이 책을 통해 그저 무심히 쓰고 살았던 내 주변의 수많은 단위와 수치들을 다시 살펴보게 된다. 다이아몬드의 캐럿, 섭씨와 화씨, 시간의 측정. 엄중한 벌로 도량형을 통일시킨 진나라 황제 진시황. 프랑스 혁명 이후 국민들에게 뭔가 새로운 정부 모습을 보여 주고 싶어서 새 도량형을 도입한 프랑스 새 정부, 종이의 국판(菊版)이야기 등도 흥미롭다. “단위는 대상을 바라보는 잣대다. 잣대라는 게 별것 아닌 것 같아도, 나와 남이 사용하는 잣대가 다를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누구나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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