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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 세상의 모든 칼라스를 위하여
볼테르 지음, 김계영 옮김 / 옴므리브르 / 2015년 10월
평점 :
【 관용, 세상의 모든 칼라스를 위하여 】 _볼테르 저/ 김계영 역 | 옴므리브르
원제 : Traite sur la tolerance
볼테르는 누구인가? 18세기 프랑스의 대표적 계몽 사상가이자 작가이다. 왕실 사료 편찬관을 지낸 역사가이기도 하다. 1694년, 파리에서 출생하여 1778년, 파리에서 사망했다. 본명은 프랑수아 마리 아루에 이지만, 정부와 교회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 ‘볼테르(Voltaire)’라는 필명으로 저술 활동을 계속했다.
정치와 이상의 변화 틈바구니에서 역시 굴곡 많은 삶을 살아가야했던 볼테르는 반봉건, 반교회운동의 지도자로서 공격적인 글을 수없이 발표했다. 이 책 『관용, 세상의 모든 칼라스를 위하여』의 모티브가 되는 ‘칼라스 사건’이 있다. 칼라스 사건은 신교에서 구교로 개종하려는 아들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처형당한 신교도 장 칼라스에 대해, 볼테르가 그의 무죄를 주장하여 복권시킨 사건이다. 이는 당시 프랑스에 만연한 종교적 맹신과 타종교에 대한 편협함이 빚어낸 사건이었다. 이런 일이 있은 후로도 볼테르는 줄곧 종교적 맹신과 광기를 비난하며 타종교에 대한 관용을 주장하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책의 제목으로 쓰인 ‘관용’은 자유, 평등, 박애를 아우르는 프랑스의 상징적인 정신이다. 관용을 의미하는 ‘똘레랑스(tolerance)’는 18세기 초 절대 왕정 시대의 정치적, 종교적 배경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부상했다. 이후 관용은 종교와 정치의 영역을 뛰어넘어 문화 전반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정착했다.
칼라스 사건의 원인이 구교도가 신교도들에 대해 품고 있던 불신과 증오 그리고 구교도가 보인 맹목적인 신앙 때문이라고 판단한 볼테르는 편협한 신앙을 비판하기 위해 관용의 역사를 고찰한다. 역사에 대한 볼테르의 관심은 17세기와 18세기에 걸친 근세사 및 종교개혁과 종교전쟁이 벌어진 16세기로부터 출발하여, 그리스와 로마 그리고 유대인의 역사 등의 고대와 전반을 아우르며, 좀 더 시야를 넓혀 중국과 일본의 역사까지도 포함된다.
‘너그러운 마음이 많이 아는 것보다 소중하다.’ 볼테르는 “교리의 수가 적을수록 논쟁은 줄어든다. 논쟁이 줄어들수록 불행한 일도 줄어든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내가 틀린 것이다.” 라는 말을 남겼다. 인간에게 종교는 왜 필요한가? 각 종교마다 지향하는 점이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행복한 삶, 평안한 삶을 근간으로 할 것이다. 볼테르는 이승과 저승에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무엇보다 올바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승에서 행복하려면 인간의 부족한 본성이 허락하는 한 무엇이 필요한가? 너그러워야 한다.”
빅토르 위고는 1878년 5월 30일, 파리 게테 극장에서 열린 볼테르 서거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 당시 경박하면서도 암울한 모순 속에서 서로 똘똘 뭉친 왕과 귀족 그리고 그들과 야합한 부르주아들의 권력에도 볼테르는 굴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홀로 맞섰습니다. 양심 없는 권력과 맹목적인 군중에 맞서 또한 서민들에게는 위압적이고 가혹하면서도, 왕 앞에서는 절대복종하며 무릎을 꿇는 귀족들에게 맞서 볼테르는 홀로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수백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어떤가? 볼테르를 통해 ‘인간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잃지 않은 이성’을 깊이 마음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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