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의 연금술 - 생명과 죽음의 원소, 질소를 둘러싼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 이야기
토머스 헤이거 지음, 홍경탁 옮김 / 반니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공기의 연금술      토머스 헤이거 / 반니

 

 

  스토리가 있는 과학

 

첫 장부터 궁금점을 자극한다. “이 책은 두 과학자에 관한 이야기다. 이 둘은 공기로 빵을 만드는 방법을 발명했고, 자그마한 도시 크기의 공장을 지었으며, 엄청난 부를 쌓았다. 그리고 이 발명으로 수백만 명을 죽음으로 이끌기도 했고, 수십억명의 목숨을 구하기도 했다.” 상반된 이미지가 오버랩 된다. 죽이고, 살리고. 더 많은 목숨을 구하였다고 하니 죽음으로 이끈 죄는 면죄부가 될까?

 

 

이 두 과학자의 이름은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다. 이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서 만든 하버-보슈 공정으로 생산한 식물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먹고 살만해졌다는 이야기다. “하버-보슈 기계들로 식물을 재배한 결과, 그 식물은 동물의 먹이가 되어 기름, 설탕, 고기, 곡물 등을 생산했고, 우리 모두를 살찌웠다. 수많은 사람의 체중이 늘어난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다들 잘 알 것이다.”

 

 

음식, 비료 이야기가 전부가 아니다. 이 두 사람이 공동으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질소. 질소는 테러리스트의 기호품이기도 하다. 화학적으로 조금만 조작을 가하면 하버-보슈 공장에서 만든 비료를 화약과 TNT로 바꿀 수 있다. 이는 세상을 먹여 살리는데 쓰이는 기술이 그대로 세상을 파괴하는 데도 사용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식량난을 해결해주기 위해 시작했던 일들이 전쟁에도 쓰이게 되었다. “역사가들이 말하길, 하버-보슈 기술이 없었다면 독일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무기 부족으로, 2년 먼저 항복했을 것이라고 한다.”

 

 

하버와 보슈가 저지른 일도 대단하지만, 두 사람의 상반된 캐릭터도 흥미롭다. 보슈는 모순적인 인물이다. 거물 기업인이면서도 노벨상을 수상했고, 열렬한 반나치주의자이면서도 악명 높은 나치 기업을 창립하고 이끌었다. 20세기의 가장 미스터리한 인물 가운데 하나였다. 보슈가 베일에 가려져 살았다면, 하버는 대중에게 드러난 삶을 살다갔다. 주목받는 걸 즐겼다. 명예가 될 일을 찾아다녔다. 술과 담배를 좋아했다. 파티 마니아였다. 특별 주문한 군복을 입고 사람들 눈에 띄는 것을 좋아했다. 하버는 또한 유대인이었다. 어쨌든 하버와 보슈는 과학계의 거인이었다.

 

 

저자는 이 두 사람이 지나간 삶의 흔적과 이룬 성과를 적고 있다. 그리고 두 사람이 호흡을 하는 동안 주변 상황(국제 정세를 포함해서)을 되돌아본다. 과학자 이야기는 대개 이타적인 사람이 더 나은 인류 문명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을 찬양한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 이 이야기에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른 책을 쓰고 싶었다. 과학적 이타심이 정치와 권력, , 개인적 욕망과 맞닥뜨렸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그것이 진짜 과학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흥미진진한 과학 스토리는 처음이다. 대단하다. 스릴러 소설을 읽듯 단숨에 빠져들게 한다. 저자의 철저한 자료 수집에도 호감이 간다. 과학은 특히 그 명료함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쓰인 정보는 주로 독일과 남아메리카의 기록 보관소와 박물관에서 얻었다. 부가적인 자료로는 신문기사, 학술지의 기사, 참고문헌에 실린 책 등을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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