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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앤드루스의 텔로미어의 과학 - 과학이 말하는 노화와 생명연장의 비밀
빌 앤드루스 지음, 김수지 옮김 / 동아시아 / 2015년 8월
평점 :
『텔로미어의 과학』 빌 앤드루스 / 동아시아
“나는 영원히 살 계획이다. 나의 일평생은 오직 이 하나의 목표, 즉 노화를 극복하고 영원히 사는 것에 맞춰져 있다.” 살아가며 이런 생각은 한 번쯤 가져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이 힘겹지만, 때로 따뜻한 햇살이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간질이며, 녹여줄 때 ‘그래도 살고 싶다’ 라는 마음이 햇살 한 줄기처럼 내 마음에 꽂히는 시간이 있으리라. 아무리 그래도 저자의 욕심은 과하다. ‘노화를 극복하고 영원히 산다’는 것은 단지 희망사항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가 유명한 분자생물학자이자 수십 년간 인간 노화 치유를 위해 연구하고 있는 노인학자이기에 ‘노화’를 위해 뭔가 발견한 것이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하물며 저자의 삶의 모토는 ‘노화 치유라는 목표를 달성하거나 노화 치유를 위해서 노력하다 죽는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은 인간은 왜 노화과정을 겪는가? 왜 노화로 고생하는가? 노화의 존재 목적은 무엇인가? 혹은 실질적인 의문, 즉 ‘인간의 노화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주는 형식으로 ’노화‘를 풀어나가고 있다. 궁극적으로 모든 사물은 시간이 흐를수록 노화하고 퇴화한다. 이는 인간, 기계, 자연 모두에 해당되는 불변의 진리일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반론을 제기한다. “그러나 이 이론에서 한 가지 고려하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지속적으로 관리하면 노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를 비유로 한다. 차의 일반적인 수명을 더 길게 할 수 있다. 그것은 사용자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리는 잊고 산다. 오히려 제품의 수명에 더 민감하다. 마치 그 기간에 맞춰 쓰는 것 같다. 몸도 마찬가지다. 요즘이야 100세 시대가 거론되지만, 예전에 환갑잔치를 거대하게 했던 것과 요즘을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있다.
이 책의 키워드인 ‘텔로미어’이야기를 해본다. 텔로미어는 그리스어인 텔로스(telos)와 메로스(meros)를 결합한 단어다. 염색체의 ‘끝부분’을 의미한다.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텔로미어의 길이가 조금씩 짧아지고, 그때마다 세포가 노화된다. 저자는 이 노화의 시계인 텔로미어의 태엽을 거꾸로 돌리는 방법을 알면 노화를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 몸의 ‘텔로미어 시계’에 남아있는 시간은 혈액세포를 통해 측정할 수 있다.” 텔로미어는 혈액세포를 통해서만 측정이 가능하다. 측정을 통해 개인의 나이와 세포 내 시계에 남아있는 복제 횟수 사이에서 유의미한 연관성을 찾는다. 피부나이를 측정하는 현재의 시스템하고는 차원이 완전 다르다. 텔로미어의 길이를 측정하는 것은 아직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다. 저자와 뜻을 같이하는 연구자들이 그 측정방법과 기술에 박차를 가하리라 믿는다. 저자는 텔로미어 길이 측정이 표준 혈액검사의 일부로 자리 잡게 되길 바라고 있다. 이는 검사대상의 생활양식이 노화과정을 지연시키는지(또는 촉진시키는지) 확인하는데 중요하기 때문이다. ‘노화’ -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조정할 수 있다면 그 또한 괜찮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육신의 고통이다. 질병이 내 몸을 점령하고 주인 행세를 하는 것은 내 의지로 막을 수 없다. 그러나 노화를 늦추는 것이 가능하다면, 질병으로부터 침범을 당하는 것도 어느 정도 늦추거나 막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텔로미어’ 너를 지켜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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