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의 고양이 - 스파이 고양이, 형광 물고기가 펼치는 생명공학의 신세계
에밀리 앤더스 지음, 이은영 옮김 / 휴머니스트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프랑켄슈타인의 고양이』       에밀리 앤더스 / 휴머니스트

 

 

 

 

1. “전 세계 제조 강국인 이곳 중국에서는...” 하고 시작되는 상하이 푸단 대학교의 일부모습을 묘사한 글은 지극한 염려를 지나 섬뜩한 마음이 들 정도다. “상하이 푸단 대학교에 있는 45000여개의 쥐 우리를 한 번 들여다보시라. 부적응자들이 떼거리로 자라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곳 과학자들은 쥐의 유전자를 닥치는 대로 망가뜨려 수많은 기이한 동물들을 조립라인에서 찍어내듯 대량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 그곳엔 피부암이 박힌 쥐, 엄니가 계속 자라는 쥐, 대머리 쥐, 특이행동을 반복하는 쥐 등등 별의별 쥐들이 다 있다. 사람 또는 자연의 영향으로 그곳 쥐 우리에 이상이 발생하면 어떤 결과가 올 것인가? 그들이 들로, 도시로 뛰쳐나간 후 생태계에 심각한 변화를 일으키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2. “생체공학 딱정벌레! 빛을 뿜는 고양이! 거미 염소! 로봇 쥐!” 왜 이들이 태어나야 했을까? 이들의 목적은 무엇인가? 연구의 시간, 들어간 비용도 만만치 않았을 텐데 말이다. 아무리 인간의 역사가 동물의 몸을 개조해 온 역사와 함께 간다고 할지라도 요즘은 더 심해지고 심각해지지 않았나?

 

 

 

 

 

3. 인간은 자연이 결코 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유전자들을 재조합할 수 있다. “뉴올리온스 일대를 몰래 돌아다니는 기이한 고양이를 떠올려 보라오렌지색 보송보송한 털에 연한 핑크빛 코, 보통의 얼룩무늬 고양이를 닮은 녀석이지만 불가시광선 아래에선 핑크빛 코가 형광 라임색으로 변한다. 귀 안쪽과 눈의 흰자위가 밝게 빛이 나는 탓에 어둠 속에서 얼굴만 도드라져 보인다. 장소를 옮겨 유타 주로 가보면 더 희한한 녀석이 기다리고 있다. 유타 주 로건의 한 외양간에서 자라고 있는 염소 무리를 찬찬히 살펴본다. 이 무리의 암컷 염소들은 실크 단백질이 풍부한 우유를 생산한다. 이 우유에서 채취한 거미 단백질로 실험실에선 실크를 만들 수 있다. 이 염소들에겐 거미에서 빌린 유전자가 들어가 있다.

 

 

 

 

 

4. 이 책의 저자 애밀리 앤더스는 과학저널리스트이자 작가로 소개된다. 과학 및 의학사를 공부했고 과학 글쓰기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저자는 이런 질문을 쏟아 놓는다. 생명공학은 지구상의 야생 동물들을 위해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가? 우리가 만들어낸 이 멋진 신세계는 우리에게 무슨 얘기를 전하고 있는 걸까? 이 책의 주요 골격은 이러한 질문의 답이기도 하다.

 

 

 

 

 

 

 

5. 동물에게 행하는 유전자 암호 편집은 명암(明暗)이 있다. 칼은 누가 드느냐에 따라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다. 강도냐 의사냐? , 유전자를 조작하는 일은 그 일을 행하는 사람의 마음속에 무엇이 자리 잡고 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오직 돈을 위해, 욕심을 채우기 위해 지구상의 생물들, 어느 특정 동물들의 씨를 말렸던 인간들의 후손이 막대한 시간과 노력, 비용을 들여가며 멸종 위기의 야생 동물 복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냉동 동물원이야기다. 이름 하여 ‘21세기 노아의 방주. 생명공학자들이 우선적으로 생각한 것은 복제였다. 복제 기술을 사용해 멸종 위기 종을 구한다는 기대는 사실 매우 큰 꿈이다. 성사되기 위해선 수많은 연구자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매달려야 할 것이다. 설령 복제 기술이 성공했다 할지라도 중요한 과제가 바로 이어진다. 인간은 그들이 자연스럽게 생존하고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는가? 과학자들의 손에서 떠나 자연 속으로 흡수된 동물들은 인간들의 마음 상태에 따라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도 있다. 우리 모두는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더욱 요구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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