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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하거나, 진화하거나 - 로빈 던바가 들려주는 인간 진화 오디세이
로빈 던바 지음, 김학영 옮김 / 반니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멸종하거나 진화하거나 』 로빈 던바 /
반니
“우리는 두 발 보행 유인원이다. 화석인류학자가 우리의
최초 조상을 확인할 때도 두 발 보행을 해부학적 표식으로 이용한다.” 지난 반세기 동안 고고학자들은 뼈와 돌을 통해 인류의 조상을 찾아 나섰다.
아마도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로빈 던바는 이렇게 묻는다. “어떤 종(種)이(유인원이 아니라) 인간이 되었는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그 길로 접어들었는가" 사실 우리가 단순한 유인원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그것은 해부학적인 차이점에 있다. 두 발로 똑바로 선
자세를 갖는 것은 현생인류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저자는 여러 가지 문화적 행위 중에서 인간을 독보적인 존재로 만들어주는 예를 두 가지로 든다. 바로 ‘종교’와
‘스토리텔링’이다. 원숭이가 됐든 까마귀가 됐든, 이 두 문화 행위를 수행하는 동물은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언어’가 추가된다. 인류의
조상을 만나보기 위한 여정은 수없이 많은 전문가들에 의해 이뤄졌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로빈 던버의 행보는 좀 다르다. 관점이 다소 다르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인간 진화 과정에 나타났던 주요한 다섯 번의 전환점(또는 단계)에 주목한다. 이 전환점들이 인간 진화과정을 탐구하기 위한
로드맵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다섯 전환점은 각각 뇌 크기 또는 생태 환경에서 일어난
주요한 변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 첫 번째 전환점은 유인원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의 전환이다. 이 단계는 주로 생태적이고 해부학적인 변화와
관련이 있다. 단지 뇌 크기나 인지 능력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 둘째 단계는 약 50만 년 전에 출현한 고인류,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와 관련이 있다. 마지막 단계는 약 20만 년 전 우리 종, 즉 해부학적 현생인류(호모 사피엔스)의 출현과 함께 뇌 크기가 더욱
급속한 증가를 한 것과 관련이 있다.
네 단계의 전환점까지는 다른 학자들도 많이 지적한
부분이다. 저자는 뇌의 크기와 변화에 주목했던 이전 과정에 한 가지 전환점을 추가한다. 그것은 신석기 혁명이다. 신석기 혁명은 약 1만
2000년 전에서 8000년 전 사이 근동에서 일어난 혁명이다. 신석기시대가 특별히 매력적인 까닭은 이전에 있던 모든 것을 반전시켰기 때문이다.
신석기 시대엔 중요한 두 가지 혁명이 있다. 하나는 유목생활에서 정착생활로의 전환이고, 또 하나는 농업 혁명이다. 돌과 뼈에 의존하던 고고학적
연구에서 벗어나 인간 진화의 사회적 측면을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사회적 공동체’에 대한 관심은 ‘사회적 뇌’로
넘어간다. 뇌 크기와 사회적 집단 규모의 관계를 연관시키는 것에 수긍이 간다. 접촉해야 할 대상이 많다는 것은 생각할 부분도 많을 것이다.
“지금의 우리를 만든 것은 호미닌의 생리적, 사회적, 인지적 기본 설계도를 조금씩 수정해 나가면서 획득한 일련의
적응이었다. 물론 오늘날 과학과 예술을 우리에게 선사한 것은 인지적 변화였지만, 인간의 관계가 다채로운 실로 촘촘히 짜인 태피스트리처럼 풍성해진
까닭은 생리적 변화와 사회적 변화 그리고 인지적 변화가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