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비결 - 사기, 성공하는 관계를 말하다
박영규 지음 / Mid(엠아이디)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관계의 비결 - 사기, 성공하는 관계를 말하다

_박영규 (지은이) | Mid(엠아이디) | 2017-09-15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만큼, 끝까지 잘 가는 것이 힘든 것이 없다. 서로를 위해 목숨마저도 내 줄 것 같던 관계도 어느 결에 틈이 생기면, 철천지원수가 되고 만다. 인문학자인 이 책의 지은이 박영규 교수는 인간관계의 지혜, 성공하는 관계의 비밀을 사기(史記)에서 찾는다.

 

 

사마천은 사기(史記)를 통해 이()가 아니라 의()를 기초로 맺어지는 인간관계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사기에서 사마천은 관계를 맺는 기준을 역설한다. 득이 되는 관계는 의()로 맺는 관계이고 독이 되는 관계는 이()로 맺는 관계라는 것이다. 사마천이 이러한 기준을 제시하는 데는 자신의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사마천의 아버지 사마담은 궁실의 사관이었다. 정식 명칭은 태사공이다. 사마천이 서른여섯 살이 되던 해 사마담은 황실의 봉선의식에 참석하지 못하자 화병이 나서 쓰러진다. 그리고 사마천에게 중국의 방대한 역사를 기록으로 남겨달라는 유언을 남긴 채 눈을 감는다. 3년 뒤 아버지의 뒤를 이어 태사령에 오른 사마천은 기초 자료 수집과 분석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사기의 집필에 착수한다.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지만 어느 날 사마천에게 인생의 중대한 고비가 닥친다.

 

 

사마천이 활약했던 한 무제 당시 가장 큰 골칫거리는 흉노족이었다. 무제는 당대 최고의 장수들을 총동원해 흉노족 토벌에 나섰다. 이릉 장군도 그러한 장수 가운데 하나였다. 흉노족 토벌을 위해 전선에 배치된 이릉은 탁월한 용맹과 리더십으로 혁혁한 전공을 세운다. 그런데 승승장구하던 이릉은 어느 날 흉노족의 매복에 걸려 불의의 패배를 당하고 흉노족에 항복하고 만다. 조정에서는 이릉 장군을 성토하는 분위기가 대세였다. 한의 장수가 죽음으로 명예를 지키지 못하고 오랑캐에게 항복했다는 것이다. 이 때 평소 이릉 장군의 인품을 눈여겨봐왔던 사마천이 이릉을 옹호하자 무제의 심기가 틀어진다. 사마천은 반역에 동조한 죄를 물어 사형을 선고한다.

 

 

당시 사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사면을 받을 수 있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50만 전(황금 38천근에 해당하는 금액)을 내놓는 것. , 돈으로 매우던가 아니면 궁형을 당하는 것이었다. 궁형이란 남자의 생식기를 거세하는 것이다. 거금을 내 놓을 형편이 없던 사마천은 궁형을 택한다. 사마천은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당시의 심경을 이렇게 쓰고 있다. “모진 치욕을 당하기로는 궁형보다 더한 것이 없소이다. 내가 화를 누르고 울분을 삼키며 궁형을 택한 것은 차마 다하지 못할 말을 후세에 남기기 위해서였소.”

 

 

사마천이 처한 혹독한 현실에서 자신처럼 고난을 닥치는 순간이 오더라도 궁극적으로 이로움이 아니라 의로움을 기준으로 관계를 맺는 것이 보다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 사기의 저자 사마천이 관계의 기준에 대해 내린 결론이다.

 

 

지은이는 특히 유방과 항우 및 그 주변 인물들을 세심하게 살펴본다. 천하를 얻은 유방의 성공은 관계의 성공이었고, 유방에게 천하를 빼앗긴 항우의 실패는 관계의 실패라는 이야기를 정리해준다. 사마천의 사기는 성공한 관계와 실패한 관계만의 기록이 아니라, 성공과 실패가 교차하는 역사의 스토리다. 지은이는 사람을 알아보는 안목과 관계의 힘에서 튀는 사람을 따돌리지 마라고 조언한다. 조직에는 튀는 사람이 꼭 있다. 이런 사람들은 조직보다는 자신을 먼저 내세우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위기에 처한 조직을 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기에서 모수자천(毛遂自薦)이라는 고사성어의 주인공 모수의 예를 든다. 모수는 조나라 평원군의 식객이었다. 평원군에게는 수천 명의 식객이 있었다. 진나라가 조나라의 수도 한단을 포위하자 평원군은 구원을 요청하기 위해 초나라에 사신으로 가게 되었다. 그런데 자신과 동행할 선비들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열아홉 명은 뽑았는데 나머지 한 명을 채우지 못했다. 이때 모수가 스스로를 추천했다. 모두들 비웃는 분위기였다. 평원군이 면접을 보고 난 후 그가 적임자가 아니라는 판단에 모수를 제외시키려 했지만, 결국 모수는 수행단에 합류하게 된다.

 

 

평원군이 초나라 왕을 만나 구원을 요청했지만 초왕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특별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초조하게 시간만 죽이는 상황이 되었다. 이때 모수가 나섰다. 모수는 빠른 걸음으로 한 계단 한 계단 올라 협상 테이블 가까이 다가갔다. 초왕과 모수의 거리는 불과 열 걸음도 되지 않았다. 초왕은 평원군과 직접 협상을 하겠다고 말하면서 일개 식객에 불과한 모수의 개입을 허락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허락 없이 단상을 오르는 모수에게 무례하다고 꾸짖었다. 하지만 모수는 검의 손잡이를 꽉 잡으면서 초왕의 목숨이 자신의 손에 달렸으니 함부로 자신을 꾸짖지 말라며 거꾸로 초왕을 위협한다. 모수는 그야말로 목숨 걸고 그 자리에 서 할 말을 다한다. 결과는 모수의 승리였다. 초왕은 조나라에 원군을 파견하겠다고 말한다. “다른 구성원들과 두루 잘 어울리는 모나지 않은 유형의 사람들로만 구성된 네트워크보다는 조금씩 튀는 사람들도 섞여 있는 네트워크가 훨씬 더 역동적인 조직이 될 수 있으며 위기가 닥칠 때 더 큰 관계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득이 되는 관계, 독이 되는 관계뿐만 아니라, 관계의 명암을 만드는 차이, 전세를 역전시키는 관계의 기술, 크게 얻는 관계의 기술, 관계를 회복시키는 기술등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 속에서 인간관계를 어떻게 하면 끝까지 잘 이어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사마천의 사기를 통해 관계의 지혜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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