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는다는 건 우주의 일 - 문학.신화.역사를 관통하는 조너선 실버타운의 실버과학에세이
조너선 실버타운 지음, 노승영 옮김 / 서해문집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늙는다는 건 우주의 일       조너선 실버타운 / 서해문집

    

    

 

꿈이나 희망은 이 땅을 떠나기 전까지 파릇파릇하게 살아 있을지 몰라도, 우리의 몸은 노화를 비껴 지나갈 수 없다. 유전적인 혜택을 받았든, 살아오면서 관리를 잘한 탓이든 동안(童顔)’이라는 말을 들으며 외관상의 신체 나이는 다소 늦출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우리 모두는 때가 되면 떠나야 한다.

 

 

이 책의 지은이 조너선 실버타운은 생물학자이자 작가로 소개된다. 주로 진화생물학, 사회생물학 분야를 연구해왔다. 실버를 이야기하는 지은이의 이름에 실버가 들어간 것도 묘하다. 더군다나 실버타운이라니. 책을 통해 지은이는 노화와 죽음에 관한 최신 과학적 연구 성과를 종합적으로 정리했다.

 

 

사람은 왜 죽어야할까? 노화와 죽음에는 어떤 규칙과 이유가 있을까? 과학은 수명에 대해 뭐라고 말할까? 왜 종()마다 사는 기간이 다를까? 개는 10년을 사는데 사람은 80년을 사는 이유가 무엇일까?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영국이 불멸의 인물들을 매장하는 곳이다. 이곳에선 죽음과 후세가 같은 땅에 거한다. 위대한 예술과 과학적 이해가 필멸을 초월함을 우리에게 일깨운다. 웨스트민스터 성당 못지않은 국가적 영묘(靈廟)인 이곳에 캔터베리 이야기의 작가 제프리 초서가 잠들어 있다. 초서는 시인구역에서 윌리엄 셰익스피어, 윌리엄 워즈워스, 찰스 디킨스, 제인 오스틴, 조지 엘리엇, T.S 엘리엇, 헨리 제임스를 비롯하여 영국 문학의 정전(正典)에 등장하는 모든 이름에 바치는 기념비로 둘러싸여있다.

 

 

19세기 초에 뉴욕에서 이곳을 찾은 워싱턴 어빙은 이렇게 기록했다. “나는 생각했다. 이 수많은 무덤들은 굴욕의 보관함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명성의 공허함과 망각의 확실함에 대한 거듭된 설교를 잔뜩 쌓아놓은 것 아니겠는가! 이곳은 실로 죽음의 제국이다.”

 

 

그렇다면 삶이란 무엇일까? 흐르는 모래시계, 아침 해에 걷히는 안개, 부산하지만 반복되는 꿈, 그 길이는 얼마나 될까? 순간의 멈춤, 순간의 생각, 그렇다면 행복은? 물줄기 위 거품처럼 잡으려하면 사라져버리는..” _존 클레어. 삶이란 무엇일까?

 

 

노화와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곧 삶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다.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시간적으로 오래 살기 위한 인간의 욕망은 수많은 에피소드를 남기지만 결말은 죽음이다. 파키스탄, 중국, 아제르바이젠 등 전 세계 오지의 무릉도원이라는 곳들은 원래 무릉도원처럼 과장과 맹신에 따른 허구로 드러났다. 2010년에 그리스에서 초백세인에게 주는 연금의 수령인 500명을 조사했더니 그중 300명이 실제로 죽은 사람이었다. 미국에선 110세가 넘어서 죽었다고 기록된 사람들 중에서 진짜 초백세인으로 입증된 사람이 25퍼센트에도 못 미쳤다. 극단적 장수의 주장을 평가해달라는 요청을 곧잘 받는 기네스북편집자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의 극단적 장수는 허영심, 사기, 위조, 고의적 오류 등으로 얼룩졌다는 점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은이는 죽음역시 생명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해준다. 당연한 이야기다. 매우 오랜 기간 동안 생명의 모습과 속성은 끊임없이 변화해왔지만 불멸의 진리는 우리 모두 죽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늙어가는 이유, 노화에 대한 비밀을 밝혀서 설명해주기 위해 노화와 관련된 동, 식물에 대한 다양한 유전자들 이야기가 흥미롭다. 유전, 식물, 자연선택, 생물학적 메커니즘의 꼭지 글을 통해 독자들을 자연스럽게 과학의 장으로 안내해준다.

 

이런 메시지는 어떤가? ‘빨리 살면 일찍 죽는다너나없이 질주하는 이 땅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느리게 살면 늦게 죽는다는 말을 마음에 담아둘 필요가 있다. 당연히 건강한 느림이 정답이다.

 

 

#늙는다는건우주의일 #조너선실버타운 #서해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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