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이지만 절대적인 뇌과학지식 50 - 100년 동안 인류가 뇌에 관해 밝혀온 모든 것
모헤브 코스탄디 지음, 박인용 옮김, 정용 감수 / 반니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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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이지만 절대적인 뇌 과학지식 50

_모헤브 코스탄디 / 반니

 

    

우리의 마음은 어디에 자리 잡고 있을까? 두 손을 가슴에 얹고 다시 잘 생각해보라고? 가슴이 무슨 말을 해줄까? “그 손 치우시지요.” 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알파고 파동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영국 소설가 메리 셸리는 어마무시한 말을 남겼다. “세상을 만들어낸 조물주의 장대한 메커니즘을 흉내 내려는 인간의 노력은 어떤 것이든 그 결과가 매우 무시무시할 것이다.” 메리 셸리는 오늘날 SF 소설의 선구가 된 프랑켄슈타인의 저자이다.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앰브로즈 비어스는 마음은 뇌에서 분비되는 신비로운 형태의 물질이라고 했다. 두 사람의 말에 공감한다.

 

 

지난 10년 동안 뇌에 대해 알게 된 것이 그 전 100년 동안 알아낸 것보다 훨씬 많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아직 우리의 뇌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마음조차도 뇌에서 조정하고 있는데, 나의 마음을 나도 모르겠는데,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 이전에 인간지능에 대한 공부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지난 100년 동안 인류가 뇌에 관해 배워온 것을 압축해 정리한 것이다. 낡은 개념은새로운 증거를 통해 재정립하고, 최근에 생겨난 개념까지 아울러서 신경과학에서 중요한 개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보았다. 이제 이들 개념을 정확하게 알기 쉬운 방식으로 설명하고 껍데기와 알맹이를 구별해서, 머릿속의 신비한 물질로부터 그 신비를 벗기고자 한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것은 이미 상식화되었다. 몸이 받은 스트레스는 찜질방이나 사우나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한 숨 푹 잠자고 나면 풀릴 수도 있다. 문제는 정신적 스트레스다. 소화도 안 되고, 잠을 못 이루게 한다. 무기력해진 나날이 이어지다보면, 삶의 의욕마저도 상실한다. 그만 살고 싶은 위험한 유혹도 받게 된다. 유아기와 사춘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뇌와 행동 태도에 부정적인 영향이 오래 지속된다. “스트레스는 자율신경계, 면역계, 호르몬계 등의 통합 반응을 일으킨다. 시상하부(뇌하수체) 부신 축이 제어한다.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시상하부에서 코르티코트로핀 분비 호르몬(CRH)과 바소프레신을 분비해, 뇌하수체의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 분비를 촉발한다. 그러면 다시 부신에서 아드레날린, 노르아드레날린, 글루코코르티코이드 호르몬이 분비되어 신체 여러 부분에 효과를 발휘한다.” 여러 날, 여러 주, 여러 달 계속되는 좋지 못한 사건에 따른 스트레스는 뇌에 오래 남는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각기 50개의 독립된 글들은 다소 딱딱하게 느껴지기 쉬운 뇌에 관한 이야기들을 칼럼 형식으로 썼기 때문에 읽기에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 기술이 진보하고 뇌에 대한 지식이 쌓여가면서, 신경과학과 새로운 과학적 발견의 의미에 대한 대중적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흥미를 유발하는 부정확한 정보도 널리 퍼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컨대 왼쪽 뇌가 논리를 담당하고 오른쪽 뇌가 창의성을 담당한다는 등의 좌뇌/우뇌형의 이야기에 지은이는 제동을 건다. 이런 속설이 특히 교육이나 기업경영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다는 우려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이 좌뇌/우뇌 신화는 뇌들보를 절단한 환자들에 대한 1960년대의 연구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물론 언어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압도적으로 좌뇌이며, 지각 능력과 공간감각 능력은 우뇌가 제어한다는 것은 맞는 말이긴 하다. “이들 기능의 비대칭에 대해서는 신경학자들 사이에 거의 논란이 없지만, 사실 뇌는 전체가 하나로서 통합 작용하며, 우리 행동의 대부분은 좌우 반구 양쪽의 공동 작용으로 만들어진다. 그런데도 좌뇌/우뇌 신화는 그럴듯하게 여겨지기 때문에, 우뇌의 창조적 잠재력을 자극한다는 식으로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광고하는데 이용되곤 한다.”

 

 

뇌에 대해 많이 안다고 해서 인간을 이해할 수 있을까? 뇌 연구가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서 우리 자신에 대해, 생명에 대해, 인간에 대해 모든 답을 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인간의 뇌에 대한 연구 방향은 어떻게 잡아야 할까? 이 책의 지은이는 신경생물학자답게 갖가지 중독, 알츠하이머병, 뇌졸중, 뇌성마비 등 우리를 괴롭히는 여러 가지 질병을 치료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컴퓨터 인터페이스(BCI, Brain-Computer interfacing)도 주목할 만하다. ‘생각의 힘으로 외부 장치를 제어한다는 의미가 담긴 BCI는 신경세포의 활동을 해독, 그것을 명령신호로 번역해 로봇 팔 같은 기계를 제어하는 장치를 뜻한다. 신경과학, 컴퓨터과학, 초소형 전자 기술(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등의 진보를 바탕으로 한다. 아직은 미흡한 단계지만, 이 기술이 더욱 발전되면 중증 마비 환자들이 거동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내다 볼 수 있다.

 

 

지은이는 이렇게 책을 마무리 한다. “신경과학은 차츰 우리 일상에 파고들고, 대중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 문제에 대한 잘못된 평론도 적지 않다. 그래서 이제 많은 신경윤리학자들은 연구의 사회적인 의미는 물론 그 한계까지 설명하기 위해 대중에게 다가가야 할 책무가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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