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반역실록 - 12개의 반역 사건으로 읽는 새로운 조선사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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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반역실록 - 12개의 반역 사건으로 읽는 새로운 조선사

     _박영규 (지은이) | 김영사 | 2017-08-04

 

 

 

무릇 거의 모든 정권은 평화적 정권교체가 아닌 이상, 반역의 역사다. 쿠데타의 연속선상이다. 이 책의 지은이 박영규는 조선의 역사를 반역의 역사를 통해 풀어나가고 있다. 반역은 곧 그 시대의 최고 권력에 맞서는 일이다. 그야말로 목숨 걸고 행하는 일이다. 잘 못될 경우엔 자신 뿐 아니라 함께 동조했던 사람들과 자신의 가족들의 목숨도 내놓아야 한다. 실패하면 천하의 역적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All or Nothing’이다.

 

 

이 책엔 고려의 마지막 역적 이성계를 시작으로, 이방원, 조사의, 태종의 처남들, 심온, 수양대군, 이시애, 남이, 정여립, 허균, 이괄, 이인좌와 소론 강경파등이 등장한다. 이들 중 반역이 성공을 거둬 정권을 탈취한 인물이 있는가 하면, 시도는 좋았으나 끝이 안 좋은 사람도 있고, 무고한 누명을 쓰고 이 세상을 하직한 사람들도 있다.

 

 

이성계의 위화도회군은 역사학자들 사이에도 의견이 달리한다고 알고 있다. 혁명가와 역적이라는 두 가지 이름의 이성계이다. 이성계의 오른팔 정도전을 주목한다. 정도전과 이성계가 역성혁명이라는 과제를 놓고 의기가 투합된 것은 그들이 처음 만난 1383년 즈음으로 추측한다. 이때 정도전은 벼슬에서 밀려나 전국을 유랑하던 처지였고, 이성계는 출전하는 전쟁마다 모두 승리하며 전쟁 영웅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던 때였다. 조선은 고려왕조의 마지막 역적의 피 묻은 손에 의해 세워진 나라였다. 하지만 그 역시 반역의 의해 쫓겨난다. 그것도 다름 아닌 자신의 아들에게 쫓겨났다. 인과응보(因果應報)의 모델케이스다.

 

 

태종 6(1406) 818, 태종은 느닷없이 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고 공언한다. 양녕의 나이 불과 열세 살 때의 일이다. 백관들은 한 입으로 아니 되옵니다만 반복한다. 입으로는 그리하면서도 조정 대신들은 대략 난감이다. 전위를 받아들이면 임금에 대한 불충이요, 받아들이지 않으면 차기 임금에 대한 불충이 되고 만다. 태종의 속셈은 따로 있었다. 세자가 어린 시절 외가에서 성장을 한 탓에, 세자는 외삼촌들과 매우 친근했다. 태종의 마음속엔 즉 민씨 형제가 세력을 확보하기 전에 그 싹을 없앨 계략이 숨어있었다. 그 뒤로도 두 번이나 전위 파동을 일으킨 태종은 참 집요한 사람이다. 결국 태종은 민무구, 민무질 형제를 반역죄로 처단한다.

 

 

한편, 반역의 의사는 없었지만 반대 세력에 의해 역적으로 몰리면서 이판사판 반역을 저지른 경우도 있다. 인조2년 영변을 지키고 있던 부원수 이괄. 그는 중앙의 신하들에 의해 역적이 되고 만다. 사적(史蹟)기록을 보면 인조는 끝까지 이괄을 신임하고 두둔하려 했지만, 신하들의 끈질긴 통촉해주시옵소서에 무너지고 만다. 아마 이 당시 왕들은 통촉해주시옵소서가 꿈에도 나타나 괴롭혔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본다. 어느 임금이 신하들의 이 떼창에 자유로울 수 있었겠는가. 처음엔 잘 나가는듯하던 이괄은 1624118일에 반란을 일으켜 29일에 도성을 점령하고 210일에 새로운 왕을 세웠으나 3일 만인 12일에 정충신과 싸워 패퇴하여 목이 달아났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이괄이 정충신을 얕보고 싸우다 삼일천하로 반란의 깃발을 내렸다고 했다. 반역의 역사는 현재도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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