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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의 조건 - 절망을 이기는 철학 - 제자백가
이주희 지음, EBS MEDIA / Mid(엠아이디) / 2017년 7월
평점 :
【 생존의 조건 】 - 절망을 이기는 철학 - 제자백가
_이주희 (지은이) | EBS MEDIA | Mid(엠아이디) | 2017-07-24
‘난세(亂世)의 영웅인가? 영웅(英雄)이 만든 난세인가?’
중국의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는 이야기 거리가 많은 시대이다. 전국(戰國)이라는 단어가 시사해주듯 춘추시대와 전국시대를 합친 약 550년의 역사는 전쟁이 일상화된 시기였다. 통계에 의하면 춘추시대에 1,211회, 전국시대에 468회의 전쟁이 있었다. 정(鄭)나라의 경우 춘추시대 200여 년 동안 총 72차례의 전쟁이 있었다. 3년에 한 번씩 전쟁을 치른 셈이다. 난세(亂世)에 영웅이 나온다는 말도 이 토양에서 태어났으리라 짐작이 된다. 난세의 영웅이라? 이 말을 비틀어본다. 영웅(英雄)이라 자처하는 인물들이 난세(亂世)를 만든 것이 아닐까?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민초들의 삶은 어떠했을까? 그 절망적인 시대에서 살아남는 것이 거의 기적에 가깝지 않았을까? 그 중에서도 좀 더 깊은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춘추전국시대의 사상가들은 그 암울한 시대를 어떻게 견뎌냈을까? 맹자의 표현을 빌리면 “짐승을 몰아 사람을 잡아먹게 만드는 것과 다름없는” 절망적인 시대. 망국(亡國)을 넘어 망천하(亡天下)시대의 폐허에서 제자백가(諸子百家)가 자랐다. 공자와 묵자, 장자와 한비자 같은 사람들이 그 씨앗을 뿌리고 가꾼 사람들이다.
2017년 신년특집으로 방영된 EBS 다큐프라임 〔절망을 이기는 철학 - 제자백가〕 에선 난세의 절망을 이기고자 했던 사상가들의 이야기가 화두였다. 난세의 영웅이 아닌 '난세의 철학가'들이 폐허의 땅에서도 다시 무릎에 힘을 주고 일어날 수 있는 처세의 지혜를 주는 것이 주요내용이다. 현 시대처럼 정보의 공유가 원활하지 못한 시기에 과연 이 사상가들의 귀한 생각들이 민초들에게 어떻게 전해졌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절망을 이기는 철학 - 제자백가〕 방송의 내용이 글로 정리됐다.
책은 유가(儒家), 묵가(墨家), 도가(道家), 법가(法家)로 편집되었다. 난세가 살기 어려운 것은 인간이 인간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아군인지 적군인지 서로 모른다. 어쩌면 아침에는 아군이었다가 날이 어두워지면 적군으로 바뀔지도 모른다. 공자와 맹자의 화두는 ‘어떻게 하면 인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것인가?’였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가? 나는 과연 타인에게 신뢰할 만한 존재감인가? 『논어』 헌문편의 “옛날의 학자는 스스로를 위해 공부했으나, 오늘날의 학자는 남을 염두에 두고 공부한다.”라는 말을 마음에 담는다. 학문의 진정한 목적은 스스로의 수양에 있다는 뜻이다.
묵자(墨子)는 무엇을 말하는가? 『묵자』는 겸애(兼愛)편에 이런 말을 남겼다.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면 서로에게 이익이 된다.” 겸애(兼愛)라는 단어가 좋다. 지금 비록 세상이 어지럽고 혼란할지라도 내가 깨어있는 의식으로 ‘겸애’를 실천하는 삶을 생각한다면,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세상이 오리라 믿는다. 세상은 결코 하루아침에 변화되지 않을 것이다. 안 좋은 쪽으로는 쉽게 기울어도 좋은 방향으로의 전환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도가(道家)의 화두는 ‘무엇을, 어떻게 버릴 것인가?’이다. 배가 폭풍우를 만나면 불필요한 짐은 버려야 한다. 그것이 아니면 내가 살아갈 수 없다는 것만 남기고 버려야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이고, 남길 것이 무엇인가를 모르고 살아감이 큰 문제다. 법가(法家)로 들어서면 한비자를 만나게 된다. 한비자가 이 말을 남긴 것이 언제인가? 여전히 지금 이 시대에도 마음의 채찍으로 삼을 만한 말을 남겼다. “법은 신분이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고, 먹줄은 나무가 굽었다 하여 구부려 사용하지 않는다.”
“춘추전국시대라는 사상 최악의 절망적인 난세를 헤쳐나간 공자와 묵자, 그리고 장자와 한비자가 품었던 것도 희망이 아니었다. 그들이 값싼 희망에 기대서 난세를 살아갔다면 공자는 14년간의 방랑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며, 묵자는 평생의 가난과 사람들의 조롱에 스스로를 파멸시켰을 것이다. 장자 역시 마찬가지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 절대 자유를 누린 장자의 삶이야말로 보통의 용기로는 다다를 수 없는 것이다. 한비자는 어떠한가? 그가 세간의 평판을 두려워했다면 그토록 냉철한 현실주의는 아마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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