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지기 전에 - 1차 세계대전 그리고 한반도의 미래
김정섭 지음 / Mid(엠아이디)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낙엽이 지기 전에 : 1차 세계대전 그리고 한반도의 미래

     지은이 : 김정섭

     출판사 : MID(엠아이디)

     발행 : 20170626

 

 

낙엽이 지기 전에책 제목이 문학적이다. 감성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은 문학, 감성과 거리가 멀다. 전쟁이야기다. 단지 형식은 소설식으로 되어있으니 문학적이라는 말도 맞긴 하다. 제1차 세계대전 스토리다. 100년도 더 지난 전쟁이다. 유럽의 한 복판에서 터졌던 사건이다. 인간들은 왜 전쟁을 일으키는가? 두말 할 나위 없이 욕심이다. 탐욕이다. 방어라고 써놓고 공격이라고 읽는다. 전쟁을 일으킨 명분은 일단 저질러 놓은 다음에 만든다. 잘못된 판단 테이블에서 수많은 병사들과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이 불꽃과 함께 사라진다.

 

 

책의 도입부분은 독일을 중심으로 영국, 러시아, 프랑스, 오스트리아 헝가리의 지정학적 특징과 각 나라간의 미묘하면서 첨예한 대립관계가 펼쳐진다. 그 틈새에 벨기에와 세르비아가 위치한다. 발칸은 오랫동안 유럽의 화약고로 불리는 지역이었다. 1800년대부터 오스만 투르크 지배에 항거하는 민족적 봉기가 줄을 이었다. 1912~1913년에는 두 차례에 걸쳐 발칸 전쟁이 일어난 곳이었다. 발칸은 다층적인 민족분규와 강대국들의 지정학적 경쟁이 복잡하게 얽혀 돌아가고 있던 지역이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 그 자체였다.

 

 

보스니아의 애국 청년 가브릴로 프린치프를 주목하게 된다. 그는 그가 벌린 일이 1차 대전까지 일으키게 되리라고 꿈엔들 생각 못했겠지만, 그는 ‘1차 대전의 방아쇠를 당긴 인물로 기록된 18세 청년이다. 19143월 프린치프는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 짐을 푼다. 6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계획이었다. 시험이 끝나고 발표를 기다릴 때, 보스니아에 있던 친구가 보내온 신문 조각에 오스트리아 왕국의 페르디난토 황태자가 사라예보를 방문한다는 기사가 실려 있었던 것이다. 황태자의 방문 시기는 6월말로 되어있었다. 프린치프는 거사를 계획한다. 그와 뜻을 같이할 동지들을 모았다. 총 일곱 명이 황태자 암살계획에 참여한다. 군부 비밀조직을 통해 권총과 폭탄을 제공받았다. 1차 암살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오히려 제대로 계획되어있지 2차 시도에서 황태자와 부인이 프린치프의 총에 숨을 거두었다. 그 후 유럽에는 위기의 폭풍이 불기 시작한다.

 

 

1차 대전의 주범은 누구인가? 프린치프? 아니다. 그는 그저 열혈 애국청년이었을 뿐이다. 여전히 1차 대전은 수수께끼투성이의 전쟁으로 남아있다. 발발원인에 대한 책만 해도 수천 권이 쓰여졌다고 한다. 전쟁의 책임이 어떤 국가에 있는지에 대해서도 여전히 논쟁중이다. 특정국가의 행동이 아니라 다수 국가의 상호작용과 연쇄반응이라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사라예보에서 발생한 예기치 않은 사건은 오스트리아의 최후통첩, 세르비아의 반발, 러시아의 동원령 발령, 독일의 전쟁선포, 영국의 참전결정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연쇄적 흐름이 모두 6월말 일요일 오전 발칸의 작은 나라에서 발생한 암살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이다.

 

 

이 책의 지은이 김정섭은 정책분야의 다양한 실무경험과 국제정치에 대한 학문적 소양을 갖춘 국방부내 대표적인 정책, 전략 전문가로 소개된다. 지은이 스스로 행정 관료로 일하는 한편 꾸준히 저술활동을 계속하는 것은 정책수립과 지적 고민은 함께 가야한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미 서구학자들을 중심으로 수많은 연구와 저술이 있는 1차 대전에 대한 이야기를 새삼스럽게 들고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답하면 1차 대전에는 오늘 한반도에 사는 우리들이 꼭 참고해야 할 교훈이 풍부하게 담겨있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전쟁이 이렇게 일어날 수도 있구나, 한반도에도 전쟁이 난다면 이런 모습과 유사하지 않을까? 1차 대전 전야의 상황을 살펴볼수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내용과 맞물려서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과 G20 정상회담의 결과에 관심이 간다. 문 대통령의 말이다. “북핵 문제가 G20의 의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우리의 문제제기로 국제적인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은 큰 성과였다고 생각합니다 (....) 안타까운 것은 우리에게 가장 절박한 한반도의 문제인데도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해결할 힘이 있지 않고 우리에게 합의를 이끌어낼 힘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P. S

#1 낙엽이 지기 전에독일의 빌헬름 황제는 8월 첫째 주에 출정하는 자신의 군대에게 낙엽이 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전쟁은 4년간 지리멸렬하게 이어졌다.

 

#2 친구 딸아이의 결혼식 참석차 서울 용산에 있는 전쟁기념관에 간 적이 있다. 기념관이라는 명칭이 맘에 안 든다. 전쟁이 어디 기념할만한 일인가? 그리고 우리에게 6.25는 어떤 의미인가? 전쟁기록관으로 해야 옳다.

 

 

#낙엽이지기전에 #일차세계대전 #한반도의미래 #김정섭 #엠아이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