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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에 관하여
율라 비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1월
평점 :
쎄인트의 冊이야기 2017-089
【 면역에 관하여 】 _율라 비스 저 / 김명남 역 | 열린책들
| 원서 : On Immunity: An Inoculation
최근 외신에 의하면 아프리카 콩고 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에볼라가 다시 발생했다고 한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교통이 지역과 거리를 넘어서 더욱 빈번한 접촉이 늘어나면서, 유행성 질병의 집단 발병의 위험도 점점 커지고 있다. 중동 사스로 불리며 한국 사회를 큰 혼란에 빠지게 한 ‘메르스 바이러스’와 태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 등이 최근 매스컴에 자주 오르내렸다.
집단발병을 예방 및 치료하기 위한 백신 곧 면역학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파스퇴르를 만나게 된다. 파스퇴르는 대부분의 질병들은 발병과 동시에 면역이 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어떤 병에 단 한번만 걸린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물론 지금의 의학지식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남긴 다음 같은 말은 면역학의 기초가 되기에 충분하다. “우리는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을 배양할 수 있는 것처럼, 전염병에 대하여 면역되어야만 한다.”
이 책의 저자 율라 비스는 인기상승중인 미국의 논픽션 작가이다. 저자는 첫 아이를 낳고서 독감백신에 대한 깊은 회의와 아이의 건강을 염려하는 마음이 교차하면서 잠시 혼란에 빠진다. 아이가 태어난 그 해는 공교롭게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활개를 치고 있었다. 정보에 민감한 엄마들은 신종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힐지 말지를 두고 토론을 벌였다. 그 이유는 그 백신에 사용되는 균주가 사람이 처음 접하는 균주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백신이 서둘러 제조되었기 때문에 시험을 완벽하게 거치지 못했을지 모른다는 의심 때문이었다.
“과연 아이에게 예방접종을 맞혀야할까? 당시 내가 느끼기로 그것은 내가 아이를 보호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라기보다는 예방접종이 과연 감수할 가치가 있는 위험인가 아닌가의 문제였다. 아기 아킬레우스를 스틱스강에 담갔던 테티스처럼 나도 도박을 감행해야할까?”
저자는 면역과 예방접종을 위한 깊은 성찰에 들어간다. 엄마가 되고 난 후, 이 책을 위한 글을 쓰면서 ‘어머니들이 어머니노릇을 제대로 하기위해’ 얼마나 많은 문제들과 씨름해야하는지 이해하게 된다.
예방접종에 대해서 긍정적 수용에 가까운 중도자의 입장에서 글을 썼다. 적극 옹호론자도 아니고, 부정적 수요자도 아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이 주는 유익함이 있다. 치우침은 피곤하다. 이 책을 통해 인류에게 적용된 면역의 여정을 볼 수 있다. 백신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한 면역학자는 유머 감각을 살려서, 외계인이 우주에서 우리를 내려다본다면 인간이란 존재감을 단지 미생물의 운송수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면역은 우리가 함께 가꾸는 정원이다’라는 저자의 표현에 공감한다. “우리가 사회적 몸을 무엇으로 여기기로 선택하든, 우리는 늘 서로의 환경이다. 면역은 공유된 공간이다. 우리가 함께 가꾸는 정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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