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 왔지만
다카기 나오코 지음, 고현진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쎄인트의 이야기 2017-082

 


도쿄에 왔지만 _다카기 나오코 저/고현진 역 | artePOP(아르테팝)

        | 원제 : 上京はしたけれど

 

1.

며칠 전 뉴스에서 일본 정부 각료(부흥상)라는 작자가 동일본대지진이 (도쿄 같은 대도시가 아니고) 도호쿠 지방에서 일어나 다행이라고 말했다가 전격 경질됐다. 아베 신조 총리가 급히 불을 껐지만, 일본 내부에선 아직 불씨가 남아있다고 한다. 말 한마디 잘못해서 그야말로 한 방에 갔다.’ 그 각료가 지방 출신인지. 도시 출신인지 모르겠지만, 만약 지방 출신이라면 지방민들을 두 번 죽인 셈이다.

 

2.

이 책(카툰)은 작가 다카기 나오코의 도쿄 상경기이다. 지금은 무명 시절을 졸업하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지만, “도쿄에서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겠어!”라는 꿈 하나만 달랑 갖고 무작정 도쿄행에 올랐다. 자신감만 장착했을 뿐이다. 돈도 계획도 없었다.

 

3.

작가가 도쿄에 왔을 때의 뇌구조를 그린 그림을 보면 불안70%, ‘희망20%, 나머지 10%어떻게 되겠지~’였다. ‘도쿄의 미로 같은 전철노선, 악덕 사회업자 같은 생활비, 두근두근하며 시작했지만, 불안불안한 도시생활, 모든 것이 낯설고 서툴기만 한 작가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우리의 젊은이들이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 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상상된다.

 

4.

취직은 안 되고, 생활비도 떨어져서 바랜 옷은 염색해서 입고, 해진 곳은 꿰매 입고, 싼 천을 끊어다가 직접 고무줄 치마를 만들어서 입기도 하고, 신발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신고(더러워진 하얀 스니커즈를 아크릴 염료로 덧칠해서 신고 다니기도 했단다), 미용실 갈 돈을 아끼려고 직접 머리를 자르기도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냈다.

 

5.

가장 인상적인 것은 작가가 첫 번째 전시회를 갖는 부분이다. 어느 날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스트리트 갤러리 제작자로 선택되었습니다. 축하드려요!” 이 스트리트 갤러리는 긴자에 있는 모 은행의 쇼윈도를 이용해서 작품을 전시하는 기획이었다. 제작자 공모에 뽑힌 것이다. 그날부터 작가는 4개월 동안 전시될 작품 제작을 위해 머리를 쥐어짠다. 오로지 혼자 힘으로 재료준비에서 작품 완성까지 올인 한다. (원룸)이 좁다보니, 언제나 방은 난장판이다. 밥도 서서 먹어야 할 정도다. 이렇게 준비한 작가의 첫 전시회를 통해 세상을 향한 디딤돌이 하나 만들어진 셈이다. 유니크하고 유머러스하고, 가슴 한 켠이 짠해지기도 한다. 잔잔한 미소와 감동이 일어나는 카툰이다. 아울러 저자가 의도했던 아니던, 도쿄를 여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뜻밖의 가이드북도 된다. (스시를 비롯한 음식의 종류, 맛집, 쇼핑 타운, 지하철 타기 등등)

 

#도쿄에왔지만 #다카기나오코 #아르테팝 #21세기북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