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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에크하르트 톨레 지음, 류시화 옮김 / 연금술사 / 2013년 8월
평점 :
【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 에크하르트 톨레 저/류시화 역 | 연금술사
| 원서 : A New Earth : Awakening to Your Life's Purpose
“에고는 애고(哀苦)이다”
1.
이 책의 키워드는 에고(Ego)다. 익히 알고 있듯이 에고는 '자아(自我)'다. 그런데 에고가 의인화되어 에고이스트(Egoist)가 되면 이기주의자가 된다. 자아주의자가 아닌 이기주의자로 변모되는 것에 ‘에고’는 애고(哀苦)이다.
2.
이 책의 저자 에크하르트 톨레를 먼저 소개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독일 출신의 톨레는 달라이 라마, 틱낫한과 함께 21세기를 대표하는 영적 교사이다. 바로 이 영적 교사라는 호칭에 껄끄러운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이 사람 종교가 뭔데?". 특히 한 종교에 열심인 종교인이 그렇다. 개인적으로 종교인과 신앙인을 구분한다. 종교가 무엇이냐는 빈칸에 써넣는 종교가 아닌 그 종교의 본질이 내 마음 깊숙이 지배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충실하다면 신앙인이라고 부르련다. 이런 점에선 나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그저 신앙인에 가까워지려 노력중이다.
3.
저자 톨레에 붙는 많은 수식어도 생략하고 싶다. 저자가 그 수식어에 무심해야 진짜 영적 교사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 이 책의 원제는 [새로운 지구(A New Earth)]이다. 아마도 성경의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인용한 듯하다. 이 책을 한 줄로 소개한다면 '에고와 생각에 파묻혀 삶으로 부터 멀어진 자신을 다시, 지금 이 순간의 삶으로 데려오는 일'이다.
4.
저자는 '영적인 깨어남'이라는 표현을 한다. 그러나 깨어나기 위해 '깨어날 준비'가 우선 필요하다. 당연히 이 책을 읽을 때는 열린 마음이 요구된다. 부처도 앉아있고 예수도 걸어온다. 그러고 보니 부처를 연상하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모습이 먼저다. 반면 예수는 기도할 때 빼놓곤 계속 움직인다. 물위를 걷기까지 한다. 그렇다는 이야기다.
5.
톨레는 어렸을 적 마음 상처가 무척 깊었다. 어린나이에 수시로 집을 나와 2차 대전 후 폭격으로 부서진 건물 안에서 종종 혼자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곳에서 느껴지는 고통의 에너지로 인해 깊은 어둠의 심연으로 빠져들곤 했다. 책엔 톨레가 영적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 잘 그려있다.
6. "이 책의 주된 목적은 당신의 마음속에 새로운 정보와 신념을 덧보태거나, 어떤 것을 당신에게 확신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의식의 전환을 가져오려는 것, 즉 당신을 깨어나게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흥미로운'책이 아니다. 흥미롭다는 것은 대상으로부터 거리를 둔 채 당신이 머릿속에서 생각이나 개념을 가지고 노는 것, 동의하거나 동의하지 않는 놀이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P.32)
7.
저자는 깨어남의 핵심은 깨어 있지 않은 자신을 자각하는 일이라고 한다. 즉 내 안에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에고를 알아보는 일이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그 깨어 있지 않은 상태가 지속되게 만드는, 집단적으로 조건 지어진 심리 작용도 이해하는 일이라고 한다. 에고를 똑바로 바라보고 이해하는 가이드 역할을 해주고 있다.
8.
에고의 정체 : 1) 에고의 배후에서 작용하는 기본 구조를 알지 못하면 에고를 알아차릴 수도 없고, 그 때문에 에고의 속임수에 넘어가 계속해서 에고를 자신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것은 당신인 척 가장하는 사기꾼인 에고가 당신을 차지해 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2) 알아봄 자체가 깨어남의 한 방법이다. 자기 안의 무의식을 알아볼 때, 그 알아봄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 자체가 바로 의식의 일어남이고 깨어남이다. 어둠과 싸울 수 없듯이 에고와 싸워서는 이길 수가 없다. 필요한 것은 의식이라는 빛이다. 당신이 그 빛이다.
9.
에고의 내용물과 구조 : 에고의 지배를 받는 마음은 전적으로 과거에 의존하고 있다. 그 조건은 '내용물과 구조'다. 장난감을 빼앗겨 심한 고통 속에서 우는 아이의 경우 이 장난감은 내용물에 해당한다. 그것은 다른 장난감이나 물건 같은 또 다른 내용물로 대체가 가능하다. 당신이 자신과 동일화하는 내용물은 주위 환경, 성장 배경, 그리고 둘러싼 문화에 따라 조건 지어진다. 상실감은 고통으로 이어진다. 그 이유는 '나의', '나의 것'이라는 단어 때문이다.
10.
톨레는 우리의 자아가 '물질', '소유물'에 집착하고 있음을 주목하고 있다. 즉, 내가 어떤 것과 자신을 동일화(identification)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의 삶은 '동일화'에 충실하다. 스타와 명품에 대한 지극한 관심과 애정이 그렇다고 본다.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높여 주는 상품'을 사는 것이라는 표현에 반론이 많지 않을 것이다.
11.
내가 알고 있는 '나'는 누구인가? 자기 자신이 자신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글쎄다. 다른 책에서 본 심리 실험사례가 생각난다. 한 젊은이 '아무개'가 있다. 어느 사회 봉사모임에 참여 할 것인가? 아닌가?에 대해 그 아무개의 답변과 친구들의 반응이 겹쳐진다. 아무개는 “당연히 참석해야지요.”라고 답했다. 친구들에게 묻는다. 10명 중 9명이 아무개가 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무슨 핑계를 대던 참석 안 할 것이라 했다. 그날이 오자 친구들의 예상이 맞았다. 아무개는 “오늘 급히 작성할 리포트가 있어서..” 참석을 못 하겠다고 했다. 좀 더 설명이 필요한 스토리지만 이쯤 생략.
12.
톨레는 '깨어 있는 행동의 세 가지 방식'으로 긴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그것은 「받아들임, 즐거움, 열정」이다. 각각 의식의 특정한 진동 주파수를 대표한다. 톨레는 이 셋 중 최소한 하나만이라도 작동 되고 있는 상태로 깨어 있길 바라고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을 나갔다가 어느 덧 깊은 산 속에 와 있는 느낌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톨레가 그 길을 차분하게 잘 안내해주고 있다. 옆에서 조곤조곤 이야기를 건네주며 함께 걸어가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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