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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쓴 후성유전학 - 21세기를 바꿀 새로운 유전학을 만나다
리처드 C. 프랜시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시공사 / 2013년 12월
평점 :
쎄인트의 冊이야기
【 쉽게 쓴 후성유전학 】 리처드 C. 프랜시스 저 / 김명남 역 | 시공사
1.
유전학도 만만치 않은 주제인데 ‘후성유전학’이라? 후성유전학이란, DNA 염기 서열의 변화 없이 유전자 발현이 조절되는 후성 유전적 유전자 발현 조절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 학문에 따르면 환경이 한 개인을 넘어 후대에까지 생물학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관련 과학자들은 후성유전학이 암, 알츠하이머, 정신분열증, 자폐증, 당뇨병 등의 발병 원인을 제대로 이해하는데 근원적인 열쇠를 쥐고 있다고 보고 연구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2.
저자 리처드 C. 프랜시스의 전공은 신경생물학과 행동학이다. 책은 후성유전학과의 만남, 후성유전과 유전, 후성 유전적 효과, 후성 유전적 과정의 이해 등 4부로 구성되어 있다.
3.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후성 유전적 부착과 분리가 돌연변이처럼 대체로 무작위로 벌어질 때도 있지만, 그 변화는 우리의 환경, 우리가 먹는 음식, 오염물질 또는 우리의 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한 반응으로서 발생할 때가 더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후성 유전적 과정은 환경과 유전자의 접점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4.
5가지 주제로 정리된다. 첫 번째 주제는 후성 유전적 과정의 속성에 관한 것으로, 후성 유전적 과정은 유전자 조절의 한 형태라는 명제다. 이는 장기적 유전자 조절이기 때문에 유전자의 행동에 역시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 후성 유전적 유전자 행동 변화는 돌연변이에 의한 변화보다 더 오래 갈 수 있다.
5.
두 번째 주제는 우리의 환경이 단기적으로든 장기적으로든 우리 유전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환경이 유전자 행동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후성 유전적 과정을 동원한 것이다. 특히 생애 초기에 환경적으로 유도된 후성 유전적 변화가 중요하다. 상식수준의 정보지만 영양실조와 스트레스가 태아와 영아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포함된다. 이 문제는 성인이 되어서까지 영향을 준다. 반면 환경은 평생 우리 유전자에 후성 유전적으로 영향을 주게 된다.
6.
세 번째 주제는 무작위성이다. 여느 생물학적 과정처럼 후성 유전적 과정에도 무작위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그렇지만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네 번째는 후성 유전적 유전자 행동 변화 중에는 개체의 수명을 넘어서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세대를 초월해서 나타나는 변화는 직, 간접적이다. 이 과정 중에 게놈 각인이 개입된다. 마지막 다섯 번째 주제는 이전 4 주제에 대한 주제, 즉 메타 주제다.
7.
저자는 후성유전학을 설명하는 자료로 영화 [디어 헌터]를 예로 들고 있다. 내겐 극중 러시안 룰렛이 충격적인 잔상으로 남아 있는 영화다. [디어 헌터]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처한 인간들의 반응과 그에 수반하는 병리적 스트레스 반응에 대한 이야기가 세 친구 마이클, 스티븐, 닉 등을 통해 펼쳐진다. 의학적으로 스트레스에 관련된 그 모든 문제들은 유전자 조절의 변화 때문에 생기는데, 이 변화는 장기적으로 또는 평생을 간다. 이러한 장기적 유전자 조절 변화가 곧 후성 유전적 변화다.
8.
스트레스 반응이 잘못되는 길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다. 첫째는 스트레스 반응이 지나치게 민감해지고 작은 자극으로도 쉽게 개시되어 결국 만성적인 과다 활성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 결과 다양한 형태의 불안장애와 우울증이 나타난다. 둘째는 자극 인자에 대한 스트레스 반응이 지나치게 강하게 드러나서, 회로가 아예 타버리는 것이다. 이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外傷後 - 障碍,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로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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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후성유전학 분야를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최대한 쉽게 쓴다고 썼겠지만, 읽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과학분야 교양 도서로서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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